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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글로벌(Global)'에 해당되는 글 241

  1. 2012.05.21 그리스, 유로존 탈퇴하나 - 글로벌 모니터
  2. 2012.02.02 Management |다이렉트 마케팅 전문가 에릭 할터 자베즈 CEO
  3. 2011.12.14 프라할라드가 말하는 기업의 성장 방정식
  4. 2011.12.14 Biz·Life 뒤바꿀 ‘빅10 기술트렌드’
  5. 2011.12.14 “트렌드 교차 지점에 주목하라”
  6. 2011.11.29 "유로존 재정위기는 거대한 변화의 서곡"
  7. 2011.10.20 애플의 다빈치 고 스티브 잡스, 그가 바라보는 혁신의 의미
  8. 2011.10.06 심연 속으로 사라진 스티브 잡스, 풍찬노숙의 삶을 회고하며
  9. 2011.10.04 노무라의 리먼 인수 '그후'
  10. 2011.09.23 [초점] 세계경제의 화약고 유럽연합(EU), 붕괴냐 존속이냐
  11. 2011.08.28 “뉴 Biz는 MBM<멀티비즈니스 모델> 에서 온다”
  12. 2011.08.28 “트렌드 교차 지점에 주목하라”
  13. 2011.08.14 2009년 현지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두바이 사태
  14. 2011.08.14 분야별 전문가들이 예측한 경인년 풍경화
  15. 2011.08.14 마돈나 ‘섹시코드’는 계산된 브랜딩
  16. 2011.08.12 미스터 닥터 둠들은 1년전 미국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17. 2011.08.08 “잡스는 정보통신업계의 구데리안”
  18. 2011.08.08 심연 속으로 사라진 스티브 잡스, 풍찬노숙의 삶을 회고하며
  19. 2011.08.08 “지식융합 15분 동영상 美 공교육 바꾼다”
  20. 2011.08.08 “도로정보 주고받는 똑똑한 자동차시대 온다”
  21. 2011.08.08 중국산 그린카, 세계를 누빌 수 있을까
  22. 2011.08.08 조조, 주원장, 유방, 관중...그들의 리더십
  23. 2011.08.08 “그래도 중국·러시아는 종이호랑이...미국 패권 위협못한다”
  24. 2011.08.08 4인4색 美 금융전문가들의 금융위기 후일담
  25. 2011.08.08 팍스 시니카 시대 ‘부자되는 노하우’
  26. 2011.08.08 산탄데르은행의 패밀리 리더십 “마누라가 제일 편하다”
  27. 2011.08.08 신한사태 반면교사ㅣ쇠망의 씨앗은 ‘사람’에게 있더라
  28. 2011.08.08 지미 카터, 제이미 다이먼에게 배우는 재기의 노하우
  29. 2011.08.05 집살때 스위스 프랑화로 대출받는 폴란드인들
  30. 2011.08.03 구글, 페이스북의 핵카톤, 그 비밀의 문을 열다
 

http://talk.imbc.com/board/view.aspx?table_name=fm07&talk_gubun=radio&talk_id=9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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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다이렉트 마케팅 전문가 에릭 할터 자베즈 CEO



●“소비 빙하기 극복비법 오바마 대선 승리에 다 있죠”

“오바마가 이번 대선에서 ‘콜센터’를 운영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콜센터는 바로 대표적인 다이렉트 마케팅(DM)의 산물입니다.”

‘에릭 할터(Eric Halter)’ 자베즈(Javezz) CEO는 오바마 대선 승리 비결이 정교한 다이렉트 마케팅 기법에 있다고 강조한다.

부 시 대선 승리의 주인공 칼 로브에서 마크 펜, 오바마의 장자방 데이비드 액슬로드까지, 미 대선의 성패를 좌우한 전략가들은 하나같이 민간 부문에서 담금질한 자신들의 강점을 정치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소비자 심리 파악의 귀재들이다. ‘다이렉트 마케팅’의 대가로 통하는 에릭 할터 CEO를 만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급랭하고 있는 소비 심리 공략법을 물어본 배경이다. 그는 브랜드 강국 스위스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하다 여행 중 목도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취해 활동 무대를 우리나라로 옮긴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Q 10여년 전에 한국에 오셨죠.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일본에 정착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 흠뻑 빠졌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여행길에 들르게 된 한국이 마냥 푸근하고 너무 좋았습니다.

▶Q 매사에 충동적인가 봅니다

그런 성향이 있습니다만, 제 일(다이렉트 마케팅)만큼은 충동적으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Q 부시 대통령의 책사 ‘칼 로브’도 정계입문 전 ‘다이렉트 마케팅(DM)’ 분야에서 근무했죠?.

잘 알고 계시는군요. 다이렉트 마케팅은 선거운동과 여러모로 닮아있어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공략 대상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액션 플랜을 만들어 상품이나 솔루션 구매를 설득해내야 합니다. 선거전의 표심(票心) 공략 과정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요.

▶Q 오바마가 승리한 이번 미국 대선에서 혹시 마케터로서 주목한 ‘현상’이 있습니까.

콜 센터예요. 오바마 진영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콜센터’를 운영했어요. 콜센터를 운영하는 대통령 선거캠프라. 뭔가 떠오르는 메시지가 없나요. 그들은 선거전에 바로 ‘다이렉트 마케팅’ 기법을 접목한 겁니다(선거 일등 공신이 바로 스토리 마케터 출신인 ‘데이비드 액슬로드’이다).

▶Q 칼 로브는 특정 정책이 유권자에게 미칠 파장을 ‘표수’로 즉각 계산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한 국 소비자들은 의심이 많으면서도 의사결정은 무척 빠른 편입니다. 매순간 그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마케팅 방식을 조절해야 합니다. 한국처럼 의사 결정의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를 돌이키기 힘든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과학적 DM이 필요한 배경입니다.

▶Q 하지만 DM을 길거리 배포용 전단 제작에나 사용하는 기법으로 폄하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10 년 전 한국 땅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DM을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지금도 홍보 봉투 만드는 업체 정도로 아는 이들도 있지만, 현대백화점 사례는 이러한 통념을 비웃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두 가지 DM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발송했어요. 자체 제작한 것과, 우리가 제작한 물량 등 두 가지였습니다.

▶Q 현대백화점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나요. 소비급랭으로 다들 부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제작한 DM이 43%에 달하는 소비자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열명 중 네명이 실제 물건을 구입했다는 얘기입니다.

▶Q 비결이 무엇인가요.

콜 라를 파는 행상이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여의도에 위치한 한 사무실을 방문해 가격을 10% 깎아주겠다고 하면 콜라가 잘 팔릴까요. 물론 잘 팔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죠. 늘 앉아 근무하는 이 사무실 직원들이 건강을 우려해 콜라를 마시지 않을 수도 있겠죠.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헤아려야 하는 배경입니다.

▶Q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 마이크로(micro) 페이지를 배치한 것도 당신의 아이디어라고 하죠.

고 객사들을 상대로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서였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웹사이트를 방문해 여러 가지 질문에 답변하다 보면 자사의 ‘숨겨진 니즈(unmet need)’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객사들을 더 정교하게 파고들 수 있게 되는 거죠. 다음 단계가 홍보물 제작입니다.

▶Q 손에 들고 있는 그림책 모양의 그 전단지를 MS사가 잠재 고객사들에 배포하는 건가요.

엔 터테인먼트 요소를 많이 반영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입체 그림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전단지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볼 수 있습니다. 홍보 텍스트도 소비자 시선의 각도까지 고려해 배치합니다. 봉투의 재질, 디자인부터 홍보물의 텍스트까지, 모든 요소에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Q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다들 비용절감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만.

한 국 소비자들은 성질이 매우 급합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비판적입니다. 전단지가 평범하면 아예 열어보지도 않을 겁니다. 단계별로 ROI(투자대비 수익률, Return on Investment)를 철저하게 따져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화한 것도 ROI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죠.

▶Q 브랜드 강국인 스위스식 DM이 한국에서도 먹혀들고 있는 건가요.

한 국에 오기 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마케팅 전략가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마케팅 방식도 많이 다른 편입니다. 키가 작은 편이어서 농구선수가 될 수는 없었지만, 이 분야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자베즈는 매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Q 다들 내년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이코노미스트>는 현금을 손에 쥐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물건이 팔리지 않는데 무작정 버틸 장사는 없습니다. 워런 버핏도 현금 흐름을 중시하지 않습니까.

▶Q 온·오프라인을 동시 공략하는 ‘맞춤형 DM’에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들도 더욱 늘어나겠군요.

경 기가 안 좋다 보면 기업들은 마케팅 물량을 줄이게 됩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리는 광고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거지요.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다 보니, 타깃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이렉트 마케팅에는 더 공을 들입니다. 손해 볼 것이 없는 구도입니다.

▶Q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요.

원 론적이지만, 그들의 불안감을 달래줘야 하겠죠. 직장은 유지할 수 있을지, 아이들은 가르칠 수 있을지가 다 근심거리입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교한 로직 트리를 앞세워 시시각각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Q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한국인 마케터들이 더 잘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요.

히딩크는 한국인이었나요?(웃음)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무수히 거듭했습니다. 이제는 친구들과 시트콤을 즐겨 볼 정도로 그들의 정서를 꿰뚫고 있어요. 한국기업들도 이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고객관계 마케팅 분야에서는 유럽 쪽이 한 걸음 앞서가고 있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Q 어디에서 주로 영감을 얻습니까.

영감을 위축시키는 것들을 멀리한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네요. 가급적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고, 책도 읽지 않는 편입니다. 집에도 아예 텔레비전을 두지 않았어요.

▶Q 성장은 CEO들이 당면하고 있는 영원한 숙제입니다. 내후년에는 단체장 선거가 있는데, 칼 로브처럼 정치컨설팅 분야에 진출할 의사는 없습니까.

왜 없겠어요.(웃음) 하지만 기본은 역시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마케팅 솔루션이 되겠죠. 최근에도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둔 한 글로벌 기업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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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영학계에서 예언자로 불릴 정도로 예측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던 고 프라할라드. 그가 제시한 성장의 방정식은 바로 제품이 아닌 경험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성장 방정식 1. 제품이 아닌 ‘경험’에 주목하라

프라할라드는 신발업체인 핀란드의 ‘포마핀(Pomarfin)’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직영 매장에서 스캐너로 읽어들인 고객들의 신체 정보를 바로 공장으로 보내 맞춤형 신발을 제작한다. 마케팅, 디자인, 제조, 판매 등으로 이어지는 기업 가치사슬의 상당 부분을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고 객의 발 모양을 읽어들일 때 사용하는 ‘스캐너 기술’은 핀란드의 한 소프트웨어사에 외주를 주었다. 신발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디자인그룹인 ‘마즈카토(Mazzucato)’에 맡겼으며, 제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구소련의 공화국인 에스토니아(Estonia)에서 신발을 제작한다.

이석채 사장 내정자가 강조한 ‘타이어회사’들도 프라할라드 교수의 저서에 등장한다. 굿이어, 브리지스톤을 비롯한 유수의 타이어사들은 단품 판매와 더불어 운전 습관, 타이어 압력·교체 시기 등 주요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제공해 성장의 정체를 정면돌파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미 서부 골드러시에서 막대한 돈을 번 리바이스도 맞춤형 청바지인 ‘퍼스널 페어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퍼스널 페어진 매장에서 고객의 치수를 재 공장에 보내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맞춤형 진을 주문자에게 배달하는 방식이다. 자신만의 청바지를 입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성장 방정식 2. 아웃소싱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무역+정보통신(코오롱아이넷)’, ‘무역+건설(삼성물산)’. 계열사간 결합으로 시너지를 꾀한 재벌 계열사들의 성장 방정식이다.

SK그룹은 이 공식을 약간 비틀었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을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에 전보 발령한 것. 미 ‘가상사설망(MVNO)’시장을 공략하다 실패한 ‘힐리오’의 전철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SK글로벌 시절부터 닦아놓은 SK네트웍스의 해외 거점을 주요 발판으로 해외시장 공략의 효율성과 더불어 수위를 높여나가기 위한 ‘양수겸장’의 카드다. ‘무역과 정보통신’의 또 다른 결합인 셈이다.

이 석채 사장 내정자가 ‘아웃소싱 네트워크’에 주목하는 배경은 명확하다. 통신 분야는 정부의 ‘3강’ 육성정책에 따라 해외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이 불가능했으며, 국내 통신업체들도 굳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거점 확보에 나서야하는 상황을 맞게 되자 아웃소싱 네트워크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핵심역량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은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에 아웃소싱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이팟으로 MP3시장을 석권한 애플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도시바의 하드드라이브, 삼성의 에스디램(SDRAM), 미 브로드컴(Broadcom)의 비디오 프로세서, 마쓰시다의 디스플레이 모듈을 각각 들여와 대만의 인벤텍사에 아이팟 조립을 맡긴다.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만 담당하고 있다.

음악 콘텐츠는 음악산업에 활동하는 프로덕션이나 독립 뮤지션들로부터 사들인다.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생산활동을 ‘아웃소싱’하면서도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것이 애플의 현주소이다.

SK텔레콤 등 이른바 ‘따로 또 같이 경영’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꾀하는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여건의 이석채 KT 사장 내정자가 전략적인 합종연횡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성장방정식 3.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다시 써라

프 라할라드 교수가 강조하는 세 번째 성장의 공식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재구축’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의 사례를 제시한다. 월마트는 전 세계 공급망을 타고 흐르는 정보를 정밀하게 관리해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성공한 사례이다.

위성으로 재고물량과 공급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이 회사는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주요 사업 부문의 최고경영자(CEO)로 대부분 발탁한다.

월마트에서 최고정보책임자를 지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로 옮기기 전 샘스클럽 회장으로 영전한 경영자 ‘케빈 터너(Kevin Turner)’가 대표적 실례이다.

페덱스는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화물의 위치를 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금이야 중소업체들도 이러한 위치추적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초창기만 해도 이러한 시스템은 파격적이었다.

이 회사는 고객들의 문의전화를 대거 줄여 콜센터 비용을 감축할 수 있었다.

미 ‘유피에스(UPS)’도 각 지역의 소규모 컴퓨터 수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상이 발생한 도시바 컴퓨터 제품을 신속히 수리할 수 있도록 자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재구축했다.

월마트나 페덱스의 핵심 경쟁력은 물동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있다.

USP 는 미 전역에서 활동하는 컴퓨터 수리 군소사업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역량이 탁월하다. 월마트에서 UPS, 그리고 페덱스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기업 전략과 실행을 하나로 묶는 주춧돌이라는 것이 프라할라드 교수의 진단이다.

성장방정식 4. 실시간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라

‘소비자 조사에서 공급망 관리, 그리고 마케팅 활동까지, 전방위적인 정보 수집을 통해 기업의 가치사슬을 부단히 닦고 조여야 지속적인 비교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사내외 정보 흐름을 부드럽게 만드는 실시간 정보통신 시스템 구축이 또 다른 성장의 주춧돌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의 기호나 니즈(needs)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대응하는 것은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아마존과 애플, 그리고 이베이가 홈페이지 디자인을 석 달 단위로 바꾸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고객과의 소통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 더 많은 불평이나 불만, 혹은 칭찬 등을 홈페이지에 남기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것. 이러한 소비자 반응은 기업전략 재편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그가 임직원들의 정보 접근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담당자들은 사내의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조직 형태와 이를 떠받칠 정보통신망의 형태에도 주목한다.
 
그는 20개의 국가가 세계경제 활동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 거점을 두고 시장을 파고드는 편이 현지 시장 확대에도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기업의 전략가들을 상대로 신흥시장 맞춤형 조직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글로벌기업의 정보통신망도 지역 거점 별로 운용의 융통성을 꾀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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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도 ‘서비스제품’ 전락… 맥킨지 보고서, 저소득층 주도 ‘혁신’ 예고

Biz·Life 뒤바꿀 ‘빅10 기술트렌드’

2010년 08월 10일 10시 29분

지난 1980년대 말, 미국의 실리콘그래픽스(Silicon Graphics)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최강자였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 등장한 공룡들의 유려한 움직임을 재현한 것도 바로 이 회사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개가였다.

거대한 초원에서 초식 공룡들이 티라노사우르스에 쫓겨 어지럽게 이동하는 장면은 이 회사 최첨단 기술의 ‘백미’였다.

영 화 <쥬라기 공원>의 공룡들은 미국 컴퓨터 산업의 자부심이었다. 그런 이 최첨단 기업이 불과 20여 년 만에 몰락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세계 그래픽 산업을 쥐락펴락하던 실리콘 그래픽스의 파산을 부른 장본인이 바로 기술의 범용화였다.

이 글로벌 기업이 애써 구축한 기술들은 한때는 진입 장벽을 떠받치는 주춧돌이었다. 컴퓨터 그래픽 업계의 이 골리앗도 미국 벤처 생태계의 무수한 소기업들이 주도한 기술 변화의 파고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2006년 거대한 빙산에 부딪친 타이타닉호처럼 침몰했다.

기술은 글로벌 기업들의 강력한 패권을 위협하는 카트리나급 허리케인에 비유할 수 있다. 세계적인 전략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McKinsey)는 글로벌 기업들이 애써 구축한 ‘앙시앙 레짐’을 뒤흔들 개연성이 있는 10가지 기술 트렌드 변화를 최근 밝혔다.

‘주목할 만한 10 가지 기술 흐름(Ten tech-enabled business trends to watch)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가 그 출처다.

맥킨지는 이 보고서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지형을 뒤바꿀 10가지 기술을 ‘3가지 분류’로 정리해 발표했다. ‘클라우드(Clouds)’ ‘거대한 데이터(big data)’ ‘똑똑한 자산(Smart Asset)’ 등이 그것이다.

맥킨지가 이번 기술 변화 보고서에서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이 세 가지 분류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협업(collaboration)’이다.


‘3가지 분류’ 기술 변화 정리 발표

협업이 10가지 트렌드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아니지만, 주요 기술 트렌드들이 이러한 ‘협업’의 기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맥킨지가 사례로 든 첫 번째 회사가 글로벌 화학 회사인 ‘다우케미컬(Dow Chemical).’

다 우케미컬은 사내 소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 매니저들의 사내 인재 발굴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 그룹의 우산 아래 있는 계열사들의 인재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백미다. 맥킨지는 이 화학 회사가 전직 임직원으로 인재 풀의 범위를 넓힌 점이 특징이라고 덧붙인다.

외부 인재를 발탁하는 데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대표적 기업이 바로 아마존이다는 것. 제프 베조스가 창업한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은 ‘미케니컬 터크(Mechanical Turk)’라는 이름의 온라인 노동시장에서 외부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자사가 직면한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경진대회’를 열어 외부 인력의 참여를 유도하는 기업들도 꼬리를 문다.

미 국의 온라인 비디오 대여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가 이러한 부류에 포함된다. 방문 고객을 상대로 비디오를 추천하는 이 회사는 검색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100만 달러가 걸린 경진대회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이 경진대회의 수상자를 낙점했다.

고객 서비스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낮추는 데 개방형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맥킨지는 미국의 인튜이트(Intuit)를 이러한 사례로 제시했다. 이 기업이 고객 지원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고객들이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 이 컨설팅 기업의 분석이다.

고객이 답변한 질문 건수, 이들이 받은 감사 표시횟수가 평가의 기반이다. 맥킨지는 이러한 고객 커뮤니티를 운용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전통적인 콜센터 운영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진단한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고객 품앗이의 창구로 바라본 발상의 전환이 비용 절감을 부른 일등공신이다.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협업’

주요 트렌드를 관통하는 또 다른 키워드가 바로 ‘서비스의 확산(imaging anything as a service)’이다.

이러한 변화의 주춧돌은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비롯한 신기술이다. 굴뚝 산업의 대표주자인 자동차도 심지어는 서비스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미국의 시티 카쉐어(Car Share), 집카(Zip Car) 등이 이러한 부문의 선두주자다. 자동차 임대 회사들도 매년 25% 이상 성장하는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속속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 맥킨지의 설명이다.

자동차 회사가 후발 주자들에게 도면은 물론, 생산 라인의 설계 노하우를 일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이러한 기술 흐름을 비용 절감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증가 추세다. 바이오기술 회사인 제네테크(Genentech)는 구글 애플리케이션을 사내 이메일, 문서 작성 서비스로 활용하고 있다.

맥킨지는 이 회사가 서버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구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주요 기술 흐름을 특징짓는 또 다른 추세는 저소득층 주도의 혁신( Innovating from the bottom of the pyramid)이다.

