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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쟁 현장 뉴욕을 가다] 미래학자가 본 자원의 미래
기사입력 2008-05-09 01:45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 GBN회장●

“통합생물학이 에너지 산업 미래 좌우”

‘ 구소련은 붕괴 과정을 거쳐 작은 나라들로 분화되고 말 것이다.’ 지난 1980년대 후반 미국의 한 미래 학자는 구소련의 붕괴를 예고해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보기관은 이 학자의 예측을 소련의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비웃었지만, 그의 예언은 불과 수년 후 정확히 실현된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기법을 통해 구소련의 붕괴를 내다본 미래학자. 그가 바로 피터 슈워츠(Peter Schwarts) GBN회장이다. 지난 70년대 이른바 ‘세븐 시스터즈’의 일원인 쉐브론에서 근무하며 이 회사의 장기 경영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기와 기회 요인들을 분석해온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미래학자에서 컨설팅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그리고 다시 대체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활동 반경을 활발히 넓혀가고 있는 피터 슈워츠를 만났다.


                                                                   
●“통합생물학이란 ‘공학 기술을 적용해 자연을 인간의 구미에 맞게 바꾸어 내는 영역의 학문’입니다. 이 분야는 19세기 산업 혁명에 비견할 수 있는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심 디자인 분야에서 엄청난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

●“인류가 겪게 될 최악의 시나리오가 방글라데시에서 펼쳐질 수 있다고 봅니다. 메가-몬순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약간 상승할 경우 방글라데시인들 1억 명이 난민이 될 수 있습니다.”

                                                                   
▶Q글로벌 기업들의 환경 분야 진출 러시는 90년대 말 IT 기업 붐을 떠올리게 합니다. 환경 트렌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까요.

이 분야는 매우 떠들썩합니다. 신기루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득세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봅니다. (I think it is both hype and real.)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지난 수년간 이 분야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겪었다는 점입니다. 느리긴 하지만 꾸준히 성취를 이뤄냈습니다.

Tribute to Don Quijote
Tribute to Don Quijote by lapidim 저작자 표시비영리



▶Q이 분야가 과연 돈이 될까 하는 점에 고개를 가로젓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태 양열 에너지 관련 기술을 떠올려 볼까요. 벌써 30여 년 이상 이 기술을 개발해 왔고, 조금씩 그 수준이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있지는 못합니다. (We have not made any breakthrough.) 가장 큰 관건은 앞으로 얼마나 나아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Photovoltaic
Photovoltaic by Schwarzerkater 저작자 표시



▶Q지난 90년대 IT 붐은 결국 꺼지고 말았지만, 아마존이나 옥션, 구글 등은 살아남아 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태양열이나 풍력 분야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기업이 등장하지 않는 건 왜 일까요.

저 는 이렇게 반문해보고 싶습니다. 벤처 캐피털이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투자 대상 분야의 생리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인사들이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성공의 보증 수표로 통하는 이들은 투자자들의 돈을 쉽게 끌어 모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벤처 캐피털에 투신하기 전 정보통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CEO출신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몸담았던 정보통신 기업은 물론 기술, 시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어요.

Sergey Brin and Larry Page talking to reporters
Sergey Brin and Larry Page talking to reporters by Steve Rhode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이들이 벤처기업 붐에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요.

이 분야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보니, 해당 분야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나 시장 등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쿄슬라(Vinod Kyosla)’같은 인물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이들이 이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 기업들의 태동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습니다.



▶Q환경 분야의 될성부른 떡잎을 콕 짚어낼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현재 많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에 너지나 물, 그리고 환경 분야 등은 지금까지 투자의 사각지대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벤처 캐피털(VC)의 지원을 받은 경험이 일천한 분야입니다. 에너지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 분야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이나, 인텔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여겼지만 엑손모빌이나 쉘은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다시 정보 통신 기업으로 옮겨가고, 또 이 기업 출신들이 다시 벤처 캐피털로 가면서 변화와 혁신에 불을 댕겼습니다. 하지만 환경이나 에너지 쪽은 이러한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labyrinthine circuit board lines
labyrinthine circuit board lines by quapan 저작자 표시



▶Q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딜레마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 분야에 투자를 하려는 기업가들은 많지만, 정작 환경, 에너지 분야를 꿰뚫고 있는 이들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투자 성적표가 신통치 않을 수 있는 여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Q피터 슈워츠 당신은 에너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미래학의 대가입니다.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미래를 낙관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이 분야의 변화가 지금처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때는 없었습니다. 매년 환경 분야에 대한 벤처 캐피털의 투자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되고 있습니다. 환경산업은 신생기업(start-up)에 도약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 아예 새로운 산업이 태동할 수도 있는 토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클린 기술(clean technology)을 둘러싼 불투명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담거리입니다. 엄청난 돈과 시간, 그리고 인재들을 태양열 에너지 분야에 투입했지만, 성과는 아직까지 썩 만족할 만하지 못합니다.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친환경 상품을 선호할지도 미지수입니다.

Capri sun handmade dress & bag | recycled fashion portrait
Capri sun handmade dress & bag | recycled fashion portrait by Adam Foster | Codefo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획기적인 신소재나, 컴퓨팅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주도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지요.

