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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하이닉스의 특별한 인사실험



남동발전 매각 작업 주도한 공무원 영입

“모든 게 잘 진행이 됐어요. 일본의 ‘J-파워’도 들어왔습니다. 일본, 미국을 비롯해 국적별로 다양한 업체들이 골고루 참가했어요. 이번 투자의향서 접수는 매우 성공적입니다. ”

참여정부가 한국전력 민영화를 추진하던 지난 2003년 1월, 경기도 과천 산업자원부의 한 사무실(경쟁기획과).

검은색 뿔테안경을 착용한 과장 한명이 ‘윗선’에 이날 마감된 남동 발전 투자의향서 접수 결과를 전화상으로 보고하며 “성공적”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국제 입찰이 유찰될 경우 자칫하다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일까. 그의 목소리에는 안도의 기운이 역력했다.

당시 한전 노조는 발전 민영화가 전기요금 급등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 참여정부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었다. 정부는 남동발전 입찰 결과를 봐가며 나머지 발전 자회사들의 민영화도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첫단추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

정부는 발전, 송전, 배전부문 가운데 발전부문을 다섯 개로 나누고 남동발전을 국제 입찰에 붙였고, 그 결과는 한전을 필두로 한 공기업 민영화의 성패를 가늠할 풍향계로 받아들여지던 시점이었다. 당시 입찰 결과에 가슴을 조이던 당사자가 바로 최민구 현 하이닉스반도체 전략기획실장(전무)이다.

그는 참여정부 내내 일복이 터진 공무원이었다. 지난 2003년, 한미 반도체 통상 분쟁 때에도 주무 과장(반도체 전기과장)을 맡아 미 행정부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미국이 한국 정부가 하이닉스반도체를 부당 지원했다며 상계관세를 부과하자, 최 전무는 반도체 주무 과장으로 다시 한 번 고난의 행군에 나서게 된다.

그런 그가 최근 공무원 옷을 벗고 민간 기업으로 둥지를 옮겼다.‘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하게 부활한 ‘하이닉스반도체’가 새로운 일터다. 전략기획실에서 통상문제 대처와 더불어 하이닉스반도체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보스였던 김종갑 사장이 영입

공무원 시절 ‘보스’였던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이 그를 영입했다.

두 사람은 ‘환상의 콤비’로 통했다. 김 차관보가 반도체 분쟁의 골간을 설명하고 나면, 최 과장이‘각론’을 브리핑했다. 그를 전격 영입한 배경은 물론 국내 반도체산업을 담당한 경험과 식견을 높이 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반도체 업계의 업황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안개 속이다.

군막 안에서 천리 밖의 승리를 설계할 전략가가 필요한 시점인 것. 현안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장량과 같은 인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산자부에서 에너지 분야를 담당했던 만큼 장기적으로 ‘신수종 사업’ 발굴 쪽에도 한몫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의 한 외국계 컨설팅 업계 임원은 “한창 잘 나가는 반도체 업체의 수장과 전략담당 최고위 임원이라는 핵심 요직을 모두 공무원들이 차지한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잇단 민간 기업행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설명 :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보(현 하이닉스반도체 사장)가 2003년 6월 18일 기자실에서 美상무부의 하이닉스 반도체 DRAM에 대한 고율 상계관세부과 판정과 관련하여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원 안이 최민구 현 하이닉스반도체 전략기획실장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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