최근 타계한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가 일찌감치 예고한 트렌드가 바로 중국, 인도, 파키스탄,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신흥시장들이 몰고 올 거대한 트렌드의 변화다.

통신회사인 사파리콤(Safaricom)은 아프리카인 800만 명에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창구는 지점이 아니라, ‘엠페사 휴대폰 서비스(M-PESA mobile-phone service)’다.

페사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돈을 뜻한다. 사파리콤은 주유소를 휴대폰 충전 장소로 활용한다.

중 국의 알리바바 닷컴도 자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제조사 정보를 고객사에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특징이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열악한 인프라나, 소비자들의 형편없는 구매력 등이 성장의 정체에 빠져있는 글로벌 기업 혁신의 토양이다.

데이터 활용의 증대도 또 다른 추세다. 포드자동차, 펩시콜라,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주요 기업들은 고객들이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리는 글들을 수집한다.

맥킨지는 마케팅 캠페인의 효과를 측정하고, 캠페인을 전후한 브랜드 로열티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이 컨설팅 회사는 센서 장비를 부착한 똑똑한 자산(smart asset)의 등장,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인프라, 지속 가능한 세계의 구현을 위한 기술의 확산 등을 변화를 주도할 주요 트렌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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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식 시장 전망 노하우

“트렌드 교차 지점에 주목하라”

2010년 08월 03일 11시 33분

아프리카는 노키아를 비롯한 유럽 휴대폰 업체들의 안마당이다. 나이지리아에서만 4000만 대가 넘는 휴대폰이 팔려 나갔다.

나이지리아 국민 한 사람당 한 대꼴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프리카인들에게 휴대폰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창구이자, 금융거래의 장이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의 오늘을 근사치라도 예측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 전체를 통틀어도 수백만 대 정도의 휴대폰이 판매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었다. 나이지리아의 휴대폰 시장 규모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맥킨지는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 예측이 어긋난 것은 두 가지 트렌드를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바로 소득 수준의 변화, 저가 단말기의 등장.

이 거대 시장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변화의 발단이었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기업들만 이러한 트렌드 변화의 과실을 챙길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 맥킨지는 자동차 업체들이 늘 주요 트렌드에 주목하고, 그 파장을 헤아릴 것을 조언한다.

이 트렌드들이 교차하는 영역에 고속 성장의 열쇠가 있다는 것이 이 전략컨설팅 업체의 분석. 맥킨지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정교한 시나리오를 구축한 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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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위기는 거대한 변화의 서곡"
    기사등록 일시 [2011-11-27 14:14:08]    최종수정 일시 [2011-11-27 20:57:51]




방송3사 극찬!! -25kg감량비법!!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그리스에서 발화한 유로존 재정위기의 파고가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로 확산하며 유로존 존속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 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의 세력약화나 붕괴는 ‘필연적’이며, 유라시아 대륙에 부는 거대한 지각변동의 전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의 전략싱크탱크 그룹 스트랫포(stratfor)는 27일 ‘유로존 위기와 중동유럽의 미래(The Eurozone Crisis and the Future of Central and Eastern Europe)’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로존 재정위기로 촉발된 유럽대륙의 변화를 폴란드나, 불가리아,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중동유럽 국가들의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독일, 러시아 등 유럽 대륙을 호령해온 전통 강자들의 세력권에 편입되며 자국 통화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쓰라린 역사적 경험을 공유해온 이들 국가들은 유럽연합 또한 결코 영원하지는 않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이 싱크탱크의 분석이다.

독일이 2차 세계대 전 당시 폴란드를 병합하고 소련으로 내달리며 쏘아올린 대제국 건설의 꿈도 불과 수 년만에 스러지고 말았으며, 중동유럽 국가들을 상당수 세력권에 병합했던 오스만 제국도 덧없는 세월 속에 한 줌 흙으로 사라졌다고 이 싱크탱크는 지적했다. 흩어지면 뭉치고, 뭉치면 흩어지는 '분구필합(分久必合 ), 합구필분(合久必分)'은 아시아는 물론 유럽의 역사를 읽는 '키워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스트랫포는 따라서 폴란드, 우쿠라이나, 불가리아 등 중동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도 결코 이러한 역사의 보편적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유로존을 비롯한 유럽의 경제 공동체나 정치 공동체 등장이 결코 역사의 종말을 뜻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오랜 역사적 경험으로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대륙의 또다른 변화를 알리는 '나비의 날갯짓'이 바로 유로존의 재정위기. 스트랫포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몰고 온 유럽연합의 세력약화는 대륙의 역학구도에도 큰 변화를 부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이 두 개로 쪼개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가까스로 봉합한다고 해도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한 유럽이 중부유럽,동유럽에서 확산될 힘의 공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동진(東進)정책을 펴오던 유럽의 약화는 러시아에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변화의 싹은 움트고 있다. 러시아가 계획중인 유라시안유니온(Eurasian Union), 노르딕-발틱 그룹, 체코와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이 주도하는 ‘비제그라드 4국 동맹’ 등이 혼란 속에서 더욱 결속력을 강화하며 유럽대륙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동유럽 국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유로존 가입 초청장을 기다리던 폴란드를 비롯한 중동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무풍지대로 남을 수 없으며, 앞으로 유럽과 러시아, 혹은 또 다른 지역동맹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시아 등 맹주 등극을 꿈꾸는 강자 주도의 지역 동맹에 올인할 경우 감내해야할 위험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담거리라고 스태랫포는 진단했다.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 '그림자 CIA'로 불리는 스트랫포는 각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초래하는 정치, 사회 변화 분석에 정통한 전략 싱크탱크 기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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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회사 티플러스에 소개된 스티브 잡스의 혁신론을 소개합니다. 

"혁신은 얼마나 돈을 기술개발(R&D)에 쏟아 붓느냐, 이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애플이 맥을 개발했을 때 IBM은
애플보다 최소 100배 이상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었습니다.

혁신은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혁신은 당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있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어떻게 이끌고 당신이 그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혁신은 그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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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Steve by mikdissen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습니다. 향년 56세. 세계유수의 신문들이 1면에 그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거인의 삶을 애도했습니다. 세상을 바꾼 비저너리라는 평이 가장 가슴에 와닿네요.  일세를 풍미한 스티브 잡스. 그의 풍찬노숙의 삶을 복기해 봤습니다.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아이폰 창조 지혜 禪房에서 나왔다

2011년 01월 17일 14시 38분 

야인 시절 할리우드서 성장의 법칙 벤치마킹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 사이의 교차로에 서 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처음 소개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던진 말이다. 이 회사는 아이팟, 아이폰 등 연타석 홈런을 치며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약진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활력을 상실한 채 낡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황금으로 바꾸는 미다스의 손이다. 소니 워크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팟은 아이폰으로 바뀌고, 아이폰은 아이패드로 날아올랐다. 하얀 백지에 난을 치는 동양화가를 떠올리게 하는 스티브 잡스 경쟁력의 비밀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난 1985년,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현 애플)에서 무기력하게 쫓겨났다. 그가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만든 매킨토시 컴퓨터는 소수 마니아들의 제품으로 전락했다. IBM 호환 컴퓨터는 애플 컴퓨터를 변방으로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존 스컬리가 주도하는 반란군에 축출된 그가 당시 선택한 것은 ‘유럽 여행.’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도착한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시내.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이 그를 달래줄 유일한 벗이었다. 그는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이 스타 경영자는 애플과의 불화가 자신을 만들었다고 훗날 회고한다. 그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다. 

유럽에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승부수를 던진다.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재정난으로 루카스 필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그는 이 회사를 인수해 이름을 픽사로 바꾼다. 꿈 공장으로 불리던 할리우드는 이 경영자의 시야를 넓혀준 일등 공신이었다. 

그는 할리우드 제작사, 메이저 음반사들과 교유하며 훗날 아이팟 성공시대를 준비한다. 또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사내에서 모든 것을 만들던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가 애플에 컴백한 뒤 발표한 제품이 바로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었다. 아이팟은 아이튠스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드웨어이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었다. 그는 픽사에 근무하면서, 이 원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토이스토리는 프로덕션, 작가, 금융가 등이 모여드는 실크로드였다.

‘아이팟’에서 청취할 수 있는 음악파일 음원의 주요 공급자들이 바로 5대 메이저 음반사였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플랫폼으로 이해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교차로다. 

스티브 잡스도 한때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해결하려 했다. 아집에 빠져 소비자를 바라보지 못한 소니의 기술 장인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그는 달라졌다. 기술개발을 외부에 맡기는 네트워크 방식 활용에 눈을 떴다.



하드웨어 몰입한 아집을 버리다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작업을 함께 합니다. 단순히 카메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함께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것은 하나의 완결된 솔루션에 해당합니다.” 그가 애플에 복귀해 야심차게 선보인 첫 작품이 바로 아이팟이었다. 

하드웨어(아이팟),소프트웨어(아이튠스)를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양덕준 레인콤 사장이 주도하던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주도권은 순식간에 스티브 잡스의 손으로 넘어갔다.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던 양 사장에게 스티브 잡스는 감당하기 힘든 적수였다. 

스티브 잡스는 할리우드에서 ‘플랫폼’에 눈을 뜬다. 5대 메이저 음반사를 모두 아이튠스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할리우드 낭인 생활이 한몫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는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인접 분야로 꾸준히 확대한다. 애플은 패션 분야의 매장 관리 방법을 애플스토어에 접목했다. 아이팟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도 이 회사 부사장이 자신이 쓰고 있는 기기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팟에 접목한 것. 

고집 세고 타협할 줄 모르던 기술자를 떠올리게 하던 그는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인수한 뒤 보고 배운 네트워킹의 원리를 인접 분야로 활발히 적용한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 선불교의 가르침에 눈을 떴다. 

“직관을 따르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당신의 가슴, 그리고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젊은 시절 그를 촬영한 사진에 등장하는 방은 단출하다. 마치 동안거에 들어간 선사의 선방을 떠올리게 한다. 방 안에는 책을 한 권도 찾아 볼 수 없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그도 눈을 감고 있다. 대한민국 사찰에 있는 선방과 차이점은 음악이 흐른다는 것이다. 


망상을 털고 반야(般若)에 눈을 뜨다

“포커스 그룹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영자가 미국의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회사 제품 뒷면의 매끈한 ‘경면’은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실례다. 

애플의 제품은 노트북에서 아이팟, 아이폰까지, 제품 뒷면이 ‘경면’ 처리돼 있는 것이 특징. 소비자들을 상대로 서면이나 전화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경면에 ‘지문이 잘 묻는다’ ‘잘 더러워진다’ 등 불평을 쏟아내었다. 

아이폰, 아이팟 제품의 경면이 시사하는 바는 리더의 통찰력이다. 사용자의 바람이나 원망에 아무리 귀를 기울인다고 해도 경면 처리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이 소비자 조사를 좀처럼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험 영역에서 벗어난 통찰을 일컫는 불교 용어가 바로 반야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 반야에 눈을 뜬 경영자다. 이 제품의 뒷면을 반짝반짝 광을 내는 도요이 화학연구소는 니가타현에 있는 일본 회사.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만들 때도 시장 조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음악을 즐기는 장면을 떠올리며 이 MP3 플레이어를 기획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의 콘셉트, 형상을 스스로 정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태도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아이팟 제품은 매킨토시와는 완벽하게 호환이 됐으나, IBM 호환 컴퓨터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것. 애플이 음악 산업을 바꿀 수 있던 것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3세대 아이팟부터 윈도와 호환성을 대폭 높였다. 지난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우선 순위를 둔 일이 구성원들을 경험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작업이었다. 


심플 코드로 디자인·브랜드를 잡다 

“애플의 제품은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작사를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합니다. 디자인의 정체성이 경쟁사에 비해 명확하다는 얘긴데요. 삼성전자의 제품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전직 연구원인 안광호(40) 전자 부품연구원 팀장의 평가다. 

애플 디자인의 철학은 ‘단순함’과 ‘디테일’이다. 불필요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 이 회사이 지향점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잘 그린 수묵화 한 점을 보는 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제품의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품 제작사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을 향한 집착은 대단하다. 그의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팟이나 아이폰4 제품의 매끈한 뒷면. 애플은 아이팟의 경면 부위를 일일이 장인의 손을 거쳐 연마했다. 

“디자인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의 문제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밝히는 디자인론은 명쾌하다. 그는 이러한 전략으로 애플을 전자제품의 루이 뷔통이나, 자동차 업계의 벤츠, 혹은 재규어에 필적하는 브랜드에 올려놓았다. 

“다른 브랜드들은 해마다, 분기마다 디자인을 바꾸지만 매킨토시는 바뀌지 않는 디자인으로 금속처럼 가치가 오래 간다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기 전부터 해오던 전략이다.” 지상현 한성대 디자인 콘텐츠 학부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전략을 이같이 설명한다. 

아이팟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기능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데다 가격은 더 비쌌지만,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했다.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는 ‘디자인’과 ‘패션’ 요소를 꼽을 수 있다. 

아이팟은 목걸이나 반지 같은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애플 CEO의 화려한 브랜드 ‘확장’의 노하우는 아이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폰이 명품 핸드백이나, 옷에 비유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중태 IT문화원 연구원장은 “일본에서는 패션 잡지들이 아이폰을 조명했다”며 “여성들은 아이폰을 패션 소품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근무하면서, 
유기적 결합을 통한 할리우드 흥행 성공의 법칙을 
몸으로 부대끼며 체득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조합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는 저력을 보였다.



페덱스 방식으로 정보 소통 효율성 높여

스티브 잡스는 회사를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으로 운영한다. 애플 임직원 100여명과 소통하며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지시사항을 하달한다. 직급이 낮은 엔지니어도 직접 연결한다.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물류 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은 의사소통 방식이다. 

이 네트워크는 쌍방향 정보가 흐르는 애플 임직원들의 광장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프록터앤갬블(P&G)은 이러한 개방형 모델을 세계 각지로 넓힌 ‘C&D(Connect&Development)’ 모델로 히트 작품 ‘프링글스’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와 교유하는 실크로드‘이다. 회사 가치사슬을 외부에 개방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회의 공간이다. 아웃소싱은 기본이며, 아이디어도 빌린다. 하지만 의사결정의 주인공은 최고경영자이다. 옥석을 구분하는 것도 CEO이다. 

스티브 잡스의 일방적인 지시로 개발된 제품 중에는 애플 공전의 히트작이 많다. 이 고집 센 최고경영자는 정보통신업계의 철인(鐵人)으로, 수많은 민의 중에 옥석을 가리는 책임을 담당하고 있다. 때로는 처음부터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 아이맥이 대표적인 실례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전화번호부 크기의 컴퓨터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고, 엔지니어들은 그의 지시에 38가지 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스티브 잡스의 통찰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그가 픽사에서 돌아오기 전만 해도 애플은 위원회에서 제품 개발을 결정했다. 임직원들이 모든 사안을 서로 합의해서 진행했고, 모두가 결정한 것을 따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다수결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때로 아이디어를 사장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이 모든 것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그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을 꿰뚫고 있는 다빈치형 최고경영자인 반면, 임직원들은 대개 이 중 한 가지를 파고든 전문가들이었다. 주요 현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야는 잡스에 비해 좁았다. 

“소프트웨어에 정말 진지하다면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에 처음으로 소프트웨어라는 돌파구를 도입한 것입니다.”(맥월드 2007 스티브 잡스 키노트)

2011/11/05 - [NEXT 스트래터지(Strategy)] - 아이폰4S 써보니, 한국이 더 부끄럽네


2011/10/20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애플의 다빈치 고 스티브 잡스, 그가 바라보는 혁신의 의미

2008/01/25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애플이 아이팟 마돈나 버전 출시한 3가지 이유 ”-니르말야 쿠마르

2007/02/21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스티브잡스, 그리고 재기의 법칙

2007/03/01 - [로컬(Local) VIEW/로컬 북 리뷰(Review)] - 진보진영, 그리고 스티브 잡스

2007/03/24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하버드가 소개하는 혁신적 아이디어7



 

박영환 기자(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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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진출한 한국계 증권업 관련 금융사들은 17개사에 달한다. 증권사가 12개사, 자산운용사가 5개사 정도다. 이들은 대부분 자본금 규모가 1000만달러이고, 현지 근무 직원들은 10명 이하다. 주로 한국 주식의 매매, 중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자본금 규모와 더불어, 직원 규모도 늘리고 있지만 중과부적이다. 기업공개나 기업의  인수합병 등에 입지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무라.다이와 증권 등 일본 업체들에 비해 걸음마를 걷는 수준이다.

다이아 증권은 홍콩의 인력 규모를 1200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노무라는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태평양본부 11개를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리먼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지 않고 사실상 리먼의 인력만을 받아들였다. 

노무라는 리먼을 인수한 뒤,자사의 조직을 리먼직원들 중심으로 재편했다. 리먼과 노무라 홍콩을 통합하면서
핵심 부서장 자리에 리먼 직원을 배치했다. 인사권도 리먼브러더스 직원에게 제공했다.   (금융제국 홍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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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유럽연합 붕괴냐 존속이냐"…예측 엇갈리는 미·유럽 경제학자들
    기사등록 일시 [2011-09-18 15:45:0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유럽연합의 앞날을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학자들의 진단과 전망이 엇갈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유럽연합은 소속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 학자들이 대체로 유럽경제통화동맹의 암울한 미래에 방점을 두며 '파경(破鏡)' 가능성을 제기하는 반면, 유럽쪽 학자들은 '유러피언 드림(European Dream)'은 여전히 유효하며 포기할 수 없는 이상이라는 입장이다. 

유럽경제통화동맹(EMU) 국가들의 '결별(訣別)'에 무게 중심을 두는 미국 경제학자 그룹의 선봉장은 마틴 펠트스타인 미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 겸 하버드대교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자콥 프렌켈(68) JP모건체이스인터내셔널 회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EMU의 시스템 리스크에 주목한다. 

그리스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면에는 이 나라의 방만한 재정 운용과 더불어, '드라쿠마화'를 포기하면서 통화정책을 스스로 펼칠 수 없게 된 원죄(原罪) 또한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게 미국 학자들의 주장이다. 

벤츠 등 세계적인 자동차를 만드는 제조업 강국 독일과, 관광 자원을 주요 수입원으로 살아가는 그리스 등 피그스(PIGGS)국가들과의 역내 교역은 후자에 불리한 구도일 수 밖에 없지만, 유로화 도입으로 이러한 불균형을 되돌릴 '환율 메커니즘'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 피그스 국가 위기의 뿌리라는 것이다. 

자국 통화인 '즐로티'를 사용하는 폴란드가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빗장이 활짝 열린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에도 비교적 건실한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던 것이 귀감이다. 

유로 단일화 통합에는 성공했지만, 이질적인 국가들이 한울타리에 모인 복잡다기한 유럽의 상황도 걸림돌이다. 유럽의 '손톱밑의 가시'격인 그리스가 반면교사이다. 정부의 '허리띠 졸라매기 정책'에 극렬 반발하면서도, 정작 2년 전 독일의 지원 움직임에 '2차 대전 전범국가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이 대표적 실례이다.

미국계 학자들은 유로존 붕괴가 결코 탁상공론만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그리스가 유로지역 동맹을 탈퇴한 뒤 '드라쿠마'를 다시 도입하고,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이 같은 선택을 하면서 유럽연합이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펠트스타인 교수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유럽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유럽 학자들의 견해는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유럽경제통화동맹 형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온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맹주국들이 '거대 단일시장'의 붕괴를 결코 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수석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Martin Wolf), 앤드류 글린(Anrew Glyn)등이 유럽동맹 유지론의 선두주자이다. UC버클리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금융통화 전문가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도 미국인이지만 이러한 견해에 동조하는 학자이다. 이들은 유럽동맹의 중심국가인 독일이 결코 동맹의 붕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유럽동맹이 붕괴할 경우, 그 폐해는 고스란히 독일의 몫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일의 정치적 위상이 추락하고, 마르크화가 초강세를 띠며, 유로 시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독일을 비롯한 채권국들은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부진, 수입증가 등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고, 자금유입으로 자산가격 거품에 시달릴 개연성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스를 비롯한 채무국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드라쿠마를 비롯한 자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만연하는 암울한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의 중심국가나, 주변국가 어느 쪽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유럽인들이 수용할리 없다는 것이 유럽학자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유러피안 드림의 깃발을 힘없이 내린 유럽이 뿔뿔이 흩어진 채로는 거대 중국이나, 미국과 맞상대를 하기 역부족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중국보다 작은 유럽 대륙이 작은 나라들로 다시 갈려 서로 국경선을 높이 세우고, 관세와 환율을 각각 정한다면 미국, 중국과 경쟁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유로화가 무너지면 유럽통합의 꿈도 무너진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최근 발언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유럽공동체가 붕괴될 경우 그 후폭풍이 고스란히 미국 경제에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유럽공동체 낙관론을 펼치는 또 다른 배경이다. 

