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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조지 소로스, 북핵과 한국경제를 말하다

[이코노믹리뷰 2006-10-25 21:48]


“대 국으로서 소국을 존중하는 나라는 하늘의 이법을 즐기는 자로, 천하를 보존할 수 있으며, 소국으로 대국을 섬기는 자는 하늘의 이법을 두려워하는 자로, 그 나라를 능히 보존할 수 있다” (이대사소자以大事小者, 낙천자야樂天者也. 이소사대자以小事大者, 외천자야畏天者也, 낙천자樂天者, 보기천하保其天下 외천자畏天者 보기국保其國)

외교 정책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전국시대 위나라 양혜왕의 질문에 대한 맹자의 답변이다. 강국이라고 해서 교만하지 않고, 소국을 존중하면 그 위세를 사해에 떨칠 수 있으며, 작은 나라로 큰 나라의 심중을 깊이 헤아리면 국민이 나라를 잃고 각지를 떠도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상호존중의 정신을 강조한 대목인데, 동서고금을 뛰어넘어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경구이다. 하지만 작은 나라를 존중하고 떠받들면서 천하를 보존한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까. 고대 로마부터 구(舊)소련에 이르기까지, 강대국들의 패도정치는 주변국에 고통을 안겨줌과 동시에 자국의 몰락을 재촉했다.

성인들은 항상 교만을 경계했다. 지난 17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소로스매니지먼트 회장은 미국 또한 이러한 패도의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해 온 대표적 인물.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의 국민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행태가 결국,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지난 2004년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낙선 운동을 벌여 관심을 모은 바 있는 그는, 특히 북핵 사태로 위기가 고조된 이번 방문길에서 “북한이 다시 핵실험에 나선다고 해도 한국경제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북미 대립이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북핵 사태로 햇볕 정책의 폐기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참여 정부에는 말 그대로 천군만마나 다름없는 발언인데,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을 계승한 조지 소로스 회장의 사상, 그리고 이 노회한 투자가가 북핵 사태를 낙관하는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해 보았다.

햇볕정책 유효…정부, 당근 남겨둬야
6자 회담국 현상유지책이 핵실험 불러
경협 중단은 상대방 막다른 골목 몰아

2차 북핵실험 투자기회 될 수 있어
미·일 대북 경제제재 원칙적 찬성
미국, 힘 앞세운 패도외교 중단해야

소로스 인터뷰
“2차 핵실험 배제 못해…
투자자에겐 또 다른 기회”

“미국과 일본이 대북제재에 나선 배경을 이해한다. 경제제제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효과적 압박수단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당근(carrot)을 한 두 가지 남겨 놓아야 하지 않겠나”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으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76. George soros) 소로스 매니지먼트 회장.

지난 1992년 파운드화의 집중 매도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굴복시켰으며, 2004년에는 부시의 낙선 운동을 벌이며 세계적 석학 촘스키와 더불어 반(反)부시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한 그는,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세계각지를 다니며 ‘열린사회’의 벽돌을 하나씩 쌓아올리는 인물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호를 이끌게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화상 대화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그가 지난 17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팬 사인회와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빽빽한 일정 탓이었을까. 다음날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빌딩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인터뷰 내내 그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요카이(妖怪)’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소로스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하는 듯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책을 읽어 보라”며 심드렁한 얼굴로 답변을 피하거나, 지루한 듯 책상 위에 놓인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하지만 북핵 사태를 둘러싼 위기 국면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는 국제 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데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도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경협 중단 여부는 전적으로 한국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당근을 몇 개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해, 사실상 경협중단을 반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의 경제협력 중단은 자칫하면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상대방(북한)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북 경협 중단을 요구하는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나름의 해법인 셈인데, 정부는 지난 18일 경협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상태다.

소로스는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속내’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북한의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으며, 다시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 특히 6자 회담 참가국들이 현상유지(status quo)를 원했기 때문에(핵실험이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반발해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나선다 해도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으며,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소로스는 2차 핵실험으로 일부 외국인이 한국내 운용자금을 홍콩이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또 다른 당근을 제공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 북한 핵실험이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한국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배경이 궁금하다.

북한의 핵카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결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시장은 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국제 사회가 2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다시 나선다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알리려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Not very much. I think that they are definitely excited to demonstrate that they have a nuclear weapon. The test was a failure. and so they will definitely try second time. so it is natural they are being warned against it. it is nothing unexpected.)

- 상황을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한국이나 일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홍콩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분명 있다.

아마도, (그들이 옮겨간다면)또 다른 구매(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Maybe, that provides effective buying opportunity.)

북한을 압박하고 나서면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일까.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는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공조 못지않게 민족공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참여정부 입장에서야 이방인들의 말을 그대로 들을 수는 없지 않을까.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대북경제협력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물론 국내 보수진영에서는 금강산 관광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방침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참여정부의 대북경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비판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번 경제 제재조치도 부적절하다고 보는가.

일본과 미국이 제재에 나선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는 일본의 정책도 지지한다. 양국의 제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I think that the UN resolution and the actions taken by Japan in cutting off money to North Korea is other right response. )

- 참여정부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을 중단하라는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동의하는가.

한국정부가 판단할 문제이다. 하지만 당근 몇 개 정도는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험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아직도 잃어버릴 것이 더 있어야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It is a matter of judgement whether South Korea should take away those two carrots which are out there. I think it is good to have some carrots left. So North Korea can not do something nasty directly to South Korea. Then it still has something to lose.)

- 방한중인 미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정부에 북한의 화물선 수색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칫하다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이와 비슷하다. 화물을 수색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다. (I think what Japan has done. Searching cargo is just the right response.)

