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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문제 직원 개과천선 노하우 6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15 00:03


‘달래도 보고 을러도 보았는데, 전혀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최후통첩을 했지만, 인간적인 정리도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상습 지각, 항명을 비롯한 일탈 행위를 일삼는 데다 실적도 신통치 않은 문제 직원들.

직장 상사들에게는 딱히 내치기도 어렵고, 두고 보자니 속 터지게 하는‘계륵’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문제 사원들은 높은 잠재력을 지닌 자원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앞뒤가 꽉 막힌 상사들이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웬만한 회유와 협박에도 꿈쩍하지 않는 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의 나이겔 니콜슨(Nigel Nicholson) 교수의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문 ‘문제 직원에 동기 부여하기(How to Motivate your Problem People)’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문제 직원 공략 노하우 베스트 6
1 잭 웰치, 넬슨 만델라 리더십은 잊어라
2 설교는 그만… 심리학 책부터 펼쳐 들어라
3 무심코 던지는 발언에 귀를 쫑긋 세워라
4 ‘직원 잘못도 내 책임’ 포용성 길러라
5 상사 뒷담화 배경도 곰곰이 생각하라
6 해고는 미봉책, 시스템을 뜯어 고쳐야

제언 1
잭 웰치나 만델라 리더십은 잊어라

중성자탄 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웰치 전 회장을 일컫는 섬뜩한 표현이다. 엄격한 상벌주의 원칙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을 내모는 그의 냉혹한 경영스타일을 건물은 남겨놓고 목숨만 앗아가는 중성자탄에 비유한 풍자이다. 경영의 신으로 통하는 잭 웰치는 한 시대를 풍미한 거물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그러나 잭 웰치는 잊으라고 조언한다. 남들을 압도할 수 있는 카리스마나, 리더십은 타고 난다(gifted)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일사분란하게 이끌고 가는 역량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언감생심이다. 무엇보다, 그의 문제 사원 대처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채찍과 당근이 모든 직원들에게 먹혀드는 것은 아니다. 부서장의 역할은 문제 사원(problem worker)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며, 복잡한 심리 파악이 이러한 여건 조성의 첫걸음이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한다.

상사들의 골머리를 썩히는 문제 사원들은 도대체 다른 직원들과 어떤 점이 다른 것일까.

제언 2
설교는 그만… 심리학 책을 펼쳐라

‘FMP(Financial Management Program)’. GE의 독특한 인재 양성 제도이다. 미래의 잭 웰치, 혹은 제프리 이멜트를 목표로 하는 직장 1~2년 차들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입사 후 2년 동안 GE 자회사의 여러 부서를 돌면서 업무를 익히는데, 끊임없이 과제가 부여되고 일상적 업무도 처리해야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것이 당연하다. 이들을 움직이는 인센티브는 무엇일까. 남들보다 빠른 진급이 그 하나이다. 사관학교 졸업 후 바로 소위로 임관하는 생도들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된다. 경제학에서 강조하듯이, 사람들은 인센티브로 움직이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이 있을까.

인센티브도 인센티브 나름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문제 사원들은 물질적 보상이나 승진에도 무덤덤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물질적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대개 의욕적이고, ‘잘 나가는’ 직원들일 개연성이 크다는 것. 문제 사원들에게는 편안함을 느끼는 자신만의 영역(comfort zone)이 있다.

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인센티브는 무엇일까. 꽁꽁 감추고 있는 이들의 속마음을 어떤 식으로 포착해야 할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직장 상사들이 도덕군자가 아니라 심리학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맞춤형 인센티브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

제언 3
무심코 던지는 발언도 흘려듣지 말라

‘유도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문제 사원들의 속내를 파악하는 노하우를 유도선수들의 부드러운 움직임에 빗대 설명한다. 상대방을 힘으로만 밀어 붙여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상대방이 끄는 대로 자연스레 몸을 맡겨야 한다. 그리고 반동을 통해 되치기를 하라는 주문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형식에 구애받지 말라고 조언한다. 때로는 정수기 앞에서, 또는 식사를 하면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라는 것. 문제 사원들의 튀는 행동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라는 주문이다. 훈계나 설교는 금물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무심코 던지는 발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고민이나 바람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행간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평소 직장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 또 대화 내용, 전 직장의 경험, 전 상사의 평가, 인간관계 등도 꾸준히 파악해야 한다.〈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한 인물을 대상으로 단선적이 아니라 총체적인 그림을 그려보라고 주문한다.

그리고 나서 됨됨이를 판단해도, 또 처방전을 제시해도 늦지는 않다는 내용이다. 물론 기존의 평판, 통념에서 벗어나 문제 사원들을 좀 더 깊숙이 이해하기 위한 시도들이다.

제언 4
직원 무기력증도 내 탓… 발상전환 필요

문제 사원들은 어느 회사에나 있다. 이들은 대개 행동 방식도 서로 유사하다. 상사의 질책을 받을 때마다 그럴듯한 변명으로 순간을 모면한다. 또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약속도 쉽게 한다. 하지만 철석같은 맹약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바뀌지 않는다는 공통점도 빼놓기 어렵다.

이들을 대하는 상사들의 반응도 대개 비슷하다. 대화 초기에는 주로 그들의 책임감을 일깨우는 한편, 업무 역량을 더 키우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설교나 훈계가 주종을 이룬다. 하지만 대부분 합리적인 설득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징계 절차를 밟는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하지만 상사의 책임을 강조한다. 발상의 전환이다. 나태한 직원은, 무능력하거나 이기적인 상사가 그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구성원들이 상사가 부하 직원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 인물이라는 자괴감을 느낄 때, 직원들은 매너리즘에, 또 무기력 증에 빠진다. 신뢰가 한번 사라지면 모든 것이 악순환에 빠진다. 더 이상 대화를 나누기도 간단치 않다. 그들은 잃어버린 활력을 업무와는 무관한 엉뚱한 곳에 쏟아 붓는다. 인간적으로 끌리지 않다보니 상사에게 심중 깊이 감추어진 얘기를 제대로 털어놓지도 않는다.

직원들이 자꾸 회사를 그만두거나, 회사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상사의 책임일 수 있다. 문제 사원이 삐딱하게 구는 데 상사의 책임은 없는지 고민해보라는 것(박스기사 참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직원들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부터 파악하라고 조언한다.

제언 5
상사 뒷담화 배경도 곰곰이 생각하라

입이 지나치게 가벼워 분란을 일으키는 이들이 어느 조직에나 있게 마련이다. 대개 상급자로부터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지 못하는 직원일 개연성이 크다. 때로는 사내에서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퍼뜨리며 분란의 씨앗을 퍼뜨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불만 탓일 수도 있으며, 천성 탓일 수도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스위스의 한 제약 회사에 근무하는 한 남자 팀장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가십을 회사에 퍼뜨리면서 상사의 눈총을 받았다. 업무 역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엉뚱한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느라 더 나은 실적을 달성할 기회를 잃고 있다는 게 상사의 판단이었다.

분전을 독려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구슬려도 보고 위협도 해보았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팀원들이 이 팀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던 것. 속사정은 이랬다. 문제의 팀장이 부서원들에게 고객들을 자주 만날 것을 독려했으나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실망감이 일탈 행동으로 표출됐다.

부서장은 어떤 식으로 이 문제를 풀었을까. 그는 이 팀장을 부서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원군으로 활용했다. 그가 자신의 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어야, 올바른 처방도 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서장은 상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동료들의 인물평도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언 6
문제 직원 양산하는 시스템 고쳐라

무한 경쟁 시대. 국내외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말이다. 일부 구성원들의 일탈 행동을 오랫동안 감내하기 어려운 배경이기도 하다. 잭 웰치의 처방대로,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책임을 지게 하면 그뿐이 아닐까. 하지만 해고는 미봉책(彌縫策)이 될 개연성이 있다.(박스기사 참조)

사내의 ‘골칫거리’들을 내보낸 뒤에도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부서장이 문제의 진원지일 수 있기 때문. 대개 이들은 비슷한 한계를 안고 있다. 업무에 치이다 보니, 대부분 부서원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다.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같은 상사 아래서 제2, 제3의 문제 사원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내부 갈등을 풀지 않고서는 항상 비슷한 문제가 고개를 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해고가 만병통치약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어떤 처방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최후통첩말고는 다른 수단이 없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80대20의 법칙’은 이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강조한다.

부서장이 소수의 문제 직원들을 관리하고, 또 규율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아 붓느라 정작 중요한 일에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어느 경우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은 결국 부서장의 몫인 셈이다.

직원 회유가 필요한 이유는

문제직원 확 바뀌면 조직 산다

게슴츠레한 눈에 늘 출근 시간에 늦는 직원. 동료직원들의 손가락질을 받던 그가 갑자기 달라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무엇보다,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사내 분위기를 해쳐온 그가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로 거듭난다면 부서 전체의 분위기 전환은 물론 실적 향상에 한 몫을 톡톡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부서장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으로 바뀌는 부수효과도 따른다. 일터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불평 중의 하나가 부서장이 매사를 공정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신을 일거에 씻을 수 있다. 미운오리 새끼가 백조로 변한다면 남다른 혜안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부서장의 몫이 된다.

셋째, 직원들의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회사가 직원들을 소모품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을 일깨울 수 있다는 얘기다. 부서장이 공식·비공식적 대화를 통해 꾸준히 문제 직원들을 구슬리고, 그의 열정을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이다.

설사 눈물겨운 노력이 실패로 끝난다고 해도, 또 이러한 과정이 소모적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문제 사원들을 대하는 방식은, 직원들을 바라보는 회사의 태도를 가늠하게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일 수 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항상 뛰어난 실적을 내며 영원히 승승장구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회사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다국적 기업 사례 분석

“상급자가 속마음 열자 부하직원도 고민 풀어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한 연구자의 사례를 제시했다. 상사보다 더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는 연구원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그는 매사에 상사를 무시했으며, 이러한 태도는 새로 부임한 그의 상사에게 큰 부담거리였다. 두 사람의 알력 탓에 손발이 맞지 않다 보니 아이디어를 제품에 반영하는 시간도 자연스레 길어졌다. 자칫하다 공멸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새로 부임한 상사는 평소 그의 태도를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또 다른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지난해 진급에서 누락됐다는 점도 파악했다. 상황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시도이다.

두 번째 단계로, 부서장의 위엄을 보이라는 동료들의 말을 뇌리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부하 직원을 상대로 패착을 두고 있으며, 자신을 무시하는 이러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설득했다. 솔직함은 그의 가장 큰 무기였다. 부하직원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연구자라는 점을 인정했다.

또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의견을 구했다. 상급자가 속마음을 열어 보이자, 그는 연구원이 존경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내에서 존중받기를 원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좌절했던 것이다. 부서장이 제시한 해결 방안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멘토 역할의 부여다. 늘 연구실에 파묻혀 지내던 그에게 뛰어난 아이디어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업무를 동시에 맡겼다. 그가 팀원들을 지도하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물론 한 가지 단서는 남겨 두었다. 전폭적으로 원하는 바를 수용했음에도 변화가 없다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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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마이클 포터 모델로 분석한 국내기업 사회공헌활동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1-09 23:27


“CEO 이미지 만큼
기업 경쟁력도 높여라”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이 당대인들이 지향하는 가치 체계를 한걸음 앞서 파악하고,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과정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이윤추구와 사회책임의 가치가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

장면 1. ‘행복경영론’을 신년 화두로 제시한 최태원 SK회장. 지난 2003년 계열사인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 사태로 옥고까지 치른 바 있는 그는, 요즘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동계올림픽 후보지인 강원도 평창에 내려가 직원들과 손수 불우이웃에게 제공할 ‘김장’을 했다.

2005년에도 달동네에서 연탄을 날라 언론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얼굴에 웃음을 띤채 궂은 일을 마다않는 4대 재벌 그룹의 젊은 총수. 이 회사의 사회공헌활동(CSR)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한편 재벌 기업을 향한 국민들의 반감을 씻어내는 데 한 몫을 할 것인가.

장면 2.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우울한 한 해를 보낸 현대자동차그룹. 새해 벽두부터 성과급 규모에 불만을 품은 울산 사업장 노조원들의 사장 폭행 사태로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는 이 회사도,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전 직원들이 전사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내 봉사단체인 쌀나눔 봉사대는 지난달 9일과 10일 전국의 소년소녀 가장과 장애인,무의탁 노인 등을 방문해 햅쌀 한 포대씩을 전달했다. 이 회사 임직원들이‘자발적으로’ 결성한 300여 개의 자원 봉사 동호회가 활동 중이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엄청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러한 사회공헌활동은 지난해 비자금 사태로 정몽구 회장이 구속되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며 손상된 그룹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마이클 포터 “기업들 사회공헌 진정한 가치 못 깨달아”
바야흐로, 사회공헌활동의 전성시대다. 수재민이 먹을 김치를 직접 담그는 재벌기업 총수부터, 무의탁 노인들의 어깨를 주물러 주는 기업 임직원까지, 기업인들은 기독교의 박애(博愛) 정신을 실천하며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러한 자선 행위에 적극 나서는 기업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작년 12월호에서 다국적 기업 250여 개 가운데 60% 가량이 지난해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공헌활동)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관련 시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우존스가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평가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인덱스’를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라임글로브를 비롯해 사회공헌활동 컨설팅 시장을 겨냥한 기업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은 결코 일시적인 유행(fad)이 아니다. 미국의 MIT슬론 스쿨, 하버드경영대학원 등 유명 경영 대학원들도 사회공헌활동을 정규 교과 과목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들은 수업시간에 제약회사의 경영자를 불러들여 아프리카 빈민을 위한 신약 개발의 중단 배경을 캐묻는다.

“기업 비즈니스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다(business of business is business)”. 작년 말 타계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목소리는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한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상당부분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는 소비자들의 비만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국내에서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국내 교과서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지만, 큰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수레바퀴를 온 몸으로 막아서는 사마귀에 비유할 수 있을까.

그런데 세계적인 경영 석학이 기존의 사회공헌활동 수행 방식의 재검토를 주창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작년에 우리나라를 방문해 기업인들의 창의력 부족을 질타하던 마이클 포터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 분석툴인 ‘다이아몬드 모델’로 한 시대를 풍미한 학자다.

클러스터(cluster) 이론의 지적재산권자이기도 하다. ‘전략과 사회(Strategy & Society)’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이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배경이다. 포터 교수는 이 기고문에서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던진다.

기업들이 왜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것일까? 그는 도덕적 의무(moral obligation), 라이선스(licence to operate), 명성(reputation),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4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그의 이론을 통해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을 분석해보자.

총수를 위한 것인지, 주주를 위한 것인지 애매모호
우선 SK그룹은 사업 진출이나 운영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강한 사업 부문들을 거느리고 있다. SK텔레콤, SK정유 등 그룹의 주력 부문이 모두 기간산업이다. 사업 진출이나, 지분 변동 등 기업 운영 과정에서 정부와의 협조가 불가피한 부문이다.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정유 부문은 시민단체의 감시의 눈길도 매섭다. 그는 이러한 기업부문을 통틀어 ‘라이선스’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이들 기업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막대한 자금을 사회봉사활동에 쏟아부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포터 교수는 주장한다.

지난 2003년 국내의 세녹스 파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유 시설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SK정유로서는, 별다른 시설 투자가 필요없는 세녹스가 합법화될 경우 당시 사업 구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가 SK정유의 손을 들어주는 등 교통정리에 나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당시 이 회사 관계자들은 기자들을 만나 세녹스의 불법성을 질타하고, 주요 언론에 광고를 게재하는 등 막대한 물량을 위기 관리에 쏟아부었다. 이들 기업(라이선스)에 사회공헌활동이란 재난을 대비해 보험을 드는 행위에 비유할 수 있다고 포터 교수는 지적한다.

이들은 사회공헌과 주가, 브랜드 가치의 상관관계를 강조하지만, 이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이러한 활동이 주주 가치의 제고를 위한 것인지. 총수 개인을 위한 것인지 불투명한 면이 있는 점도 부담거리.

올해 해외시장 공략의 강화를 천명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어떨까. 현대자동차그룹은 도덕적 책무의 수행을 강조하는 기업 시민의 입장에 가까운 편이다. 포터교수의 분류방식을 적용해 보았다.

하지만 이 회사가 세계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활발히 넓혀가면서 사회공헌활동과 관련해 예기치 않은 골칫거리를 경험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자국에서 두루 통하는 보편적 도덕률과, 진출국의 법률이 부딪치며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는 게 포터 교수의 설명이다.

예컨대, 미국의 정보검색 기업인 구글은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 검열 반대원칙을 포기해야 했다. 중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국내 기업도 글로벌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면서 이러한 위험을 겪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활동 무대가 상대적으로 정정이 불안한 브라질,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신흥 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이러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특히 노사 분규 등 집안 문제조차 제대로 풀지 못하면서,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사회봉사활동에 돈을 물 쓰듯이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포터는 사회공헌활동이 소비자의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주가관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검증된 바 없다고 강조한다.

사회공헌활동의 낮은 효율성도 문제다. 사회공헌활동 시간, 또 이러한 활동을 돈으로 환산한 금액 등이 입에 오르내리지만, 파급 효과는 정작 뒷전이다. 영리단체들이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내용,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지켜보며 자사 활동에 참고하는 기업들이 많은 배경이기도 하다.

사회공헌활동도 이윤 중시돼야
포터 교수는 이른바 ‘전략적 사회책임’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전략적 사회책임은 무엇일까. 기업이 당대인들이 지향하는 가치 체계를 한걸음 앞서 파악하고,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과정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사회공헌활동은 결코 ‘비용’이 아니다..