유럽 학자들은 유럽경제통화동맹 회원국들의 부침으로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유로본드 도입, 유럽통화기금 (EMF) 설립 등으로 시스템 리스크를 보완하며 유럽 공동체의 이상을 향해 한걸음씩 전진해 나갈 것으로 본다. 

유럽과 미국의 경제 학자들이 '유럽공동체'의 붕괴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유럽공동체의 유지 쪽에 무게 중심을 싣는 목소리가 우세한 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로지역 체제가 장기적으로 재정동맹(fiscal union) 이행을 비롯한 EMU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1/10/07 - [분류 전체보기] - 알파 헌터의 유로존 위기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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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가 꼽은 新메가트렌드 ‘Big5’

“뉴 Biz는 MBM<멀티비즈니스 모델> 에서 온다”

2010년 08월 31일 14시 58분
한국기업 ‘프리매스’전략으로 ‘변화 파고’ 돌파해야…
밸류 체인·비즈 모델도 바꿔야



“주요한 변화 다섯가지가 가까운 미래에 세계 경제의 기본 질서를 뒤흔들게 될 것이다. 이 변화를 이해하는 기업들만이 주도적으로 미래를 가꿔 나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세계적인 전략컨설팅 업체인 미국의 맥킨지가 최근 다섯 가지 주요 트렌드(five crucibles of change)를 발표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을 강조해 화제다. 이 변화들이 바로 ‘그레이트 리밸런싱(Great Rebalancing), 프라이싱 더 플래닛(Pricing the Planet), 글로벌 그리드(Global Grid), 프로덕티브 임페러티브(productive imperative), 마켓 스테이트(Market State)’다. 이 다섯 가지 트렌드를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주>



'잔잔한 바다에서는 뛰어난 뱃사공이 나지 않는다.’ 풍랑이 몰아치는 바다를 경험한 뱃사공만이 항해의 요체를 터득할 수 있다는 금언이다. 신흥시장은 노련한 뱃사공이 세월을 낚는 무대다. 소득 수준이 낮은 소비자들, 도로·유통망 등 열악한 인프라는 수련의 장이다.

아프리카의 빈국인 짐바브웨의 빵집 프랜차이즈인 ‘베이커스 인(Bakers Inn)’. 이 나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이 브랜드의 직영점들은 아침마다 몰려드는 흑인들로 몸살을 앓는다. 직영점에서 매일 판매되는 빵이 무려 5만여 덩이.

이 브랜드 소유의 공장이 자동차 생산라인의 컨베이어 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흰색 가운을 입은 흑인 근로자들은 컨베이어 벨트 생산 라인의 좌우로 도열해 밀가루를 반죽하고, 효소를 넣는다. 대량생산을 하지만, 이 브랜드 제품은 맛이 있는데다, 가격도 저렴해 인기다.


이 브랜드의 모기업이 바로 짐바브웨의 삼성인 ‘인스코(Innscor)’. 이 회사는 지난 1980년대 미국의 글로벌 패스트 푸드 업체인 KFC와 대결을 펼쳐 짐을 싸게 만든 토종기업이다. 아프리카의 최빈국 짐바브웨가 반짝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기업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치솟는 물가, 정부 규제, 가난한 국민들, 열악한 인프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숙주다. 인스코가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도입한 것도 가난한 자국민에게 염가로 빵을 제공하면서도 수익을 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신흥시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경연장이다.

인도의 힌두스탄레버(Hindustan Lever) 직원들은 늘 구불구불한 좁은 산길이나, 시골길을 자전거나 ‘오토리샤’로 이동한다. 인도 대도시가 아닌 변두리 지대를 이 회사 직원들보다 더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경쟁자들도 별도 없다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

인도의 ‘가드리찌(Godrej)’사는 저가 냉장고로 저소득층을 사로잡은 사례이다. 이 회사가 공들여 개발한 회심의 역작이 바로 시골 거주민을 겨냥한 69달러짜리 냉장고. 이 회사는 주민들을 제품(ChotuKool) 개발 과정에 참여시켜 그들의 바람을 기능, 디자인에 반영했다.

고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는 인도에서 일찌감치 저소득층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피라미드 이론을 발표했다. 자국의 저소득층에서 고속 성장의 기회를 포착한 인도의 가드리찌, 힌두스탄레버, 바티 등은 프라할라드 이론의 수혜기업들인 셈이다.


Megatrend 1
그레이트 리밸런싱(Great Rebalancing) : 인도기업 ‘바티’ 보다폰에 도전장


시스코,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을 턱밑까지 추격한 첨단 분야의 후발주자들도 등장했다. 미국 ‘휠 로더(wheel loader)’ 시장을 10%이상 점유하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이 바로 중국 국적의 중공업체들이다.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인도의 통신 회사인 바티(Bharti)를 비롯한 주요 신흥시장의 토종기업들은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빠른 속도로 이동중이다.


영국의 보다폰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도전장을 던진 바티가 그 선두주자. 밸류체인의 대부분을 아웃소싱하는 등 혁신의 대명사로로 널리 이 회사는 쿠웨이트에 위치한 통신사인 ‘자인(Zain)’ 인수에 나서며 관심을 끌고 있다. 바티가 이 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아시아, 아프리카 20여 개국을 사정권으로 한 통신 공룡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

맥킨지가 세계무대를 호령해온 서구의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이른바 멀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에디슨이 창업한 100년 전통의 복합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이러한 전략의 본보기다.

이 회사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집중육성중인 ‘헬쓰케어’ 제품(심전계)의 절반 가량이 인도 공장에서 제작된다. 이 제품은 이 회사가 유럽과 미국 등에서 판매하는 ECG 모니터 가격의 25% 수준. 맥킨지는 이 제품이 신흥시장 은 물론 구미시장 공략의 첨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치솟는 물가, 정부 규제, 가난한 국민들, 열악한 인프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토양이다. 빵 공장에 컨베이어 벨트를 도입한 것도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었다. 신흥시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경연장이다. 인도의 힌두스탄레버(Hindustan Lever)는 도심 외곽이나, 시골의 유통 경로를 꿰고 있다.


맥킨지는 글로벌 기업들이 신흥시장의 후발주자업들과 치르는 고단한 비용 절감 전쟁이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해온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 제품·서비스가 금융위기로허리띠를 졸라매는 유럽이나 미국 시장 공략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다는 것.


Megatrend 2
글로벌 그리드(Global Grid) : 페이스북에서 쇼핑 정보 구하는 소비자들


2011년 9월, 김기선(28·여)씨는 퇴근 후면 스마트 텔레비전을 무의식적으로 켠다. 이 똑똑한 텔레비전은 쇼핑, 신문 열람,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만능상자다. 그녀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다룬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 요즘 20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여주인공이 들고 나온 핸드백이 그녀를 사로잡는다.

태블릿 피시는 쇼핑 도우미이다. 김씨는 이 인기 드라마를 화면에 불러낸 뒤 여주인공이 든 핸드백 상품을 손으로 쿡쿡 누른다. 고급스러워 보이면서도 대중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이 제품의 브랜드 이름, 가격대가 관심사다. 페이스북에 접속해 지인들이 남긴 상품평을 검색한다.

그는 ‘된장녀’로 유명한 고등학교 절친이 남긴 상품평에 눈길이 간다. “가을 정장과 환상적으로 잘 어울리고, 가격대도 비교적 저렴한 편임”. 이 상품평은 그녀에게는 한 줄의 복음이다. 핸드백 제품 사진을 태블릿 피시에 내려받은 그는 스마트 텔레비전 화면으로 눈길을 돌린다.

김씨가 손바닥으로 사진을 밀어내는 동작을 취하자 제품 사진이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무선공유망’을 타고 스마트 텔레비전으로 이동한다. 이 ‘만능 비서’는 김씨가 최근 내려받아 옮긴 핸드백 상품의 사진과 상품 평 폴더를 바로 불러내 화면에 뿌려준다.

소공동에 있는 모 백화점에서 이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김씨는 다음 날 바로 이 매장을 찾는다. 명품 매장에 들러 제품 사진을 찍은 김씨는 3D LED 텔레비전이 전시된 전자 매장을 둘러 본 뒤 휴게실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 카드 앱으로 제품 사진을 불러낸다.

글로벌 기업들이 워크 스마트에 주목하는 이면에는 인구의 ‘노령화’라는 해묵은 골칫거리가 있다.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공백을 매울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개인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 업무 프로세스를 잘게 쪼개 부문별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매장에서 본 다른 명품 브랜드와 가격, 재질 등을 일일이 비교한 그녀는 결제를 마친 뒤 콧노래를 부르며 백화점 문을 나선다. 김씨의 쇼핑 패턴은 온라인 혁명(global grid)이 쇼핑에 몰고 올 변화를 가늠하게 한다. 맥킨지는 ‘글로벌 그리드(global grid)’가 산업 지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 이 컨설팅 기업의 분석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10년 전에 비해 온라인 텍스트 읽기(reading)에 30%가량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등장의 여파다. 미국 근로자들의 10% (1500만 명) 정도가 매주 제품 리뷰를 온라인에 올린다.

이들이 올린 리뷰는 소비자들의 상품.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다. 이러한 메시지가 전통 광고에 비해 두 배 가까운 광고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 컨설팅 회사의 분석. 아이폰 사용자들도 피처폰 보유자들에 비해 인터넷 서핑 시간이 평균 75% 이상 더 높다.

두 명 중 한 명꼴로 스마트폰으로 비디오를 시청한다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이다.
중국인들도 이러한 신조류에 합류했다. 지난해 3G 네트워크에 접속한 중국인들이 무려 1억 명. 지난해 글로벌 데이터 사용량이 2.5배가량 급등한 배경이다. 모든 것들이 네트워크를 매개로 연결되면서 비즈니스 지형을 뒤흔드는 신세계가 활짝 열리고 있다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

‘글로벌 그리드’ 추세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페이스북이다. 하버드 중퇴생인 마크 주커버그가 창업한 이 기업의 회원 수만 무려 5억여 명(박스 기사 참조). 모든 장비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글로벌 그리드는 소비자 ‘쇼핑 습관’을 바꾸는 촉매다. 글로벌 기업들은 또 이 추세에서 생산성 혁명의 가능성을 읽는다.


Megatrend 3
생산성 향상(productivity imperative) : 똑똑하게 일해야 생존한다


조봉한 하나INS 사장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마니아다. 출근길 승용차는 그의 ‘모바일 집무실’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회사까지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40분 정도. 그는 언론사별 ‘신문’도 챙겨보고, 하루 일정을 재확인하며, 지인들에게 전화를 돌려 안부를 묻는다.

‘디지털 마케터(Digital Marketer)’라는 팟 캐스트(Podcast)에서 최신 마케팅 기법들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봉한 사장은 출근 후 기업용 트위터인 ‘야머(Yammer)’로 직원들이 올린 ‘아이디어’ ‘건의사항’ 등을 확인한다. 임원 회의에 들어간 그는 홍보 담당자에게 보충자료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조 사장은 ‘똑똑하게 일하는(워크 스마트)’ 직장인의 전범(典範)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워크 스마트에 주목하는 이면에는 인구의 ‘노령화’라는 해묵은 골칫거리가 있다. 근로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는 점은 재앙에 가깝다. 이 공백을 매울 수 있는 대안의 하나로 모바일 기술의 세례를 받은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고 있는 것.

스마트폰은 이러한 트렌드에 날개를 달아준 일등공신. 또 다른 생산성 혁명의 수단이 바로 통신과 의료 서비스의 결합. 프랑스의 오렌지(Orange)사는 헬쓰케어 업체와 손을 잡고 심장병과 당뇨병 환자의 건강 상태를 원거리에서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통신업체인 티시스템(T-Systems)도 보험업체인 바머(Barmer)와 공동으로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들이 휴대폰을 활용해 자신의 운동 패턴을 살펴보고, 또 의사나 트레이너의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 의료 서비스와 통신의 결합이 양날개이다.


Megatrend 4
마켓 스테이트(Market State) : ‘도시’가 기업 성장의 ‘블루오션’


알제리 수도 알제는 급격한 인구 증가, 가뭄, 비위생적 환경 등 삼중고에 시달리던 도시이다. 물 부족 사태가 늘 골칫거리였다.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플랜트’는 이 도시 관료들의 고민을 일거에 씻어주었다. 지금은 200만 시민들이 대부분 깨끗한 물을 공급 받고 있다.

도시는 사람들이 섞여드는 용광로다.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신흥시장에서는 매주 50만여 명이 도시로 이주하고 있다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이다.

메가시티는 빈민촌의 확산, 범죄의 빈발, 교통 체증의 심화를 비롯해 도시 문제를 부르는 온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이들이 비단 신흥시장의 행정가들만은 아니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시는 매년 2만 명씩 늘어나는 인구 탓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 도시는 지난 2006년 혼잡통행료 자동 부과 시스템을 도입했다. 징수원과 교통 차단기가 없는 톨게이트는 차량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해 통행 요금을 부과한다. 스톡홀름 시는 도심 교통량을 무려 22% 줄였다. 이 글로벌 기업은 범죄 없는 도시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치안 유지는 여전히 정부의 주요 역할이지만, 메가시티의 등장은 이러한 방정식도 시대에 따라 변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 글로벌 기업이 거대 도시에 주목한 이면에는 세계 각국에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들이 있다.

지난 2008년, 전 세계 인구 중 도시 거주자들의 수는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런 추세는 최근 들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오는 2050년경에는 인류의 70%가 도시에서 살 것이라는 게 IBM의 추산이다. 맥킨지는 정부가 직면한 고충에 눈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정부가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도록 돕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Megatrend 5
프라이싱 더 플래닛(pricing planet) : 고유가는 대세… 효율 높여야


전 세계 원유 매장량의 절반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산유국은 4개 정도. 이란, 이라크, 사우디, 베네수엘라가 그 주인공이다. 문제는 이들 국가들이 모두 정정(政情)이 불안하다는 점. 이란이 이미 핵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 밀고 당기기가 한창이며, 이라크는 두 차례에 걸쳐 이 세계 최강국과 전쟁을 치르며 유가 인상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여전히 반체제 인사들의 공격 목표가 되고 있는 왕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좌파 정부가 집권 중이다. 검은 황금은 역사적으로도 재앙을 부르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국제 원유 가격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출렁거린다.

선물시장도 국제 유가 상승에 기름을 붓는 또 다른 변수다. 가상원유( virtual) 거래량은 원유 실물의 30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구리, 동을 비롯한 주요 광물도 대부분 일부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

맥킨지는 ‘글로벌 그리드(global grid)’가 산업 지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10년 전에 비해 온라인 텍스트 읽기(reading)에 30%가량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를 비롯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등장의 여파다.


신흥시장의 급성장은 이러한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요인이기도 하다. 중국의 전기 수요는 매년 15% 이상 급등하고 있다. 맥킨지는 “고유가는 되돌리기 힘든 추세”라고 진단한다.

대처 방안은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오염 물질 배출이 적고 가격도 저렴한 대체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 미국의 특송업체인 UPS는 제품 배달 경로를 재설계해 에너지 비용을 2% 정도 절감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에너지가 더 소요되는 좌회전 경로를 줄인 결과라는 것이 맥킨지의 분석. 미국의 보잉사도 신기종인 ‘드림라이너(Dreamliner)’를 도입하며 연료 효율을 20% 이상 향상시켰다. 고유가의 위기에서 블루오션 개척의 기회를 엿보는 신흥 강자들도 적지 않다. 효율성을 꾀하기보다 블루오션 개척에 나선 대체 에너지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 중에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기업도 적지 않다. ‘풍리부득박야(風理不得薄夜)’. 바람이 좋아서 부득이 멈출 수가 없다는 뜻으로, 중국 삼국시대의 장수 왕준이 남긴 발언이다. 한 번 찾아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바람이 좋아서 결코 멈출 수 없는 중국 업체들이 바로 바로 풍력, 태양열 등 대체에너지 분야의 강자들이다. 태양광 에너지 업체인 선택 파워(SUNTECH POWER)는 미국 시장을 10% 이상 점유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설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의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트렌드가 섞여들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는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지형을 뒤흔들 태세다. 맥킨지는 기업들이 파괴적인 (disruptive) 변화가 꿈틀거리는 주변부(peripheral)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방에서 싹트는 작은 변화를 무시하기 쉬운 전통 강자들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어떤 식으로 바꿔나갈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프리매스

고급품을 뜻하는 프리미엄(premiun)과 대중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상품·서비스를 뜻하는 매스(mass)의 합성어.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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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식 시장 전망 노하우

“트렌드 교차 지점에 주목하라”

2010년 08월 03일 11시 33분
아프리카는 노키아를 비롯한 유럽 휴대폰 업체들의 안마당이다. 나이지리아에서만 4000만 대가 넘는 휴대폰이 팔려 나갔다.

나이지리아 국민 한 사람당 한 대꼴로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프리카인들에게 휴대폰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창구이자, 금융거래의 장이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의 오늘을 근사치라도 예측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프리카 전체를 통틀어도 수백만 대 정도의 휴대폰이 판매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었다. 나이지리아의 휴대폰 시장 규모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맥킨지는 아프리카 휴대폰 시장 예측이 어긋난 것은 두 가지 트렌드를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바로 소득 수준의 변화, 저가 단말기의 등장.

이 거대 시장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변화의 발단이었다. 이들을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 기업들만 이러한 트렌드 변화의 과실을 챙길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 맥킨지는 자동차 업체들이 늘 주요 트렌드에 주목하고, 그 파장을 헤아릴 것을 조언한다.

이 트렌드들이 교차하는 영역에 고속 성장의 열쇠가 있다는 것이 이 전략컨설팅 업체의 분석. 맥킨지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정교한 시나리오를 구축한 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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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두바이 사태

두바이 위기 전면해부 - “두바이채권 급락…but 위기는 진화중”

2009년 12월 08일 11시 30분 
두바이 채권값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 중이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두바이의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전략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Sullivan)의 두바이 현지법인 애널리스트인 프레나 모한(Prerma Mohan)은 
그러나 이번 위기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금융위기의 바이러스를 실어 나르기에는 두바이월드의 부채규모가 작다는 것. 지난 2일 프레나 모한 프로스트앤설리번 연구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의 파장, 그리고 중동 시장의 동향 등에 주목했다. 


요즘 두바이 풍경은 어떤 편인가요. 이 나라 관료들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투자자, 언론을 상대로 이번 위기의 성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바이가 역사상 전례가 없는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이번 충격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시장이 두바이의 모라토리엄에 과민하게 반응(Exaggerated Shock)하는 면이 있어요. 


선정적인 보도 탓에 고생들이 많다면서요. 한국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현지에 파견됐습니다. 
선정적인 기사를 좀 자제하는 편이 어떨까요. 위기의 뿌리를 분석한 기사를 보고 싶습니다.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팩트 중심으로 푸는 것도 그만하면 됐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알고 싶거든요. 두바이가 다음 단계에 채권자들에게 제시할 계획들은 무엇일까요.

세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의 영웅에서 순식간에 실패한 지도자로 낙인이 찍힌 것 같습니다.

주요 뉴스들은 두바이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마위에 올려 연일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막대한 빚을 내 모래위에 누각을 세운 두바이 도시국가의 맹목성을 성토했어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들은 투자자들이 아닐까요. 돈을 돌려받을 수는 있는 건가요. 
두바이정부는 채무 재조정의 대상이 되는 부채가 26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어요. 두바이 정부가 과연 막대한 차입금을 상환할 의지가 있는지가 의문이었어요. 

채권자들은 두바이의 침묵이 무척 괴로웠을 겁니다. 두바이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을 일괄 보증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채권가격이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인가요. 
두바이 채권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랐구요. 두바이 채권가격은 급락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2주 이상 지속될 겁니다. 

두바이 정부가 26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 재조정 방안을 명확히 하거나, 구제 프로그램을 명확히 발표하기 전까지 아마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칫하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인가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추가 지원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졌어요. 지역 은행들이 은행간 대출금리보다 0.5% 더 낮은 수준에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거죠. 이 조치가 모라토리엄(Moratorium) 나흘 만에 나왔어요. 


