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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금융위기 맞힌 역학자가 본 경제 운세-MB가 대운하를 못 버리는 까닭은


기사입력
2008-11-06 06:36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들에게 베푸는 운명을 타고난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빈한한 운세여서 서민의 리더였지만 베풀고 싶어도 밑천이 없었어요. 이명박 대통령은 수술 칼에 비유할 수 있는 사주입니다.”

●“경인년은 고래로 한반도가 병화에 휩싸이고,급격한 변화가 급물살을 타는 시기예요. 바로 2010년입니다. 대운하 공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요. 정치권은 중임제 개헌을 추진할 수 있고, 북한체제에 이상이 올 수 있습니다.”

                                                           
“ 큰스님,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든 건가요.” 모진 세파에 휘둘리던 20대 청년은 무작정 ‘사찰’을 찾았다. 그의 삶은 늘 고달팠다. 가난으로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았다. 눈칫밥을 먹는 형편에 대학 진학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웠다. 그는 큰스님에게 고통을 토로했다.

‘비우라’는 말은 공허하게만 들렸다. 애초에 가진 것이 없는데 더 이상 버릴 것이 무엇이 있을까. 스님들이 하던 ‘면벽수행(面壁修行)’을 무작정 따라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따라다니던 고통스런 기억들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버리고 비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는 승려의 길을 포기했다. 결혼도 했으며, 직업도 몇 번 갈아탔다. 성공을 눈앞에 두었다고 생각한 순간 모든 것은 무너져내렸고, 그는 운명을 떠올렸다.

지 난 10월29일, 오후 7시 30분, 신대방 전철역 주변의 한 복덕방. 추워진 날씨 탓인지 거리에는 사람들이 드물었고, 40대 여주인도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거기가 용하기는 용합니까?” 복덕방 여주인에게 ‘청송철학원’ 가는 길을 물었더니 거꾸로 호기심 어린 질문이 날아온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철학원 위치를 묻는 이들이 방문하니 얼마나 영험한지 꽤 궁금했던 모양이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이 역리학자가 과거 큰스님을 상대로 고통을 토로하던 김정섭 청송철학원장이다. ‘노스트라다무스’는 온라인에서 그를 부르는 호칭이 됐다.

작년 1월 모 일간지에 실린 기사 한 꼭지가 발단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과 더불어 금융시장 혼란을 예측한 그의 발언이 최근 인터넷을 들끓게 한 것. “대선 후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난리가 난다”는 대목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현금을 최대한 보유하라”는 글귀에 이르러서는 말 그대로 모골이 송연해진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예측도 적중했다. 역술인들 중 모든 질문에 모범답안을 내놓은 이는 그가 유일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을 예견해서 화제를 모은 심진송 씨를 비롯해 장안의 내로라하는 역술인이나 무속인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그는 요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손님 중에는 초대받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다. 내공을 서로 겨뤄보자며 도전장을 내미는 ‘역술인’이나 ‘무속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주식시장이 거꾸러지고, 펀드가 반 토막이 나면서 자신의 앞날이 불안해진 손님들도 부쩍 늘어났다. 하루에 100여명에 달하는 이들이 고민을 토로한다고 김 원장은 귀띔한다. ‘용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정치인 보좌관들도 자주 들른다.

선거 때면 공천 여부가 알고 싶은 국회의원 후보자들도 문지방이 닳도록 오고 간다. 대부분 신원을 숨기지만 공통점이 있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는데, 욕심들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재물이 많은 이들이 권력까지 노리는 거지요.

주식시장 내년 초까지 안정세 유지

그 가 금융시장 대혼란을 예고했던 때는 지난 2006년 10월경이었다. 경제지표는 비교적 양호했다. 주가는 다음해(2007년) 역사적인 고점(2000선)을 돌파했으며, 부동산시장도 가파른 상승 행진을 거듭했다. 당시만 해도 김 원장의 이러한 예측은 뜬금없어 보이기만 했다.

“정해년은 늘 풍요롭고, 사람들도 행복했지요. (저도) 그 속에서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릴 듯한 맹렬한 기세의 ‘불덩어리’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사물이 극에 달하면 되돌아온다는 ‘물극필반(勿極必反)’의 원리는 이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의 경고를 무시했던 이들은 그 대가를 치렀다.

요즘 그의 사무실에는 펀드가 망가지면서 삶의 희망도 잃은 이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펀드 열풍에 빚을 얻어 막차를 탔다 빚더미 위에 올라선, 말 그대로 칼날 위에 선 사람들이다. 쥐들이 기둥의 밑둥을 갉아먹어 서까래가 무너지니 무자년은 서민들의 삶이 괴로운 시기이다.

김 원장은 ‘60갑자’의 원리를 근거로 제시했다. 역사적으로도 무자년은 성난 불길이 쇠하고, 서서히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역사는 두 번 되풀이되는데, 희극과 비극을 번갈아 연출한다는 철학자 헤겔의 통찰력은 국내의 한 역술인의 미래예측과 일맥상통한다.

그 의 전망은 공교롭게도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과도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지난해 역사적인 고점인 2000선을 돌파했던 주가는 지난달(10월) 1000선이 무너졌으며, 다시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한동안 연출했다. 기운이 성한 여름이 가고,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닥쳤다는 역리학의 해석과 일치한다.