“전략은 선택을 뜻한다(Strategy is always about making choices). 사회공헌활동도 다르지 않다. 사회적 이슈를 선택하는 것이다.” 포터 교수는 무엇보다 도요타자동차의 세계적인 히트 차량인 프리우스(Prius)를 보라고 조언한다. 이 친환경 차량은 가솔린 자동차의 10%에 불과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미국 시장 진출 초기 손실도 적지 않게 났지만, 결국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기업 이익과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미국시장에서 ‘프리우스 운전자=(지적으로 )깨어있는 인물’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 할리우드 배우들은 오스카 시상식장에 이 차를 타고 등장해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미국의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도 비슷한 사례다. 무공해 유기농 채소를 판매해 온 이 회사는 소비자 건강을 해칠 수 있는 100가지 성분을 철저히 점검해서 구매 과정에서 제외한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밀가루는 쓰지 않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판매 매장 건설에도 환경 친화적인 건자재를 사용했다. 이 회사의 자동차는 바이오 퓨얼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다. 모든 가게와 생산설비를 풍력 에너지만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또 동물 보호재단을 설립하고, 사육 과정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앞장서고 있다. 친환경 산업으로 저성장의 굴레를 단숨에 벗어던진 제너럴일렉트릭, 그리고 저소득 계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 포장,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 유니레버 등도 비슷한 사례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환경 보호나 빈자 구휼 등에 대한 시민사회의 압력을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았다. 그는 “사회적 이슈의 선택은 기업의 장기 경쟁우위를 강화할 연구개발 활동과 같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터 교수는 사회책임이라는 용어부터 바꾸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아니라, 사회적 통합(Corporate Social Intergration)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것. 사회적 책임은 기업과 소속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전제로 한 표현인데,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는 누구

경영 전략 부문의 대가
韓생산성 폴란드 수준 저평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경영전략 부문에 관한 한 최고의 학자로 꼽힌다. 그는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획기적인 모델을 제시했는데, 바로 다이아몬드 모델이다. 다이아몬드 모델은 애초 국가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모델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산업이나, 기업 등 모든 부문에 적용할 수 있어 지금까지 널리 애용되고 있다. 포터 교수는 지난 1990년에 다이아몬드 모델을 소개했다. 또 패러다임 변화전략, 본원적 전략, 글로벌 모델 등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잘못 이해되고 있는 분야도 적지 않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문휘창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경영전략 묘수와 정수》에서 포터의 경쟁 전략은 한마다로 서로 다른 윈윈 전략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경쟁자를 물리치고 생존할 수 있는 수단 정도로 잘못 이해돼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블루오션 전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포터의 경영전략이 다소 폄하되는 경향도 있다.

문 교수는 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사고라고 지적한다. 포터의 경쟁전략도 상생의 전략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포터 교수는 지난해 10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강연회를 갖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생산성은 폴란드 수준이지만 그 나라 국민보다 생활수준이 높은 것은 근로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낮은 생산성을 직설적으로 꼬집은 셈이다.

주요 저서로 《경쟁전략(Competitive Strategy)》,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 《글로벌 모델(Competition in Global Industries)》, 《일본은 경쟁할 수 있는가(Can Japan Compete)》 등이 있다.


사회공헌활동 유행인가, 대세인가

“영국, 환경리스크 보고서 명시 추진”

지난 1929년, 주가 폭락으로 촉발된 미국발 세계 대공황. 대공항은 자본가 계급이라고 해서 결코 비껴가지는 않았다. 거리는 실업자들로 넘쳐났으며, 문을 닫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늘어났다. 하지만 기업의 생명력은 놀라웠다. 충격을 극복하고, 부도 사태를 맞은 중소기업들을 활발히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던 것.

빈익빈 부익부가 당시 미국 사회의 골칫거리로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당시 록펠러를 비롯한 독점 자본가들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강해지자, 이들은 사회 재단을 만드는 등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실업자들의 이들 기업의 기물을 파손하고, 테러를 감행하는 등 사회불안이 심상치 않았다.

통 신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따른 글로벌화도,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 참여를 불러온 또 다른 배경이다. 지난 1997년 시애틀에서 열린 WTO 총회장 밖에서 열린 극렬 시위도 도화선이 되었다. 빈부 격차가 확산되면서 반감이 강해지자 워런 버핏, 빌게이츠 등이 거액의 자선활동을 펼쳤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일탈행위도 갈등을 부추겼다. 나이키는 지난 1990년대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에서 어린이들을 축구공을 만드는 데 동원했다가,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포착되면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정유사인 셀이 수명이 다한 석유 정제시설(Oil Rig)을 바다에 몰래 가라앉혔다가 물의를 일으킨 일도 반감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기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지나 다름없던 지역들이 속속 글로벌 경쟁 무대에 합류하면서 빈부격차를 비롯한 폐해들이 더 확산되 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해, 지적으로 뛰어나나 새로운 계급의 등장 가능성을 다룬 바 있다.

부의 쏠림 현상은 계급간 갈등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 사회공헌활동이 일시적인 유행으로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모든 상장 기업들이 도덕, 환경 리스크를 연례 보고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순간에 회사를 침몰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비만, 영양소의 부족문제에 대해서까지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제약사들도 아프리카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린 후천성 면역 결핍증 치료제 개발 압박을 받아 왔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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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강한 기업은 CEO가 만든다

[이코노믹리뷰 2007-04-18 00:39]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4월호에서 발표한 주목할만한 경제경영서들입니다. 간략한 설명을 곁들였는 데요, 이미 나온 책들도 있고, 올해중에 나올 책들도 있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추천 경영서 읽어보니
강한 기업은 CEO가 만든다

‘미국이 강한 것은 〈하버드비즈니스 리뷰〉가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이 월간지에 대한 미국 기업인들의 헌사인데, 전략, 인재경영, 그리고 직장 내 처세술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이 월간지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하게 하는 발언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매년 주목할 만한 경영서를 제시하고 있는 데, 이 중 10권의 내용을 분석해보았다. <편집자주>

휴대폰 업계의 마이클 조던이라는 별명을 지닌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전 회장. 세계 휴대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이 글로벌 기업의 스타 경영자 출신도 재직 당시 고민이 적지 않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난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컴퓨터, 소프트뱅크 등이 잇달아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휴대폰 산업도 점차 이멜트가 말한‘상품화 지옥(commodity hell)’에 빠지는 징후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상품화 지옥이란 상품의 품질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우위를 확보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을 뜻한다. 올릴라 전 회장은 미국의 한 월간지(strategy & business)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고민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휴대폰 부문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비치기도 했는 데, 그의 인터뷰는 노키아의 스타 경영자마저 세상의 숨가쁜 변화에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지를 충분히 가늠하게 한다.

크리스 주크(Chris Zook)가 발표한 《멈출 수 없는 것들. Unstoppable》은 이러한 고민에 대한 맞춤식 처방전이다.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글로벌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수석 컨설턴트인 그는 핵심 경쟁력의 약화를 가늠하는 방법, 또 주목받지 못한 자산에서 경쟁우위의 실마리를 포착하는 법을 제시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이아몬드업체인 드비어스, 미국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성이 실례로 등장해 관심을 끈다. 이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생생한 육성을 담고 있는 것이 강점.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전략의 출발점은 소비자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 감추어진 것들. Hidden In Plain Sight》은 소비자들의 속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노하우들을 집대성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헬스케어 부문, 독일의 BMW, 그리고 스낵회사인 프리토-레이(Frito Lay)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했다.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성장전략의 실행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를 위한 다섯 가지 사고방식. Five Minds For The Future》은 주변에 차고 넘치는 데이터를 일정한 틀에 따라 분석하고, 또 이러한 과정을 통해 통찰력을 얻기 위한 방법을 제공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영자는 역사나 과학, 수학적 사고방식 중 적어도 하나를 통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서로 다른 부문의 아이디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또 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로 경쟁우위 만들기. Com-peting on Analytics》는 경영전략 수립과정에서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가 인기를 끌면서 직관의 힘이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이른바 데이터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 경영의 주춧돌을 놓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월마트는 600테라바이트급의 자료 저장소를 미 전역에 걸쳐 무려 200여 개나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도 풍부한 자료에 입각한 경영을 중시하기로 유명한 경영자이다. 수년 전 미국 전역을 놀라게 했던 일부지역에서의 광고 중단 결정도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하고 내린 결론이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What Were They Thinking?》는 경영자들의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경영전략, 리더십, 그리고 인재운영까지, 기존의 경영서들이 내세우는 전통적인 주장들을 여지없이 반박한다. 추상적인 설명이 아니라 풍부한 실례들을 제공하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주요 경영현안을 좀더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저자인 제프리 페퍼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 머지 않은 장래에부상하게 될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방식, 경영환경을 엿보고 싶다면 《미래를 위해 경쟁하기. competing for the future》도 좋은 선택이다.

미국 경영학계의 예언자로 통하는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와 게리 하멜 교수가 공동 집필했다. 프라할라드는 지난 2000년 일찌감치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 저소득층의 성장 가능성을 예고한 저서로 이름을 널리 알린 바 있다. 또 지난 1990년대 파산위기에 처한 네덜란드의 전자업체 필립스의 구원투수로 나서 김위찬 교수와 더불어 회생의 기틀을 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 책에서 일등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일등 상품만으로는 부족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업의 리더들은 단지 조직이 잘 굴러갈 수 있게 기름칠을 하고 닦고 조이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된다며 미래예측 능력의 의의를 강조한다.

글로벌 기업 환경을 규정할 강력한 핵심변수가 바로 중국이다. 《당신의 문 앞에 다다른 용. Dragons at your Door》은 중국 기업의 현재와 더불어 가까운 미래상을 제시한다.

중국 경영대학원의 장젠민 교수와 피터 윌리엄슨이 공동집필했다. 저임 노동력에 의존해 값싼 모조품을 생산하는 중국기업의 이미지를 씻어버리라고 조언한다. 엔지니어링, 연구개발, 그리고 디자인 등에서도 글로벌 업체들과 일합을 겨룰 역량을 빠른 속도로 키워가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다면 상당한 낭패를 겪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기업들의 강점과 약점과 더불어 이들과 경쟁하기 위한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공저자인 밍젠(Ming Zeng)교수는 천공(Cheung Kong) 경영대학원에서 전략을 가르치고 있다.

요즘 글로벌 경영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이노베이션이다. 이노베이션 관련 국제 포럼 개최가 이달 들어서만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똑똑한 세상. Smart World》은 글로벌 기업들의 이노베이션 방식을 풍부한 사례와 더불어 분석했다.

천재적 아이디어의 유통경로에 대한 통념을 부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breakthrough idea)는 수많은 사람들로 구성된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사례가 적지 않는다는 점을 과학, 예술, 그리고 사업을 비롯한 여러 영역의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국가는 어떤 식으로 경쟁하는가. How Countries Compete》도 눈에 띈다.

저자인 리처드 비에토(Richard Vietor)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교수로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활동을 글로벌 리더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나라별 사례가 매우 흥미롭다. 이밖에 경력에 오점을 남긴 경영자들에게 재기하는 방법을 제시한 《재기. Firing Back》도 주목할 만하다.

직장에서 불명예롭게 물러나거나, 한직으로 밀려난 글로벌 기업인들이 성공적인 재기를 이루어내기까지 그 프로세스를 분석했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밀려났다 재기에 성공한 스티브 잡스, 지난 1980년 미 대선에서 3류 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에게 패했지만 세계 각국의 분쟁을 중재하며 훗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카터 등의 공통점을 제시한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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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소개하는 2006년을 빛낼 혁신적 아이디어 7

[이코노믹리뷰 2006-03-16 10:06](작년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혁신적 아이디어들입니다. 일년이 지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유효하며 우리주변에서는 이제서야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아이디어들도 있는 듯 합니다.

사이버공간에서 활동하는 아바타가 현실의 마케터들에게 통찰력을 줄 수 있다는 내용, 소비자들로부터 공모한 내용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는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의 사례는 지금보아도 참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블로그의 <하버드비즈니스 읽기>에 포함돼 있는 '2007년 혁신적인 아이디어(해리포터마케팅이 뭐야)와 대조해가며 읽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


“꿈틀대는 소비자 욕망 아바타에 숨겨져 있다”

‘중 국의 환경설비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다국적 기업들, 중장기 전략을 중시하는 미국 기업의 증가…’. 세계적인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세계경제포럼과 공동으로 매년 소개하고 있는 올 한 해를 빛낼 20가지 혁신적인 아이디어 항목들이다. 이들 중 미래 트렌드나 기업의 시장 전략 등을 골자로 한 7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오프라인 매장도 웹 장점 수용해야

‘대형 시계나 거울·창문을 매장에 두지 마라’. 백화점·할인점 등 유통업계가 오랫동안 지켜온 불문율이다. 소비자들이 날씨 변화나 시간 흐름을 의식하지 않고 쇼핑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 배려이자 매출 증대의 전술이다. 인기 상품 대부분이 매장의 깊숙한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소비자들이 다른 상품을 두루 훑어본 뒤에야 원하는 상품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한 것. 매출을 늘리기 위해 소비자들의 심리나 행동을 분석하는 기업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한 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늘 변한다. 신세계와 유통 대전을 벌이고 있는 롯데백화점 영플라자관은 건물 외관을 밖이 훤히 보이는 통 유리로 장식했다. 유통업체들의 오랜 금기(禁忌)를 스스로 허물어뜨린 것이다.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를 강조하는 유통 업체들도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영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특히 오프라인 매장 운영자는 인터넷 웹 페이지의 강점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언은 크게 두 갈래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인기 상품을 쉽게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라는 것. 매장에서 헤매지 않고 물건을 바로 구매해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매출 증대를 꾀하기보다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편이 장기적으로 매장운영에 더 이롭다는 판단에서다.

매장을 웹 페이지처럼 정보의 보고(寶庫)로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 MP3플레이어 매장의 경우 MP3플레이어의 성능을 제대로 구현할 이어폰을 고객에게 함께 추천하되, 자사 매장에 최적의 상품이 없다면 경쟁사의 매장이라도 소개하라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제언이다.

상품의 핵심적인 특징을 요약한 안내서를 진열대에 붙여두거나, 서로 관련성이 높은 상품들을 한 곳에 배치하는 것도 상품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웹에서 배워야 하는 노하우다.

아이디어 제공자에 기업 특허 정보도 제공

스티브 잡스(Steve Jobs) 애플 회장은 직관의 신봉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를 정확히 파악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서베이조차 신뢰하지 않는다. 조사 시점과 제품 출시까지의 시차가 적지 않아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설명. 제품이 출시될 때쯤이면 취향이 다시 바뀌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직관으로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 천재는 흔하지 않다.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 등에 소비자의 조언을 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플루보그(www.fluevog.com)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고객들에게 직접 신발 디자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가구업체인 IKEA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당선작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경영학자 프라할라드(C.K. Prahalad) 박사가 상품이나 서비스기획에 소비자들을 참여시키라고 조언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하지만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아이디어 제공자들의 가치에 눈을 뜨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이제는 아이디어의 대가를 요구하고 있으며, 저작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객 커뮤니티는 로열티 강화의 주요 수단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낸 소비자들에게 상을 수여하거나, 이들의 이름을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도 권할만 하다. IBM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품 개발 등에 기여한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를 제공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아바타로 네티즌 속마음 읽을 수 있어

아바타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은 아니다. 미국의 야후 이용자 중 700만명 이상이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어 채팅은 물론 메시지 교환이나 온라인 게임 등에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아바타를 활용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아바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좀 더 본질적인 이유에서다. 아바타는 소비자들의 마음 깊숙이 감추어진 욕망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창구다.

공식적인 여론 조사를 통해 파악하기 어려운 소비자의 숨겨진 바람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얘기다. 예컨대, 아바타의 주인은 온라인 공간에 위치한 가상 쇼핑몰에서 최고급 브랜드의 옷을 입어보는 등 현실 세계에서 과감히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행동들을 취할 수 있다.

동료 아바타들의 호평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실제 제품 구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바타가 온라인 세상에서 구입하는 상품이나 휴가지 정보 등은 그것 자체가 중요한 정보가 된다.

“마케팅이란 사람들의 꿈에 호소하는 것이며, 아바타는 이러한 꿈이 잘 드러나는 곳이다.”

MIT 미디어 연구 프로그램센터 소장인 헨리 젠킨스(Henry Jenkins)의 말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그의 말을 인용하며 아바타 시장의 잠재력에 눈을 돌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아바타를 거대한 시장이자, 네티즌들의 숨겨진 기호를 파악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체 브랜드(Private label) 상품시장 적극 공략

‘브라비아(Bravia)’. 국내외 시장에서 소니의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LCD텔레비전 브랜드이다. 작년 11월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이 브랜드는 출시 초기 경쟁사, 그리고 이 회사의 다른 제품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눈길을 끌었다. 고가 전략의 포기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배경이다.

프리미엄 전략은 이 회사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핵심 전략이었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플레이스테이션, 그리고 캠코더에 이르기까지, 소니 제품의 경우 뛰어난 디자인과 더불어 높은 가격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소니의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조차 지난 2000년 다보스 포럼에서 지구에서 내리고 싶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지 않았는가.

변화의 속도는 눈부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소니 판매 부문 직원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 한 토막을 소개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한 유통 업체를 방문한 이 직원이 소니 전자 제품을 이 업체의 자체 브랜드(Product Label Brand)로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을 했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브랜드가, 유통업체에 가격이 저렴한 자체 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자살 행위로 받아들여져 왔다. 소비자들의 로열티를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니가 이러한 제안을 하고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프랑스의 세계적 경영대학원인 인시아드(Insead)의 필립 파커(Philip Parker)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꾸준한 광고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나 인기 상품에 대한 기존 고객의 로열티를 지켜내는 한편, 자체 브랜드 상품 공급으로 또 다른 저가 브랜드의 시장 침투를 막아낼 수 있는 양수겸장(揚手兼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파커 교수는 이를 ‘모순(paradox)’이라고 명명했다.