두바이 정부는 채권자들과 언제 만날 예정입니까. 
다음 주, 혹은 그 다음 주경이면 채권자들과 만나 손실규모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겠죠. 부동산의 명목가치, 그리고 실질가치를 정밀히 저울질해 보면 이번 사태를 좀 더 깊숙이 납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두바이 채권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랐구요. 두바이 채권가격은 급락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2주 이상 지속될 겁니다.”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결국 과잉반응한 건가요. 
그런 셈입니다. 더욱이 중동은 여전히 매력덩어리입니다.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소식에 주저앉았던 글로벌 증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는 이면에는 바로 이러한 신뢰가 있습니다. 


지난 1998년 러시아의 디폴트를 예측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어요. 롱텀 캐피털이 그 여파로 망할 것이라고 누군들 생각했겠습니까. 
두바이월드는 작습니다. 그리고 부채도 한 국가만의 문제입니다. 이 지역 전체의 금융 안정성을 뒤흔들 폭발력은 없습니다. 주요 글로벌 증시 지수도 이번 주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습니까. 


아부다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아부다비의 외환보유고는 6000억달러에 달합니다. 그리고 원유 매장량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아부다비가 가까운 시일 안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아부다비는 올해 초 두바이를 한 차례 구제(Bail-Out)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번에도 그럴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번 사태를 정밀히 평가하고 있고, 채권자들도 선별 구제할 것으로 봅니다. 


리스크 관리 기법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스탠다드차타드나 HSBC도 이번에는 빠져나가지 못했어요. 
이들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노하우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문제는 두바이의 금융 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Systemic Problems) 탓에 터졌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겁니다. 

그리고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고속성장하는 두바이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비단 이들뿐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도 파생금융상품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지 않았습니까.
스탠다드차타드나 홍콩상하이은행은 이 정도의 리스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부채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두바이 비중이 불과 2~4% 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홍콩상하이은행, 스탠다드차타드, RBS, 르로이드뱅킹 그룹이 참여한 ‘위원회(Steering Committee)’가 어떤 구제책을 발표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요. 


두바이에서 철수할 일도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두바이월드의 채무 재조정 대상도 260억달러 정도입니다. 이 은행들은 에미레이트에서 계속 활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사태로 한국 기업들도 중동 전략을 재점검해 볼 필요는 없을까요. 
두바이와 중동지역을 분리해 접근해야 합니다. 두바이는 부동산 부문의 빗장을 대거 풀어 세계 각국의 자본을 빨아들였습니다. 

이 도시국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글로벌 시장이 요동을 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중동지역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합니다. 아주 유망하고 대단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 바로 중동입니다. 


두바이는 매력을 상실했다는 뜻인가요. 
두바이는 국내외 은행, 투자자들의 돈을 빌려(With borrowed funds) 부동산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위기의 원인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불행 중 다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두바이가 좀 더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에 관심을 돌릴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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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술·리더십 부문 집중 점검

“경인년 뒤흔들 ‘빅이슈’7 ”

2009년 12월 30일 11시 52분 

불과 일 년전(2008) 풍경이다. 대공황의 공포는 바람처럼 퍼져나갔다.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주가는 바닥을 모른 채 고꾸라졌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렸다. 반토막 난 급여에 한숨을 내쉬던 궁색한 시기였다.

발단은 한줌에 불과한 월가의 천재들이었다.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채권 상품팀은 자신들의 수학 실력을 과신했다. 

수백여종의 모기지 채권을 조합해 만든 ‘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s)’가 부도날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갈 확률’에 불과했다. 

적어도 그들의 셈법은 그랬다. 채무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저히 일어날 수 없다던 사태가 속출했다. 시장이 무너져 내리자 모기지 대출을 받은 미 갑납을녀(甲男乙女)들은 그만 막막해졌다. 

열쇠를 편지함에 두고 야반도주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그리고 그들의 일탈행위는 태평양을 건너 대한민국 한 시중은행의 ‘재무제표’에 융단 폭격을 가하며 스타 경영자의 낙마를 불러왔다. 

미 보험회사 AIG의 노 경영자도 파생상품 투자로 패가망신했다. 
신자유주의의 종언을 고하는 ‘비상벨’이 귀청을 찢었다. 

그로부터 1년 후, 시장은 평온한 모습이다. 작년말 대한민국 금융의 메카 여의도는 밤이면 술에 취해 흔들렸다. 금리인상을 골자로 한 ‘출구전략’ 시기를 둘러싼 논의도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위기의 바이러스를 전 세계로 실어 나르던 투자은행들의 보너스 잔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상전벽해의 세월이다.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김항주 ‘알파리서치 캐피탈’ 매니저도 “불과 1년 만에 그럴 수 있는 것이냐”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대공황을 방불케 하던 위기는 과연 종언을 고한 것인가.

또 위기 이후 펼쳐질 대한민국의 풍경화는 어떤 모습일까. 단서는 여러갈래다. 경인년은 고래로 한반도에서 병화가 터지는 격변의 시기였다. 

올해는 지방자치선거를 비롯한 주요 정치 일정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정부 여당의 친서민 행보, 그리고 친기업 어젠다는 ‘천변만화’의 만화경이다. 

테크노 풍(風)도 거세다. 아이폰의 공습은 통신은 물론 국내 주요 산업의 지형을 바꿀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 불어올 변화의 바람도 요주의 대상이다. 작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유럽·미국 등 각국 민족주의의 불쏘시개이다. 

<이코노믹리뷰>는 정치, 경제, 사회, 기술, 조직, 리더십, 글로벌 부문의 주요 전문가 7명을 연쇄 인터뷰했다. 

그들을 상대로 2010 경인년을 뒤흔들 주요 이슈들을 집중 점검하며,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인년 풍경화의 퍼즐을 맞춰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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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노래·미모’ 2류지만 재창조 통해 ‘초일류’치장 5억달러 벌어

마돈나 ‘섹시코드’는 계산된 브랜딩

2010년 11월 16일 14시 43분 
1989년 6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열린 ‘컨페션 투어(Confession Tour)’, 대형 콘서트장은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었다. 무대 한복판에 있는 금발의 여성 뮤지션 좌우로 근육질의 상반신을 드러낸 반라의 남성 댄서들이 몸을 가볍게 흔들고 있다. 

무대 오른편에 있는 흑인 댄서의 가슴에는 이스라엘의 상징물이 선명히 찍혀 있다. 
또 이 여성가수 왼편에 있는 무용수의 근육질 가슴에는 아랍 세계를 상징하는 표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 두 댄서의 손을 맞잡은 채 중동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던 여성 가수가 바로 ‘마돈나 루이스 베로니카 치콘(52·Madonna Louise Veronica Ciccone)’, 한국 팬들에게는 ‘마돈나’로 더 잘 알려진 미국의 뮤지션이다. 

마돈나가 지난 2008년 9월6일 자신의 ‘Sticky and Sweet Tour’ 공연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다.마돈나가 지난 2008년 9월6일 자신의 ‘Sticky and Sweet Tour’ 공연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다.

1982년 초, 댄서로 활동하다가 가수로 전향하며 미 연예계에 데뷔한 이 여성 뮤지션은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미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팝 음악’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온 주인공이라는 찬사가 끊이질 않았지만, 종교인들의 시각은 비판적이었다. 외설적인 가사나 춤이 논란을 촉발한 도화선이었다.

그녀에게는 이러한 논란이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마돈나가 지금까지 판매한 앨범은 무려 2억장. 음반 판매로 거둬들인 소득이 5억 달러, 우리돈으로 5000억원을 훌쩍 넘는 돈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 두 번째로 많은 음반을 판매한 여성뮤지션인 그녀의 전성시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50세를 훌쩍 넘긴 그녀의 인기는 여전히 시들 기미가 없다. 지난해 미국의 콘서트 프로모션 회사인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과 자신의 음반, 노래, 영상 등에 대한 일괄 계약을 체결하며 받은 돈만 무려 1억 2000만 달러. 

1978년, 19세의 나이에 뉴욕에 도착한 마돈나가 달랑 손에 쥔 돈은 35달러에 불과했다. 그녀의 춤 실력은 당대 댄서들과 견줄 정도는 아니었으며, 훗날 가수로서도 가창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이쁘장 한 외모를 보유했지만, 대단한 미인축에도 끼지 못했다. 전문가들이 이른바 ‘마돈나 팩터(Madonna factor)’에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뮤지션 마돈나는 복합기업의 브랜드 관리, 시너지 경영의 노하우를 엿보는 비밀의 창(窓 )이다. 또 제한된 자원으로 거대 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무기인 ‘란체스터 전략’의 백미(白眉)이기도 하다. 


주류·비주류 섞어 새로움 창조

“마돈나의 비디오나 싱글 음반이 발매되는 날은 게이들에게는 마치 국경일과도 같았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음반을 사기 위해 매장으로 달려갔고, 텔레비전에 등장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비디오 테이프에 담았습니다.” 마돈나의 팬클럽 회장격인 '스티브 그둘라(Steve Gdula)'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녀의 첫번째 성공 코드는 시너지. 을 출시하며 히트 음반 연타를 친 가수 마돈나가 지난 1990년 발표한 음반 '는 게이바에서 유행하던 춤을 제도권에 첫 소개한 작품이었다. 

마돈나는 비주류의 문화를 주류 음악에 더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시너지의 고수였다. 이 음반들은 게이를 비롯한 지지자들의 결속을 유도한 끈끈한 접착제이기도 했다. 

마돈나는 하지만 이러한 게이 팬들의 지지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했다. 지난 1996년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인 에바 페론을 소재로 한 영화 <에비타> 출연을 신호탄으로 영화, 패션, 음반, 출판, 공연, 프로듀싱을 비롯한 인접 분야로 끊임없이 보폭을 확대해 나가며 만능엔터테이너의 면모를 자랑한다. 

미국 주류사회를 공략해 나가면서도,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게이팬들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그녀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이었다.


뮤지션 마돈나는 복합 기업의 브랜드 관리, 시너지 경영의 노하우를 엿보는 비밀의 창(窓 )이다. 또 제한된 자원으로 거대 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의 비장의 무기인 ‘란체스터 전략’의 백미(白眉)이기도 하다



한번 팬은 영원한 팬…해리포터 마케팅

마돈나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바로 ‘재창조(reinvention)’이다. 그녀가 50세가 넘어서도 전성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지난 1980년대 펩시와 광고계약도 그녀에게는 비상의 날개를 달아준 전기였다. 펩시콜라의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흐르던 는 이 40개 나라, 2억 5000만명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이 열린 지난 1984년, 마돈나는 네 번째 앨범인 ‘보더라인(borderline)’으로 미 팝 음반 부문 판매순위 ‘탑 10’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때만해도 음악 전문가들은 그녀가 대중의 뇌리에서 곧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이 여성 가수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데뷔초부터 자신의 이미지가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비춰져야 할지를 정확히 간파했다. 스타 디자이너, 이미지 컨설턴트, 매니저를 비롯한 문화산업의 고수를 자처하는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음악산업에서 신인 가수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녀는 데뷔 이래 30년 이상 이러한 원칙을 지켰다. 

“나는 최고의 가수가 아닙니다. 가장 뛰어난 댄서도 아니죠. 사실, 그런 현실에는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지점(people's) 을 바로 격발시키는 것입니다.” 단 한분야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유하지 못한 그녀가 30년 동안 수퍼스타로 군림할 수 있던 이면에는 브랜드 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 관리의 주요 노하우 중 하나가 바로 해리포터 마케팅이다. 프랑스의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 네슬레와 공동투자한 ‘이네오브(Inneov)’가 수년 전 ‘이네오브 펌니스(Firmness)’라는 브랜드를 출시하며 선택한 해리포터 마케팅 전략은 나이 들어가는 여성 소비자들과 같은 연령대의 ‘빅 모델’을 채택해 둘 사이에 동질감을 부여하고,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시너지, 탁월한 브랜드 관리 노하우, 비즈니스 감각은 그녀의 비상을 부른 트리오이다. 물론 그녀가 대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면에는 집요함도 빼놓을 수 없다. 미 헐리우드에 진입한 것은 남편인 숀펜 덕분이었다. 또 댄서에서 가수로 변모한 것도 뮤지션인 스티브 브레이의 도움이 컸다. 

남편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등에 업고서라도 이종 분야진출을 추구하는 이 여성 뮤지션의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돈나 전성시대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난 1992년 타임워너사와 손을 잡고 자신의 음반사인 ‘매버릭 리코드(Maverick Records)’를 세운 그녀는 '될성부른 떡잎'을 고르는 데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녀가 발탁한 신인가수 앨러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데뷔 앨범은 무려 30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마돈나와 필적할만한 비즈니스 감각을 보유한 가수들은 지금까지 없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뮤지션 마돈나가 걸어온 길

이름 : 마돈나 루이스 베로니카 치콘(Madonna Louise Veronica Ciccone
생일 : 1958년 8월 16일 
장르 : 팝, 락
직업 : 가수(singer), 작곡가(songwriter), 댄서(dancer), 음반 프로듀서(record producer), 영화제작자(film producer), 영화감독(film director), 패션 디자이너(fashion designer), 작가(author), 여배우(actress), 기업가(actress) 
활동시기 : 1981~현재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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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이슈

정치-경제 컨설턴트 3인3색 전망

그들은 왜 美 경제를 비관하나

2009년 07월 14일 14시 06분



좌파정책 ‘소탐대실’ _ 딕 모리스 정치컨설턴트

딕 모리스는 ‘저격수’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칸소 주지사 시절부터 선거 전략을 조언한 장자방이다.

클린턴 재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매춘부 파동에 휘말려 낙마한 비운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집필 작업과 더불어 전 세계 고객들을 상대로 선거전략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이던 칼 로브,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 액슬로드 등과 더불어 미 정치 컨설팅시장을 대표하는 딕 모리스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좌파정책이 경제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딕 모리스의 진단이다.

이 흑인 대통령이 미 국민들을 상대로 번영을 약속했지만, 실상은 파국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경기부양책(stimulus)은 그 목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했어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입니다.

2~3년후 정부 개입을 부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닥칠 가능성이 큽니다. 오바마의 경기부양 법안은 경제회복이 아니라 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죠.”(자서전 《catastrophe》 中)

딕 모리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더 큰 혼란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딕 모리스딕 모리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들을 상대로 세금을 늘려 그 돈으로 정부 지출을 하는 반면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세금은 줄이고 있어요. 이것은 분명 유럽식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작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유통 중인 화폐공급량이 271%가량 증가했으나 소비는 하락했다며 경기부양책이 미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도 실업의 공포 속에서 ‘감히’ 돈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부채를 상환하거나, 미 재무부 채권(T-BOND)을 구입하는 데 이들 자금을 사용하면서 돈이 경제 전반에 흐르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다.

딕 모리스는 “미국인들은 현금을 바로 매트리스 아래에 집어 넣어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은행들도 이러한 자금 경색에 한몫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시중의 자금난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인 배경은 실적악화로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기업들에 돈을 적극적으로 빌려주기 어렵기 때문.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했다 돈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한 가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민간기업은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에 훈풍이 불 경우 이 돈이 소비시장에 한꺼번에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이자율이 단기이자율보다 더 높은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증세’정책에도 비판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들을 상대로 세금을 늘려 그 돈으로 정부 지출을 하는 반면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세금은 줄이고 있어요.

이것은 분명 유럽식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 자본주의 모델을 부정하고 평등을 중시하는 유럽을 지향하고 있다는 게 이러한 비판의 골자다.

내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빌 클린턴의 선거 참모이던 딕 모리스가 흑인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에 맹공을 퍼붓고 나서 이채를 띤다.


‘ETF로 파국대비’_ 마틴 바이스 바이스리서치 회장

마틴 바이스(Martin Beiss)는 미 투자계의 ‘이단아’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연구소인 ‘바이스리서치’를 운용하고 있는 그는 ‘마크 파버(Marc Farber)’, ‘피터 쉬프(peter shiff)’ 등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닥터 둠’으로 통한다. 그는 최근 경기 낙관론을 시기상조라며 반박한다.

그는 올 3월 이후 증시 랠리의 ‘이면’을 보라고 조언한다. 미 주식시장의 ‘반짝 강세’는 ‘약세장 속의 강세장’에 불과하며, 경제위기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마틴 바이스는 지난 1929년 대공황 당시에 주목한다. 미 증시는 ‘반짝 랠리’를 보였으나 다음해 급락세로 반전하며 ‘요란스러운 20년대’의 막은 내린다.

당시 영국의 케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미국의 스타 경제학자 어빙 피셔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주식 보유비중을 늘린 투자자들은 불과 수 개월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었다.

마틴 바이스마틴 바이스
주식 보유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기술주, 중소형주 등 보유주식의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맞춤형 ETF 상품에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특히 (수익률이) 주가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EFT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마틴 바이스 박사가 중시하는 경제지표는 실업률이다.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10%에 육박하며 지난 198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지난 경기침체기 이후 만들어진 일자리들이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미 정부가 발표한 지난 6월 실업률은 9.5%.

지난 2007년(3.4%) 대비 지난달 기준으로 세 배가량 치솟은 수치다. 지난 1929년 대공황 당시 20%를 훌쩍 넘는 실업률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마틴 바이스 박사는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질 실업자를 감안하면 실업률은 16.5%에 달할 것으로 분석한다.

일자리를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점차 늘어나는 것도 부담거리다. 실업 증가를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면에는 소비감소가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면서 제품·서비스 판매가 줄고 실업 증가를 부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악순환이다.

작년 3월 이후 랠리를 거듭해 온 미 증시에 대한 진단도 조심스럽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온 미 증시의 상승세는 약세장 속 강세장을 뜻하는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에 불과하다는 것.

우려할 만한 점은 베어마켓 랠리도 서서히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징후는 세계 산업 생산과 세계 무역 부문에서도 뚜렷하다.

두 부문이 대공황 당시인 지난 1930년대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위기의 신호탄은 미 스탠더드앤푸어스지수(S&P) 880선의 붕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차 지지선인 800선이 무너지게 되면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조심스럽게 경고한다.

대비책은 없을까.
마틴 바이스 박사는 개인 투자자들의 헤지 수단으로 ‘ETF 펀드’를 권했다. 특히 주식 보유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기술주, 중소형주 등 보유주식의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맞춤형 ETF 상품을 권했다.

그는 주가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금융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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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에서 보는 시너지 혁명

“잡스는 정보통신업계의 구데리안”

2011년 01월 17일 14시 27분
뛰어난 전략가들은 사물을 늘 달리 보는 역발상의 고수다. 한니발 시대의 코끼리나, 세계 대전 당시의 탱크 등 저평가된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승을 거둔 것이 전략가들이었다. 동서고금을 수놓은 전쟁은 전략의 보고이기도 하다.

독일의 명장 ‘구데리안’은 별 볼일 없던 전차를 전투의 주역으로 전진 배치했다. 그리고 보병이나 항공기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 불과 6개월 만에 파리에 독일 깃발을 꼽았다.

보병사단 지원 업무에 그쳤던 전차의 재발견이다. 일본이 2차 대전에서 미국과 ‘맞장’을 뜰 수 있던 것도 압도적 무기 덕분은 아니었다. 진주만을 맹폭해 태평양 전쟁 초반 전세를 유리하게 이끈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은 항공기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이어서 시장 주도권을 쥐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던 자원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또 인적·물적 자원을 재조합해 비교우위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면희 CEO 코치의 설명이다.

항공기와 선박을 결합한 항공모함의 전략적 우위를 십분 발휘한 전투가 바로 진주만 전투였다. 반면 일본이 패전한 것은 태평양전쟁 초반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미국의 물량공세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독일이 1차 세계대전 초반 맹활약을 펼치다 분루를 삼킨 것도 프랑스가 주도하는 참호전의 구도를 깰 전략의 부재 탓이었다.