불안감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금융부문의 위기가 실물부문을 뒤흔들면서 외환위기를 방불케 하는 위기가 급습한다는 루머 탓이다. 그러나 김 원장은 일단 내년 1월까지는 비교적 평온한 시기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국내 증시도 안정세를 회복하며 변동 규모가 하락하게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 이후는 어떨까. 그는 “대통령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한다. 올해 상반기 위축됐던 운의 흐름이 다시 반전되며 정국을 주도해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이 대통령이 쥐게 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예측이다.

이 대통령, 날카로운 칼의 사주

이 대통령의 사주는 ‘금’의 기운이 강하다. 김 원장은 ‘수술용 메스’에 비유한다. 헤집고 파헤치며 허무는 속성이 강하다. 국내 최대 건설업체의 최고경영자가 그에게는 천직이었던 셈이다. 지난 10년간 누적된 대한민국호의 환부를 도려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천시와 지리가 그의 편이다. 이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했던 것도 야권 예비주자들의 사주가 상대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이 대통령을 밀어내는 운세는 아니었다.

“ 박 전 대표가 만약 남자로 태어났다면 이 대통령을 압도할 만한 운세의 흐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고난에 처한 이 대통령이 위기를 만날 때마다 물을 주는 어머니 역할을 할 사주입니다.” 문제는 금의 기운이 강한 이들은 돌파력이 강하지만 독선적이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는 성향이 강하다. 올해 상반기 미국산 쇠고기 역풍에 밀려 대국민 사과를 할 때조차도, 진실함이 묻어나지 않았다.

맹 목성도 또 다른 한계이다. 이 대통령이 좌충우돌하며 ‘애’를 쓰지만 ‘비전’의 부재로 자칫하다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서민들의 삶의 기반만 허물어뜨리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그는 경고한다. 수술용 메스는 단호하게 살을 헤집지만, 자칫하다 환자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

노련한 참모들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원장은 유인촌 문화부장관을 예로 들며 안타까움을 피력한다.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이장으로 출연할 때만 해도 그의 얼굴은 맑고 평안해 보였습니다. 지금은 사리분별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이런 분들이 보좌를 하니….”

동북방의 호방한 무장에 불과하던 이성계는 아무런 인연도 없던 유생 정도전을 만나면서 비로소 왕조 창업이라는 거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사적인 인연보다 능력을 중시하고, 전 정권에서 근무하던 인사들이라도 과감하게 발탁할 수 있어야, ‘용이 구름을 만난 듯’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용도 강태공이나, 정도전 같은 장자방을 만나야 하늘로 오를 수 있다. 역리학자가 내린 진단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방식을 비판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와 닮아 있는 점이 흥미롭다. 열변을 토하는 그의 왼쪽 팔목에서 흰색 빛깔의 염주가 눈길을 끈다.

“경인년은 고래로 한반도가 병화에 휩싸이고, 급격한 변화가 급물살을 타는 시기예요.” 변화의 방아쇠는 정치 부문이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 변화는 두 갈래이다. 하나는 현 정부가 이때를 전후해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밀어붙일 가능성이다.

또 다른 변수는 북한 지도체제가 무너질 개연성이다. 김 원장은 지난 2006년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이 두 가지 사안이 서로 맞물리며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수면 아래 잠겨 있던 대운하도 첫삽을 뜨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경인년(2010년), 한반도에 대변화 엄습

“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청계천 복개 공사가 좀 더 대규모로 넓은 지역에 걸쳐 이뤄졌다면 쇠고기 파동을 비롯한 여러 악재들을 피해갈 수 있었을 겁니다. 이 대통령은 물과 인연이 깊은데, (기독교도인 그가) 부족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는 청계천을 추진한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대통령이 대운하를 강행할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운하 건설은 ‘갑론을박’이 뜨거운 사안이지만, 역학자들은 대운하 건설에 비교적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 학성강당을 운영해온 역학자 청곡 김종연 씨가 대표적 실례다.

그의 논리는 명확하다. 한반도의 새어나가는 기운, 즉 설기를 막을 수 있고 관광·문화자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고용창출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반도의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의 운세를 타고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들에게 베푸는 운명을 타고난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빈한한 운세여서 서민의 리더였지만 베풀고 싶어도 밑천이 없었다. 남북관계나 국내 정치의 큰 흐름도 이러한 큰 틀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의 사주와 정책 방향은 밀접한 역학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원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인사들의 사주를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이치에 통달하고 정법을 이뤘다.’ 김 원장을 따라다니는 세간의 평이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심안(心眼)은 어떻게 길러

야 할까. 흔히 주역을 떠올리지만 김 원장은 유학의 조종 공자가 심취했다던 이 책을 손에 들어본 적조차 없다. 사찰에서 선수련을 몸에 익힌 뒤 책을 멀리하고 있다.

“책을 읽기보다는 선수련을 해보라”는 것이 그의 제언이다.

지 식은 때로 명료한 판단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그의 책상은 매우 단출했다. 책상 위에는 노트 한 권과 역술인들의 필수품이라는 만세력 한 권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스승에게 전수받은 ‘음양학’과 선수련이 정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젊은 나이에 머리를 깎고 수행을 한 불가적인 기반도 또 다른 강점이다. “국내의 역술인들 상당수는 미래를 바라보는 ‘프레임’이 고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숨가쁘게 변화하는 사안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역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도전 같은 조선의 재상은 상대방의 운명을 꿰뚫어 보는 심안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사주를 파악하고 그들을 통제하는 것은 그만큼 무서운 일입니다.”

김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동서고금을 초월해 역리학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하지만 ‘벗’의 집에서 술 한잔을 나누다 지금의 한국일보 자리에서 암살을 당한 정도전의 운명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는 ‘염화미소’만 흘렸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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