중국 시장, 환경 분야가 떠오른다

중국 개혁개방의 중심지인 중국의 상하이. 이 도시의 주거 환경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척박했다. 급속한 경제 개발로 곳곳에서 이른바 성장의 폐해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1999년 발표한 재개발·재건축 프로젝트는 도시 생태 환경의 질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전기가 되었다.

이 도시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공원녹지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두 배(1인당 2.8평)에 달하고 있다. 세계 보건기구가 정한 1인당 녹지 확보 면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상하이 푸둥 지구의 세기공원이나, 대녕 생태 공원은 이 도시의 풍부한 녹지공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소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중국의 환경 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환경과 경제개발의 조화로운 균형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야말로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아젠다이기도 하다. 국제유가가 고공비행을 하고, 국가간 석유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적인 경제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국가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환경 관련 전문기업들에게 거대한 시장의 부상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는 배경이다. 중국 랴오닝성의 ‘황베이유’ 마을은 중국 정부의 환경중시 정책이 외국 기업들에게 가져올 수 있는 막대한 사업 기회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지역으로 재개발하고 있는 이 마을은, 주택의 외장재 등을 바스프나, 버미어(Vermeer), 그리고 BP 등에서 구입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태양열 에너지 발전 부문에 본격 진출할 경우, 세계의 태양열 발전 관련 장비 시장은 급속히 커질 것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관측하고 있다.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발상의 전환을 꾀할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센서 기술로 소비자 감성 파고들어야

‘센서 기술을 활용하라’. 세계 자동차 업계는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전자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다임러-크라이슬러를 보자. 이 회사는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미디어랩팀과 공동으로 최근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센서 기술이다. 센서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안전과 운전 편의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자동차 좌석, 백미러, 운전대 등에 설치된 센서가 핵심 역할을 하게 되는 데, 신체상의 변화를 감지해 자동차를 제어하게 된다. 예컨대, 운전자의 심장 박동수와 체온이 올라가면 센서가 에어컨을 작동시킨다.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의 약력도 운전 상태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자동차 백미러는 운전자 눈동자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데, 일정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한 뒤 차를 멈추거나 라디오 볼륨을 키우게 된다.

센서 기술의 적용이 활발한 분야는 비단 자동차 산업만이 아니다. 사무실이나 주방을 비롯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소비자들이 항상 착용하는 신발이나 의복, 보석, 반지 그리고 화장품 등이 모두 적용 대상이다. 센서가 장착된 이들 제품은, 소비자의 체온이나 감정 변화 등을 꾸준히 확인한다.

소비자의 몸 상태를 분석한 관련 자료는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하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관건은 제품의 디자인이나 사용 편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센서를 부착하는 것이라는 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설명이다.

주가 못지 않게 장기전략도 중요

칼 아이칸의 KT&G 공략이 점입가경이다. 유대인 기업 사냥꾼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주주제안권 침해 여부를 놓고 KT&G측과 법정공방을 벌이는 한편, 주당 7만원의 주식 공개 매수 카드를 앞세우며 이 회사 경영진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여나가고 있다.

KT&G 경영권 분쟁은 타임워너측과의 경영권 분쟁의 재판이다. 그는 지난해 타임워너의 주식을 매입해 회사분할과 더불어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하며 경영진을 압박한 바 있다. 타임워너측과의 협상은 아이칸의 패배로 끝이 났는 데,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지난해 그의 패배를 점친 바 있다.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아이칸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는 인식이 강한 점이 걸림돌이라는 분석이었다. 타임워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회사의 장기 발전을 담보해 낼 전략의 유무에 대한 판단이 양측의 승부를 갈랐다.

주가 상승을 최고의 미덕으로 치는 미국에서도 장기 전략이 중시되는 분위기를 가늠하게 한다<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미국 시장에서 의사 결정의 중장기적 파급 효과를 분석하는 경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아웃소싱이나, 임직원 복지, 그리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면서 단기적인 주가와 더불어 중장기적 편익을 함께 따져보는 기업이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증가하고 있다는 것.

미국 시장의 닷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이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다. 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수익 압박에 굴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회사성장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구글은 사내에서 주가를 확인하는 직원들에게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코(Tyco)도 장기전략을 세밀히 평가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이사회는 일년 중 닷새를 회사 전략이 불러올 장기적인 파급 효과를 따져보는 데 투입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아이비엠·펩시콜라 등 미국 시장의 내로라하는 우량 기업들도, 지난해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에 가치를 두는 기업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고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전하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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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뛰어난 부하직원 관리 노하우 Best 7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읽다보면 이런 글도 실리는구나 싶은 내용들이 꽤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인들이 즐겨 읽는 월간지라는 데, 거시적 흐름을  짚어주는 내용은 물론 경영 현장에서 중간 관리자들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비교적 가벼운 글들도 눈에 띕니다.

뛰어난 부하 직원 다루는 법을 다룬 이 글도 비슷한 사롑니다. 어디 코드가 맞지 않아 골치를 썩이는 게 스타 직원들 뿐이겠습니까. 바로 옆자리에 있는 부하직원 김대리, 이과장도 다 비슷할 겁니다. :)  기사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사례들을 배치했으니,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한국사례들이 이렇게 많이 등장하나' 혹시 이렇게 놀라시지는 마세요: 

(이 월간지에 실리는 글들은 대체로 분량이 많고, 사례도 생소한 편이어서 우리나라 독자들이 읽기에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서강대 경영대학원이던가요? 이곳에서 이 책을 내다가 적자 탓에 결국 발행을 포기한 것도 제가 보기에는 가독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이코노믹리뷰 2007-03-21 00:18]


하버드비즈니스가 공개한
스타직원 관리비법7

여보세요. 나 빌 게이츠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거물급 인사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 자선활동으로 자신의 주가를 더욱 높이고 있는 빌 게이츠는 경쟁사의 구애로 흔들리는 지원자들의 마음을 이 회사에 붙들어 매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창업자의 전화를 직접 받는 이들은 이른바 기업을 먹여 살릴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스타급 후보자들이다. 빌 게이츠에 얽힌 이 일화는 인적 자원을 바라보는 미국 기업들의 시선을 가늠하게 한다. 하지만 이들은 영입하기도 어렵지만,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는 더욱 간단치 않다. 개성이 강한 데다 다른 사람의 통제를 받는 일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바깥세상과는 담을 쌓은 채 오직 연구에만 매달리는 서생으로 간주하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이들은 자신들만의 인맥 네트워크도 탄탄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옮겨갈 수 있다는 의미다.

경영자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최신호에서 스타급 직원들을 관리하는 방법(Leading Clever People)이라는 제목의 스페셜 리포트를 발표했다. 시스코시스템, 크레디트스위스를 비롯한 100여 개 유수 기업의 경영자들, 또 그들이 고용한 스타급 직원들과 일일이 인터뷰를 했다. 스타급 직원 공략의 숨은 노하우를 파악해보자.

스타급 직원 관리 노하우 7가지1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보장하라
2 사내 규칙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라
3 든든한 방패막이 역할을 제공하라
4 주기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라
5 전문 코치의 상담을 제공하라
6 성공방정식의 유효기간을 확인하라
7 청개구리 성향을 충분히 활용하라

제언 1 |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를 보장하라

총 수의 전경련 강신호 회장 연임 반대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던 동부그룹. 이 회사는 지난 2001년부터 이명환 당시 인천국제공항철도단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출신들을 적극 영입하며 이른바 시스템 경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글로벌 기업 삼성의 강점을 이식해 보려는 포석이었다.

그로부터 6년 후 삼성출신 인사들이 차고 넘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까지 회자될 정도다. 하지만 이 회사가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은 아직 듣기 어렵다. 그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이 그룹 출신의 한 전직 고위인사는 기업문화의 차이를 지적한다.

애써 영입한 인사들이 소신 있게 뜻을 펼칠 수 있는 자율권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능력이 검증된 인사를 영입할 수는 있지만 이들이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윗선에서‘감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한다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현장에서 스타급 직원들을 직접 통제하고 지원하는 위치에 있는 중간 관리자들의 역할을 중시한다.

제언 2 | 사내 규칙 최소한도로 유지하라

저 가항공의 대명사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 전 회장. 그는 부임 초 사내 규정집(rule book)을 창 밖으로 던져버린 일화로 유명하다. 자유로운 사고를 가로막는 규정이 회사 발전을 방해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의 개혁을 주도했던 그레그 다이크(Greg Dyke)도 비슷한 사례.

그는 부임 초 복잡한 사내 규정을 대거 없애는 일에 착수한다. 이러한 규정이 직원들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막고, 이 공영방송의 정체를 불러왔다는 판단에서다. 당시 다이크는 규제철폐를 위한 사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대표적인 제도가 ‘옐로 카드’.

BBC의 직원들은 자신들의 원활한 업무 진행을 가로막는 규제에 대해 축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옐로 카드를 빼들었다. 다이크는 또 이러한 규제를 과감히 없애 나갔다. 물론 뛰어난 인재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기 위해서이다.

이 회사의 명성과 더불어 미래의 성공을 좌우할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사내의 규제 탓에 아이디어를 발휘하지 못하는 폐해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그는 훗날 자서전에서 밝힌 바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탁월한 리더들은 무엇보다 ‘단순함(simplicity)’의 가치를 중시한다고 강조한다. 첫걸음으로 사내 규정을 가급적 단순하게 만들라고 조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제언 3 | 항상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줘라

옛 대우종기 CEO 출신의 한 기업인은 이 회사 근무 시절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일본이나 독일 기업에 밀려 적자만 내는 공작기계 부문을 지금처럼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만약 내가 전폭적으로 믿고 지지해주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공작 기계 부문은 없었을 것이다. ”

같은 대학 출신이 이끌고 있는 공작기계 부문에 지원을 아끼지 않자 사내에서는 말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리더가 스타급 직원들의 바람막이가 되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제약 회사인 제넨테크(Genentech)의 사례를 제시한다.

당시 이 제약 회사에서는 신약 하나를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매년 평균 8억달러 가량을 제품개발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모든 신약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또 신약의 실패는 사내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오는 것도 만고의 진리다. 이 회사도 비슷한 사례. 신약인 아바스틴(Avastin)이 승인을 받지 못하자 비판이 거세진다.

설상가상으로 주가마저 하루에 10%가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자, 애초부터 실패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돈을 물쓰 듯이 했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최고경영자인 레빈슨은 회사의 반대세력들로부터 몇몇 부서를 편애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 회사의 연구인력들을 신뢰했다. 이 약품의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계속 자금을 지원해 주었으며 이 신약은 지난 2004년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 또 다음해에는 무려 10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며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스타급 직원들이 사내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나 부서장이 외풍을 든든이 막아주는 방패막이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조언하는 배경이다.

제언 4 | 주기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라

작 은 징후에서 큰 변화를 읽어내는 능력. 왕가의 젓가락 교체에서 왕조 쇠락의 가능성을 엿보았다는 은나라 기자의 예리한 눈이 비단 현인이나, 종횡가, 혹은 정치인들에게만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수도쿠(Sudoku). 지력을 측정하고 가다듬을 수 있는 퍼즐게임이다. 하지만 뉴욕의 기업들에 요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한다.

상사의 눈을 피해 이 게임을 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들 가운데도 출근길 지하철에서 장동건이 광고모델로 등장한 닌텐도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 뭔가 꺼림칙한 대목이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러한 현상이 스타급 직장인들의 업무 의욕 하락을 알리는 심각한 징후 일수 있다고 경고한다.

징후는 여러 갈래다. 실적이 갑자기 떨어지는 일은 없지만 자리를 자주 비우거나, 때로는 전화를 황급하게 끊어 보는 이들을 머쓱하게 한다. 사교 모임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거나 종종 음식을 폭식하며 몸이 급격하게 불어나기도 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러한 징후를 평소에 예의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또 선제적 대응을 강조한다.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인재들을 새로 영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최선의 방안은 문제를 초기에 제거하는 일이다.

제언 5 | ‘서밋 증후군’ 대처 방안을 고민하라

하 지만 이러한 처방이 항상 먹혀드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관리자급 위치에 도달한 스타 직장인에게는 이러한 처방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업무를 바꾸어 주거나, 새로운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는 떠나버린 마음을 붙들어 매기가 어렵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좀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단계의 스타급 직원들이 흔들리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자신의 경쟁력이 서서히 하락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한몫을 한다.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성공방정식(winning formula)’이 환경 변화와 더불어 더 이상 먹혀들지 않으면서 이러한 위기감은 깊어져 간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진정 내가 바라던 일일까.’지루함(boredom), 그리고 직원들과의 불화는 삶에 대한 근본적인 태도의 변화를 불러온다. 회사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꿈틀거리는 것은 대부분 이때를 전후해서다. 학창시절이나, 직장 초년에 꿈꾸던 이상과 더불어 꽉 막힌 생활에서의 탈출을 떠올린다.

문제는 이런 회의가 꿈틀꿈틀 머리를 조금씩 들기 시작하면서, 하락세인 실적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큰 점이라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밝혔다. 이른바 서밋 증후군(summit syndrom)이다. 부서장은 대화나 관찰을 통해 이러한 변화의 조짐을 간파해야 한다.

제언 6 | 청개구리 근성을 적절히 활용하라

클 린턴 행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낸 로라 타이슨(Laura Tyson).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그녀는 스타급 직원들에게 그들이 똑똑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대개 자신의 영민함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도 이러한 역량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

그녀는 특히 부서장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이며, 이들을 충분히 도와줄 능력이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입증하고 또 주지시키라고 조언한다. 스타급 직원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데 부서장 자신의 역량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해 내지 않고서는 업무협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지적했다.

이밖에 튀는 성향이 있는 이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청개구리 근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언 7 | 전문 코치의 상담을 제공하라

하 버드비즈니스리뷰는 서밋 증후군에 빠져버린 스타급 직원들이 지닌 내면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 처방을 제시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아이비 리그 출신이며, 37세의 나이에 월가에서 손꼽히는 투자 은행의 팀장으로 부임한 앤드루 톰슨(Andrew Thompson )을 보자.

그는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실적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그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경쟁사들의 공세가 거세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더욱 큰 변수는 가슴속에서 점차 커지는 회의감이었다.

부서원들과의 다툼도 더욱 잦아졌다. 어느 순간부터 일이 재미없어지고, 사교 모임 등이 더 큰 관심을 끌었으며, 폭식을 했다. 서밋 증후군을 겪는 스타급 직원들의 반응은 두 가지이다. 처음에는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일에 미친 듯이 매달린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는 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 또 다른 유형은 외부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이성 문제로 가정이 흔들릴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투자은행은 이 스타급 관리자에게 ‘코치’를 배치해 주었다. 이 코치는 간단한 카드놀이를 통해 그의 심리상태와 더불어 일탈행위를 불러온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지향하는 목표가 바뀐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투자 은행에 입사하던 초기에는, 자본시장의 불균형을 파고들어 자신만의 능력만으로 탁월한 실적을 내는 것이 직장생활의 목표였지만, 지금은 큰 조직을 이끌어가는 책임자가 되는 것으로 바뀐 것. 회사 측은 이러한 진단에 따라 그에게 리더십 훈련을 제공했다. 또 이 스타급 직원은 자신의 권한을 여섯 명의 부서원에게 과감히 이양했다.

스타급 직원 5가지 특징

“일만 아는 서생은 옛말…네트워크 탄탄”

1자신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
이 들의 ‘암묵지’는 중세 길드의 상인들이 보유한 전문지식에 가깝다. 외부에 잘 노출되지도 않고, 복제하기도 간단하지 않다. 간편하게 표준화하고, 퍼뜨릴 수 있는 지식의 형태가 아니다.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간단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타급 직원들은 자신의 가치를 잘 파악하고 있다.

2일만 알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라
이들이 굳이 조직생활을 감내하는 것은 최신설비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자금지원도 풍족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기업의 경영적 측면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내 현황에 결코 무관심하지 않다.

3위계질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 내 직함이나 진급에 비교적 초연한 경향이 있다. 조직도로 대변되는 공식 위계 질서도 종종 무시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호칭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신경을 쓰는데 특히 박사(doctor)나 교수(professor)라는 직함을 선호하는 편이다. 자신은 조직에 얽매어 있는 인물은 아니며 독립적으로 활동한다는 대외적 이미지를 중시한다.

4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바 깥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담을 쌓고 살지 않을까. 스타급 직원들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이들은 인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간파하고 있다. 누구를 아는지가, 때로는 무엇을 아는지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은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는 그들의 가치를 높이지만 동시에 다른 직장으로 쉽게 옮겨 갈 수 있는 리스크도 있다.

5감사 표시에 매우 인색하다
좀처럼 직장 상사에게 감사함의 표시를 하지 않는다. 또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다. 특정 분야에서 늘 진가를 입증해온 자신은 누군가의 지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노벨상 수상자와 리더십

“스타급 직원에 리더십 교육은 필수”

고 든 무어(Gordon Moore), 로버트 노이시(Robert Noyce). 하나같이 미국의 기업사에 한 획을 그은 쟁쟁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한때 한 명의 리더 밑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는 점을 아는 사람들은 드물다. 내로라하는 천재들을 통솔하던 주인공이 바로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이다.