“장기전에서 승리하려면 평소 부대 운영의 효율성도 높아야겠지만 무엇보다 리더가 창조적이어야 합니다. 전사는 바로 이러한 점들을 보여줍니다.” 전쟁사는 민간 기업의 전략을 비춰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는 정보통신 분야의 구데리안이자, 한니발이다. 별 볼일 없던 탱크와 코끼리를 전투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끌어올렸다.
2011/08/0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스티브 잡스, 아이폰 창조 지혜 동양의 '선수련'에서 나왔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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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다빈치 ‘스티브 잡스’ 다시보기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습니다. 향년 56세. 세계유수의 신문들이 1면에 그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거인의 삶을 애도했습니다. 일세를 풍미한 스티브 잡스. 그의 풍찬노숙의 삶을 복기해 봤습니다.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아이폰 창조 지혜 禪房에서 나왔다

2011년 01월 17일 14시 38분

야인 시절 할리우드서 성장의 법칙 벤치마킹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 사이의 교차로에 서 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처음 소개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던진 말이다. 이 회사는 아이팟, 아이폰 등 연타석 홈런을 치며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약진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활력을 상실한 채 낡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황금으로 바꾸는 미다스의 손이다. 소니 워크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팟은 아이폰으로 바뀌고, 아이폰은 아이패드로 날아올랐다. 하얀 백지에 난을 치는 동양화가를 떠올리게 하는 스티브 잡스 경쟁력의 비밀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난 1985년,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현 애플)에서 무기력하게 쫓겨났다. 그가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만든 매킨토시 컴퓨터는 소수 마니아들의 제품으로 전락했다. IBM 호환 컴퓨터는 애플 컴퓨터를 변방으로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존 스컬리가 주도하는 반란군에 축출된 그가 당시 선택한 것은 ‘유럽 여행.’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도착한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시내.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이 그를 달래줄 유일한 벗이었다. 그는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이 스타 경영자는 애플과의 불화가 자신을 만들었다고 훗날 회고한다. 그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다.

유럽에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승부수를 던진다.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재정난으로 루카스 필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그는 이 회사를 인수해 이름을 픽사로 바꾼다. 꿈 공장으로 불리던 할리우드는 이 경영자의 시야를 넓혀준 일등 공신이었다.

그는 할리우드 제작사, 메이저 음반사들과 교유하며 훗날 아이팟 성공시대를 준비한다. 또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사내에서 모든 것을 만들던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가 애플에 컴백한 뒤 발표한 제품이 바로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었다. 아이팟은 아이튠스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드웨어이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었다. 그는 픽사에 근무하면서, 이 원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토이스토리는 프로덕션, 작가, 금융가 등이 모여드는 실크로드였다.

‘아이팟’에서 청취할 수 있는 음악파일 음원의 주요 공급자들이 바로 5대 메이저 음반사였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플랫폼으로 이해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교차로다.

스티브 잡스도 한때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해결하려 했다. 아집에 빠져 소비자를 바라보지 못한 소니의 기술 장인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그는 달라졌다. 기술개발을 외부에 맡기는 네트워크 방식 활용에 눈을 떴다.



하드웨어 몰입한 아집을 버리다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작업을 함께 합니다. 단순히 카메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함께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것은 하나의 완결된 솔루션에 해당합니다.” 그가 애플에 복귀해 야심차게 선보인 첫 작품이 바로 아이팟이었다.

하드웨어(아이팟),소프트웨어(아이튠스)를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양덕준 레인콤 사장이 주도하던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주도권은 순식간에 스티브 잡스의 손으로 넘어갔다.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던 양 사장에게 스티브 잡스는 감당하기 힘든 적수였다.

스티브 잡스는 할리우드에서 ‘플랫폼’에 눈을 뜬다. 5대 메이저 음반사를 모두 아이튠스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할리우드 낭인 생활이 한몫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는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인접 분야로 꾸준히 확대한다. 애플은 패션 분야의 매장 관리 방법을 애플스토어에 접목했다. 아이팟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도 이 회사 부사장이 자신이 쓰고 있는 기기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팟에 접목한 것.

고집 세고 타협할 줄 모르던 기술자를 떠올리게 하던 그는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인수한 뒤 보고 배운 네트워킹의 원리를 인접 분야로 활발히 적용한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 선불교의 가르침에 눈을 떴다.

“직관을 따르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당신의 가슴, 그리고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젊은 시절 그를 촬영한 사진에 등장하는 방은 단출하다. 마치 동안거에 들어간 선사의 선방을 떠올리게 한다. 방 안에는 책을 한 권도 찾아 볼 수 없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그도 눈을 감고 있다. 대한민국 사찰에 있는 선방과 차이점은 음악이 흐른다는 것이다.


망상을 털고 반야(般若)에 눈을 뜨다

“포커스 그룹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영자가 미국의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회사 제품 뒷면의 매끈한 ‘경면’은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실례다.

애플의 제품은 노트북에서 아이팟, 아이폰까지, 제품 뒷면이 ‘경면’ 처리돼 있는 것이 특징. 소비자들을 상대로 서면이나 전화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경면에 ‘지문이 잘 묻는다’ ‘잘 더러워진다’ 등 불평을 쏟아내었다.

아이폰, 아이팟 제품의 경면이 시사하는 바는 리더의 통찰력이다. 사용자의 바람이나 원망에 아무리 귀를 기울인다고 해도 경면 처리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이 소비자 조사를 좀처럼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험 영역에서 벗어난 통찰을 일컫는 불교 용어가 바로 반야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 반야에 눈을 뜬 경영자다. 이 제품의 뒷면을 반짝반짝 광을 내는 도요이 화학연구소는 니가타현에 있는 일본 회사.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만들 때도 시장 조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음악을 즐기는 장면을 떠올리며 이 MP3 플레이어를 기획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의 콘셉트, 형상을 스스로 정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태도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아이팟 제품은 매킨토시와는 완벽하게 호환이 됐으나, IBM 호환 컴퓨터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것. 애플이 음악 산업을 바꿀 수 있던 것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3세대 아이팟부터 윈도와 호환성을 대폭 높였다. 지난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우선 순위를 둔 일이 구성원들을 경험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작업이었다.


심플 코드로 디자인·브랜드를 잡다

“애플의 제품은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작사를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합니다. 디자인의 정체성이 경쟁사에 비해 명확하다는 얘긴데요. 삼성전자의 제품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전직 연구원인 안광호(40) 전자 부품연구원 팀장의 평가다.

애플 디자인의 철학은 ‘단순함’과 ‘디테일’이다. 불필요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 이 회사이 지향점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잘 그린 수묵화 한 점을 보는 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제품의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품 제작사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을 향한 집착은 대단하다. 그의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팟이나 아이폰4 제품의 매끈한 뒷면. 애플은 아이팟의 경면 부위를 일일이 장인의 손을 거쳐 연마했다.

“디자인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의 문제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밝히는 디자인론은 명쾌하다. 그는 이러한 전략으로 애플을 전자제품의 루이 뷔통이나, 자동차 업계의 벤츠, 혹은 재규어에 필적하는 브랜드에 올려놓았다.

“다른 브랜드들은 해마다, 분기마다 디자인을 바꾸지만 매킨토시는 바뀌지 않는 디자인으로 금속처럼 가치가 오래 간다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기 전부터 해오던 전략이다.” 지상현 한성대 디자인 콘텐츠 학부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전략을 이같이 설명한다.

아이팟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기능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데다 가격은 더 비쌌지만,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했다.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는 ‘디자인’과 ‘패션’ 요소를 꼽을 수 있다.

아이팟은 목걸이나 반지 같은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애플 CEO의 화려한 브랜드 ‘확장’의 노하우는 아이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폰이 명품 핸드백이나, 옷에 비유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중태 IT문화원 연구원장은 “일본에서는 패션 잡지들이 아이폰을 조명했다”며 “여성들은 아이폰을 패션 소품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근무하면서,
유기적 결합을 통한 할리우드 흥행 성공의 법칙을
몸으로 부대끼며 체득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조합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는 저력을 보였다.



페덱스 방식으로 정보 소통 효율성 높여

스티브 잡스는 회사를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으로 운영한다. 애플 임직원 100여명과 소통하며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지시사항을 하달한다. 직급이 낮은 엔지니어도 직접 연결한다.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물류 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은 의사소통 방식이다.

이 네트워크는 쌍방향 정보가 흐르는 애플 임직원들의 광장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프록터앤갬블(P&G)은 이러한 개방형 모델을 세계 각지로 넓힌 ‘C&D(Connect&Development)’ 모델로 히트 작품 ‘프링글스’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와 교유하는 실크로드‘이다. 회사 가치사슬을 외부에 개방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회의 공간이다. 아웃소싱은 기본이며, 아이디어도 빌린다. 하지만 의사결정의 주인공은 최고경영자이다. 옥석을 구분하는 것도 CEO이다.

스티브 잡스의 일방적인 지시로 개발된 제품 중에는 애플 공전의 히트작이 많다. 이 고집 센 최고경영자는 정보통신업계의 철인(鐵人)으로, 수많은 민의 중에 옥석을 가리는 책임을 담당하고 있다. 때로는 처음부터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 아이맥이 대표적인 실례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전화번호부 크기의 컴퓨터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고, 엔지니어들은 그의 지시에 38가지 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스티브 잡스의 통찰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그가 픽사에서 돌아오기 전만 해도 애플은 위원회에서 제품 개발을 결정했다. 임직원들이 모든 사안을 서로 합의해서 진행했고, 모두가 결정한 것을 따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다수결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때로 아이디어를 사장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이 모든 것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그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을 꿰뚫고 있는 다빈치형 최고경영자인 반면, 임직원들은 대개 이 중 한 가지를 파고든 전문가들이었다. 주요 현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야는 잡스에 비해 좁았다.

“소프트웨어에 정말 진지하다면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에 처음으로 소프트웨어라는 돌파구를 도입한 것입니다.”(맥월드 2007 스티브 잡스 키노트)

박영환 기자(yunghp@newsis.com)

2011/08/0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잡스는 정보통신업계의 구데리안”


2010/08/23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스티브 잡스도 영성 리더십의 소유자” 


2008/01/25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애플이 아이팟 마돈나 버전 출시한 3가지 이유 ”-니르말야 쿠마르 


2007/02/21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스티브잡스, 그리고 재기의 법칙 


2007/03/24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하버드가 소개하는 혁신적 아이디어7


스티브 잡스 장점 Best 5

■하드웨어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다
■반야(般若)의 세계에 눈을 뜨다
■디자인·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너지를 파악
■페덱스 방식 정보소통 효율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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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단서 찾은 전직 헤지펀드 종사자 살만 칸

“지식융합 15분 동영상 美 공교육 바꾼다”

(사진출처=ning photography)(사진출처=ning photography)
'미국은 쇠퇴하고 있는가(America is in decline)’. 이번 주 시사주간지 <타임>의 도발적인 제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초 늘 손에 들고 다녔다는 <포스트 아메리칸 월드>의 저자 ‘자카리아’가 기고한 이 글은 미국인들의 위기의식을 엿보는 ‘창’이다. 미국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지식인들의 위기감은 깊다.

이러한 위기감의 뿌리에는 공교육 시스템이 있다. 대학 교육의 질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춧돌인 민주시민을 양성할 공교육 시스템이 부실한 불균형이 위기의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

올해 테드(TED) 행사의 스타 강연자로 주목을 받은 살만 칸(Salman Khan)은 미국 온라인 교육업계의 ‘손현주’다. 자신의 이름을 딴 교육 재단을 만든 그가 자국의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리는 15분짜리 수학 교육용 동영상은 미국 공교육을 괴롭혀온 난제들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살던 사촌 여동생이 하버드경영대학원을 나온 사촌오빠에게 수학 강습을 부탁한 것이 천재일우였다. 루이지애나를 정기적으로 왕복할 시간이 없던 그가 찾은 대안이 바로 동영상 강의. 강의 내용을 15분 분량으로 녹화해 인터넷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사촌 여동생을 위해 만든 이 동영상이 유튜브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것. 그의 동영상 강좌는 15분 분량으로 지루하지 않은데다, 재미와 깊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그는 수학을 강의하면서 프랑스 혁명사의 지식들을 자연스레 덧붙인다. 그가 올려놓은 이들 강좌에는 헤지펀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의 경험도 묻어난다.
지금까지 유튜브에 업로드한 동영상은 2000여 개. 이 동영상 콘텐트는 매번 20만 클릭 이상의 클릭 수를 자랑한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에서 활동하다 전직한 살만 칸의 수학 강좌는 미국의 공교육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미국 초중등학교 교사들 중에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그의 강좌를 보충교재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살만 칸은 미국 공교육 부활의 가능성을 활짝 연 인물이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 그의 독창적 콘텐트 양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이다. 스치듯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살만 칸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사진=연합)(사진=연합)


매쉬 비즈니스 모델 전도사 리사 갠스키

“공유 플랫폼 매쉬컴퍼니 렌털혁명 가져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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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미래 제시한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

“도로정보 주고받는 똑똑한 자동차시대 온다”


(사진 AP=연합)(사진 AP=연합)
2050년 가을 미국 뉴욕의 파크 애비뉴. 세계 금융 중심지 뉴욕은 미국의 다른 주는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신흥시장이 주민들이 하나로 섞여드는 거대한 저수지이다.

범죄의 증가, 도시의 슬럼화를 비롯한 부작용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교통 문제가 가장 시급한 당면 현안으로 부상한다. 자동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도로의 신설, 유지 보수는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올해 테드(TED) 행사에 연설자로 참석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이 내다보는 미래사회의 한 풍경이다. “환경 친화적인 차량이 40억대가 등장한다고 해도, 여전히 자동차 대수가 40억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빌 포드 회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40년 뒤 직면할 도전과 응전을 화제에 올린다. 바로 자동차의 폭발적인 증가, 이로 인한 도로의 정체다.

현재 전 세계의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8억대 가량. 미국인들은 지금도 일 년에 일주일가량을 도로에서 보내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통근족들도 하루 평균 다섯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통 체증은 다가올 미래의 교통 대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빌 포드 회장이 내다보는 미래상은 잿빛에 가깝다. 오는 2050년경, 자동차는 50억대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인도, 중국,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 시장의 소비자들이 요주의 대상이다. 이들의 소득 소준이 높아지면서 속속 오너드라이버 열풍에 속속 가세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

자동차 회사들로서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그가 내세우는 솔루션은 이른바 ‘스마트 트리오’ ‘똑똑한 도로’ ‘똑똑한 주차장’, 그리고 똑똑한 공공운송 시스템(public transit) 이 문제 해결의 삼두마차다.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서 교통의 흐름을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조율하는 ‘통합 시스템’의 구성 요소이다.

빌 포드 회장은 아부다비의 마스다(Masdar City)시의 사례를 제시한다. 마스다시는 지하로도 다닐 수 있는 무인 전기 자동차 시스템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관심을 불러일으킨 미래형 도시이다. 주차는 물론 버스, 택시, 열차를 비롯한 도심지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한 홍콩의 ‘옥토퍼스(octopus)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빌 포드 회장은 포드자동차가 ‘똑똑한 자동차 시스템(smart vehicle system)’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교통 흐름, 주차를 비롯한 교통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비좁은 도로 문제 등을 정면 돌파할 시스템을 이미 시험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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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시장 점유율 15% 달할 수도”…맥킨지 보고서 경고

중국산 그린카, 세계를 누빈다

2010년 08월 03일 11시 32분
중국 비야드사의 ‘F6’중국 비야드사의 ‘F6’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올해 초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볼보자동차’를 인수했다.
재작년 미국 발 금융 위기로 할부금융시장이 마비되고, 소비 심리가 급랭하면서 흔들리던 이 유서 깊은 회사(포드)의 자구책은 신생 자동차 업체의 경영자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격이었다.

볼보차 인수는 중국산 자동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씻어내고, 브랜드 가치도 끌어 올릴 수 있는 양수겸장의 카드다.

볼보가 구축해온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는 브랜드는 이 중국 업체의 천군만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올 들어 다시 ‘태풍의 눈’이다.

미국의 전략컨설팅 업체인 맥킨지(McKinsey)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 돌아보기(A look at China's auto industry)’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변수’를 꼼꼼히 따져볼 때라며 경계경보를 발동했다. 도요타나 현대차도 모두 그 사정권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몰고 올 파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뒤 그 대응 방안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브랜드’와 ‘친환경 기술’의 양날개를 단 새로운 유형의 경쟁자들이 전통 강자들을 뒤흔들 10년 후를 미리 대비하라는 것.

상하이자동차, 지리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이러한 변화를 몰고 올 주인공이다. 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35%’ 이상 낮은 원가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이하 IHS 글로벌)’는 시큰둥하다. 이 조사기관이 추정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오는 202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0.2% 수준이다. 올해 7월 조사 결과(0.1%) 의 두 배에 달하는 점유율이지만, 여전히 미미하다.

이 업체의 추정치는 설득력이 있다. 중국의 경차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상륙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맥킨지의 ‘셈법’은 다르다.

IHS글로벌의 시장 점유율 분석이 ‘자동차 엔진 기술’‘자동차 품질’‘판매망’ 등 주요 변수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을 전제 조건으로 했다는 것.

중국 업체들이 게임의 규칙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논리다.

지난 1980년대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촘촘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자사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는 무려 20여 년 이상 소요됐다.

맥킨지는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던 이러한 게임의 법칙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이 전략컨설팅 업체의 전문가 패널들은 중국 업체들이 선진국의 자동차 시장을 공격적으로 잠식해 들어갈 가능성이 60%에 달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10년 후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15%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전문가 패널이 꼽은 시장 공략의 주요 무기는 경쟁사에 비해 저렴한 친환경 기술, 그리고 브랜드. 오는 2020년, 중국 업체의 선진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변화의 불쏘시개는 주요 ‘트렌드’다. 신흥 시장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 석유,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자원의 고갈, 그린 기술의 득세를 비롯한 세 가지 트렌드가 그 촉매다. 업계의 질서를 뒤흔들 ‘파괴적 기술’의 요람이자, 후발주자 성장의 토양이다.

중국 지리사의 ‘SS5’중국 지리사의 ‘SS5’

중국 ‘현대차 성장전략’ 참고 대상
맥킨지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인 중국의 ‘BYD자동차’의 사례를 든다. 중국이 신흥 시장 소비자들을 겨냥한 초저가, 그린 자동차 부문의 강자로 도약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

중저가 그린카 기술, 브랜드 파워가 도약의 쌍두마차다. 지구 온난화 트렌드는 친환경 자동차 도약의 토양이다. 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자동차 등이 그 옥동자다.

문제는 시장성. 소비자들이 선의만으로 그린 자동차를 선뜻 선택하기에 그 가격대가 아직은 지나치게 높은 것.

BMW, 메르세데스 벤츠, 도요타를 비롯한 선두주자들도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인하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전기 자동차 충전 설비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도 부담거리다.

정부의 지원이 그린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경기 부양 차원에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중국 정부가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맥킨지는 친환경 자동차 전용 도로, 전용 주차장 구축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중국 정부가 노후 인프라 교체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막대할 것이라는 게 이 전략 컨설팅 회사의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인수합병도 요주의 대상.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입장에서 인수합병은 기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글로벌 ‘빅5’에 속한 자동차 업체를 인수할 경우 기술의 열세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공유할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맥킨지는 “(그린 기술의 부상, 인구구조의 변화 등) 트렌드 변화를 감안한 시나리오를 구축한 뒤, 이를 늘 재평가해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제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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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社)바이벌’플랜] 고전 속 영웅들의 처세술



●“지나친 총명은 화를 부른다”

황하는 늘 범람했다. 중원을 지배한 몽골인들은 치수(治水)에 서툴렀다. 그들은 ‘요순’이 아니었다. 다루가치들은 무더위와 배고픔에 지친 평민들을 둑을 쌓는 일에 동원했다. 그리고 무자비하게 채찍을 휘둘렀다. 흉년과 수탈에 지친 백성들은 공사현장에 쓰러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훗날 명나라를 창업하는 주원장의 부모도 이때 목숨을 잃는다. 난세 중의 난세였다. 주원장은 어린 시절부터 행각승으로 중국 전역을 돌며 비참한 현실을 목도한다. 그리고 조변석개하는 인심의 덧없음도 깨닫는다. 그런 그가 중국 대륙에서 이민족인 몽골족을 몰아내고 한족의 명나라를 세웠다.

유학자 주기와의 만남은 천재일우였다.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부족하던 이 무장은 이 유학자의 조언에 따라 성을 높이 쌓고 곡식을 비축했으며 ‘칭왕’을 미루었다. 난세를 돌파하기 위한 세 가지 지혜였다. 한족 대몽 항쟁의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주기가 제시한 3원칙은 단순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칭왕의 연기(延期)’다. 스스로 ‘왕’을 칭하는 일을 미루라는 뜻이다. 우쭐하는 마음에 총명함을 뽐내다가는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삼국 시대 조조 휘하에 일하던 ‘양수’는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못해 목숨을 읽고 만 인물의 전범(典範)이다.

양수는 어릴 때부터 영특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천재형 인물이었다. 당시 군주마저 우습게 여겼던 시대의 미치광이 ‘예형’마저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을 정도이다. 대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유학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이런 배경을 밑천으로 조조의 후계자 그룹과도 꾸준한 교분을 이어갔다. 하지만 ‘현명한 자는 지나치고, 우둔한 자는 모자라다’는 중용의 통찰력은 그를 비껴가지 않았다. 조조의 속내를 여러 차례 꿰뚫어본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더욱이 이런 사실을 떠벌리고 다니기까지 했다. 조조가 무심코 던진 ‘계륵‘이라는 말에서 그의 철군 의지를 읽은 것이 대표적 실례이다.

