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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 신임 중앙공무원 교육원장 / ‘신장개업’ 컨설턴트 출신 공무원의 ‘성공학’

“남 도와야 나도 잘 되는 게 인생사”


교 통방송 시절 이명박 대통령 만나…‘영성(spiritual)’ 수요 반영한 대학원 수업으로 인기몰이


윤은기 신임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은 민간 컨설턴트 출신이다. 유명 개그맨과 함께 공중파 방송의 ‘신장개업’ 코너에 정기 출연해 점포 회생 방안을 제시하던 윤 원장의 모습을 지금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교한 가설을 세우고 시장 조사를 한 뒤,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컨설턴트로 잔뼈가 굵은 윤 원장의 주특기이다. 윤 원장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시절에도 이러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고경영자(AMP) 과정에 ‘시테크’를 적용하고, 맞춤형 커리큘럼을 도입하며 이 대학원 대학의 변화를 주도한 것. 차관급인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에 취임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윤 신임원장(당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을 지난 5월4일 만나 ‘인간 윤은기’를 물어보았다. <편집자 주>


개그맨 신동엽과 함께 ‘신장개업’에 컨설턴트로 출연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늘과 같은 성공시대를 예감했습니까.
“방송 활동이 제게는 좋은 약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서울 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을 알게 된 것도 교통방송 진행자 시절이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초대 손님을 만나면서 경륜을 넓힐 수 있었어요. 오피니언 리더들도 이때 많이 만났죠.”


생방송을 하다 보면 가슴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고 하던데,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 푸셨습니까.
“편 한 것만 찾았다면 일찍 방송을 그만뒀을 겁니다. 물 좋고 산 좋은 곳을 다니며 유유자적하는 편이 좋았겠죠. 하지만 10년을 부대끼며 방송 진행을 하다 보니 아는 것도 많아지더군요. 게스트들이 대부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니까요.


문제를 포착해 해법을 제시하는 컨설턴트적 사고가 강하다는 평입니다. 총장 부임 후 무엇부터 했나요.
“어림짐작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주변의 조언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다들 쓴 소리를 아낌없이 해주셨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 그룹 회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현 SK C&C 부회장) 등을 만나 대학원 입학 의사를 타진했어요. 지금까지 적을 둔 경영자 과정에 대해 아쉬운 점도 물어보았습니다.”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은 대표적인 ‘레드 오션’시장이었는데 CEO들을 만나니 해법이 보이던가요.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 주체할 수가 없다는 게 그분들의 솔직한 속내였어요. 인맥을 강점으로 내세울 요량이라면 아예 대학원 얘기를 꺼내지 말라는 압박이었죠. 최고경영자 과정은 국내 산업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봅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가 분명 필요한 때였어요.”


CEO들의 숨겨진 욕구를 어떻게 찾아냈습니까.
“수강생들이 참가하는 봉사 활동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최고경영자들의 영성적(spiritual) 욕구를 파고 든 거죠. ”


뜻밖의 해결책이었군요.
“1 년에 한 차례 성금 5000만 원을 모아 서울대 병원에 기탁했습니다. 이 돈으로 소아암 환자들을 고쳐달라는 조건을 달았지요.

당시만 해도 최고경영자 과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곱지는 않았어요. 돈 좀 있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어울려 다니며 골프 치고, 좋은 음식 먹고…뭐 이런 이미지도 일각에는 분명 존재했습니다.”


수업을 4개월 과정으로 줄인 까닭은 무엇입니까. 대개 한 학기가 6개월 과정이지 않습니까.
“수업을 한 달 단위로 모듈(module)화하기에 적절했습니다. 첫 달은 윤리경영, 다음 달은 환경경영, 석 달째는 혁신경영 이런 식으로 수업을 하면 집중력도 높일 수 있구요.

대학원 한 학기 수업은 6개월이라는 통념을 다 허물었습니다. 수업의 만족감을 높이면서 효율성도 꾀해야 했어요.”


30만권이 팔려나간 <시테크> 저서의 저자다운 해법이군요. GE의 식스 시그마를 수업에 적용한 셈이네요.
“CEO 들의 한 시간은 평범한 이들에 비해 엄청난 기회비용을 수반합니다. 수업은 정시에 시작하고 정시에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했어요. 정시에 끝나야 다른 모임에도 참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올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유일하게 아스펜 재단으로부터 윤리경영 교육기관으로 ‘Global Top 100’에 선정됐습니다. 단기간에 약진한 비결이 무엇인가요.
“지속가능 경영과정이 10기 졸업생들을 배출했습니다. 이 강좌 졸업생 800명이 오는 6월8일에 통합 발대식을 열 예정입니다.

첫 번째 작품인 이 강좌가 성공한 배경으로는 최고경영자들의 마음을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분다운 분석이네요. 대학원에 보안 과정을 신설한 것도 이러한 맥락인가요.
“지난해 한국기업들의 보안 준비 태세를 비웃는 숱한 사건사고들이 터지지 않았습니까. 주요 사이트를 마비시킨 DDOS사태도 그렇구요.

하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보안 문제를 통신, 물류, 지적재산권 등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큽니다. 이 문제를 전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CSO(Chief Security Officer) 육성에 나선 배경입니다.”


짧은 역사에도 대학원이 선전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대학원 설립 초, ‘빅3’대학의 MBA 과정 못지않은 위상을 확보하겠다는 비전을 세웠습니다. 원대한 포부였지요. 부단하게 노력했고,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성공 요인이라면, 최고경영자들의 성공을 충실히 뒷받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영문 표기도 바로 ASSIST, 다시 말해 ‘돕는다’는 뜻입니다.”


이미 성공한 경영자들 보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경영학자는 가난하고 힘들고 병든 사람들을 도와줘야 합니다. 그것이 인도주의입니다. 하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혜택이 어려운 사람들한테도 골고루 퍼지게 됩니다. 부자가 많은 사회보다 가난한 자가 적은 사회를 지향하는 것은 사회주의의 병폐입니다.”


무명의 컨설턴트에서 방송 진행자를 거쳐 대학 총장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었는데, 후학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지금까지 저술한 책이 한 30권 정도 됩니다만,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바로 <귀인>입니다. 자신의 준비 여하에 따라서 귀인은 정말 귀인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스쳐지나가는 객이 되기도 합니다. 방송 진행자는 (제가) 식견을 키우고 인맥을 넓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대담=이남석 편집국장 namseoklee@asiae.co.kr
정리=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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