런던 태생의 과학자인 쇼클리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벨연구소에서 근무했는데, 그는 당시 트랜지스터의 발명자로 널리 알려졌으며, 1957년에는 노벨상을 받으며 자신의 명성을 공인받는다. 1955년에는 벨연구소를 떠나 자신의 이름을 딴 쇼클리반도체(Shockley Semiconductor Laboratory)를 설립한다.

당시 그의 명성을 좇아 이 반도체 회사에 모여든 인물 중의 하나가 바로 무어의 법칙을 발견한 고든 무어, 그리고 로버트 노이시이다. 모두 당대의 천재들이었으나, 쇼클리는 단연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직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천재적인 인물’당시 쇼클리를 평가한 말들이다.

쇼클리는 천재들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천재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의 리더십은 이러한 천재성에 비추어 볼 때 턱없이 부족했다. 다음은 그의 부족한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화 한 토막이다. 쇼클리는 자신의 연구원들을 모아놓고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당 시 연구원들은 연구 성과물을 담은 리서치 보고서를 발행할 것을 권유한다. 쇼클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집으로 돌아가 연구 보고서를 만들어 다음날 이 보고서를 그들의 공동명의로 내자고 제안한다. 다른 구성원들을 무시하고 있는 자신의 속내를 들키고 만 것이다.

하나같이 자신의 분야에서 천재성을 인정받던 인물들이었으니 쇼클리의 이러한 태도에 충격을 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사건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연구원들의 지적수준이나 업무에 대한 열정을 못마땅해하던 쇼클리는 이들 중 일부에게만 비밀 프로젝트를 맡긴다.

그리고 프로젝트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불과 5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던 작은 회사에서 비밀이 유지되기는 어려웠다. 쇼클리가 자신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판단한 나머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8명의 직원이 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당시 이들이 독립해 차린 회사가 훗날 미국 기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는 ‘페어차일드 반도체(Fairchild Semiconductor)’이다. 또 제리 샌더스(Jerry Sanders)가 독립해 다시 에이엠디(AMD. Advnaced Micoro Device)를, 고든 무어(Gordon Moor)는 인텔을 각각 설립하게 된다.

당대의 천재들을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모을 수 있었던 천재 과학자 쇼클리. 그의 빈곤한 리더십이 역설적으로 오늘날 실리콘 밸리의 터전을 닦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라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밝혔다.


스타급 직원과 후광효과

스타직원 스카우트하면 우수직원도 우르르

“좀 잘 나간다 싶은 친구들의 움직임은 이 곳에서도 관심들이 많습니다. 훤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은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광고에 등장해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진 디피시 펜데이도 스타급 펀드매니저 중 하나이다.

특급 인재의 특징은 자신들 간의 인적 네트워크가 강하다는 점이다. 특급인재의 스카우트 소식은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된다. 주요 기업들이 인재들을 영입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비교우위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하 지만 다른 스타급 직원들의 채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빌 게이츠와 같은 거물 기업인이 이들의 영입에 적극 나서는 데는 이러한 배경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른 우수 직원들을 영입할 수 있는 일종의‘보증수표’인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한 직원이 구글로 옮기자 법적 대응을 불사하며 강력히 반발한 적이 있다. 스타급 직원이 이 회사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경쟁사로 옮겨간 일이 지니는 상징적 의미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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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신흥시장 공략, 적과 동침하라”

[이코노믹리뷰 2007-03-15 17:48](저는 삼성이라는 기업이 참 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서 인력이나, 자원, 시장여건 등 여러 부문에서 열세임에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열세'라는 말에 고개를 가로저을 분도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뭐 이런 얘깁니다. 마이클 포터는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다이아몬드 모델을 만들었는데요. 이 모델은 산업이나 기업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을 적용해보면 생산조건이나, 관련 및 지원분야, 시장의 크기, 전략의 질, 정부 등 어느 것 하나 딱하니 선진국에 비해 뛰어나다 싶은 부문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삼성이 입지해 있는 대한민국의 총체적 역량이 그렇다는 겁니다. 경영자들의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경영학이라는 학문 수준 역시  저는  보잘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학자들의 질과 양에서 열세입니다. IBM이나 GE,그리고 P&G같은 회사들을 한번 생각해보죠. 톰피터스에서 램 차란까지, 이들의 본사가 있는 미국에는 우선 내로라하는 경영학자들이 득실거립니다.

이들의 예측능력도 평가해줄만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 교수입니다. 신흥시장의 저소득층이 거대한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도 바로 프라할라드입니다.  노키아나 모토롤라가 이 시장을 일찌감치 파고들면서 시장 선점의 이익을 톡톡히 누린 것도 따지고 보면 그의 덕분입니다.

그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3월호에 다시 글을 기고했는데요. 신흥 시장에 문외한인 다국적 기업들이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끄네요. 한걸음 더 나간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학자가 왜 안나오는 걸까요. 저는 삼성그룹이 그래서 신기합니다.  :(

 


경영학계 예언자 프라할라드 교수, 기업-시민단체 오월동주 제언

적과의 동침.’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바클레이, 그리고 네슬레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평소 견원지간이나 다름없는 시민 단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화제다. 신흥 시장을 공략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현지사정에 밝은 시민단체들의 도움을 구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업체가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이 회사는 인도의 시민단체인 ‘프라담(Pratham)’과 공동으로 이 나라의 저소득층을 상대로 개인용 컴퓨터(PC)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비슷한 사례다.

인도의 정보통신 기업인 위프로(Wipro)와 저가의 지역공동체(community) 컴퓨터를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오월동주(吳越同舟)의 대열에 전격 합류했다.

인텔의 인도시장 공략에는 한 시민단체가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밝히고 있다.


시민단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비단 이들 업체만은 아니다. 통신업체인 텔레노(Telenor)는 방글라데시의‘그라민 은행(Grameen Bank)’과 제휴를 맺고 휴대폰을 시골지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은행은 노벨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활동으로 널리 알려진 소액대출업체.

이밖에 유가공업체인 프랑스의 다농(Danone)이 그라민 은행과 유가공 합작업체를 설립하고, 저소득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식품 업체인 네슬레도 콜럼비아와 페루, 필리핀 등에서 빈민들을 상대로 한 커리큘럼을 지역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글로벌 금융 기업인 암로(ABN AMRO), 바클레이(Barclay),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피큰페이(Pick’n Pay)’등 시민단체와 손을 잡은 글로벌 기업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지난 1999년 미 시애틀에서 열린 격렬한 반세계화 집회를 떠올리는 이들에게 시민단체와 글로벌 기업의 이러한 밀월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지구촌의 빈부격차를 확산시키고, 환경파괴, 자원고갈을 불러오는 주범이라는 달갑지 않던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글로벌 기업들이 시민단체와 동반자 관계 구축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

시민단체, 신흥시장 소비자 정서에 정통
코카콜라는 지난해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인도의 한 시민단체가 화근이었다. 이 회사는 인도 케랄라 주에 위치한 플라치마다(Plachimada)에서 판매되는 콜라내 농약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견되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쟁이 불붙기 시작하며 낭패를 본 것.

코카콜라는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수백만달러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이름 한번 들어보지 못한 시민단체라고 해도 그 파괴력은 무시할 수 없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한 사람의 운동가라도 인터넷 공간에서 적절한 이슈제기로 수많은 대중을 움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에 과거에 비해 적극적이지만, 종종 미숙한 대처로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각국의 시민단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을 가늠하게 한다. 시민단체보다 현지인들의 정서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상종가를 불러온 또 다른 배경은, 신흥시장 저소득층의 부상이다. 글로벌 기업은 신흥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이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 기호, 특히 이들을 파고 들 유통 방식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다. 프랑스 가정용품 업체 테팔이 인도시장 공략에 소극적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인도만 하더라도 문화, 계층에 따라 조리습관이나 식습관이 다른 소비자들이 적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공략에 상당히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난달 기자와 만난 이 회사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의 설명이다. 반면 신흥시장의 시민단체들은 현지사정에 정통하다.

빈민 구호활동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 계층의 바닥 정서는 물론 구호물자의 공급 방식 등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지역민들과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사정에 정통한 시민단체들을 적극 공략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경영자들은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민사회운동가들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이미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프라할라드 교수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회공헌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전략적 사회공헌이 부상하면서 양자의 동맹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박스기사 참조) 흥미로운 점은 시민단체와 글로벌 기업의 공조가, 신흥시장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글로벌 기업, 디자인·전략도 공조

사막에 난로를 파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의 중견기업 파세코. 중동 진출 초기에만 해도 이 기업은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무엇보다, 사막을 오고가는 유목민들의 소비 습관을 파악하기가 수월하지가 않았다. 시장을 파고들 노하우가 절대 부족했다.

하지만 파세코가 이 지역 사정에 정통한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인 영국의 비피(BP, British Petroleum)가 인도의 한 시민단체와 조리용 스토브(stove)를 공동으로 개발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석유 업체인 비피는 주머니가 가벼운 시골 지역 소비자들을 겨냥해 에너지 효율적인 조리용 스토브의 개발에 나섰다.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연료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요구했다. 인도의 복잡한 문화를 가늠하게 하는 까다로운 요구사항도 적지 않았다.

비피는 시장 조사기관에 의뢰해 이러한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를 마친 회사 측은 방갈로르에 있는 한 연구기관과 협조해 화석연료나 액체 연료를 바꿔 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장치도 부착했다. 문제는 유통이었다.

인도에는 구멍가게 수준의 소규모 매장들이 대거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규모 가게를 통해 대량으로 스토브를 보급하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다. 이 지역에 유통 채널을 직접 구축하려고 하니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에 합당한 가격 수준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다.

광활한 지역에 흩어져 있으며, 언어도 서로 다르며 문화적 배경도 상이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것은 이 세계적 석유 기업의 입장에서도 현저히 힘이 부치는 일이었다. 당시 이 회사가 도움의 손길을 구한 곳이 바로 스와얌 식산(Swayam Shiksan)을 비롯한 이 지역의 시민단체였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이 지역에서 소규모 대출 사업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 3명과 전격 회동을 가졌다. 이후 시장 조사부터 전략 입안, 제품 디자인까지 공동 작업을 수행해 나가면서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했다. 또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 모델을 정교하게 만들어나갔다.

특히 새로운 시장을 공동 발굴해 나가는 한편 윤리강령이나 근무 지침 등도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시장 개척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비피의 사례를 민간기업과 시민단체의 대표적 협력 모델로 평가한다.

물론 이 제품이 시장의 냉혹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민단체와 민간기업 간의 협조 방식, 또 그 성공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피는 저소득층을 위한 스토브를 판매해 자사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또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도 스토브를 구입할 여유가 없는 가난한 계층에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첨단 마케팅 기업으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 그리고 현지 사정에 밝은 시민단체의 오월동주 덕분이었다. 글로벌 기업과 시민단체, 양측의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장기간 지속될까 아니면 일시적 유행에 그칠까.

프라할라드 교수는 시민단체와 민간기업 양자의 이해가 상당부분 일치하는 대목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민간기업은 경쟁우위 확보차원에서, 시민단체들도 생존을 위해 양자간 협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각국의 정부가 자유주위 원칙에 입각한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

민간기업과 시민단체의 통합(convergence)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프라할라드 교수는 전망하고 있다.

양자간의 이러한 통합 추세는 글로벌 기업이라도 한때 견원지간이나 다름없던 시민사회단체와 협조하지 않으면 시장 경쟁을 이겨내기 어려운 냉혹한 시장 질서를 맞고 있음을 가늠하게도 한다. (박스기사 참조)

마이클 포터
“환경 보호나 빈자 구휼 등에 대한 시민사회의 압력을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라”

프라할라드
“경영자들은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민사회운동가들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노하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포터가 말하는 전략적 사회공헌

“사회공헌을 서비스·제품에 반영시켜라”

“전략은 선택을 뜻한다(Strategy is always about making choices).”

마이클 포터 교수는 사회공헌활동도 이슈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른바 전략적 사회책임론이다. 전략적 사회책임은 무엇일까. 기업이 당대인들이 지향하는 가치 체계를 한 걸음 앞서 파악하고,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과정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사회공헌활동은 결코‘비용’이 아니다.

포터 교수는 무엇보다 도요타자동차의 세계적인 히트 차량인 ‘프리우스(Prius)’를 보라고 조언한다. 이 친환경 차량은 가솔린 자동차의 10%에 불과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미국 시장 진출 초기 손실도 적지 않게 났지만, 결국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기업 이익과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미 국의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도 비슷한 사례다. 무공해 유기농 채소를 판매해 온 이 회사는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100가지 성분을 철저히 점검해서 구매 과정에서 모두 제외한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밀가루는 쓰지 않고 있다.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판매 매장 건설에도 환경 친화적인 건자재를 사용했다. 이 회사의 자동차는 바이오 퓨얼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다. 모든 가게와 생산설비를 풍력 에너지만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환경 보호나 빈자 구휼 등에 대한 시민사회의 압력을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았다. 포터 교수는 “사회적 이슈의 선택은 기업의 장기 경쟁우위를 강화할 연구개발 활동과 같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책임이라는 용어부터 바꾸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아니라, 사회적 통합(Corporate Social Intergration)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것. 사회적 책임은 기업과 소속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전제로 한 표현인데,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엑슨보빌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국민들을 상대로 모기장을 배포한 바 있다. 적어도 그가 보기에는 이러한 활동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최소한 전략적 사회공헌은 아닌 셈이다.


신흥시장 공략 성공 방정식은

시민단체 외면하면 시장도 없다

지난 1999년 미국의 시애틀에서 열린 반세계화 집회. 당시 회의장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에 격렬히 저항하던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은 전파를 타고 각국에 생생하게 방영되면서 빈부격차 확대를 비롯한 세계화의 폐해에 대한 세계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비롯한 거부들이 사회공헌활동의 박차를 가하며 소외계층 보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당시의 충격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던 글로벌 기업들의 기세를 한풀 꺾어 놓았다.

사회공헌활동(CSR)이 대세가 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올 2월호에 따르면 비도덕적이거나 투명하지 못한 기업의 제품 구매를 중단할 준비가 돼 있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바로 ‘보이지 않는(stealth)’ 시장영역의 소비자들이다.

기업인들은 이러한 반기업 정서의 확산에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기업의 도덕적 책무를 강조하는 흐름을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프라할라드는 신흥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을 두 가지 꼽는다.

시장공략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거나 이미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온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신흥시장 공략에서 글로벌 기업들에 한 걸음 뒤처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조언이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누구

글로벌 기업 전략 바꾼 경영대가

세계 경영학계의 스타 경영 학자 중의 하나이다. 톰 피터스나 마이클 포터 등에 비해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영향력은 결코 덜하지 않다. 지난 2005년 타계한 수만트라 고샬과 더불어 인도 출신의 대표적 경영구루이다. 전세계 빈민 시장의 파괴력을 일찌감치 내다봄으로써 예언자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그의 이러한 통찰력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분야가 휴대폰이다.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신흥시장 저소득계층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수만원대 벌크제품으로 이시장을 공략해 세계 휴대폰 시장의 강자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베 트남에서 슬로바키아까지, 여러 신흥시장이 글로벌 경제에 속속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어 앞으로도 그의 통찰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나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불과 수백만원대의 자동차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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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CEO가 꼭 알아야 할 마케팅 신조류(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참 좋은 책입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경영월간지인데, 매월 이 책 한권만 제대로 읽어도 글로벌 트렌드는 물론 대가들이 말하는 전략, 그리고 위기대응법을 고스란히 내것으로 만들 수가 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불과 2년전만 해도 저는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몰랐습니다.:)
이  월간지는 매년 2월호에서 한해를 빛낼 아이디어 20가지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전년말 전세계에서 공모를 받아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평가를 거쳐 선정하고 있어 그 수준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이 스무가지 아이디어만 제대로 읽어보아도 최첨단의 트렌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20가지 아이디어중 마케팅 조류를 가늠하게 하는 4가지 아이디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이코노믹리뷰에 실린 제기사인 데 한번 꼭 읽어보세요 :)


[이코노믹리뷰 2007-03-07 11:12]


“로열티 높은 소비자 믿지 말라”

제갈공명이 유비의 부름을 받아 융중 땅을 떠난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무엇일까. 바로 간자들을 위나라와 오나라 등지에 파견해 정보를 수집하도록 했다. 국가나 기업이나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일은 생존의 필수 요건이다. 특히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오늘날의 기업들에 소비자들의 동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영자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세계적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지니스리뷰>는 전 세계의 학자들로부터 응모를 받아 매년 한 해를 빛낼 아이디어 20가지(Breakthrough Idea)를 발표한다. 이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의 변화된 마케팅 전략을 가늠하게 하는 아이디어 4가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2007년 빛낼 4가지 마케팅 아이디어 ▼소비자를 제품생산에 적극 끌어들여라
▼로열티 높은 소비자를 신뢰하지 말라
▼보수화 물결서 사업 기회 발견하라
▼해리포터 브랜딩으로 평생고객 잡아라


트렌드 1 소비자를 제품설계에 끌어들여라
미국 대중차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며 크라이슬러를 인수했던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 사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두 손을 들어버렸다. 경쟁력을 상실한 미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체들은 백약이 무효다.

포드는 사상 최대의 적자폭에 시달리고 있으며, 제너럴모터스(GM)도 호조세를 이어 가고 있지만 갈길이 멀다. 한때 세계 자동차 업계를 호령하던 미국의 자동차 기업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미국의 한 주요(major) 자동차 기업. 이 회사는 최근 10년 앞을 내다보는 기술 로드맵이라는 거창한 선전과 더불어 자사의 고객들을 초청해 ‘로드맵 설명회’를 가졌다. 이 회사 경영진이 총동원돼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였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당신들이 말하는 그 여러 기술들을 내 자동차에 적용하고 있다. 이제 좀 그만 깨어나서 세상사에 관심을 기울여라(wake up and smell the coffee).이 회사 경영진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나선 세미나 참석자의 지적은, 기업이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던 과거와는 다른 기업 환경을 가늠하게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업체가 그들의 수요를 파악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목청껏 전달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제품을 직접 만들거나 변화를 주고 있다. 비단 자동차 산업뿐만이 아니다.