양수는 ‘한중이 마치 먹을 것이 없는 닭갈비와 같다는 뜻이니 조조가 곧 한중에서 철군을 할 것’이라는 예측한다. 그의 예상은 적중한다. 그리고 반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조조에게 죽임을 당했다. 죄명은 말을 함부로 옮기고 사적인 이익을 챙겼으며 제후들과 밀통했다는 것이었다.

인재들에게 한없는 포용력을 발휘하는 조조였다. 뇌물을 받아 말썽을 빚던 동향의 관료를 번번이 용서하고, 배신한 장수까지 다시 받아들이는 그였다. 하지만 자신의 의중을 꿰뚫어보며 ‘뒷담화’를 하고 다니는 위험한 ‘인재’를 용서하지는 않았다.

지나친 총명은 어리석음만 못하다. 촉한 제갈공명의 북벌을 좌절시킨 사마의는 이러한 원리를 꿰뚫고 있었다. 요동 땅을 지배하던 공손연이 반란을 일으키자 조예는 그에게 토벌을 명령한다. 그는 적군의 주력이 기다리고 있던 주성을 지나쳐 적장인 공손강이 웅거하고 있는 양평으로 진격해 들어간다.

수나라 대군이 고구려의 요동성을 지나쳐 바로 평양성으로 진격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병력을 ‘길목’에 매복하고, 적의 주력을 섬멸하는 대전과를 이루게 된다. 흥미로운 대목은 사마의의 이후 행보이다. 큰 공을 세운 장병들에게 겨울 한파를 막을 수 있는 두터운 방한 외투를 지급하라는 참모들의 제언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그였다.

군심을 장악하려 한다는 황제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반드시 배신을 한다는 이른바 ‘낭중지상’이어서 늘 조씨 가문의 견제를 받고 있던 그가 얼마나 용의주도한 인물이었는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진시황의 명을 받아 중원의 제후국들을 차례로 정복한 장군 ‘왕전’도 처세의 묘를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60만 대군을 이끌고 통일전쟁에 나선 그는, 군대를 되돌려 반역을 꾀할 수 있다는 진시황의 의심을 피해가야 했다. 왕전이 내민 카드는 비루함을 가장하는 일이었다.

진시왕 영정을 상대로 출정에 앞서 수차례에 걸쳐 전답과 저택 등 재물을 줄기차게 요구해 자신이 배반할 마음이 추호도 없음을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한나라의 황제 유방의 동향이었던 명재상 소하가 취한 행동도 비슷한 맥락이다. 민심을 장악해 반기를 들 수 있다는 황제의 우려를 씻어내는 일이 시급했다.

백성들에게 더없이 후덕하던 소하는 이러한 의심을 지우기 위해 백성들에게 고리대를 놓고 빚을 상환하지 못한 이들의 곤장을 쳐 일부러 원성을 자초했다. 조직이나 국가를 향한 로열티를 입증하는 일이 이들 생존의 필수조건이었던 셈이다. 물론 처세술만으로 난국을 헤쳐갈 수는 없다.

주원장이 소중히 여긴 두 번째 원칙이 바로 ‘성을 높이 쌓고 곡식을 비축하는 일’이다. 거점을 확보하고 평소 실력을 부지런히 닦으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위촉오가 경합을 하던 삼국 시대 오나라의 장수로 한미한 집안에서 태어났던 여몽이 대표적 실례이다.

그는 어머니를 따라 강남 지역에 옮겨왔다 매형을 따라 종군해 공을 세워 발탁된 사례이다. 그는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고사성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선비는 헤어진 지 사흘만 지나도 장족의 발전을 이룩해 눈을 부비고 그를 다시 바라봐야 할 정도라는 뜻이다.

훗날 맹장 관우가 지키던 형주 쟁탈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 바로 괄목상대한 여몽이었다. 병을 칭하고 자신의 자리에 백면서생(白面書生)에 불과하던 육손을 임명해 관우의 방심을 부추겼다. 그리고 관우가 대병력을 이끌고 북벌에 나선 사이 형주를 기습해 형주탈환이라는 오랜 숙원을 마침내 이룬다.

여몽은 유연함도 발휘했다. 아직 무명이었을 때의 일화다. 손권이 군대 개편을 추진하자, 그는 자신의 군대를 창검기치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그리고 그의 진영에 순시를 나온 손권의 마음을 군무로 사로잡아 다른 부대를 넘겨받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한다.

인사권자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겨 휘하 부대의 덩지를 키우고, 훗날 동오의 총사령관이 되는 기틀을 이때부터 다지게 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사권을 쥔 이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한나라의 신불해가 주창한 ‘술(術)’의 원칙을 눈여겨봐야 하는 까닭이다.

신불해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요건 중에 술을 필수 요건으로 삼았다. 술로써 다스릴 때 신하들은 군주의 심의를 꿰뚫어보지 못하게 되고 자기보다 높은 자리를 넘보지 않으면서 오직 자기 직분에만 충실하게 된다고 하였다. 임직원의 입장에서는 종잡을 수 없어 보이는 인사권자의 변덕을 이해하는 요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운(時運)’이 역행하는 때가 있게 마련이다. 진나라 부국강병의 토대를 놓았던 상앙이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가 사망하자 사지로 내몰리게 된 것이 대표적 실례이다. 제나라 전씨 가문의 계승자였던 맹상군의 ‘교토삼굴(狡兎三窟)’전략은 이런 맥락에서 눈여 겨 볼 만하다.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이상 파놓는다는 뜻이다. <십팔사략>에 따르면 맹상군은 제나라의 왕족인 전씨 가문의 서자로 태어났다. 명민함을 발휘해 집안의 적장자로 가업을 계승하게 된다.

식객만도 무려 3000여명에 달했을 정도이다. 정치 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그는 식객이었던 풍환의 도움으로 자신의 봉지로 돌아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게 된다.

역사는 인간관계에 울고 웃는 영웅들의 눈물의 파노라마이자, 오늘을 살고 있는 동시대인이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기도 하다. 권력자를 중심으로 세를 이루고 조직이 운용되는 한, 수천 년 전 역사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던 인물들의 ‘처세술’이 여전히 유효한 배경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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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프리드먼 스트래트포 회장 강대국의 흥망

“그래도 중국·러시아는 종이호랑이...미국 패권 위협못한다”

2009년 05월 06일 16시 51분
조지 프리드먼은 군사,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정보(Intelligence) 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래트포(Stratfor)’를 창업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다.조지 프리드먼은 군사,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정보(Intelligence) 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래트포(Stratfor)’를 창업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다.
“미국은 2015년 이후
이민의 빗장을 대거 풀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에 비해
문호개방에 더 관대한 미국은
다시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베이비 붐 세대 은퇴의 파장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프로이센은 1870년대 프랑스와 치른 보불전쟁에서 승리한다. 수많은 공국의 통일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벽을 마침내 넘어섰다.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비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1939년, 히틀러가 영구집권의 토대를 확보한 독일은 폴란드를 전격 침공하며 유럽을 전화 속으로 밀어넣는다. 2차 세계대전의 발발이다.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 스트래트포(Stratfo) CEO는 미래가 결코 금단의 영역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미래 예측은 늘 어렵기 마련이지만, 모든 변화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사건이 있게 마련입니다.” 강대국 러시아와 프랑스의 틈바구니 놓인 불안정한 지정학적 입지는 독일의 운명을 규정했다.

베르사이유 조약의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선동능력이 탁월한 지도자가 등장한 독일이 갈 길은 명확했다. 전쟁이 터질 시기, 장소는 불분명했다. 하지만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전쟁을 내다본 이들은 당시에도 적지 않았다.

20세기 이후 유럽의 역사는 지정학적 숙명을 벗어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독일의 고군분투기였다. 프리드먼 회장은 손끝을 바라보지 말고 달을 쳐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는 다가서려 애쓰는 이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프랑스의 사상가인 알렉시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그리고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lich Nietzsche)는 미국과 러시아의 득세를 19세기 말에 이미 내다본 바 있어요.”

‘기술’과 ‘지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주요변수이다. 그는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발원지로 손가락질을 받는 미국의 쇠퇴론에도 일침을 가한다.

지난 2001년 9월11일 미국을 강타한 이슬람권의 테러도 미국과 스페인 전쟁 같은 일회성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통계는 미국의 세기의 도래를 보여준다. 지난 1980년대 역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을 경유하는 무역 규모가 대서양을 뛰어넘었다.

유럽국가가 중심이 된 대서양 시대가 퇴조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서곡이다.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동시에 지배한 최초의 국가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세계 각국에서 적지 않은 인구가 여전히 이나라에 유입되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히스패닉들은 아이들을 많이 출산하며 인구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 은퇴로 한동안 근로 인력의 감소가 불가피한 점이 미국이 직면한 부담거리이다.

반면 인구 밀도가 EU 국가들이나 일본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은 것은 강점이다. 더 많은 이민을 받아들일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이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26%(2007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원유생산량도 사우디의 85% 수준으로, 이란이나 쿠웨이트를 앞설 정도이다.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 선박의 움직임을 손금 보듯이 파악하며, 분쟁지역에 신속하게 군대를 항공모함으로 실어나를 수 있는 국가는 역사상 미국이 유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도전장을 던질 국가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제가 너무 미국 중심의 사고를 한다는 비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초강대국 미국과, 미국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이 팽팽히 대립하며 무수한 변화를 양산 할겁니다.” 구 소련의 영향력 회복을 노리는 러시아는 서진을 하고 있다.

미국이 지배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충돌 할 수 밖에 없는 구도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뒤흔들 변수는 되지 못할 것으로 그는 내다보았다.

급속히 줄어드는 인구, 자국의 열악한 인프라 등이 ‘북극곰’ 러시아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의 패권국 부상 가능성에도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 거대한 나라는 국경을 외부에 개방할 때마다 해안지대는 번영의 길을 걸었지만 내륙지방과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양 지역 간의 분열과 갈등이 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중국이 외국에 국경을 개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그 여파로 혼돈에 빠지게 되는 것도 결코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마오저뚱 같은 인물이 다시 전면에 부상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중국이 종이호랑이(Paper tiger)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프리드먼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았다. 다만 미 베이비 붐 세대의 퇴장과 더불어 미 경제가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오는 2010년 이후 베이비 붐 세대들이 대거 70대에 접어드는 것이 부담거리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주식시장에서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거나, 현금으로 바꿔 노후 생활자금으로 이용하면 자산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올 소지가 크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집값 폭락은 변화의 서곡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경기 순환상의 한 단계에 불과하며, 미국 경제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더 큰 도전과 응전의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이 미래학자의 주장이다.


미, 2020년 인구감소 후폭풍
프리드먼은 근로 인구의 감소가 선진국에서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거나, 해외에서 부족한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선진국들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고 해외 근로자 영입전에 나서게 될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이다.

프리드먼은 하지만 근로자 수출국들도 자국의 근로자 유출을 적극 방어하며 구미 선진국들과 인력쟁탈전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2015년 이후 이민의 빗장을 대거 풀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에 비해 문호개방에 더 관대한 미국은 다시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베이비 붐 세대 은퇴의 파장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조지 프리드먼은 군사,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군사 컨설팅기관인 유라시아컨설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래트포(Stratfor)’를 창업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다.

2011/08/08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말하는 중국의 리더들

2011/06/16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중국 두려워 하지 말고 화장 하지 않은 ‘민낯’을 보라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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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美 금융전문가들의 금융위기 후일담

2009년 11월 17일 10시 49분

‘흥망성쇄’의 역사는 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20대의 나이에 한나라 황제의 정책 보좌관 격인 ‘박사’에 선임된 ‘가의’에게는 법가 사상을 통차원리로 삼아 전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불과 2대 만에 몰락한 배경이 늘 불가사의였다.

이 청년 학자는 후일 불후의 명저로 꼽히는 《과진론》에서 이 문제를 파고든다. 요즘 미 경제계에는 이른바 준엄한 붓끝으로 이면의 진실을 파고드는 현대판 ‘가의’들이 봇물을 이룬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적 진실을 조명하려는 주인공들이 잇단 출사표를 던지며 ‘과진론’에 견줄 저서들을 발표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코노믹 리뷰>는 리차드 포스너 등 이색 저자 4인방의 최신 저작을 집중 분석해 보았다.
〈편집자 주〉



파블로 트리애나
폴 크루그먼은 왜 틀렸을까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붕괴,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의 은행 위기, 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 94년 채권시장 붕괴, 그리고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도 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껴갔다.


뉴욕에서 기차로 여섯 시간가량 떨어진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아고라 파이낸스(Agora Finance)’. 이 연구기관의 ‘애드슨 위긴스’ 연구원은 ‘달러의 몰락’을 경고하는 저서를 잇달아 출간해 일찌감치 화제를 부른 주인공이다.

팍스 아메리카 시대가 종언을 고하면서 달러의 위상도 빠른 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골자다.

중국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쌍둥이 적자, 그리고 브릭스국가들의 득세 등이 미국의 패권을 뒤흔들며 달러가치의 동반하락을 불러올 것이라는 그의 분석은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달러의 몰락을 경고해온 이는 비단 애드슨 위긴스 연구원만은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달러가치의 추세적 하락을 점쳤다.

세계 경제학계의 ‘마이클 잭슨’으로 통하는 이 학자는 기축통화 역할을 하던 달러의 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불 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예측은 빗나갔다. 정작 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방아쇠는 미국의 거주용 부동산이었다.

모기지 유동화 증권에 대거 투자한 투자 은행들, 그리고 상업은행, 굴뚝기업 등이 잇달아 파열음을 내면서 위기는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은 ‘오류 투성’이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늘 좌초한다.
지난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반면교사이다. 국가 부도사태를 결코 선언할 리가 없다던 러시아 정부의 관료들은 바로 다음날 ‘디폴트’를 선언했다.

파블로 트리애나(Pablo Triana)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론가들은 왜 늘 정확하지 않은 예측을 하는 걸까.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붕괴,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의 은행 위기, 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 94년 채권시장 붕괴, 그리고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도 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껴갔다.

“세계 테니스 챔피언인 로저 페더러가 6개월 동안 50%의 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페더러의 승률’이 반 년 안에 반토막날 개연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죠.” 파블로 트리아나는 금융시장의 예측 불가해성을 테니스와 비교·분석한다.

나심 탈레브가 바로 ‘블랙 스완’이라고 지칭한 예측불허의 ‘사태’들이 늘 시한폭탄처럼 터질 수 있는 곳이 바로 금융시장이다.

그는 각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 국제통화기금의 예측 능력에 주목한다. IMF 경제분석 결과를 혹평한 ‘헤리티지’ 자료가 분석대상이다.

헤리티지는 지난 1971~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개도국. 선진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전 세계의 경제학 박사들이 소속된 이 국제 기구의 예측치는 전문가들의 비웃음을 샀다.

선진국의 경제 전망치는 근사치에 가까웠지만, 개도국은 적중율이 형편 없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이들 국가에서 터진 예기치 않은 주요 사건들이 있었다.

지난 1980년대 터진 남미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대표적 실례이다. 파블로 트리아나는 뉴욕대를 졸업한 파생금융상품 전문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포브스(Forbes)〉 등 글로벌 미 권위지들을 거친 뒤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활동한 그는 한 가지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현장에서 부대끼며 세상을 터득한 이들은 쉽게 이론에도 적응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진단도 비교적 정확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어머니의 모유가 무엇인지 굳이 정의를 내리지 않고도 이 우유를 섭취할 수 있지 않습니까.”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하는 이른바 ‘백면서생’을 향한 질타이다.
어빙 피셔는 1929년 미 증시가 급락하며 대공황으로 치달을 때조차도 “일시적 하락세에 불과하다”며 자신의 예측을 결코 철회하지 않았다. 파블로 트리아나는 그것이 지식인들의 특징이라고 강조한다.


리차드 포스너
心理가 아니라 제도를 봐야


포스너는 금리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고, 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인 행동이었다고 진단한다.


‘숲 속에 있으면 숲이 보이지 않는다.’ 한 분야에 갇혀 있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그래서일까.

미 학계에서는 경제 문제를 놓고 경제학자들과 논리 대결을 펼치는 법학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리처드 포스너(Richard Posner)는 미국 법원에서 근무하는 판사이자, 시카고대 로스쿨의 교수이다.

경제학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현상들을 분석해 화제를 모은 포스너 판사는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을 색다른 시각에서 심층 분석해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다.

포스너의 분석은 주류 경제학자들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한 금융위기가 시장 참가자들의 비이성적 행동의 결과였다고 분석해 왔다.

시장 참가자들이 ‘비이성적 과열’에 사로잡혀 투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포스너의 시각은 다르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의 ‘비이성적’행동에서 합리적 사고의 잔영을 포착한다.

발상의 전환이다. 포스너는 색다른 분석 틀을 제공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의 가격 상승세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는 다들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가격의 방향이 변하는 그 변곡점을 포착하는 일은 극히 어렵습니다. 시장 참가자 다수의 투자 패턴을 따라가는 것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꼭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어요.” 주가가 지금 바닥인지, 그렇지 않은 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 장관을 지낸 월가의 황태자 ‘로버트 루빈’의 사례를 든다. 이 금융인 또한 씨티그룹에 근무하며 경영진에 리스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주가 상승이나 하락, 혹은 버블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면에는 ‘사고(思考)의 관성’도 한 몫을 한다.

포스너는 하지만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 부재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걸림돌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자들이 ‘저물가, 고성장’으로 대변되는 지난 1990년대 미국 경제를 ‘신경제’로 규정하며 경기순환 이론의 폐기를 주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던 지난 1920년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속도로가 전국에 깔리고, 자동차와 전기가 빠른 속도로 대중들 사이에서 보급되자, 학자들은 이 시기를 ‘포효하는 20년대(Roaring 20’s)’로 부르면서 기술적 혁명이 미국경제성장의 문법을 바꾸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당시에도 낙관론이 팽배했다. 미국인들이 대공황을 앞두고 주식시장에 몰려든 이면에는 자동차, 전기 등 신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 2000년 이후 부동산, 그리고 신용 버블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시에는 버블 여부를 판단하기가 결코 간단치 않았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2000년 이후 부동산 붐의 동력도 ‘신기술’이다. 자산 유동화 증권(MBS), 신용 디폴트 스와프(CDS)를 비롯한 최첨단 금융기법들은 금융 부문의 신기술들이었다.

포스너는 금리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고, 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인 행동이었다고 진단한다.

포스너가 위기의 원인을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당시 낙관론에 사로잡힌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며, 위기의 이면에는 빚을 쉽게 얻어 소비를 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있다는 것.

“지난 1920년대는 화폐 공급을 더 늘리지 못한 정부의 실책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어요. 반면 케인스의 경제이론이 풍미한 1970년대는 돈줄을 더욱 적극적으로 조이지 못해 위기를 수습하지 못했어요. 정부는 금융시장에 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서 위기의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앤드류 로스 소킨
민유성 행장이 유행가를 부른 사연


“그는 아주 원대한 비전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세계 금융가의 거물이 되고 싶어했어요. 민 행장이 즐겨 부르는 노래도 바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습니다.”


지난 2007년, 미국 금융계의 거물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샌디 웨일을 비롯한 미 금융가의 최고경영자들은 미국식 금융 자본주의 모델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씨티그룹을 비롯한 자국의 금융기업들의 고군분투가 없었다면 미국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맹주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샌디 웨일 회장의 발언은 미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금융거물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가늠하는 풍향계였다.

데이비드 풀드 리먼브러더스 회장은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경고하는 사내 목소리에 시큰둥했다. 서브프라임 채권을 기본자산으로 설계한 최첨단 금융 기법의 ‘경쟁우위’를 확신했다.

천문학적 연봉을 챙기는 이들 금융 거물들은 지난 1990년대 정보통신 혁명을 주도하던 닷컴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실패를 되풀이했다.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다.

앤드류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은 인수합병 분야 전문 기자로 뉴욕타임스 출신이다.

금융시장 보고서를 매일 제공하는 온라인 매체인 딜북(Deal Book)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 금융가의 큰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깊숙이 추적, 그 비사를 조명한 저서를 최근 출간했다.

500시간 분량에 달하는 인터뷰를 한 뒤 저술한 《TOO BIG TO FAIL》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샌디 웨일, 데이비드 풀드는 물론, 리먼 인수를 추진하던 산업은행의 민유성 행장 관련 내용도 등장해 관심을 끈다.