- 원론적인 논의를 해보자. 국민의 정부, 그리고 햇볕정책을 계승한 참여정부는 북한에 아낌없이 많은 것을 베풀어왔다. 햇볕에도 옷을 벗지 않는 상대에 계속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가

나는 계속해서 햇볕정책을 지지해 왔다. 물론 햇볕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불가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매우 가깝다. 북한을 제재할 수단을 지니고 있지 않다. 유일한 제제 수단은 당근을 다시 빼앗는 일이다.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가 바로 이것이다. (I have continued to support the sunshine police in principle, not necessarily in details because there may have been some mistake in execution. It is very important to realize that we have no military option against North Korea because Seoul is too close to the border. So we have no sticks. The only stick we have is by taking away carrots. and that is what Japan has done. )

“진정으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미리 전의를 밝히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한 군사전문가의 말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전쟁 승리를 원하는 국가는 대부분 상대방을 안심시켜 높고 기습을 단행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전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떠들썩하게 핵개발 사실을 알리는 속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실제 핵무장을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절박함의 표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북한 경제는 극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The testing of nuclear weapon was the act of desperation on the part of North Korea.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The economy is in big trouble. and winter is coming.)

- 한국에서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의 책임론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6자 회담 참가국들은 현상 유지를 원했다. (The other party of six party talks basically wanted to keep everything unchanged.) 북한은 이러한 상태를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they did not want to move too much. but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 당신은 지난 2004년 부시 대통령 낙선 운동을 펼친 바 있다. 부시에 대해 특히 모질게 행동하는 배경이 무엇인가.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9·11테러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모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테러 이후 1년6개월 동안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은 곧 비애국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이라크 침공이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배경이기도 하다.

힘의 적절한 분배가 사라지게 됐으며, 부시 대통령에게만 어마어마한 권력이 집중되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했으며, (이 때문에 )테리리스트들의 입지를 강화했다.

“물극필반(勿克必反).” ‘사물이 극에 달하면 처음으로 되돌아온다’는 의미이다(주역).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지켜보며 이번 위기가 사태해결의 전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미약하게나마 들려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미-북간의 오랜 갈등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인가.

-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낙관하는가.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북한 정부는 핵무기 보유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나는) 그들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After they succeed in showing that they actually have detonating bomb, they will go back to negotiating table. )

미국은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일대 일로 대화를 나누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대목이 나를 낙관적으로 만드는 배경이다. 6자 회담은 한미일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이다. (My understanding is that the United States has said it is willing to talk with North Korea one on one within the frame of the six party talks. That makes me optimistic. That is peaceful solution. And I think having a six party framework is very useful in keeping South Korea Japan, China, United States in coordination.)

- 당신말대로 북한이 회담에 돌아오면 미국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미국이 안전보장을 하고, 다른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6자 회담의 틀내에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평화적인 해결 방안이다. (I think that they should help to bring North Korea back to the negotiating table. At that time, it is very important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be willing to provide some security guarantees. and other inducement, other carrots.)

근본적으로 네오콘처럼 자신들의 뜻을 전세계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미국은 마샬플랜 등을 통해 자국은 물론 인류를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는 과거처럼 세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소로스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사회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칼포퍼의 가르침에서 형성된 자신의 철학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다고 고백했다. 어떤 내용인지 물어보았다.

- 투자를 하는 데도 심오한 철학이 필요한 것인가. 칼포퍼의 철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달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철학이 필요하다. 내 책에서는 철학적 틀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서 역사를 이해하고 있다. 이 틀을 적용해서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있는데, 그만큼 현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식이 아니라, 현실의 해석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 끝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 최근 미국과의 FTA협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은데, 한미 FTA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줄 수 없다.

조지 소로스는 누구인가

외환위기 장본인 지목에 억울함 토로
“그 당시 외환 거래 손놓고 있었다”

“저는 유대인입니다. 나치독일이 가족이 살던 헝가리를 점령한 것이 1944년이었으며, 아버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는 이미 죽었을 겁니다. 나치 패전후 소련이 다시 헝가리를 점령했는데, 정부가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소로스는 단연 중량감이 느껴지는 거물급 인사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대통령이 그를 위성으로 연결해 외환위기 극복 방안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모 경제지 미국 특파원은 그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2년 동안 공을 들여야 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젊은 시절 폭압적인 정권 탓에 사선을 넘나들며 혹독한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소수자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따뜻하다.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내재적 접근 방식’의 분석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는 데 한몫을 한 그가 다른 사람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 위기를 6개월 정도 앞두고 자신은 외환거래를 하지 않았다며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해 왔다.

한편 그는 이번 방문길에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열어 이채를 띠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반응은 썩 신통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외국인 소로스에 동의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 적어”

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북핵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오후, 기자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가 주최하는 한 세미나 현장(리츠칼튼)을 찾아 스스로를 유태인이라고 밝힌 피터 킹(Peter King)연구원을 만났다.

기자는 홈네트워킹 부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인 그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반도 핵사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두 아이를 두고 있다는 피터 킹 연구원은 우선, 북한이 처한 어려움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우회적 답변이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입에 올리며 자신의 논지를 펼쳐나갔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을 ‘김일정’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여건에 있다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남북한의 군사 대치상황을 지적하며 대북 제재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의 방문 사실을 알려주자, 그야말로 한반도 전문가라며 추켜세우기도.

향후 시나리오를 묻자, 적어도 북한에 관한 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늘 빗나간다며 말을 꺼린 그는, 다만 “핵은 상당히 비싼 무기”라며 핵무기 개발로 북한 사람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의 크리스 홀란즈 부행장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사태후 외국인 투자 건수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홀란즈 부행장은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이 적다”며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당장 북핵 사태가 투자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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