생산자가 주도하는 혁신(innovation)만으로는 경쟁의 파고를 헤쳐가기에 충분하지 않은 배경이다. 또 한때 혁신을 주도하던 거대 그룹의 실험실이 과거의 위상을 잃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소비자들이 만든 정보를 제품 개선이나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고 이 경영월간지는 덧붙였다.


트렌드 2 잠재불만 고객에 주목하라
당신이 한 소비재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라고 가정해 보자. 한 시장 조사 기관에 의뢰한 소비자 조사 자료를 훑어보니, 고객 상당수가 지난 수년간 이 회사 제품을 반복해서 구매하고 있었으며, 특히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상적 조사결과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결코 낙관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언제라도 이탈할 준비가 돼 있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보이지 않는(stealth)’ 시장영역의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회사의 도덕적 평판을 주의 깊게 지켜본다.

흥미로운 점은 시장 조사기관이나 기업 경영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이들의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이다. 기업에 상당한 타격을 줄 잠재력이 있다는 얘기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영국의 한 소비재 기업이 실시한 시장 조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소비자들은 4명 중 1명꼴로 도덕적 평판이 좋지 않은 기업의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근로자들을 혹사시키거나, 환경에 유해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모두 이러한 범주에 들어갔다.

특히 맥도널드를 이러한 기업으로 꼽은 소비자들이 많았다. 글로벌 기업 중 맥도널드가 내적갈등을 겪고 있는 고객(conflicted consumer)의 비중이 8%에 달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은 주로 이 회사의 제품이 아동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품고 있는 거부감은 잠재적 위협 요소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로열티가 높은 고객, 그리고 내적갈등을 겪고 있는 고객을 구분하는 일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화로 각국의 빈부 격차가 확대되고, 계층간 갈등 또한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트렌드 3 세계 휩쓰는 보수화 물결에 대비하라
30대 이상의 우리나라 성인 남성이라면 한두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성인잡지가 있다. 지금은 옛날만큼의 명성을 누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지난 1953년에 창간된 이 잡지는 미국에서 한때 750만부가 넘는 발행부수를 자랑했다. 바로 플레이보이다. 당시 미국은 엄격한 청교도 사회였다.

하지만 창업자인 휴 헤프너는 보수적 미국 사회를 송두리째 뒤흔들 변화를 간파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 참전에 반대하는 젊은이들의 집회로 몸살을 앓았으며, 히피라 불린 젊은이들은 청교도적 금욕주의 문화에 반기를 들었다. 성해방이 시대의 담론이 됐고, 플레이보이는 이러한 조류를 가장 잘 반영한 잡지였다. 휴 헤프너는 그저 그런 포르노 잡지 발행인이 결코 아니었다. 전통적 질서로부터의 해방이 주도적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했다. 지금은 어떨까. 다시 전통으로의 복귀다. 조지 W 부시를 지지한 주들은 대부분 남부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우파에 속한다. 이들은 무엇보다, 보수적 가치를 중시한다.

보수파가 득세하는 현상은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다. 유럽, 이스라엘, 그리고 중동도 모두 보수적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전통적 가부장 질서를 중시하는 이들은 낙태에 반대하고, 약물 남용이나 청소년 문제에도 더욱 엄격한 편이다. 보수적인 정서가 강한 이들 지역의 출산율이 더 높은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미국의 히스패닉들이 아이들을 많이 출산하는 것도 종교적 지향성과 무관하지 않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민주당의 존 케리를 지지한 주와 조지 부시를 선택한 주는 출산율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조지 부시에게 표를 던진 지역의 평균 출산율이 월등이 높았다.

전통적 질서로의 복귀가 기업에 시사하는 바는 여러 갈래다. 우선 마케팅 측면이다. 록이나 힙합 음악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 자녀가 없는 교수 등을 앞세운 광고는 자칫하다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여성의 성적매력을 광고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몰매를 맞기 십상이다.

폭력적인 영화나 비디오 게임도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기 쉽다. 보수의 득세는 마케팅 방식의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근로자 채용과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고용주들은 여성을 일터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과거에 비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 가치가 득세하면서 맞벌이에 나서는 여성들의 비율이 과거에 비해 점차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어린(small) 아이를 둔 맞벌이 여성의 수가 이미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이 경영월간지는 지적했다. 가부장제 부활의 시대에 각광받게 될 분야는 무엇일까. 바로 가정용품이다.

특히 나노테크놀로지와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한 가정이 음식, 에너지, 그리고 지금은 주로 외부에서 구입하는 상품 등의 자체 생산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관측했다. 또 이러한 흐름이 보수, 진보의 출산율 격차로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렌드 4 소비자와 함께 가는 해리포터 마케팅
프랑스의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 이 회사가 네슬레와 공동투자한 ‘이네오브(Inneov)’는 수년 전 ‘이네오브 펌니스(Firmness)’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주요 타깃층은 45~55세의 여성. 브랜드 이름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나이든 여성들의 피부를 젊은이들 못지않게 팽팽한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는 컨셉트다.

시장을 고객들의 나이별로 구분하고, 특정 연령층(age group)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마케팅 이론 상당수가 연령별 접근방식을 상정하고 있어 노하우가 풍부하다. 브랜드 매니저들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연령을 마케팅의 기본 요소로 파악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항상 변한다. 특정 연령층을 타깃으로 한 접근 방식으로는 고객의 로열티를 유지하는 일도 간단치 않다. 이네오브의 소비자들은 55세 이후에도 이 브랜드를 여전히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이 회사는 파악했다.

이 브랜드가 타깃으로 하고 있는 40대 그룹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맞아, 이 브랜드를 사용하기에는 내가 여전히 젊고 팽팽한 거야.’ 40대의 소비자들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대안은 없을까.

이 경영월간지는 ‘해리포터 마케팅’을 제시한다. 타깃 소비자층이 나이가 들게 되면 브랜드도 이들을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다. 예컨대 1965~1975년 사이에 태어난 여성들이 이 브랜드의 타깃 고객층이 된다. 이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브랜드도 이들의 새로운 니즈를 반영하게 된다.

브랜드의 성격도 고객과 더불어 바뀌는 것이다. 장점은 여러 갈래다. 무엇보다 젊은 시절 디스코텍에서 몸을 흔들거나, 아바의 음악에 미친 듯이 춤을 추어 본적이 있는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은 세대적 동질감을 더 쉽게 공유한다. 또 이들과 비슷한 연령대의 가수나 탤런트, 예술가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브랜드 메시지를 더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 광고모델에 동질감을 강하게 느끼는 한편, 제품의 효능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낼 수 있다. 물론 마케팅 타깃으로 정한 소비자들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외모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질 때, 이 브랜드도 수명을 다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 때가 또 다른 해리포터 브랜딩이 시작되는 시가라고 덧붙였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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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잘 나가는 영업사원과 친해져라

Management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말하는 CEO와 Salesman

[이코노믹리뷰 2006-07-19 20:33](기자가 근무하고 있는 경제주간지에도 광고영업 사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오직 한가지. 뭔가 믿음이 가지않고,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낮추는데 익숙한 영업사원들은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기자들(정확한 표현인 지 모르겠습니다만)과는 여러모로 다른 존재들입니다.

이들과 얽힌 씁쓸한 기억도 적지 않습니다. 한 2년쯤 됐나요. 기자가 준비하고 있던 모 그룹 관련 기사를 한 광고 영업사원이 이 회사 홍보 담당자에게 알려줘 한바탕 소동을 치른적이 있습니다. 이 회사 홍보 담당자가, 기자가 한차례도 얘기한적이 없는 기사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어 몹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가급적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기자의 솔직한 속내입니다.

하 지만 큰 흐름은 이들의 편인 것 같습니다. 업체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비슷비슷한 서비스나 상품들이 각축을 벌이면서 마케팅, 그리고 영업 부문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GE의 제프리이멜트가 강조하는 두 단어도 마케팅과 영업입니다. 이들은 더욱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지혜, 즉 스스로를 낮추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는 두려운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제시하는 영업사원 활용법, 그 비밀을 들여다 보시죠.


“유능한 경영자는 왜 그가 일찍 퇴근하는지 안다”

영업직원들의 정보 독점도 예방해야 한다.
시장정보의 공유를 위해서는‘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카 를로스 곤(Carlos Ghosen) 르노-닛산 회장. 최근 제너럴모터스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으로 다시 한 번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한 그는, ‘코스트 커터’라는 별명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무자비한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로 부임한 지 불과 1년 만에 일본 닛산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에 대한 일부 비아냥 섞인 칭찬이다.

하지만 비용절감만으로 과연 기업 회생을 이룰 수 있을까. 기업 회생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제약사 쉐링-플로의 프레드 하산 회장은 성공적인 구조조정도 판매조직의 뒷받침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세계적 경영 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영업(sales), 그 성공의 노하우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제언 1 | 영업사원 역할‘편견을 버려야’

굴뚝 기업이라고 해서 상품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품질 높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제품을 판매하기 힘들다. 고객들이 상품과 서비스, 심지어 이 상품에 반영돼 있는 전략까지 구입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게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전망이다.

소비자들을 늘 만나는 영업 사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영업 부문 직원들은 소속 회사가 달라도 상호 간 교류가 활발한 편이어서 관련 업계 동향 파악에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을 제도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상품에 대한 고객의 불만, 바람 등 요구사항을 회사 내 마케팅이나 연구개발 부서 등에 지속적으로 전달,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제품 가격, 디자인, 개발 방향을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이 빈번해 ‘견원지간’에 비유되곤 하는 마케팅과 판매 부서의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조언하고 있다.

제언 2 | 채용 규모 정답은 없지만…

기 업의 판매 인력 고용규모의 적정성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정 수준보다 적은 인력들을 운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지적이다. 물론 비용 절감을 위해서인데,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제이에스 어소시에이트(ZS Associate)’가 지난 2003년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 간의 평균 수익을 극대화하는 영업 부문의 인력 규모는 기업의 연간 수요에 비해 18% 정도가 더 많았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다 보니 판매 부문의 인력 규모를 적정 수준 이하로 묶어두려고 하지만, 더 많은 판매 인력을 고용해야 매출은 물론 수익규모도 늘어난다는 점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경기 전망이 밝은 데도 단기 수익 목표 달성에 집착해 영업 분야의 인력을 최소로 운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제언 3 | 인력구성 끊임없이 고민하라

지 난 1997년 외환위기 사태는 수많은 가장들의 실직 도미노를 불러왔다. 해고 1순위에는 관리직이나 영업 부문 사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국내 기업들은 대개 경쟁사의 전략 변화, 혹은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인력운용 방식을 결정한다. 미국의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운용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제품을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초창기, 성장 단계, 성숙기, 그리고 쇠퇴기별로 인력 구성을 달리 하며 시장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냉혹한 시장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5년 간 2500여 개 기업의 판매 실적과 상관관계를 연구해 온 ‘제이에스 어소시에이트’의 연구 결과를 보자.

제품의 사이클별로 판매 인력의 구성을 달리 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훨씬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예컨대, 제품을 출시하고 갓 영업을 시작하는 초창기 기업의 경우, 판매 부문을 직접 운용할지 아니면 건물 임대비용 등을 아끼기 위해 외주를 주게 될지 대부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판매 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할 경우 이들의 활동을 통제할 수 없어 장기적으로 판매 분야를 직접 운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것. 외주를 주는 경우에도 타깃 시장을 여러 층위별로 나누고, 성격에 따라 다른 접근 방식을 적용해야 하며, 인센티브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외주회사들을 강력히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제언 4 | 영업 부문과 비전을 공유해야

영 업 부문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주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자칫하면 소속 회사의 주요 정책이나 기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겉돌 수 있다. 특히 사내 근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직업상 특징 탓에 스스로 도덕적 해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영업사원들을 걸어 다니는 제품 광고 수단 정도로 폄하하는 사내 시각도 이러한 일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 마케팅 부문 종사자들이 특히 이러한 경향이 강한데, 일선에서 회사를 대표하고 시장 동향에도 민감한 영업부문 직원들의 역할을 중시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첫걸음이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한다.

이들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회사 회생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프레드 하산(Fred Hassan) 쉐링-플로(Schering-Plough) 회장은 영업사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회사 정책이나 철학 등을 공유하고 있다. 주요 임원진은 물론 영업 인력들에게도 회사 경영현안 등을 공개하고 있는 것.

정보 공유는 영업 사원들의 시야를 넓히는 장점도 있다. 고객 응대, 현장 방문 등 일상적인 업무 처리에 매여 있다보니 평상시에는 관심조차 기울이기 어려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한 이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큰 전략 구도의 틀 속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제언 5 | 인맥 구축엔 인센티브가 ‘약’

계 약이 막바지 단계일 때는 백짓장도 맞들어야 한다. 부서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상적 업무 처리에 매여 있는 상황에서 영업사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흔쾌히 내미는 마케팅이나 연구개발 부문 인력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적절한 인센티브 운용을 조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계약 성사에 도움이 된 전문적인 조언이나 자료를 제공한 마케팅이나 연구개발 부문 인력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일부 실적이 뛰어난 영업 사원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몰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평가 기준을 사전에 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계약 성사 못지 않게 조언의 적극성, 횟수 등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맥을 중시하는 사내 문화를 꾸준히 조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영업부문 직원들이, 자신들이 평소 잘 알고 있는 각 분야의 지인들을 데리고 참여하는 행사를 열어주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사적 친교의 장을 앞장서서 마련해 주라는 의미다.

제언 6 | 온라인은 인력 관리의 보고

인 터넷은 정보의 보고다. 발품을 팔지 않고도 업계 동향을 비롯한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이만한 도구도 사실 찾기 어렵다. 하지만 정작 잊기 쉬운 점은 인터넷이 정보 입수는 물론 인맥 네트워크 관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 예컨대, 프렌드스터(www.friendster.com)는 숫기가 다소 부족한 영업 사원들의 이른바 킬러본능을 키워줄 수 있는 대표적 사이트 중 하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들의 연락처를 몇 가지 기준별로 콕 집어 제시하는 것이 특징. 영업 사원들이 인맥을 확대·관리하기 위한 여러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사이트는 인맥의 범위가 광범위한 방사형 네트워크의 보고여서 인맥관리의 효율성이 높다는 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설명.

제언 7 영업 부문 정보 독점 막아야

영업 직원들의 정보 독점도 예방해야 한다. 이들이 시장에서 건져 올린 생생한 정보를 자신들만 알고 있다면 이 또한 상당한 손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 직원들은 대개 사내 근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이들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업 직원들의 얼굴을 볼 기회가 없다’는 불평이 일각에서 불거져 나오기도 하지만, 실적으로 평가받는 이들의 사정을 감안해 보면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이들이 마케팅 부문 직원들과 시장이나 고객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매달 혹은 분기별로 영업부문이 시장 동향을 마케팅에 전달하는 회의를 정례화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사내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 부문의 고객 평가, 직원 평가 시스템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인맥 이렇게 활용하라

“기업운명, 4가지 인맥 네트워크가 좌우”

영 업사원들이 갖춰야 할 지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엇보다 제품 정보를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며, 상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컨설팅 능력도 갖춰야 한다. 때로는 무작정 상대방을 방문해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직도 고객을 움직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얼굴을 맞대고 설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고객사의 의사결정자를 알고 있어야 하며, 상대방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 지도 파악해야 한다. 폭넓은 인맥 확보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알고 있다고 해서 항상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단계별로 네 가지 인맥 네트워크를 적절히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영업 사원들로 구성된 마켓 네트워크, 이미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적이 있는 고객들로 구성된 고객 네트워크, 타사의 정책결정권자들로 구성된 의사 결정자 네트워크, 같은 회사 구성원들의 사내 네트워크 등이 그것이다.

첫 단계는 동종업계의 판매 부문 종사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 기회를 인지하는 것이다. 다음은 의사 결정권자로 구성된 고객 네트워크를 앞세워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계 약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 회사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이 때 필요한 것이 사내 다른 부서의 도움이다. 그리고 계약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고객들의 도움을 통해 판매 후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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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C&D로 승부하다

세계적 기업들은 왜 'P&G'에 주목할까

[이코노믹리뷰 2006-04-26 07:48] (지난해 4월에 쓴 기사이니, 이 글을 쓴 지도 벌써 7개월 가까이가 지났네요. 피앤지는 마케팅 사관학교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기업이기도 하죠.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이베이의 맥 휘트먼 등이 모두 이 회사를 거쳐갔지요. 수년전 이 회사의 수장으로 부임한 라플리는 제프리 이멜트와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구요. 과연 이 마케팅 사관학교는 다른 회사들과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C&D의 실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과학자 8000명 있지만 문제해결 실마리는 작은 빵집서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지구촌을 회사 연구실로 만들었다

지난 2000년 6월, 미국 신시내티에 위치한 세계적 소비재 기업‘프록터앤갬블(Proctor&Gamble)’의 기자회견장. 앨런 라플리(A.G. Lafley) 신임 회장은 단연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이베이의 맥 휘트먼 사장과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을 배출한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신임 회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세계 언론은 물론 로레알을 비롯한 경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라플리 신임 회장은 추진력이 강한 전임 회장 더크 야거(Durk Jager)와 여러모로 대비되는 경영자였다. 이 회사의 일본 내 향장부문 계열사에서 4년 간 근무하며 여성들의 섬세한 감수성을 파악하는 습관이 몸에 배인 탓일까.