미 행정부의 주요 인물들의 행적도 다뤘다. “헨리 폴슨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과업의 무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재무 장관 자리를 처음에 거부한 거죠. 하지만 그는 워싱턴 정가의 생리도 꿰뚫어보고 있었습니다. 닉슨 행정부에서 수년간 근무한 적이 있는 베테랑이 바로 이 금융 전문가이기도 하거든요.”

소킨은 미 금융가를 쥐락펴락하는 주요 인물들이 금융위기에 직면해 동분서주하는 위기의 현장을 심층 취재했다.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투자은행 인수를 놓고 고민에 빠진 제이미 다이몬 JP모건 회장의 일거수일투족도 깊숙이 파고든다. 이 벽안의 전문가 눈에 비친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모습도 흥미롭다.

“그는 아주 원대한 비전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세계 금융가의 거물이 되고 싶어했어요.

민 행장이 즐겨 부르는 노래도 바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습니다. 민 행장은 그의 친구인 건호(Kunho)에게 접근했고, 이 친구는 그에게 제시 바탈(Jesse Bhattal)을 소개해 줬어요.”



헨리 카우프만
금융판 월마트가 등장한다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전 세계 금융인들의 로망이었다.
제임스 루빈 전 재무 장관은 골드만삭스 회장을 지내다 미 클린턴 행정부에 입각하며 월가 인맥들의 백악관 입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당사자이다.

이들이 주도한 금융자본주의는 쇠락하는 미 굴뚝 산업 부문의 열세를 일거에 만회했다.

투자은행들은 ‘로켓 사이언티스트’들을 대거 채용해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부동산 관련 상품들을 만기, 수익률 등 여러 기준으로 재조합해 세계 각국에 판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린 주역들이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던 투자은행들은 이른바 ‘블랙 스완’의 덫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을 대공황에 비견되는 혼란으로 몰아넣으며 투자은행 시대도 종언을 고했다. 헨리 카우프만 박사는 은행들의 대형화가 탄력을 띨 것으로 내다본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프아메리카(BoA)에 넘어갔으며, 리먼브러더스는 바클레이에 인수됐다.

그리고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 팔렸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도 은행 지주사 시스템(Bank holding company strucutre)에 편입되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감독대상이 됐다.

금융위기는 미 금융가의 변화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미 정책 당국자들은 인수·합병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카우프만 박사는 중소 금융기관들이 수년 내에 대형은행에 피인수되는 운명을 맞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이러한 금융재벌들의 영향력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융 부문의 공룡기업들이 덩지를 더 키우며 대출과 투자, 고객 자산관리, 기업 공개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시장 쟁탈전을 펼칠 것입니다.”

헨리 카우프만 박사는 이 밖에 이번 금융위기로 뭇매를 맞은 금융권의 위기관리 시스템도 빠른 속도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았다.

“금융기관들의 예측 능력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위기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도구들은 과거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한계입니다. 공들여 만든 옵션이나,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공식도 이번 위기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어요.”

리스크 관리 모델의 단점은 명확하다. 대부분이 바로 일상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자 행동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시장 참가자들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소비자들의 이상행동을 심리학의 프리즘으로 분석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배경이다.

헨리 카우프만 박사는 이번 금융위기의 여파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이론에도 미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던 국제 포트폴리오 이론은 현 금융위기 국면에서 무력했다.

미국과 신흥시장의 탈 동조화 현상, 이른바 디커플링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융단 폭격을 맞으며, 지난 1997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고개를 들 정도였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이론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카우프만 박사가 내다보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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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 시니카 시대 ‘부자되는 노하우’…유명 블로그에 투자정보 가득

위안화 예금 붓고, 中 유망기업 찾고

2010년 04월 06일 10시 21분

중국은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용의 기세다. 지난해 중국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사들인 해외기업은 500여 개.

올 들어서도 중국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행렬은 꼬리를 문다. 중국 저장성에 있는 ‘지리자동차’는 미국의 포드자동차에서 볼보를 사들였다.

미국 경제에 봄기운이 서서히 퍼지고 있는 점도 중국 경제의 호재다. ‘팍스 시니카’ 경제(중국이 주도하는 경제)의 부상은 통화를 비롯한 자산가치의 상승을 수반한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안화를 둘러싼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외환은행이 지난 2008년 4월부터 판매 중인 ‘中위안화 보통예금’은 지난 3월19일 현재 잔액 기준으로 1216만 9886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절상을 예상하고 이 상품에 가입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위안화 예금이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위안화 예금에는 따로 금리가 붙지 않는 반면 거래 수수료가 발생한다. 위안화 절상 폭이 금리와 수수료를 상쇄하고도 남아야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예금자들은 은행 창구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어 입금하거나, 출금한 위안화를 원화로 바꾸어 인출할 수 있다는 것이 외환은행 측의 설명이다.

위안화 투자 증가는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엿보는 ‘창(窓)’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 포지션을 줄이고, 위안화 자산 소유를 늘리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금값이 올 상반기 중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포지션 변경에 한몫 했다. 헤지펀드들이 재작년 리먼브러더스발 금융 위기 이후 달러화, 스위스 프랑화를 비롯한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며 리스크를 줄인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자 국내 증권사들도 위안화 투자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산은자산운용도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산은 위안화 오퍼튜니티 채권형’펀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펀드는 대부분의 자산을 ‘AAA’급 국내 우량 채권 등에 투자하고 일부를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장외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산은자산운용도 중국 위안화의 절상 가능성에 베팅하는 ‘산은 위안화 오퍼튜니티 채권형’펀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국내 증권사, 위안화 투자 DLS 선보여
삼성증권도 4월 초 위안화 강세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출시했다. 위안화 투자자의 증가는 중국 경제의 오늘을 상징한다.

중국은 여전히 값싼 공산품이 주력 상품이다. 하지만 싸구려 상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죽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명품 상품의 생산 지역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중·미 양국의 경제 협력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중국은 대미 수출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로 미국의 국채를 사들이고, 미국은 국채를 발행한 돈으로 자국의 소비를 지탱하며 경제 시스템을 뜯어고친다.

두 나라의 경제가 거대한 ‘밸류 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이른바 ‘퓨전 경제’의 시대로 돌입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든다. 양대 초강대국의 ‘오월동주(吳越同舟)’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 위안화 절상 압력을 전방위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절상 가능성을 흘리는 중국 관료들의 발언과 현지 언론의 보도도 꼬리를 문다.


미래의 구글, IBM은 중국에서
위안화 절상은 수출 주도의 중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긴축 기조로 돌아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 들어 중국 펀드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빠져나가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에 돈을 묻어두라고 조언한다. 올해 국내 운용사들의 중국 펀드 출시가 줄을 잇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펀드평가사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중국 펀드가 가장 많이 출시됐으며, 특히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가 주류를 이뤘다.

투자 후보군(pool)은 방대하다. IBM연구소는 10년간 중국 기업 60개 가량이 유명 다국적 기업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미래의 구글이나, 빅블루 IBM 혹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중국에서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중국의 화웨이는 휴대용 무선 공유기 시장에서 한국 제품들을 압도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다. ‘옥석’ 구분이 관건이다.

중국 현지에서 리서치 센터를 운영하는 제임스 트리폰(James M. Trippon)의 블로그(www.chinastockdigestblog.com), 머니앤마켓(Money and Market) 같은 권위 있는 사이트를 자주 방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의 블로그(www.jimrogers.com)에서 투자 동향을 주시해보는 것도 대안이다.

김혜준 대우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금융 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 증시가 러시아나 다른 해외 이머징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 다시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며 반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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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성공 기업들의 비결

산탄데르은행의 패밀리 리더십 “마누라가 제일 편하다”

2010년 11월 02일 09시 53분
축구의 나라 정도로 알려진 스페인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예상 외로 많다. 재작년 금융 위기로 글로벌 은행들이 흔들릴 때 주목받은 산탄데르은행이 바로 스페인 국적이다. 중남미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텔레포니카도 이 유럽 국가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통신 기업이다.

산탄데르은행은 중남미에 진출하며 현지의 대형 은행을 인수합병했다. 중남미에는 터줏대감격인 시티은행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이 은행은 주로 중. 하위 고객층을 대상으로 영업을 해 시티은행과 전면전을 피했다. 또 복권 당첨권이 첨부된 저축구좌 개설, 고속심사제도 등으로 현지 고객들을 파고들었다.


이 은행이 라틴아메리카에 진출한 것은 예대마진이 자국에 비해 더 높은 것이 한몫했다. 성장에 부심하는 최고경영자에게 문화적으로도 가깝고, 예대마진도 높은 중남미 시장은 매력적이었던 것.

지난 2004년, 산탄데르 은행은 영국의 애비 내셔널 은행(Abbey National Bank)을 인수하며 세계 10대 은행의 반열에 올랐다. 중국의 화웨이도 중동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통신장비 회사다. 몽고군의 말발굽 아래 짓밟혔던 시리아의 다마스커스가 이들의 거점이다.

산탄데르와 화웨이의 성공 비결의 이면에는 익숙함이 있다. 중국은 실크로드를 통해 중동 국가들과 교유해왔다. 중국의 우이는 지금도 실크로드를 오가는 중동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회사가 중동 사람들의 풍속과 문화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배경이다. 산탄데르도 중남미 지역의 사정에 익숙하다.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스페인 은행들이 스페인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유럽의 거대 은행에 인수합병당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산탄데르를 3대째 이끌고 있는 주역이 특정 가문이라는 것. 산탄데르는 패밀리 리더십의 결실이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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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도 ‘갈등’으로 무너진 은행 많아… 美 씨티은행 내분 ‘닮은 꼴’

신한사태 반면교사ㅣ쇠망의 씨앗은 ‘사람’에게 있더라

2010년 10월 12일 10시 00분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은 마치 야생마의 등 위에 올라타 고삐를 붙들고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는 것과 같습니다.” 전도양양한 동안(童顔)의 미남 경영자, 샌디 웨일의 양아들이자 오른팔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는 한때 씨티그룹의 잘 나가는 2인자였다.

샌디 웨일·제이미 다이먼은 인연의 골이 깊었다. 아메리카익스프레스(AMEX)에서 쫓겨난 샌디 웨일을 무작정 따라 나선 것이 바로 그였다. 제이미 다이먼은 중국 진한시대의 장수인 ‘한신’을 떠올리게 하는 뛰어난 금융 영토 확장의 전문가였다. 스승과 제자가 선택한 와신상담의 무대가 볼티모어에 있는 ‘커머셜 크레디트(Commercial Credit)’ .

두 사람은 환상의 복식조였다. 샌디 웨일이 큰 흐름을 제시하면, 제이미 다이먼은 세부적인 부분을 정확하고 세밀하게 수행했다. 월가는 그런 두 사람을 부자지간, 스승과 제자에 비유했다. 이 회사는 ‘프라이메리카(Primerica)’ ‘트래블러스(Travelers)’ ‘씨티그룹(Citygroup)’ 등으로 사명을 바꾸며 욱일승천의 기세로 성장했다.


동고동락 20여 년 만에 2인자 ‘토사구팽’

두 사람이 동고동락한 세월이 무려 20여 년. ‘시너지’는 두 사람이 선호하는 씨티그룹 성장의 키워드였다. 부단 없이 인접 영역으로 금융 영토를 늘리면서도 조화와 균형을 강조한 두 사람은 말 그대로 ‘죽’이 잘 맞는 파트너였다. ‘이 거대한 금융제국의 후계자는 당연히 제이미 다이먼이 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었다. 그의 몰락은 한순간에 찾아왔다.

‘제시카 비블리오윅츠’는 아버지인 샌디 웨일의 불신에 기름을 부은 ‘장본인’이었다.직속 상사인 제이미 다이먼과 자주 부딪치던 샌디 웨일의 딸은 그의 반대로 승진이 좌절되자 회사를 떠난다. 이로부터 14개월 후, 제이미 다이먼도 씨티그룹에서 물러난다.

씨티그룹 경영자들이 모두 참석한 경영전략회의가 발단이었다. 씨티그룹의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말다툼을 벌이는 경영진들을 중재하는 제이미 다이먼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노 경영자가 바로 훗날 자신의 딸의 사퇴에 아쉬움을 토로하던 샌디 웨일이었다.

지난 1998년 11월, 제이미 다이먼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전화 한 통을 받는다. ‘뉴욕에 있는 컨퍼런스센터(conference center)로 오라’는 샌디 웨일의 전화였다. 이 전화 한통으로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맞는다. 샌디 웨일이 그에게 던진 주문은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 젊은 경영자는 세상사에 어두웠다. 제이미 다이먼은 며칠 후 샌디 웨일이 준비해둔 기자회견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준비된 원고를 읽는 일이었다. ‘건강상의 문제로 회사를 용퇴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무려 20년 가까이 이 제국의 확장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제이미 다이먼은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운명을 면치 못했다.

“65세의 웨일이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다이먼을 시기했는지도 모른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었다. 20여 년 이상 지속된 두 사람의 밀월관계는 종언을 고했고, 그 원인을 놓고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분석이 꼬리를 문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샌디 웨일도 불청객 ‘의심’ 못 피해

증권사 사환으로 시작해 45년 만에 세계 최대 금융그룹이던 씨티그룹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성공담의 주인공이었다. 씨티코프와 합병이 샌디 웨일 인생의 황금기였다. 하지만 그도 나이가 먹으면서 피해가지 못한 불청객이 있었다. 바로 ‘의심’이다.

금융가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독 장기 집권형 리더들이 많다. 샌디 웨일 씨티그룹 전 회장, 모리스 그린버그 AIG 전 회장,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영욕의 세월을 거친 대표적인 경영자들이다.


“어떤 일에서든 성공이나 실패를 결정하는 진짜 문제가 본질적으로 기술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과 문화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라응찬 회장은 1991년 행장으로 선임된 후 은행장 3기 연임, 부회장 2기 연임에 이어 지주회사 회장으로 지난 3월 네 번째 선임됨으로써 무려 19년 동안 신한은행의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소속사의 초고속 성장을 주도하며 조직의 최정상에 오른 공통점이 있다.

라 회장도 대구은행 비서실 시절 똑 부러지는 일처리로 재무장관 출신인 김준성 대구은행장의 눈도장을 받으며 훗날의 대도약을 예비한다. 라 회장은 재일교포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정치권의 외풍을 막으며 신한은행의 도약을 이끈 금융계의 거물이었다.

그가 이 금융그룹이 나아갈 큰 윤곽을 그린 리더십의 전범이라면, 신상훈 사장은 라 회장이 높이 치켜 든 전략목표를 실행에 옮기는 한국의 ‘제이미 다이먼’이었다. 두 사람의 갈등도 씨티그룹의 내분사태와 여러모로 닮았다. 이번 사태가 ‘제도보다는 사람의 문제’라는 진단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블루오션 이론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김위찬 교수, 로사베스 모사 켄트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상찬을 아끼지 않은 연구 대상이 신한은행이다. 이들이 보는 신한의 성장동력이 바로 독특한 신한금융의 기업문화, 수뇌부의 뛰어난 리스크 관리 역량이었다.

그런 이 금융 명가에 위기가 소리 없이 찾아든 이면에는 최고 상층부의 내분이 있다. 호남이 연고인 신상훈 사장은 지난 10년 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이 은행의 외형 성장에 큰 몫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는 라응찬 회장의 명실상부한 후계자였다.

미국 씨티그룹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강력한 리더를 정점으로 전략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던 사업 단위들이 더 이상 매끄럽게 움직이지 않는 이면에는 수뇌부의 분열이 있다.

“음악이 울려 퍼지는 동안 춤은 추어야 한다.” 샌디 웨일이 제이미 다이먼을 내쫓은 뒤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척 프린스는 변호사 출신의 경영자였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 위기의 여파로 흔들리던 이 회사의 수장에서 물러난 그가 남긴 사퇴의 변이다. 지난 2008년, 샌디 웨일 씨티그룹 전 회장은 척 프린스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한 것을 뒤늦게 후회한 바 있다.


신한 라 회장-신 사장 ‘다툼’도 닮은 꼴

제이미 다이먼은 무려 1년 4개월여를 ‘두문불출’했다. 집 근처에 있는 복싱 체육관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창구였다. 제이미 다이먼이 재기의 날개를 펼친 은행이 바로 ‘뱅크원’이었다.

지난 2004년, 그는 JP모건체이스와 합병을 성사시킨다. 두 은행의 합병으로 자산 규모 1조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거대 은행이 등장한다. 제이미 다이먼은 JP모건체이스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미국의 신용 위기 사태로 흔들리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는 등 월가의 대표 주자로 우뚝 섰다.

“어떤 일에서든 성공이나 실패를 결정하는 진짜 문제가 본질적으로 기술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과 문화의 문제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영석학인 마이클 해머(Michal Hammer)가 대표작인 <아젠다(Agenda)>에서 남긴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뇌부 ‘빅3’의 권력다툼으로 촉발된 신한사태는 이 운행 구성원들이 지닌 30여 년 간 애써 구축해온 탄탄한 브랜드를 송두리째 허물어뜨리며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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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저하는 재기의 법칙


“‘눈물의 여왕’ 칼리 피오리나 잊고

자전거 여행 떠난 스티브 잡스 배워라”


‘항룡유회(亢龍有悔)’. 높이 날아오른 용에게는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는 뜻이다. 동양의 《주역》이 전하는 인생살이의 법칙이다. 멀게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제부터 가까이는 고 박정희 대통령까지, 정상에 오른 자는 항상 하산과정이 고통스러웠다.

벽안의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80년, 남부 조지아 주의 플레인스(Plains). 4년 간의 워싱턴 정가 생활을 끝내고 고향집으로 돌아온 지미 카터는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인 캠프데이비드협정을 이끌어낸 주인공.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탈규제를 주도한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가였다. 하지만 3류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은 그에게서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렸다. 그는 훗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패했을 때 “마치 인생이 끝나버린 것과 같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Jamie Dimon)’ 사장. 그는 이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모든 것이 마치 악몽과도 같았다. 무려 16년 간 동고동락하던 샌디 웨일(Sandy Weil)은 그에게 회사를 떠나 줄 것을 요구했다. 샌디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도, 힘도 그에게는 없었다.

이사회는 이미 그의 사퇴에 동의한 상태였다. 사내에서 퇴진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는 듯했다. 디몬은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무겁게 옮겼고, 준비된 원고를 천천히 읽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을까.

그는 복싱 클럽에 나가 샌드백을 두들겼으며, 자신처럼 고난을 겪은 위대한 지도자들의 전기를 읽었다. 시티그룹의 사장이자, 미국 금융가의 거물 기업인으로 화려한 조명을 늘 받던 그는 1년 6개월 정도를 집에서 이런 식으로 소일해야 했다. 대중의 뇌리에서도 곧 잊혀졌다.

지난 2001년 포드자동차에서 축출된 자크 내서부터 휼렛패커드의 여제 칼리 피오리나, 그리고 IBM의 존 에이커스(John Akers)까지, 사내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경영자들은 치욕의 순간을 곱씹으며 훗날을 도모한다. 지미 카터나 제이미 디몬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세월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현업에 복귀하는 이는 드물다. 제프리 소넨펠드(Jeffrey A. Sonnenfeld) 예일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한 조사에서도 이러한 점은 확인된다. 그는 지난 1988~92년 교체된 상장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현업 복귀율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자의 43%는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또 22% 가량은 실권이 없는 고문직을 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회사를 떠나기 전과 같은 중량의 직위로 화려하게 복귀한 사례는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무엇보다, 차가운 이성에 기반한 적절한 대응을 첫 번째 요건으로 꼽는다. 정교한 재기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0명중 3명만이 성공적인 복귀

‘눈물의 얼음 여왕.’ 지난해 휼렛패커드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와 인터뷰를 한 국내 한 일간지가 그녀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2005년 휼렛패커드에서 축출되던 때를 떠올리며 여러 차례 눈물을 내비쳤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서구의 경영자들에게도 간단치 않은 과제이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기억은 스스로를 과거에 붙들어 맨다. 재기에 성공하는 경영자들이 많지 않은 배경을 가늠하게 한다. 피오리나도 아직 휼렛패커드 CEO직과 견줄 수 있는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재기에 성공한 세계적 기업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릴까.

