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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현실이 균형이룬 금융계 리더


뛰어난 리더들의 삶에는 ‘스토리’가 있다. 그들은 ‘풍찬노숙(風餐露宿)’의 세월 속에 스스로를 ‘담금질’한다.

그리고 위기에서 성공의 기회를 포착하는 당찬 ‘승부사’들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또한 이러한 위기극복의 유전자를 타고난 ‘결정(決定)의 달인’이다. ‘자강불식’의 노선으로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았다.

‘시 련’의 세월이 닥친 시기는 지난 2004년. 은행, 증권 등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이 회장은 삶의 터전인 ‘여의도’를 기약없이 떠나야 했다. 봇짐 하나 달랑 매고 산중을 찾는 수도사의 심경이었다.

서울 시향의 살림살이를 닦고 조이던, 최고경영자 시절은 말 그대로 ‘반전의 기회’였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에 ‘금의환향’한 원동력이 바로 이 ‘인고’의 세월이었다. 그는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늘 그렇듯 위기도 재차 터졌다.

미국발 금융위기다. 작년말 ‘원·달러’ 환율이 치솟기 시작했으며, 국내 주요 은행들의 경영 환경도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모기지 대출 상환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야반도주한 미국인들은 전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디커플링 이론의 용도 폐기이다. 국내 은행들도 신용 위기의 여파로 급속히 흔들렸다. 그리고 그 때부터 다시 일 년여가 지났다.

“리더들의 삶은 늘 드라마틱하기 마련입니다”
황수 GE코리아 사장이 잭웰치나, 제프리 이멜트를 지켜본 뒤 내린 진단이다. 제프리 이멜트(Jeff Imelt)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부임 2주 만에 터진 9.11사태로 시련의 세월을 겪은 바 있다.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이슬람 테러의 후폭풍은 이 복합 기업마저 집어삼킬 ‘기세’였다. 말 그대로 ‘속수무책(束手無策)’이었다.

하 지만 이 회사는 그 다음해부터 매년 국내 총생산 성장률의 두 배에 달하는 고속성장을 하며 이 복합기업 성장의 역사를 새로 쓰는데 성공한다.


3분기, 금융지주사 중 최고 ‘순익’
지 난달(11월) 25일 오후 아동보육시설인 남산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활짝 웃고 있었다. 머리에 흰 위생 모자를 쓰고, 포기 김치를 담그며 활짝 웃는 금융지주사 회장의 모습에서는 한결 여유로움이 넘쳤다.

이팔성 회장은 이날 카메라를 향해 연신 ‘미소’를 터뜨렸다. 한손에 배추를 들고, 배추 속에 양념을 버무리는 손놀림이 이채롭다.

올 들어 우리금융지주는 순풍에 돛을 단 격이다. 이 금융지주사는 올해 3분기 국내 지주사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올 3분기 4838억원의 순이익으로 국내 금융지주사 중 최고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한 수치이다.

미국발 금융 위기가 동유럽을 찍고 전 세계로 확산되던 지난해를 감안하면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상황이다.

국내 자산 규모 2위의 금융 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자기자본비율(BIS)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겹경사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금융위기의 후폭풍을 조기 수습한 데는 물론 대외환경의 개선을 빼놓을 수 없다.

대공황 당시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은 각 국의 ‘일사불란’한 정책 공조가 경기 회복 시기를 앞당겨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 것.

위기의 조기 수습, 그리고 실적 호조의 이면에는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일찌감치 털어낸 이팔성 회장 특유의 돌파력도 있다.

이 회장은 서울시 교향악단 CEO시절, 만성적인 ‘부실’을 일거에 정리하는 데 성공하며 ‘혁신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시 교향악단 시절은 전화위복의 기회였다.

그는 늘 진퇴를 명확히 하는 편이다. 그리고 세인들의 ‘의표(意表)’를 비웃는 승부수를 던졌다.

《주역》은 이를 ‘진무구(賑撫九)’의 노선으로 표현한 바 있다. ‘진무구’는 전진을 결행해도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어떤 길을 선택할지라도 ‘험로(險路)’를 걸을 수밖에 없으나, 큰 허물은 없을 것이라는 심오한 뜻을 담고 있는 경구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순이익 4838억원으로 국내 지주사 중 가장 뛰어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7% 증가한 수치이다.”


금융산업 재편 ‘주도적’역활
그는 최근 임직원들을 상대로 이메일을 발송했다. 경쟁사인 하나금융지주 주도의 피인수설이 시장에 확산되자 선제대응에 나서며, 불안감 확산을 조기에 차단했다.

그 리고 ‘금융 산업’ 재편에서 우리금융지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연한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경쟁사들과의 대회전을 앞두고 있는 이 회장은 또 지난 9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들과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고대회를 열고 전략적 문제들을 논의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의 이면에는 국내 금융권의 빅뱅을 앞둔 치열한 수싸움이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작년 취임 초부터 ‘조기 민영화’론으로 민영화 여론을 주도해왔다.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블록딜’의 형태로 우리금융지주 지분 7%를 매각한 것도 그가 일찌감치 조기 민영화론에 군불을 지펴온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금융권은 한 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개 정국이다.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온 4대 금융지주사들은 바야흐로 ‘시너지(synergy) 경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 ‘포트폴리오(Portpolio)’도 닦고 조이며 백년대계의 기틀을 닦고 있다.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들의 탁월한 ‘한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배경이다. 지난 9.11사태의 후폭풍을 이겨낸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 회장은 신성장 전략으로 ‘이코메지네이션(Ecomagination)을 제시한바있다.

‘환경’과 ‘상상력’을 결합한 복합어로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엿보는 이 회사 특유의 유전자를 가늠하게 하는 용어이다.

위나라의 군정 대권을 한손에 움켜쥔 조상은 ‘우유부단함’으로 패가망신한 비운의 주인공이다. 황제의 신임을 얻고 있던 그는 반란을 일으킨 백전노장 ‘사마의’에게 대항할 시기를 놓치고 만다.

백면서생의 태생적인 한계인 셈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결단’(決斷)의 리더이다.

또 ‘꿈’과 ‘현실’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그런 그가 ‘이코메지네이션’에 비견되는 전략을 앞세워’ 국내 금융지주사 대회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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