햇볕이 잘 드는 한적한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을 감상하는 모습은 마치 교향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를 떠올리게 했다. 예술학교인 해밀턴 대학(Hamilton College) 출신인 그는 살벌한 기업 전쟁의 현장에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가야 할 강단 있는 지도자로 비춰지지는 않았다.

치열한 가격 경쟁, 그리고 자체 상표를 출시하고 있는 강력한 할인점과 경쟁 기업들의 공세…. 부임 초 그를 기다리는 숱한 난제들은 하나같이 녹록치 않았다. 인력 감축과 연구 개발 투자 강화를 골자로 한 처방전을 제시했던 야거 전임 회장은 불과 취임 1년5개월 만에 백기를 들어야 했다.

그의 ‘2005 구조개선 계획(restructuring plan)’은 말 그대로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다. 라플리가 새로 제시할 처방전에 관심이 쏠린 배경이기도 하다.

‘포스트 모던(Postmodern)’한 경영자.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그를 평가한 대목이다. 마치 노련한 지휘자가 연주자들을 이끌어가듯이, 구성원들의 이해를 조율하며 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그에 대한 헌사이자 독특한 경영 스타일을 표현한 대목이다.

이 잡지의 평가는 지난 5년 간 그의 원대한 실험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프록터앤갬블은 올해 2월 경제 주간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가 취임 초 자신에게 쏟아진 숱한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이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혁신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
연구개발에서 접속 후 개발로

‘씨앤디(C&D·Connect and Development)’전략. 그가 늘 강조하는 용어의 하나다. 씨앤디란 말 그대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활용해 비교 우위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연구개발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회사의 과자 상품인 ‘프링글스(Pringles)’신제품은 이러한 전략의 성과물이다.

지난 2004년 북미 시장에 출시된 이 스낵류는, 독특한 컨셉트로 미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효자 상품. 지난 2년 간 북미 시장에서 두 자릿수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발상의 전환이 인기의 배경이었다. 기존 상품의 먹는 즐거움에 보는 기쁨을 더해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만들어낸 것. 칩 위에 새긴 간단한 동물 관련 문양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결코 간단치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사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나, 막상 감자 칩에 간단한 그림을 새기는 작업이 기술적으로 결코 수월하지 않았던 것. 식용 잉크의 개발도 풀어야 할 난제였다.

문제 해결에 부심하던 회사 담당자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이었다. (박스기사 참조) 8000여 명에 달하는 뛰어난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가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내 연구개발 인력만으로는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을 이겨낼 만한 연구개발 성과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자성(自省)을 반영한 것이다. 연구개발비의 한계 효용이 점차 하락하는 반면, 개발 리스크는 커지는 상황도 감안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특유의 가족주의 문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의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됐다. 연간 직원 이직률이 불과 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는 외부 경력사원을 고용하기보다 가급적 내부 인사를 요직에 발탁할 정도로 미국 기업 중에서는 보수적인 사내 문화를 지니고 있다.

회사 직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상대적으로 큰 배경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구하면서도 정작 다른 기업 출신의 인력 고용을 꺼리는 그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부르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라플리가 이른바 ‘적과의 동침’을 마다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청소기 분야의 경쟁 기업인 일본의 ‘유니참(Unicharm)’과 먼지 제거 기술인 ‘스위퍼(Swiffer)’개발을 공동추진하고, 정수 분야 등에서 자사와 경쟁하고 있는 클로록스(Clorox)와는 ‘조인트 벤처’를 형성한 것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사내에서조차 동요가 적지 않았다.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서염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이러한 염려를 불식시켰다. 제품에 활용되는 아이디어의 35% 정도가 외부의 과학자나 연구자 등이 제시한 것이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밝히고 있다.

그는 이러한 특유의 전략을 앞세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라는 혹평을 받던 연구개발의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자의 발목을 잡았던 수익성 부재와 낮은 연구개발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것. C&D 전략은 이제 프록터앤갬블의 성장 전략의 핵심축이 되었다.

디자인은 성장전략의 또 다른 축
소비자들 만나는 시간 늘려가야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디자인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하라.”“프록터앤갬블의 제품은 이미 소비자들의 욕구를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

그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라플리가 추구하는 성장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디자인이다. 지난해 6월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와 가진 인터뷰(www.fastcompany.com/ magazine/95/design-ga.html)는 그의 디자인 중시 성향을 가늠하게 한다.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보고, 듣고, 만지는 총체적인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디자이너들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부여한 배경이기도 하다. 일본 근무 경험은 그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디자인 부문의 상을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그는, 특히 중요한 것은 제품의 가격이 아니라 가치라고 줄곧 강조해 관심을 끌었다.

‘가격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월마트의 슬로건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는 데, 디자인을 앞세워 할인점의 가격 하락 압박을 비켜가겠다는 속내를 비친 셈이다. 디자인은 이 회사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자, 성장 전략의 한 축이다.

그가 전통적인 소비자 조사 방식을 바꾼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표본집단 검사 방식을 과감히 줄이고, 소비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 표본 집단 검사만으로는 소비자의 습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디자인과 C&D 전략은 이 회사의 비상을 뒷받침하는 양 날개이자, 경영진의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2월 2일자에서 라플리의 이러한 개혁을, 활력을 잃은 중년의 남자가 무수한 장애물을 돌파하는 과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양초업자인 윌리엄 프록터와 비누 제작업자인 제임스 갬블이 회사를 설립하던 지난 1837년과 달리 성숙기를 맞은 소비재 분야 업체의 수장인 그가, 앞으로도 돌파해야 할 난관과 더불어 지난 수년 간의 업적을 평가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은 물론 근로자들의 사소한 성향 하나까지 모두 파악하는 세심함에 있다는 평가다.

그는 부임 초 자신의 경영 철학을 효율적으로 퍼뜨리기 위해 간단한 영어 문구를 만들어 보급했는 데, 전체 직원 11만 여 명의 절반에 달하는 비영어권 직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전임자의 발목을 잡았던 수익성 부재와 낮은 연구개발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 앨런 라플리(A.G. Lafley) -

라플리가 전하는 6가지 혁신 지침

◈ 적과의 동침 결코 피하지 말아라
◈ 가격이 아니라 디자인이 우선이다
◈ 내부 직원들에게 우선권을 주어라
◈ 오프라인 연구조직에 대한 집착 피하라
◈ 연구개발이 아니라, C&D가 핵심이다
◈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가치사슬이다


인도경영구루를 배워라

프라할라드에서 수만트라 고샬까지
인도학자들 다국적 기업에 한 수 지도

인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수학이나 기하학을 비롯해 고도의 추상적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인류역사에 기여해 왔다. 이러한 능력이 수천여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그 후손들의 피에 흐르고 있기 때문일까.

인도 출신 경영학자들은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미국의 경영자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가 수만트라 고샬(Sumantra ghoshall) 전 런던비즈니스 스쿨 교수와 프라할라드(C.K. Prahalad) 미시간대 교수다.

수만트라 고샬은 자신의 저서인 《국경을 넘어서 Managing Across Borders》에서 협력의 경영학적 의의를 중시하며 프록터앤갬블 C&D 전략에도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암으로 타개한 그는 스스로도 다른 연구기관·대학,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과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인도의 캘커타에서 태어난 그는 델리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인디아 석유에서 경영자로 활동했다. 인도 비즈니스 스쿨의 초대학장으로도 선임되며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3년에는 서울대 박철순 경영대학 교수와 한국과 인도기업의 경영전략을 분석하고, 구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세계 수준의 한국기업에 도전한다》를 출간한 바 있다. 협력의 중요성은 그가 남긴 가장 소중한 유산이다.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교수도 비슷한 사례. 그는 이른바 소득피라미드에서 가장 아래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빈곤층의 구매력에 관심을 환기시키며 세계 다국적 기업들의 중저가 제품 출시붐에 불을 댕긴 바 있다.

수만트라 고샬·프라할라드 등 인도 출신 경영구루들이 세계 경영자들의 스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개발도 인터넷이 대세

빵집 운영하는 이탈리아 교수가
P&G히트상품 핵심기술 건네

시계바늘을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지난 2002년으로 돌려보자. 프록터앤갬블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난상토론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회사의 히트 상품인 프링글스의 감자칩에 간단한 그림을 새겨 넣자는 내용이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였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감자가 마르기 전 일정한 양의 식용 잉크를 짧은 시간 내에 분무할 수 있는 기계를 우선 확보해야 했다. 식용 잉크 확보도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였다. 이를 구하지 못해 상당한 애를 먹던 이 회사 담당자는 해결책을 이 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구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네티즌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이러한 고충을 널리 알렸고,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빵집이 이미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이 가게는 이 지역의 한 대학 교수가 운영하고 있었는 데, 그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개발한 식용 잉크 분무기기를 빵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었던 것.

이 회사 담당자들은 이 교수에게 자사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잉크젯 분무기의 제작을 의뢰했고, 지난 2004년 미국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프링글스 신제품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C&D 전략의 또 다른 장점은 제품 출시 시간과 더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 해당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와 협상을 거쳐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길게는 3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세계 각지의 전문가 도움을 얻어 이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프록터앤갬블측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중소기업의 C&D(Connect and Development) 전략 엿보기

“해외 유명 디자이너 활용해 아이팟 아성 허물어뜨린다”

맥 휘트먼 이베이 사장은 최고 경영자 사관학교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출신이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보잉의 마이크 맥닐리를 비롯한 세계적 경영자를 배출한 이 기업에서 근무한 그녀는, 요즘 들어 더욱 각광받고 있는 자신의 첫 직장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녀는 뜻밖에 속도가 느린 게 단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완벽함을 꾀하는 것이 때로는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 고객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사소한 문제를 꾸준히 개선해나가는 편이 비교우위 원천이라는 얘기다.

그녀의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기업들은 변화 대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단점이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프록터앤갬블의 C&D 경영혁신을 다룬 4월호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연구개발 방식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국내 PMP 제조업체인 뉴미디어라이프의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데이비드 정 사장은 지난해 말 미국과 우리나라에 PMP 제조업체인 뉴미디어라이프를 설립한 뒤 뛰어난 디자인과 화면 재생력, 그리고 음질을 앞세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프리랜서 일본인 디자이너 등의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미 양국에 먹힐 수 있는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지난 2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사장에 따르면 미국의 <포브스>는 지난달 16일자(www. forbes.com/fyi/2006/0313/057.html)에서 이 제품을 애플의 아이팟과 비교하면서 타비를 차세대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선정한 바 있다. 올해 세계 정보 가전 대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미국의 <와이어드 매거진>이 실시한 평가에서 디자인·음질 분야 등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PMP 기업 최초로 동영상·인터넷 방송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인 〈마이 타비〉를 개설한 그는, KBS는 물론 미국의 한 업체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이 회사의 미국 본사 직원은 불과 6명. 한국 자회사의 직원수는 30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본사에서 제품 디자인과 튜닝작업 등 핵심적인 업무를 돌보는 한편, 한국에서는 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정 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애플의 아이팟을 누르고 PMP의 세계 표준 기업이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국 기업들이 컨버전스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들어야 명품을 낼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유명 가수나 성악가를 초청해 네티즌들을 상대로 꾸준히 음악 초청회를 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 회사의 첫 작품인 타비는 정 사장 이웃에 살던 2세짜리 소녀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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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4가지 전략

[이코노믹리뷰 2006-10-18 21:30]


신흥시장 기업이 따라야 할 4가지 전략
-대만 업체들의 도광양회 전략 배워라
-주변부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공략하라
-열악한 인프라도 경쟁우위요소로 활용하라
-말보다 실행 중시하고 지배구조 바꿔라

“필리핀의 졸리비푸드, 중국의 하이얼 등은 가까운 곳을 공격하고 멀리 떨어진 곳과 사귀는 이른바 ‘원교근공’의 원칙을 고수했다”

“대만의 인벤텍은 중국현지의 저임 생산직 근로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몸값이 저렴한 고급 인력을 양 날개로 자사만의 비교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필 리핀의 식품판매 회사인 ‘졸리비 푸드(Jollibee Foods)’. 이 회사는 마늘 맛과 더불어 독특한 향취가 나는 햄버거로 필리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파고들며, 맥도널드, KFC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세계시장의 강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자국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홍콩, 중동,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도 전격 진출해 주로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닭고기 요리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도스(Nandos)도 비슷한 사례.

자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뒤 자국민이 많이 살고 있는 영국,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는 것.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들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해외시장 공략의 페달을 밟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업체인‘마힌드라&마힌드라(mahindra&mahindra)’도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업체.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뛰어난 제품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스콜피오(Scorpio)’가 같은 해 영국 BBC와 미국 CNBC의 SUV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무색하게 한 것.

신흥 시장 기업들이 빠른 성장을 유지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하고 있다.

아짐 프렘지가 이끄는 인도의 위프로, 인포시스(Infosys), 중국의 하이얼, 레노보, 브라질의 암베브(Amvev), 멕시코의 시멕스(Cemex) 등은 자국 시장에 대한 탄탄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필리핀의 졸리비 푸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도, 그리고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사례는 신흥 시장에서 터를 닦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들 기업들이 더 이상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해외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력도 떨어지는 이들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선전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최신호(10월)에서 ‘이들이 구사하고 있는 4가지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흥시장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따라야 할 4가지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전략 1.
주변부 시장부터 차근차근 공략해야

‘국 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해외에 진출할 때는 자국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근 시장부터 공략해 들어가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첫 번째 전략이다. 가까운 곳을 공격하고 멀리 떨어진 곳과는 사귀며 역량을 비축하는 이른바 ‘원교근공(遠郊勤功)’의 원칙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각국의 소비자들은 저마다 다른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현지 기업들은 이를 가장 먼저 간파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기호가 중시되는 로컬, 글로컬 시장 영역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고, 글로벌 기업 도약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박스 기사 참조)

또 해외에 진출할 때도 자국 시장과 소비자 취향이 비슷한 인근 국가부터 공략해 이러한 우위를 살려나가며 힘을 비축하고,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은 가장 마지막에 공략하라는 것. 세계 최대의 백색가전 업체로 국내시장에도 진출해 있는 중국의 ‘하이얼(Haier)’을 보자.

장루이민이 이끌고 있는 이 회사는,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시장의 소형 냉장고나 에어컨을 비롯한 백색가전 부문에서 업계 수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이얼은 원교근공의 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우선 중국 소비자들의 독특한 기호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자국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유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감자를 씻는 데 세탁기를 많이 활용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감자 씻는 기능을 더한 제품을 선보여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것. 또 상하이나 선전의 기후가 습해 이 지역 주민들이 옷을 자주 갈아입는 점에 착안해 적은 분량의 옷을 자주 빨 수 있는 세탁기를 개발하는 등 발빠른 대응으로 GE와 일렉트로룩스 등을 제치고 자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시장도 가까운 곳부터 공략해 들어갔다. 화교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상대적으로 시장 흐름에 밝은 아시아 주변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유럽·미국 시장의 경우 동향 파악에 주력했다. 자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다진 4년 후인 지난 1995년이 돼서야 인도네시아로 눈을 돌린 것.

그리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유고를 거쳐 지난 1997년에 독일, 1999년에 미국에 각각 진출한 이 회사는 지난해 현재 미국 소형 냉장고 시장의 26%를, 저가형 와인바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미국 시장에서도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이나 신혼부부 등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자국 시장에서 배우고 익힌 전략을 미국에서도 그대로 성공적으로 써먹고 있는 셈이다.

전략 2.
대만 업체 도광양회(韜光養晦) 배워야

‘세 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경쟁 기업에 비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생산 요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두 번째 성공 전략으로 인재(talent), 자본(capital)을 비롯한 생산 요소에서 경쟁 업체를 누를 비결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자국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제품·서비스의 가격,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신흥시장은 인재풀이 상대적으로 협소하고, 금융비용도 높아 저임 노동력을 제외하고는 경쟁 우위 요소를 발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선진 시장중심의 구도도 서서히 바뀌어 나가고 있으며, 이 지형 변화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 예컨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몸값이 미국,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급 인력이 중국이나 인도, 그리고 필리핀, 체코 등 신흥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경쟁 우위 창출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흐름을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 대만의 인벤텍(inventec)이다. 개인용 컴퓨터, 휴대폰, MP3 플레이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 기업은 전자 부품을 공급받아 인건비가 싼 중국 시장에서 조립한다.

그리고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 중국 현지의 저임 생산직 근로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몸값이 저렴한 고급 인력을 양 날개로 자사만의 비교 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고객사인 도시바나 휼렛패커드 입장에서는 중국에 별도의 투자를 하지 않고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중국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전문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이들은 제품 사이클이 짧은 이 분야에서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니고 있어, 외주를 주는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언제까지나 외주 기업으로만 남아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인벤텍은 최근 대만과 중국에서 자사의 컴퓨터 브랜드 제품의 판매에 직접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사의 컴퓨터 제품과는 운영 체제가 서로 달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여 있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설명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주요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로 이들과 자웅을 겨룰 시기를 엿보고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용히 내실을 다지면서 치고나갈 때를 기다리는, 중국 외교의 원칙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히 실력을 기른다)’의 자세를 경영 현장에 접목시킨 격이다.

전략 3.
열악한 인프라도 경쟁우위 요소다.

세 번째 전략은 신흥시장의 부실한 인프라나 법적, 제도적 정비의 미비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만들라는 것.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비해 신흥시장은 시장 조사기관, 언론사, 물류회사 등 기업들의 영리 추구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관들이 현저히 부족하다.

하지만 부실한 인프라는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주장이다.