또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화려한 조명을 다시 받게 되는 것일까.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스타경영자인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를 보자. 지난 1985년 그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에서 쫓겨났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잡스는 성정이 불같은 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그는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자신의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딱 일주일 만이었다.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에서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을 구입해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훗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데는 이러한 유럽에서의 낭인 생활이 한몫을 했다. 분노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리적 판단도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인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지인들을 고난의 행군에 동참시키라는 것.(박스기사 참조) 잡스에게도 친구의 안위가 걱정돼 한달음에 집에 달려온 마이크 머레이가 있었다. 이들은 당사자가 흘려보내기 쉬운 점을 짚어줄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고, 현업에 복귀하는 데도 이러한 인맥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헤드헌터들을 만나 실무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조언이다. 탁월한 판단력으로 승승장구하던 때의 기억은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것(prove your mettle)이다. 마지막 단계이다. 실패한 기업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미국인의 삶에는 두 번째 기회 따위는 없다(There are no second acts in American lives)’는 피츠 제럴드의 발언은 미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의 벽을 상징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 괄목할 만한 업적에도 재선에 실패하며 자신의 불운에 울었던 지미 카터는 지난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

아이티, 보스니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한반도 핵분쟁 등을 성공적으로 중재하면서 자신이 결코 한물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 전 회장은 더욱 극적이다. 복싱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겨대던 그는 자신을 쫓아낸 샌디 웨일을 찾아간다.

그리고 식사를 하며 자신에게도 여러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한다. 우연이었을까. 그는 이날 모임 이후 6개월 만에 시카고에 위치한 대형은행인 뱅크원(Bank One)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됐다. 지난 2003년 이 은행은 35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수익을 낸다. 주가는 무려 85%가 껑충 뛰었다.

뱅크원은 제이미 디몬 회장의 주도하에 제이피모건(JP Morgan Chase)과 합병을 했으며, 그는 합병 회사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환(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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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7일 오전 11시, 바르샤바 중심가에 있는 폴란드 중앙은행(NBP)의 사무실. 자섹 코트로브스키(Jacek Kotlowski) 폴란드 중앙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재작년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린다. 지난 2008년 9월, 리먼사태는 폴란드 경제를 뒤흔든 악재였다.

폴란드도 실업률이 치솟고, 부동산이 급락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하지만 폴란드 경제는 금융위기의 파고를 비교적 조기에 극복했다. 지난해(2009년) 유럽연합 국가중 유일하게 1.7% 플러스 성장을 하는 저력을 발휘한 것. 폴란드 정부의 위기 극복에는 선제적 조치가 주효했다.

폴란드 중앙은행(NPB)이 금리를 인하한 시점이 지난 2007년 11월. 미국에서 신용 위기가 확산되며, 컨츄리와이드를 비롯한 모기지 전문업체의 도산이 꼬리를 물며 위가감이 서서히 고조되던 시기였다. 부동산 버블경보는 증시 활황세에 묻혀 곧 자취를 감춘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투자은행들도 당시 위기의 징후를 읽지 못했다.


폴란드, 금리 인상 시기 '조율'

지난 2007년 말, 전 세계 인수합병 건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인 CDO를 세계 각국에 판매했다. 폴란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선제적 조치였다. 유럽연합이 같은 시기 기준 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9년 초에도 재차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폴란드 중앙은행은 최근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금리 인상 시기가 문제이다. 폴란드 경제가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 중 유일하게 1.7%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자, 물가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재작년 미국 발 금융 위기 이후 폴란드 주택시장은 위기 이전의 가격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시내의 아파트 평당 가격은 평균 1000만 원 대에 달한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 문제는 이 나라의 독특한 대출 관행. “폴란드인들은 대개 집값의 50% 가량을 은행에서 대출받습니다. 대출은 폴란드 돈인 즐로티가 아니라 스위스 프랑화로 진행됩니다”.

자섹 코트로브스키 중앙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폴란드의 대출 관행을 화제로 삼는다. 스위스 프랑화 대출을 받는 이면에는 대출 부담을 한 푼이라도 줄이려는 계산이 있다. 즐로티에 비해 금리가 낮은 프랑화로 대출을 받아 상환 부담을 덜려는 복안이다.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산 뒤 원화로 원리금을 되갚는 격이다.

문제는 스위스 프랑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진 것. 스위스 프랑화가 금융 위기 이후 금, 달러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으며 수요가 높아진 결과다. 여기에다 아파트 값도 소폭이긴 하지만 하락 추세인 점도 부담거리.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툭하면 발목을 잡는 부실덩어리 이웃국가들도 마찬가지.


‘소비 위축 부른다’ 부작용 해결 과제로

유럽의 더블딥 위기설은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며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다. 폴란드는 지난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했지만, 아직 통화는 자국 화폐인 ‘즐로티’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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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바르샤바 중심가의 쇼핑몰들은 요즘 세일중이다. 잊을만 하면 고개를 드는 더블딥설에 움츠러든 소비자들이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못하자 내건 유인책이다. 바르샤바 시내의 폴란드 주요 상가에는 아직도 40~50%대의 할인 표지를 내건 상점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믈라바 현지에 있는 전자제품 공장들도 ‘피크 타임’이 사라졌다고 아우성이다.

폴란드는 재정파탄으로 흔들리는 유럽국가들로 부심하는 반면, 대한민국은 미일 양국이 주도하는 환율전쟁 이 부담거리다.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여 경제 안정을 꾀하려는 자국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 원화나 즐로티화의 가치 상승은 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성장 속도가 둔한데다, 각종 경기 지표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위기 재발 가능성은 상반기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추세적인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도 시기상조.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이나, 집권 민주당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일본은 당분간 양적 완화 정책에 매달릴 개연성이 크다. 세계경제의 양대 강국이 주도하는 화폐 가치 절하 움직임은 2차 대전 이후 보호무역조치를 떠올리게 한다.

한폴란드 양국이 직면한 딜레마이다. 정책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유입되고, 달러가 유입되면 원화 가치가 오를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 두나라 모두 금리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환율전쟁,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겹치면서 중앙 정부의 운신의 폭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는 양상.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이 양국의 딜레마다.

일찌감치 금리를 수차례 인상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호주에 이어 브라질이 올 들어 이미 2차례 금리를 올렸다. 선제적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한 국가들은 대부분 자원 부국들이다.자원 부국인 뉴질랜드도 3년 만에 금리 인상을 했다. 한국은행이 좌고우면하다가 ‘실기(失期)’했다는 비판에 고개를 드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폴란드는 한국은행이 안고 있는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창(窓)이다.
두 나라는 모두 세계경제협력기구(OECD) 내에서도 경제성장률이 높은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의 우등생이다.
양국이 직면한 상황에는 물론 편차가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비교적 높고,
부동산 시장이 정책 운용의 폭을 좁히고 있는 점도 또다른 공통점이다.


양국 금융당국 고민 ‘이심전심’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폴란드 양국경제는 여러모로 닮아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조기 극복한 우등생에 속한다. 환율전쟁의 여파로 기준 금리 인상 등 정책 운용 여지가 좁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기준 금리 인상의 파고를 다각도로 헤야려 봐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치적인 변수들도 난마처럼 복잡하게 얽혀들며 금리인상 시기 선택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이러한 딜레마는 정책담당자들의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섹 코트로브스키 폴란드 중앙은행(NPB)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자국의 금리 인상 필요성에는 원칙상으로 공감하면서도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한다. 지난 2007년 11월, 선제적인 금리인상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양국 금융 정책 당국자들의 고민을 가늠할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이 내릴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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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고수들도 얼굴 맞대며 토론…쌤앤파커스·NHN, 한국형 핵카톤 시도 주목

[‘핵카톤’의 비밀]활짝 열어제낀 아날로그 소통 ‘혁신 보물창고’

2011년 03월 29일 13시 00분

지난 3월 첫 째주 토요일 오후, 알록달록한 버스 다섯 대가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미국의 ‘벨 헤이븐(Belle Haven)’에 잇달아 도착했다. 시골 마을에 입장한 버스가 울컥울컥 토해낸 사람들은 복색이 각양각색이었다. 하얀 수염이 멋진 노(老) 건축가도 있었고, ‘차도남’ 스타일의 디자이너들도 눈에 띄었다.

구소련의 붕괴를 예상한 미래학자 피터슈워츠가 가장 유망한 직종으로 꼽은 도시 설계가들도 이들 중에 섞여 있었다. 건축, 디자인, 도시전문가를 비롯한 분야별 전문가 수백여 명이 토요일 휴일을 기꺼이 포기한 채 소도시로 몰려 온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들을 블루칼라들의 거주지역인 미국의 ‘벨 헤이븐’으로 불러들인 주인공은 하버드대학 출신의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였다. 주커버그는 소셜 네트워크 업계의 ‘빌 게이츠’다.

전 세계에서 페이스북의 시민권을 획득한 회원들만 무려 5억여 명. 그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아프리카, 유라시아, 북미 대륙을 단숨에 제패한 현대판 칭기즈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제국을 창업한 이 앳된 얼굴의 소셜 네트워크 전문가가 건설, 디자인을 비롯해 이종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한 이면에는 깊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 글로벌 본사를 ‘팔로 알토’에서 ‘벨 헤이븐’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 작은 마을로 이사를 가려고 하니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임직원들의 편의도 챙겨야 했지만, 히스패닉, 흑인, 아일랜드계가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사회에 녹아 들어가는 것이 고충이었다. 이 회사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캠퍼스는 마치 전쟁터의 ‘벙커(bunker)’를 떠올리게 했다. 가입자들의 소통을 돕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본사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꼬리를 문 배경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본사가 새로 옮겨갈 장소는 ‘섬’을 방불케 했다.


페이스북 직원들의 핵카톤 토론과는 반대로, 구글 직원들은 ‘지메일(G-mail) 답글’을 즐긴다.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이다.페이스북 직원들의 핵카톤 토론과는 반대로, 구글 직원들은 ‘지메일(G-mail) 답글’을 즐긴다.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지역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는 점이 한계였다. 꾸준한 소통을 꾀하기가 간단치 않았던 것. 이뿐만이 아니었다. 직원들을 위해서도 생활편의시설을 구축해야 했다. 국경으로 통하는 도로는 늘 꽉 막혀 있었고, 물건을 살 매장도 부족했다. 자녀들의 교육을 담당할 학교도 신통치 않았다.

임도 보고 뽕도 딸 묘책이 절실했다. 소셜 네트워크 전문가들인 이 회사의 임직원들만으로 풀어낼 수 없는 난제들이 꼬리를 물었다. 주커버그가 주말을 맞아 초청한 전문가들에게 준 과제는 지역사회와의 소통이었다.

페이스북 글로벌 본사 임직원들이 이 블루칼라 지역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었다. 디자이너, 건축가, 도시계획가 등 미국 각지의 전문가들은 기꺼이 그의 초청에 응하며 주말 휴식을 반납했다. 사람들의 소통을 돕는 것이 주특기인 페이스북도 건물 배치를 바꾸거나, 도로의 용도를 바꿔 지역민들과 교류를 뒷받침할 노하우는 부족했던 것.

전문가들은 4개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팀별로 동네를 둘러보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스케치를 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돌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커버그를 흡족하게 한 톡톡 튀는 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페이스북 본사 바로 옆을 레스토랑, 할인점, 교통 환승 타운이 어우러진 허브(HUB)로 조성하는 방안도 등장했다. 도로를 사이에 끼고 있는 인접 지역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만들자는 안도 나왔다.

운행을 중단한 철도를 다시 이어 직원들의 교통편의를 돕고, 지역사회와 교감의 폭을 넓히자는 방안도 등장했다. 페이스북 캠퍼스로 통하는 문을 대폭 늘리자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페이스 북 주변의 늪지에 모듈방식의 창업지원센터(incubating center)를 설립하자는 제안도 관심을 끌었다.

마크 주커버그는 사내 임직원들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이 웃고 떠들며 아이디어를 교환할 멍석을 펼쳐주었다.


페이스북 성공 불러온 소통방식

핵카톤이 이노베이션 방법론이자, 아이디어 수혈의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회원 5억여 명을 확보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스북 성공 비결의 하나가 핵카톤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폭넓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

핵카톤은 해커(hacker)에 마라톤(marathon)을 합성한 용어. ‘여러분 우리 핵카톤 합시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이 말과 더불어 함께 회의실로 모여들어 끝짱 토론을 한다.
시간이나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아이디어 회의는 늘 왁자지껄하다.

피자와 콜라, 스낵 등을 자유롭게 먹고 마시며, 계급장도 뗀 채 전개하는 핵카톤 회의는 흔히 아이디어 파티에 비유된다. 피자와 콜라, 스낵 등은 이 회사의 핵카톤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을 정도다. 회의에 따르는 구속이나 속박을 없앤 것이 특징.

제품 개발자들도 프로젝트의 종류와 진행 일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각자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한 핵카톤 회의는 페이스북 초고속 성장의 지렛대다. 파티를 하며 샴페인을 즐기듯 아이디어 토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것이 이 회사 전사적 제안 프로그램의 특징.

핵카톤은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 출범 초기에는 문호가 주로 사내의 임직원들에게 제한돼 있었지만, 최근 아이디어 수혈의 창구가 사외 전문가들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건축가, 예술가, 디자이너를 비롯한 이종 분야 전문가들이 집중적인 구애의 대상이다.

페이스북 본사를 옮기는 벨 헤이븐 프로젝트가 대표적 실례다. 물론 이러한 크라우드 소싱 전략이 페이스북의 전유물은 아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다. 중세의 메디치 가문은 음악가, 미술가, 철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르네상스 시대의 도래를 앞당긴 주역이다.

세계적인 마케팅 사관학교 프록터앤갬블의 C&D(Connect & Develop)전략도 또 다른 형태의 핵카톤이다. 자사가 보유한 인재풀에서 벗어나 외부에 연결하고(connect), 이런 식으로 확보한 아이디어를 밑천으로 혁신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develop) 이 전략은 이 회사의 라플리 회장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지난 2004년 북미시장을 사로잡은 이 회사의 프링글스가 바로 이러한 전략의 산물이었다. 이 회사는 감자 칩 위에 동물의 문양을 찍는 ‘노하우’를 이탈리아 볼로냐에 있는 한 작은 빵집에서 터득했다. 자사의 연구원들을 동원해 식용 잉크와 분사기를 직접 개발했다면, 시간과 비용을 감안할 때 프링글스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두뇌 아웃소싱 전략에 다시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벗어나, 이종 부문의 전문가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자유롭게 놀고 떠들 수 있는 ‘멍석’을 펼쳐주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시너지이다.

핵카톤이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면에는 ‘시대 변화’가 있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컴퓨터, MP3 플레이어 등 전통적인 텃밭에서 벗어나 인접 영역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핵카톤이 이노베이션 방법론이자, 아이디어 수혈의 창구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회원 5억 명을 확보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스북의 성공 비결이 핵카톤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폭넓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업 ‘오픈이노베이션’의 화룡점정

삼성전자, LG전자가 애플과 맞붙는 등 전후방이 따로 없는 이종격투기의 무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 글로벌 비즈니스 전장의 현주소다.

제품, 서비스의 라이프사이클도 급격히 짧아지고 있다. 테일러 시대의 유물인 ‘식스 시그마’만으로는 서비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결합의 시대를 헤쳐갈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닭 잡는 칼로 소를 잡는 격이다.

식스시그마를 도입한 기업들이 잇달아 사면초가에 처하게 된 이유는 시장 변화와 맞물려 있다. 초시계를 들고 공장 근로자들의 작업 패턴을 분석하던 테일러는 ‘관리와 규율’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근로자들은 감시와 통제의 대상에 불과했다. 테일러리즘의 적자인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의 부침(浮沈)은 이러한 변화를 엿보는 창이다. 지난 80~90년대는 식스시그마로 대변되는 품질관리 기법의 전성시대였다.

2차대전 당시 항공모함에 제로 비행기를 가득 싣고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를 맹폭한 일본은 이번에는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뛰어난 제품으로 미국 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 캐터필러(caterpillar) 등 거인들이 일본 기업의 공세에 흔들렸다.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일본 기업들은 품질관리에 시큰둥하던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한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기업들이 홀대하던 품질관리 전문가 데밍 박사의 제자들이었다. 미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에 혼쭐이 나며 주목한 것이 품질관리 기법이었다. 모토롤라가 식스시그마를 개발했고, 이 품질관리 기법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꽃을 피웠다.

품질관리의 주도권을 다시 미국 기업들이 가져가면서, 미일 양국 기업들의 품질관리 대전에도 불이 붙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식스시그마로 불량률 제로에 도전했다. 식스시그마는 바람처럼 아시아 기업들로 퍼져 나갔다.


인간관계 도외시 식스시그마 퇴장

엄격한 품질관리로 불량품 비중을 줄여 나가듯, 직원들도 정기적으로 평가해 상벌을 명확히 해온 이 글로벌 기업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삼성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이 품질관리 기법을 현장에 적용했다.

일부 기업은 사주의 후계자들이 식스시그마를 직접 챙길 정도였다. 하지만 세상을 뒤흔들던 이 품질관리 기법의 위세도 시들고 있다. 식스시그마의 대표주자들이 위기를 겪으며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

에디슨이 창업한 초우량 기업의 대명사인 제너럴일렉트릭은 지난 2008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의 거센 후폭풍을 비껴가지 못했다.

매년 두 자릿수의 놀라운 성장세를 유지하던 이 글로벌 기업은 회사채 등급이 하락하는 등 수모를 면치 못했다. 파이낸스 부문의 금융계열사가 주택담보 대출사업에서 천문학적인 손실을 기록한 여파다.

모토롤라도 삼성전자, LG전자에 시장을 내주며 스타 경영자 에드 잔더가 물러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말한 ‘평평한 세상’의 도래는 식스시그마 시대에 종언을 고한다.

핵카톤은 이러한 시대 변화의 산물이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소통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고 아이디어를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집단회의를 뜻하는 이 용어는 시대 변화를 엿보는 창이다.

하버드대학 출신의 마크 주커버그는 핵카톤 시대의 선두주자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핵카톤이 뇌 과학의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력의 원리에서 금의 무게를 잴 수 있는 방법을 포착한 아르키메데스가 이러한 유레카(Eureka)의 순간을 맞은 장소는 목욕탕이었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아이디어의 공작소였던 셈이다. 휴식 전도사로 통하는 김정운 명지대 교수는 “정보의 크로스오버(cross-over)가 가능한 편안한 공상과 몽상의 상황을 자주 가질수록 우리는 더욱 창의적이 된다”며 새로운 유형의 회의가 최근 주목받는 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 버그(맨 오른쪽)가 700여명 전 구성원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 제안을 할 수 있는 ‘핵카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P연합)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 버그(맨 오른쪽)가 700여명 전 구성원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 제안을 할 수 있는 ‘핵카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AP연합)



페이스북은 이러한 두뇌 아웃소싱 전략에 다시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벗어나,
이종 부문의 전문가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자유롭게 놀고 떠들 수 있는
‘멍석’을 펼쳐주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시너지를 꾀한 것이다.




‘아이디어 배틀’ 국내 도입도 활발

출판사 쌤앤파커스의 회의실 외벽은 투명유리이다. 회의실 풍경이 한눈에 들여다보인다. 푹신푹신해 보이는 쿠션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 회의실이 한국식 핵카톤이 진행되는 무대다.

이 회사는 우리나라 출판가의 미다스의 손이다. 삼성 출신의 컨설턴트 전옥표씨의 <이기는 습관>이 이 회사의 작품이다. 요즘 같은 보릿고개에 3000권 정도가 팔려나가면 히트작으로 분류하지만, 이 회사에는 수십만 권 이상 팔려 나간 책들이 수두룩하다.

박시형 대표는 아이디어 파티에 성공의 비결을 돌린다. 이 회사는 매월 두 차례 임직원들이 참가하는 한국형 핵카톤을 연다. 계급장을 모두 뗀 채 펼치는 아이디어 대결의 전면전이다.

매달 중순에 팀장급들이 참가하는 회의를 하고, 월말에는 아예 회사 문을 걸어 잠근 채 임직원들이 설전을 벌인다. 회의실은 마치 수년 전부터 유행한 고급 노래방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다.

다섯 명 이상이 선택한 아이디어가 결선에 올라가는데, 최종 결선을 통과한 아이디어가 콘텐트 상품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수십만 권이 팔려나간 아이돌 그룹 <빅뱅>의 자서전도 그렇게 빛을 보았다.

출간을 앞둔 도서라도 내부 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과감히 출판을 미룬다. 이 회사의 아이디어 토론 방식은 한국식 핵카톤의 가능성을 엿보는 창이다. NHN의 버닝데이(burning day)도 주목받는 한국식 핵카톤 회의다.

LG경제연구원 박은연 전 연구위원은 “누구나 똑똑하고 할 말이 있다는 생각으로 부서 간 장벽을 낮춰,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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