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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장인들은 별다른 변화 없이 평탄한 사주가 많은 편이다. 인생살이에 비교적 굴곡이 없기 때문이다.” 사주명리학자인 조용헌씨가 자신의 저서 <사주명리학 이야기 >에서 남긴 말이다. 외환위기 전만 해도 대기업에 입사하면 조기퇴직 없이 평생을 다녔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이 폐기된 지도 오래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시대를 사는 직장인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난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은 80.1세. 직장에서 퇴직한 뒤 죽을 때까지 다시 30년 가량을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이 이들의 팍팍한 운명이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4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뉴스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주말이면 경매 물건을 살피러 부지런히 ‘발품’도 팔지만 마음은 답답하다.

70대 노모가 일을 하고, 40·50대 아들 두 명이 놀고먹는 현실을 다룬 천명관의 소설 <고령화 사회>는 동시대의 비망록이자, 미래사회를 엿보는 음울한 디스토피아다.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고, 등에 업은 아이 찾아 3년을 떠돈다고 했다. 직장인 퇴직연금은 찬밥 신세다.

<이코노믹리뷰>가 지난 16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실상은 여실히 드러난다. 전국의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이번 여론 조사에서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10명에 7명’ 꼴로 퇴직연금제도를 잘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했다.

퇴직연금 선택의 기본인 ‘두 가지 연금 유형’에도 대부분 무지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확정급여형(DB)’, 그리고 가입자의 재량적 포트폴리오가 중시되는 ‘확정기여형(DC)’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직장인들이 드물었다. 전체 응답자의 11.9%에 불과했다.

자신이 퇴직연금에 가입했는지 모르는 직장인들도 5%를 넘었다. 직장인들이 퇴직연금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은 어찌 보면 인지상정이다. 국민연금제도는 정치인 공약(空約)의 경연장이었다. 그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국민연금제도 시행 이후 저축률이 서서히 하락했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만으로 직장인들이 퇴직 후 생애를 설계하는 것이 역부족이라는 점은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시행 5년을 넘겼지만, 퇴직연금제도는 공전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이해 당사자들의 힘이 부딪치는 격전장이다. 퇴직연금법 관련 개정안은 3년째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이전투구의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퇴직연금 운용 금융기관들은 특정 사업장 근로자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내놓지 못한 채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기업들도 근로자 교육에 소홀하다. 박준범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확정기여형 상품의 경우 근로자 교육의 중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주요 기업들이 집체 교육을 비롯한 근로자 교육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라고 비판한다.

퇴직연금제도 시행 6년차를 맞는 2011년 2월. <이코노믹리뷰>는 지난 2005년 국내에 처음 도입한 퇴직연금제도의 현주소를 집중 분석한 ‘실태보고서’를 제시한다. 또 내게 맞는 국민연금 고르는 법, 미국·일본·영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국민연금 운용 현황 등 ‘퇴직연금 올가이드’도 싣는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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