자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를 앞세워, 자국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물류회사인 ‘이머지 로지스틱스(Emerge Logistics)’가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는, 전국 각지에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는 트럭 회사조차 변변히 없는 자국의 열악한 물류시스템에 주목했다.

중국은 8차선 도로를 전국 각지에 대거 건설했지만, 교통운용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물류 효율성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자동차 배송 회사라고 해봤자 대부분 평균 한두 대의 트럭을 운용하는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머지 로지스틱스’는 이러한 물류 시스템의 약점을 기업 성장의 기회로 활용했다. 우선, 트럭, 항공기를 비롯한 서로 다른 지역별 운송 수단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운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수입 관련 서류작성에서 배달 후 물품 대금 수령까지, 글로벌 기업들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적어도 중국시장에서는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류 강자로 부상했던 것. 글로벌 기업들을 대거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신흥시장 기업들 일부가 자국의 까다로운 소비자, 열악한 인프라를 비롯한 사업 생태계(business ecosystem)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다국적 기업의 경쟁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 4.
말보다 실행 중시, 지배구조 바꿔야

세 계 수준의 기업을 만드는 데는 올바른 성장 전략을 채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실행 능력과 지배구조(governance)이며, 이들 요소는 신흥시장 기업의 글로벌 기업 도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변수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조언했다.

신흥시장 기업들은 인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금융 비용도 더 높아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지만, 실행에 뛰어난 기업은 같은 자원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선진국 수준의 지배 구조는 특히 해외 투자가들이나 고객들, 종업원, 주주, 그리고 사업 파트너들의 신뢰를 얻는 첩경이다.

높은 신뢰를 얻어야 국내외에서 회사 성장을 위한 자원을 조달하는 데도 유리하다.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신뢰 수준이 높아야 회사 성장을 위한 자원에 가장 비용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특히 우수한 지배구조와 뛰어난 실행 능력이 신흥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개발도상국의 시장구조

4개 영역으로 구분…최하단부 틈새시장 부상

개도국의 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이 시장에서 활동해 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 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으며,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감자 씻는 기능이 첨부된 하이얼의 세탁기가 대표적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 경영학자인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교수가 기업들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시장으로 분류한 영역이기도 하다.

기 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프라할라드의 조명 이후 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모토롤라, 노키아 등이 불과 수만원대의 제품으로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놀라운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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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

Management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도 배우는 고전경영

[이코노믹리뷰 2006-06-20 17:24]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를 읽다보면 놀라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경영 구루들이 꾸준히 글을 기고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들의 명성에 비춰볼 때 보잘것 없어 보이는 소재의 글들을 쓸 때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내 처세 서적에서나 등장할 법한 낙오한 경영자의 재기 노하우를 다루거나, 상사와 잘 지내는 법을 제시한 글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글도 크게 다르지느 않습니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걸까요.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최고경영자의 비전에 스스로를 동화시키라고 말하는군요. 아마도 진리라는 것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은 아닌가봅니다.)



“채근담에서 修身 비결을
정관정요서 人事 배웠다”

믿지 못하면 쓰지를 말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말라(疑人不用 用而不疑·정관정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
(鷹立如睡 虎行似病·채근담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욕망을 안고 걸음을 걸으면 눈앞은 모두 가시덤불 뿐이다
(人欲路上甚窄 眼前俱是荊棘 塗·채근담)
이승보팬택씨엔아이 사장

지난 2000년, 세계적 데이터베이스 기업인 미국 오라클(Oracle)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괴팍하기로 소문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래리 앨리슨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던 2인자 ‘레이 래인(Ray Lane)’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급작스러운 사퇴가 빌미가 됐다.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던 그가 회사를 떠나자 자발적인 사퇴인지, 아니면 해고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전제군주 래리 앨리슨이 컨설팅 기업 부즈 앨런 해밀턴에서 영입한 그는 8년간의 재임기간에 매출은 무려 10배, 순이익은 3배를 각각 올려놓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창업자와 밀월관계를 유지해 온 터였다.

동양의 정신세계 탐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한 ‘보스’에게 전권을 위임받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온 그는,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비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이른바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실수를 범하며 분노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래인의 낙마는 뛰어난 능력이 꼭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최고경영자의 비전에 스스로를 동화시켜야 한다(You have to get in sync with the CEO). ”경영자들의 바이블이자, 첨단 경영 이론의 보고로 유명한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가 최신호에서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꼽은 2인자의 사내 생존 비결의 하나다.

이 경영 월간지는 올해 5월호 표지글(2인자.Second In Command)에서 2인자(COO)의 성공과 실패의 방정식을 분석하며 오라클의 사례를 다시 끄집어 내 관심을 불러일으켰는 데, 이 기사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미국에서도 이른바 인간관계 맺기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온정주의적 정서가 여전히 강하고, 기업 오너들의 영향력 또한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가신을 키우지 않는 특유의 인사 스타일로 역풍을 맞은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래서일까. 국내에서는 오너 혹은 전문경영인을 막론하고 최첨단의 경영 이론 못지 않게 동양의 오랜 고전에서 가르침을 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그룹도 동양고전의 백미(白眉)로 불리는 《정관정요》에서 지혜를 빌린 대표적인 사례.


정관정요, 채근담 인기 얻어

‘정관의 치’를 활짝 열며 중국 역사 최대의 성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당 태종의 수성의 노하우를 다룬 이 책은 인재 활용의 보고(寶庫)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창업군주에게 나라를 물려받은 후계자가 수성에 참조해야 할 부국강병의 묘를 제시하고 있어 중국·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폭넓은 인기를 얻어왔다.

‘믿지 못하면 쓰지를 말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말라(疑人不用 用而不疑)’는 삼성그룹 이병철 선대 회장의 인사원칙도 《정관정요》에 실려 있는 한 대목.

당 태종 이세민과 명재상인 위징이 나눈 이 대화에 등장하는 용인의 법칙이 무려 100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훌쩍 건너 뛰어 국내 기업의 인사 원칙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

‘아시아 제일의 자산운용사 도약’이라는 기치를 걸고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도 ‘동양의 탈무드’로 불리는 《채근담(採根談)》을 자신의 좌우명(座右銘)으로 삼고 현장 경영에 접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채근담》은 조일전쟁 당시 20만명에 가까운 군대를 조선에 파견했던 명나라 신종 대의 홍자성이라는 인물이 저술한 동양 고전. 인생 수양서의 백미로 꼽히는 이 책에서 박 회장이 즐겨 인용하는 문구가 바로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鷹立如睡 虎行似病)’는 대목.

매가 평소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조는 듯 하고, 범의 걸음은 힘이 없어 보인다는 의미인 데,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인사의 원칙이자, 함부로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처세술로도 풀이할 수 있다. 물론 허허실실의 묘를 중시하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국내에서 돈이 오가는 길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올해 국가 예산의 20%가 넘는 돈(45조원)을 굴리는 그의 경영 철학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홍초도사’로 불리던 홍자성이 저술한 이 책도 《정관정요》와 더불어 국내 경영자들 사이에서 자주 인용되는 고전이다.

모토로라 코리아·팬택·큐리텔 등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팬택씨앤아이 대표에 오른 이승보 사장도 《채근담》을 늘 가까이 두고 즐겨 읽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선호하는 대목은 《채근담》의 여러 경구들 중 주로 ‘욕심과 집착을 줄이라’는 메시지들이다.

‘욕망을 안고 걸음을 걸으면 눈앞은 모두 가시덤불뿐이다(人欲路上甚窄 眼前俱是荊棘 塗)’ 등이 대표적인 문구.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송인회 사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고전 마니아.

송 사장은 분열과 혼란을 거듭하던 춘추 전국시대를 비롯해 수·당· 송. 그리고 명·청대 중국인들의 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지전(智典)》을 선호한다.지전은 국내에서 모두 20만여 권이 팔려나간 이 부문 최고의 베스트셀러(박스기사 참조).

범양상선에 근무하다 정치권을 거쳐 이 회사 사장으로 부임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그는 특히 자신의 취임에 반대하는 노조를 설득하고, 사내에 정도경영을 뿌리내리는 데 고전의 지혜를 빌렸다고 <이코노믹리뷰>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선인자동차의 배기영 사장도 평소 《책략》 등을 비롯한 고전을 즐겨 인용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다. 이 밖에 기업 경영자는 아니지만, CEO를 자처하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당나라대의 문헌인 《임제록》에 실린 수처작주(隋處作主)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고전 독법 지나치게 실용적 비판도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 있는 곳이 진리가 된다’는 의미. 그는 집무실에 이 사자성어를 걸어놓고 매사에 소극적이던 공무원들이 주인의식을 지니고 업무를 처리할 것을 독려했다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수처작주는 재임시절, 경기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도정운영의 핵심 철학이었던 셈이다.

고전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사례는 아니다. 일본에서도 도요토미 히데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을 다룬 처세서나 경영서, 그리고 중국의 《사기》 등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사기혐의로 수감중인 호리에 전 라이브 도어 사장도 감옥에서 한나라의 사가인 사마천의 《사기》를 숙독하고 있다고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중국 춘추 전국시대의 천재 전략가 손자의 병법은 미 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의 군사학 참고 교재로 사용되며 지금도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권에서 특히 고전물이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물론‘유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권의 독자들은, 화장실과 곡식창고에 기거하는 쥐들을 비교하며 사람의 잘나고 못난 처지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비롯된다고 독백하는 통일제국 진나라 건국의 일등공신‘이사’의 목소리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정서상의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경영 이론을 일방적으로 수입해 오던 국내에서 동양의 고전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면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전 텍스트에 자의적으로 의미를 부여해 고전이 지닌 더 큰 가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있는 것도 사실. 한정주 고전 연구회장은 “여불위는 자신의 자식을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의 왕으로 만들었지만, 정작 자신은 목숨을 잃는 우를 범했다”며 “국내 경영자들은 장사꾼 여불위의 상술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작 이러한 교훈은 놓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전 독법도 이제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동양 고전서 왜 인기 있나

“책 읽는 CEO, 주 고객층 정착”

국내에서 이른바 고전물 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영웅들의 인재 활용술을 소개한 《변경》은 고전서를 출판부문의 효자부문으로 자리잡게 했다. 발행 첫달에 팔린 3만부를 포함해 지금까지 10만여 권 정도가 판매된 《변경》은 치인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같은 해 선을 보인 《지전》도 지금까지 20만여 권 정도가 판매되면서 고전 열풍의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책. 이달 초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도서전에서도 8만원을 훌쩍 넘는 4권짜리 세트를 찾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았다는 게 이 회사 이은정 편집자의 설명이다.

동양 고전서들은 올 들어서는 샤무엘슨의 《자조론》 등 서양의 처세서 등에 밀리며 인기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 특히 경영자들 사이에서 동양 고전물의 인기가 적지 않다 보니, 매년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고전서 발행이 트렌드로 정착해 나가고 있을 정도라는 게 박정하 더난출판 편집주간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올 여름 휴가시즌을 겨냥해 인간이 살면서 꼭 지켜야 할 28가지 규칙을 담고 있는 동양고전서 《천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김영사에서도 올 가을 출판을 목표로 동양고전서를 준비하고 있다.


고전 연구가가 추천하는 동양 고전

“안씨 가훈, 채근담 놓치지 말아라”

한정주 고전연구회장은 《채근담》과 더불어 법가사상가인 한비자의 사상을 다룬《한비자》,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 그리고 중국 육조 말기 명문가의 가훈인 《안씨 가훈》 등을 추천도서로 꼽았다.

그는 특히 한비자는 읽기에 따라서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는 책이라며 주의깊은 독법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채근담에 실려 있는 몇몇 경구들을 발췌해 실었다. (편집자 주)

풀밭을 맨발로 거닐면 들새도 경계심을 풀고 다가온다
(철리간행 야조망기시작반. 撤履間行 野鳥忘機時作泮)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말며, 어두운 곳에서도 속이지 말라
(소처불삼루 암중불기은. 小處不渗漏 中不欺隱)

남에게 베푼 일은 잊어버리고, 신세진 일은 잊지 말라
(아유공어인불가념 이과즉불가불념. 我有攻於人不可念 而過則不可不念)

큰 공을 세웠을지라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蓋世攻勞 當不得一個矜字)

악행을 너무 엄하게 책망하지 말고, 선행을 지나치게 권하지 말라
(공인지악 무태엄 요사기감수. 攻人之惡 毋太儼 要使基堪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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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가 추천하는 경영서 10선

하버드 비즈니스 추천 경영서 10권 분석해보니

CEO 고민은 국경이 없네!

[이코노믹리뷰 2006-03-23 10:00] (하버드비즈니 스리뷰.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경영월간지입니다. 마케팅, 전략 등 분야별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석학들이 이 책에 기고를 하는 데, 면면을 보면 참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마이클 포터, 프라할라다가 대표적이죠. 이 두사람은 최근호에도 기고문을 싣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CEO들의 대담 기사도 곧잘 실리곤 하는 데요. 제프리 이멜트도 작년 6월호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Growth as a process였나요. 이 책에서는 미국 경영계의 최신흐름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데요. 작년 3월에 실린 추천 도서는 지금 보아도 여전히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


국 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경영학자 말콤 글래드웰. 기자 출신으로 경영자의 의사결정 방식과 관련한 특유의 통찰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그가 최근 한 유명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www.800ceoread.com/blog/)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시작해 화제다.

유명 경영자들이나 기업인들의 언론 인터뷰나 연설문 등이 날짜별로 매일 올라오는 이 블로그 사이트는 정보의 보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사이트에 매년 초 빠지지 않고 실리는 정보 중 하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추천하는 올해의 서적 20권이다. 전 세계 경영자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이 잡지가 소개하는 책들은 자본주의 최전선인 미 경영계의 최신 동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중 10권의 내용을 분석해 보았다.

‘저가 상품 시장에 눈을 돌려라’.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히트 상품 ‘레이저(razr)’를 앞세워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도 대거 약진한 모토롤라.

이 회사는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의 통신 업자들과 손을 잡고, 불과 3만원대의 저가 휴대폰을 대량 공급하며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프리미엄·저가 제품을 양 날개로 선진국·개도국 시장 모두를 효율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것. 저가시장 공략에 나선 업체는 비단 모토롤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인터넷 산업의 지도를 바꾸어놓은 검색기업 구글(Google)도 저가의 랩톱 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을 정도니, 각국의 기업이 저가 상품과 ‘바람이 났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저가 시장은 새로운 금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중국 등 아시아의 개도국 시장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개발되지 않은 시장, Untapped》 의 공저자인 존 와이저(John Weiser)는 그러나 (아시아는 물론) 북미 지역의 저소득층에도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인도 출신의 프라할라드(C.K Prahalad) 미시간대 교수가 개도국 빈민 계층의 구매력에 초점을 맞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와이저는 특히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새롭게 조명한 일단의 경영학자들, 그들의 사상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저가 시장 공략의 장애물,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 등을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보물 사냥, Treasure Hunt》 은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 변화와 더불어 파급 효과, 그리고 공략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컨설턴트인 마이클 실버스타인(Michael. Sylverstein).

그가 묘사하는 미 소비자의 소비 행태는 우리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할인점에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생필품을 구입하고, 아낀 돈으로 프리미엄 상품에 거리낌 없이 투자하는 제한적 사치의 선호자들. 페이스 팝콘이 지난 1999년 예견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들이기도 하다.

IBM컨설팅 그룹이 지난 2004년 〈2010 소비자 보고서〉를 통해 이중적 소비행태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으니, 이 책도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 성향은 가격이나 품질에서 비교 우위를 지니지 못한 기업들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레드 오션에서 저가 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배경이기도 하다.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거나, 신시장을 개척하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케이트 뉴린이 저술한 《쇼핑의 기회, Shopportunity》 는 마케팅 지침서. 할인 경쟁이 몰고 온 여러 부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할인 경쟁에만 치중하다 보니, 소비자로부터 쇼핑의 즐거움을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브랜드 파워를 약화시키는 것도 문제다.

‘소매혁명의 선언(Manifesto for Retail Revolution)’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케이트 뉴린(Kate Newrin)’ 컨설팅 그룹을 운영중인 저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 팝콘이 운영하는 브레인 러저브(Brainreserve) 출신이다.

美, 장기 가치 중시 기업이 뜬다

국내에서도 윤리경영을 둘러싼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X-파일 사태, 두산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기폭제가 됐다. 지난 학기 일부 경영대학원의 윤리경영 강좌는 넘쳐나는 유명 기업인들로 정원을 늘려야 했을 정도.

흥미로운 점은 윤리경영의 대두는 국내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29년 대공황으로 빈부 격차가 커지며 록펠러 등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확산된 점을 감안하면 양극화는 윤리경영의 탄생을 예비하는 토양인 셈이다.

윤리경영의 역사가 상당히 긴 미국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이상이 높은 기업, High-purpose company》 는 윤리경영을 추구하는 여러 기업들을 분석했다.

저자인 크리스틴 아레나(Christine Arena)는 윤리경영 실천 기업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곳들과 더불어 윤리경영의 작동방식,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전략적 윤리경영의 의의를 분석한 지침서. 윤리경영의 확산은 경영자에 대한 보상 시스템의 재평가를 불러왔다. 《경영자 급여 어떻게 할 것인가, CEO Pay and What to do About it》 가 스톡옵션 운용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스톡옵션 제도가 경영자에게 지나치게 후한 보상을 주고 있다는 것. 단기 실적에 집착하게 만들어 여러 부작용을 불러오는 배경이라는 얘기다.

칼 아이칸(Carl C. Icahn)도 미국 경영자들에 대한 보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스톡옵션 제도는 기업의 장기 가치 제고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운용되어야 한다는 게 저자인 마이클 젠슨(Michael C. Jensen)과 케빈 머피(Kevin J. Murphy)의 지적이다.

미국 기업들을 사로잡고 있는 주제는 장기 전략. 장기 가치 제고 등이다. 제약업체 화이자가 최근 분기실적을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제2의 닷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Google)’도 장기 가치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분류된다.

하버드 대학교의 현직 교수인 저자는 한때 스톡옵션의 장점을 주창한 당사자였으니, 미국 사회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가늠하게 한다. 가족경영의 재조명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단기 실적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

특히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는 유럽의 일부 가족 기업 사례는, 오너의 독선을 비롯한 가족경영의 한계를 꼬집는 세간의 통념을 비웃고 있다. 《가족자본주의. Family Capitalism》 는 이러한 사례를 생생히 보여준다. 분석 대상은 유럽의 웬델(Wendels)·하니엘(Haniels)·플랙스(Falcks) 등 대표적인 가족 기업.

미국의 명문사학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교수인 해럴드 제임스(Harold James)는 이들 기업의 오너들이, 유럽의 정치적인 격변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회사를 반석위에 올려놓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의 정치·사회적 격변이 유럽에 미국과는 다른 관계 자본주의(relationship management)를 형성하는 과정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유럽의 가족경영 기업들의 성공 뒤편에는 소속 사회에 대한 헌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가늠하게 한다.

《애플비의 미국. Applebee's America》 은 인본주의적 경영 방식을 재조명하고 있다. 애플비는 미국의 레스토랑 체인점. 저자는 공동체적 가치와 더불어 직원들의 가정 생활을 배려하는 이 회사의 운용 방식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인본주의적 경영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들이 선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근로자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골자로 하는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장점에도 불구, 근로자들의 도전정신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오는 한계가 있다. 인본주의 경영의 부상은, 지식 근로자의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중시되는 지식 경제 시대의 도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구글이나 샘코는 인본주의적 경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중국식 인맥네트워크 관시를 공략하라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올해 신년호에서 미국에서 불고 있는 중국어 학습 열풍을 다룬 바 있다. 한때 종이호랑이 취급을 받던 중국이 숱한 회의론을 불식하고 고속 질주를 지속하자, 이제는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럽연합·미국 등 선진국들도 승천하는 용의 재평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독특한 중국식 인맥 네트워크를 뜻하는 《관시. Guanxi》 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추천도서 목록에 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컨설턴트인 이안 브레머(Ian Bremmer)가 저술한 《제이 커브(J-Curve)》 는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는 선진국 기업들이 파악해야 하는 경영 지식의 허와 실을 다루고 있다. 이 밖에 직장인들의 사내 관계 개선책을 다룬 처세 관련 서적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추천 도서 목록에 올랐다.

▷개도국·선진국 저소득층 지갑 열어라
▷제한적 사치에 나선 소비자 공략해야
▷전략적 윤리경영 기업 돈도 잘 벌어
▷유럽의 오너경영, 첫걸음은 근로자중시
▷인본주의 경영이 다시 떠오른다
▷중국시장 공략, ‘관시’부터 파악하라
▷쇼핑의 기쁨 소비자에게 되돌려줘야
▷스톡옵션 운용 방향 제고해야 할 때
▷사내 분쟁, 소모적 감정싸움 극복해야
▷선진경영, 개도국서 혼란 초래할 수 있어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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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이 말하는 재기의 법칙

“‘눈물의 여왕’ 칼리 피오리나 잊고
자전거 여행 떠난 스티브 잡스 배워라”

'항룡유회(亢龍有悔)’. 높이 날아오른 용에게는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는 뜻이다. 동양의 《주역》이 전하는 인생살이의 법칙이다. 멀게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제부터 가까이는 고 박정희 대통령까지, 정상에 오른 자는 항상 하산과정이 고통스러웠다.

벽안의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80년, 남부 조지아 주의 플레인스(Plains). 4년 간의 워싱턴 정가 생활을 끝내고 고향집으로 돌아온 지미 카터는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인 캠프데이비드협정을 이끌어낸 주인공.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탈규제를 주도한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가였다. 하지만 3류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은 그에게서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렸다. 그는 훗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패했을 때 “마치 인생이 끝나버린 것과 같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Jamie Dimon)’ 사장. 그는 이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모든 것이 마치 악몽과도 같았다. 무려 16년 간 동고동락하던 샌디 웨일(Sandy Weil)은 그에게 회사를 떠나 줄 것을 요구했다. 샌디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도, 힘도 그에게는 없었다.

이사회는 이미 그의 사퇴에 동의한 상태였다. 사내에서 퇴진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는 듯했다. 디몬은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무겁게 옮겼고, 준비된 원고를 천천히 읽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을까.

그는 복싱 클럽에 나가 샌드백을 두들겼으며, 자신처럼 고난을 겪은 위대한 지도자들의 전기를 읽었다. 시티그룹의 사장이자, 미국 금융가의 거물 기업인으로 화려한 조명을 늘 받던 그는 1년 6개월 정도를 집에서 이런 식으로 소일해야 했다. 대중의 뇌리에서도 곧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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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포드자동차에서 축출된 자크 내서부터 휼렛패커드의 여제 칼리 피오리나, 그리고 IBM의 존 에이커스(John Akers)까지, 사내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경영자들은 치욕의 순간을 곱씹으며 훗날을 도모한다. 지미 카터나 제이미 디몬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세월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현업에 복귀하는 이는 드물다. 제프리 소넨펠드(Jeffrey A. Sonnenfeld) 예일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한 조사에서도 이러한 점은 확인된다. 그는 지난 1988~92년 교체된 상장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현업 복귀율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자의 43%는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또 22% 가량은 실권이 없는 고문직을 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회사를 떠나기 전과 같은 중량의 직위로 화려하게 복귀한 사례는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무엇보다, 차가운 이성에 기반한 적절한 대응을 첫 번째 요건으로 꼽는다. 정교한 재기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0명중 3명만이 성공적인 복귀

‘눈물의 얼음 여왕.’ 지난해 휼렛패커드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와 인터뷰를 한 국내 한 일간지가 그녀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2005년 휼렛패커드에서 축출되던 때를 떠올리며 여러 차례 눈물을 내비쳤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서구의 경영자들에게도 간단치 않은 과제이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기억은 스스로를 과거에 붙들어 맨다. 재기에 성공하는 경영자들이 많지 않은 배경을 가늠하게 한다. 피오리나도 아직 휼렛패커드 CEO직과 견줄 수 있는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재기에 성공한 세계적 기업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릴까.

또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화려한 조명을 다시 받게 되는 것일까.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스타경영자인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를 보자. 지난 1985년 그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에서 쫓겨났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잡스는 성정이 불같은 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그는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자신의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딱 일주일 만이었다.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에서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을 구입해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훗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데는 이러한 유럽에서의 낭인 생활이 한몫을 했다. 분노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리적 판단도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인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지인들을 고난의 행군에 동참시키라는 것.(박스기사 참조) 잡스에게도 친구의 안위가 걱정돼 한달음에 집에 달려온 마이크 머레이가 있었다. 이들은 당사자가 흘려보내기 쉬운 점을 짚어줄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고, 현업에 복귀하는 데도 이러한 인맥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헤드헌터들을 만나 실무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조언이다. 탁월한 판단력으로 승승장구하던 때의 기억은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것(prove your mettle)이다. 마지막 단계이다. 실패한 기업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미국인의 삶에는 두 번째 기회 따위는 없다(There are no second acts in American lives)’는 피츠 제럴드의 발언은 미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의 벽을 상징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 괄목할 만한 업적에도 재선에 실패하며 자신의 불운에 울었던 지미 카터는 지난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

아이티, 보스니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한반도 핵분쟁 등을 성공적으로 중재하면서 자신이 결코 한물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 전 회장은 더욱 극적이다. 복싱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겨대던 그는 자신을 쫓아낸 샌디 웨일을 찾아간다.

그리고 식사를 하며 자신에게도 여러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한다. 우연이었을까. 그는 이날 모임 이후 6개월 만에 시카고에 위치한 대형은행인 뱅크원(Bank One)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됐다. 지난 2003년 이 은행은 35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수익을 낸다. 주가는 무려 85%가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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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원은 제이미 디몬 회장의 주도하에 제이피모건(JP Morgan Chase)과 합병을 했으며, 그는 합병 회사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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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상사 공략 노하우 베스트 7

상사의 잔소리까지도
대학 노트에 정리해 봐라”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세계 경영자들의 바이블입니다. 마이클포터부터 프라할라드까지, 내로라하는 경영학자들이 이 월간지에다 자신의 글을 기고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경영자들이 놓쳐서는 안될 메가 트렌드나 인재 전쟁서 승리하기 위한 노하우 등 첨단 동향이 기고문의 주종을 이루고 있지 않을까는 선입견을 지니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월간지에는 실용적인 팁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때로는 국내 처세 서적에 실릴 법한 류의 글들도 적지 않아 기자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이 글도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데요,  사실 직장상사 경영노하우야말로 무엇보다 먼저 익혀야할 지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군대가서도 고참을 제대로 구슬려야 몸과 마음이 편한 것 아니겠습니까 )


직장 상사는 늘 애증의 대상이다. 툭하면 경영자에게 불려가 터지고, 후배 사원들에게 치받친다. 말 그대로 ‘넛 크래커’에 끼인 호두 신세다. 애꿎은 부인에게 화풀이도 해보지만, 가슴 한 구석은 늘 서늘하다. 그런데‘동네북’ 취급을 받던 그가 요즘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신의 상사를 관리하라(Managing Your Boss).’세계적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겨울 호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직장 상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직장 상사가 경제전쟁 시대의 중추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소개하는 상사경영법 일곱 가지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직장 상사 관리 노하우 7가지】
-상사 업무 스타일 대학노트에 정리하라
-시시콜콜한 정보가지 패키지로 제공하라
-상사의 전략적 목표에 '눈높이를 맞추라'
-장·단점 분석하고 맞춤형 정보 제공하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 기질을 분석하라
-평정심을 유지하는 노하우를 길러라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라

●제언 1. 직장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분석하라

소비재 분야의 한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P상무는 요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지난해 초 부임한 벽안(碧眼)의 신임 사장이 ‘골칫거리’다. 그는 전임자와는 업무 스타일부터 판이하게 다르다. 전 사장은 궁금한 점이 있을 때마다 P상무를 불러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이번 사장은 구두 보고를 선호하지 않는다.

시장 점유율, 소비자 기호, 업계 현황 등을 수집하는 일은 이제 온전히 그의 몫이 됐다. 한 걸음이라도 더 영업 현장을 뛰어야 한다는 지론의 그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실적 하락도 하락이지만 신입사원시절로 돌아간 듯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느라 이중고(二重苦)를 치르고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서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까지, 직장 상사는 늘 애증의 대상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겨울호는 하지만 ‘상사를 경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직장 상사는 전략적 동반자이자, 고급인맥·정보의 수원지이다. 그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업무 스타일이란 무엇일까. 기준은 다양하지만,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경영자를 ‘듣는 이(Listener)’와, ‘읽는 이(Reader)’로 구분한 바 있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보고방식도 달리해야 상사공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조언한다. 전자에게는 현안을 구두로 설명하고, 메모나 약식 보고서를 나중에 제시하는 편이 더 나은 반면, 후자에게는 보고서를 먼저 올리고, 간단히 배경을 덧붙이는 쪽이 유리하다. 유능한 직장인은 이러한 차이를 간파하고 상사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이 월간지는 분석했다.

●제언 2. 정보는 多多益善…상사를 유식하게 만들어라

미 크라이슬러 부활의 주역인 아이아코카. 그도 포드가문과 마찰을 빚다 첫 직장인 포드자동차에서 쫓겨나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말단 사원에서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상사와 한두 차례 신경전을 벌여보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회사를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은 이러한 불화를 서로 다른 ‘품성(personality conflict)’이나 기질, 가치관의 차이 탓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타고난 품성이나 기질 등에도 차이가 있으니 이러한 갈등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시각은 다르다.

업무처리 방식이나, 서로에 대한 기대치, 무엇보다 우선순위(priority)에 대한 몰이해가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조직 구성원들이 정작 이러한 핵심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할까.

같은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 보니, 취미에서 경조사까지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시시콜콜 얘기하지 않아도, 상사가 부하직원이 원하는 바를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부하직원의 기대치나, 로드맵, 업무 만족도, 불만사항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상사는 드물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의 단절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는 어느 정도까지 공유해야 할까’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갖게 되는 의문이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업무 절차별로 상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keep the boss informed through processes)’고 강력히 권고한다. 성공적인 직장 경력을 지닌 직원들은 상사와 부하직원이 전략적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제언 3. 상사의 목표(goal)를 정확히 파악하라

이희성 인텔 사장은 작년 말 한 컴퓨터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모 홈쇼핑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직접 출연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가 홈쇼핑에서 자사 제품의 강점을 설명하는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는 평가다.

그의 등장이 시사하는 바는 두 가지다. 무엇보다, CPU 제조업체인 인텔이 요즘 마케팅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지난 2005년 미국 본사의 최고경영자가 부임한 후 탄력을 받고 있는 쪽이 마케팅 부문이다. AMD가 맹추격을 하자, 기술의 인텔이 마케팅 활동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

직장 상사의 전략 목표, 수단 등을 파악하는 일은 업무 스타일 파악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한다.

전략 목표가 상급자와 달라 서로 알력을 빚다 물러난 외국계 기업의 부회장이다. 그는 가격 인하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구하다, 이윤을 더욱 중시하던 상급자의 심기를 건드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시장 점유율 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파악했으나, 상사의 생각은 달랐던 것. 두 사람은 가격 책정 권한을 놓고 알력을 빚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모두 물러나야 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 부회장이 상사와 자신의 전략 목표가 같다고 착각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정보 부재는 마치 눈가리개를 한 채 나는 것과 같다(fly blind)’.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비유다. 상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되,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언 4. SWOT분석으로 장단점을 분석하라

스티브 잡스 애플 컴퓨터 CEO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사람들의 기호를 한발 앞서 내다보는 직관의 힘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전통적인 여론 조사를 미덥지 않게 보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시장 조사를 거쳐 제품을 출시할 때쯤이면, 소비자들의 기호는 이미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그는 직원들에게 까다롭기로도 정평이 나있다. 괴팍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이다. 자신이 창립한 애플에서 한때 쫓겨나는 등 모진 세월의 풍파를 겪으면서 칼날 같은 성품도 무뎌지기는 했지만, 이 슈퍼스타에게는 이러한 꼬리표가 아직도 따라다닌다.

슈퍼스타는 물론 상급자들은 자신의 단점을 채워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상사의 강점과 약점, 업무 스타일, 니즈 등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직원들은 자신의 상사가 강점을 발휘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데 앞장섰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제시했다. 조직 내, 혹은 사적인 고민거리는 무엇인 지, 또 다른 부서장들과의 관계는 어떤지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가 요즘 회사에서 어떤 압박을 받고 있는 지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상사에게, 의지할 수 없는 부하 직원보다 더 당혹스러운 존재는 없다(Few things are more disabling to a boss than a subordinate on whom he cannot depend)고 조언한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때 지속할 수 있다.

●제언 5. 신뢰가 보약…맹목적 분노는 毒藥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가장 잘나가는 스타경영자인 그도 GE의 플라스틱 사업 부문장 시절에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지난 1994년 대표적 휴양지인 보카라톤에서였다. “내년에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당시 잭 웰치는 해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스타경영자들도 눈물 젖은 빵을 먹고 성장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방식의 차이가 직장 생활의 성패를 상당부분 좌우한다. 무엇보다, 직장 상사에 대한 맹목적 불신은 문제를 꼬이게 만든다.

최악의 사례가 상사를 ‘공공의 적’정도로 취급하며 그의 권위에 공개적으로 도전하는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부서장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 일시적인 카타르시스는 느낄 수 있겠으나, 결과는 재앙에 가깝다. 무엇보다 건설적인 비판은 불가능해진다.

회의는 생산적인 토론장이 아니라, 싸움터로 비화되곤 한다. 상사의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적의를 느끼는 부하 직원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인간적으로도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하는 직장인들은 적지 않다. 물론 상사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구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각에 이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지적했다.

●제언 6.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자신의 장단점 분석하라

손자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무엇보다, 자신의 타고난 기질(predisposition)이나 품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타고난 기질은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받지 않는 한 쉽게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욱’하는 성질 탓에 숱한 문제를 양산하는 이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해결방안은 명확하다. 과거의 경험을 반추해보고, 자신의 반응을 미리 내다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이끌어내면 된다. 직장인 대부분은 회의에서 이견이 노출될 때, 아니면 사소한 말다툼을 벌일 때, 자신이 어디로 튀었는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경력 관리를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기질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제언 7. 갈등해소 테크닉을 익혀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한 젊은 중간관리자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여러 사람이 얽힌, 감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이 서투르다고 판단했다. 직장 내 호칭부터, 타부서 직원들의 전횡까지, 그는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상사에게 도움을 청해, 혼자서는 생각해내기 어려웠을 법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의 공격 본능을 누그러뜨릴 방안에 부심하던 또 다른 직장인은 회의 중 감정이 상할 때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자신의 엉크러진 심기를 추스른 뒤 상사를 찾아갔다. 그가 더 정돈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상사와 갈등을 빚는 이들 가운데 자신의 후배 직원들에게 관대한 민주적 성향의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러한 가치를 중시하다 보니, 비민주적이고 전제적인 상사에게 더욱 비판적이기 쉽다는 의미다. 이들은 업무능력이나 대인관계 등에서 평판이 좋다.

하지만 ‘사내 갈등으로 정작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전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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