진 실은 이렇습니다. 아직까지 획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성취들을 이 분야에서 이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The truth is, there are not many surprises here.)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outhern califonia Edison)은 컴퓨터를 일반 가정의 전기를 제어하는 용도로 개발하고 있어요. 이 지역의 80만 가구를 상대로 이미 이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The cycle of energy
The cycle of energy by MissusK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어떤 기술이 앞으로 또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가 상 회의 기술(virtual meeting and better communication)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원거리를 굳이 여행하지 않고도 회의를 차질없이 할 수 있는 기술을 떠올려 보세요. 가상 회의 기술은 에너지 절감 분야의 대표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cat and mouse
cat and mouse by damcle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많은 기업들이 태양광이나 풍력 터빈,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느 분야에 돈을 걸겠습니까.

물 쪽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핵 분야도 새로 조명을 받을 수 있겠죠. 원전을 소규모로,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면 게임의 룰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겁니다. (game changer) 연료 전지 분야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을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GM Hydrogen 3
GM Hydrogen 3 by gmeurop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에너지, 환경 분야를 뒤흔들 잠재력이 있는 기술 얘기를 해볼까요. 필름 산업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디지털 카메라 기술처럼 말입니다.

저는 ‘통합생물학(synthetic bio)’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지난 19세기 산업혁명에 비견할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게임의 룰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Q통합생물학이란 어떤 분야를 지칭하는 건가요. 학문영역에 불고 있는 통섭 바람을 일컫는 말인가요.

통합생물학이란 ‘공학 기술(engineering technology)’을 적용해 자연을 인간의 구미에 맞게 바꾸어 내는 영역의 학문입니다. 이미 많은 수의 벤처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태동하고 있습니다.

▶Q걸음마 단계인 통합생물학 분야에서 조금씩 명성을 날리고 있는 벤처기업의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 코다 제노믹(CODA Genomics)’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제가 직접 투자를 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에어 바이오테크놀로지(Ayres Biotechnology)’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모니터 그룹이 운용하는 모니터 벤처그룹에서 이 벤처기업에 지난 2002년부터 투자를 하고 있다.)

▶Q희대의 사기극으로 끝난 ‘줄기세포’처럼 용두사미(龍頭蛇尾)로 그칠 공산은 없을까요.

랩 톱 컴퓨터 배터리 얘기를 좀 하고 싶군요. 지난 2000년경에 인터뷰를 했더라면 저는 배터리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으로 얘기를 했을 겁니다. 지금쯤이면 이 분야에서 벌써 성공을 거두어야 했겠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문제가 더 복잡했던 거지요.

태양열이나 풍력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분야(통합생물학)에 관한한 상당한 기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통합생물학 분야의 벤처기업들은 이미 외부의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Q앞으로 5~10년 뒤 가장 유망한 분야로 부상할 영역은 무엇일까요? 태양열인가요, 아니면 바이오 에너지입니까.

저 는 도시 설계(urban design)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도시 전체를 그랜드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브라질의 생태도시인 쿠리치바나 캘리포니아의 실험에 각국의 지도자들은 주목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 설계의 거장인 피터 캘도프(Peter Calthorpe)와 도시주의자(urbanists)들의 비전에 감화를 받아 왔습니다.

ZUBIZURI
ZUBIZURI by PIKAPL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당신은 구소련의 붕괴를 예측했던 미래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25년 인류는 지금보다 더 깨끗한 공기와 물을 소비할 수 있을까요.

과 거의 사례로 눈을 돌려 보세요. 무대는 25년 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입니다. 대기 상태는 지금보다 훨씬 안 좋았어요. 낚시대를 드리워서 월척을 잡았다 해도 이 물고기를 도저히 먹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기와 강의 상태가 대폭 개선이 됐어요.

자동차, 공장의 오폐물 처리 시스템이 한결 더 나아진 덕분입니다. 자, 이제는 눈을 2025년으로 돌려 볼까요. 물과 대기는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질 겁니다. 클린 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괄목상대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성과들이 정수, 오염 절감 등에서 나오겠지요.

Urmia Salt Lake / دریاچه ی نمک ارومیه
Urmia Salt Lake / دریاچه ی نمک ارومیه by Mehrad.H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이러한 시나리오를 뒤흔들 변수는 없을까요.

역 설적이지만, 수년간 환경 재해들이 꼬리를 감추게 된다면 이 분야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홍수나 가뭄, 그리고 카트리나급의 태풍은 환경문제에 등을 돌려온 각국의 시민들의 경각심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 문제들이 수면 밑으로 잠복한다면?

급속도로 흥미를 잃어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상품에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치르려고 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유럽이라고 해서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King Neptune is Not Happy With New Jersey!
King Neptune is Not Happy With New Jersey! by Sister72 저작자 표시



▶Q하지만 프리우스나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이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캘 리포니아의 버클리에서는 프리우스(Prius)나 렉서스 하이브리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요. 버클리만 놓고 본다면 시장이 분명히 존재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정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이 전국 단위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을지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Toyota Prius
Toyota Prius by jason.hoa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역설적이긴 하지만 쓰나미나 카트리나와 같은 재해가 자주 발생할수록 친환경 제품은 더 빠른 속도로 정착하게 되겠군요.

자 연재해가 비단 개도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뉴욕 지하철과 영국의 시골이 폭우로 물에 잠긴 사례도 있습니다. 인류가 겪게 될 최악의 시나리오가 방글라데시에서 펼쳐질 수 있다고 봅니다. 메가-몬순과 결합해 해수면이 약간 상승할 경우 방글라데시인들 1억 명이 난민이 될 개연성이 있어요.

해수면이 변하지 않아도 몬순만으로 1500만 명의 방글라데이인들이 역시 수해로 집을 잃을 수 있습니다.

Hat Rai Lay Beach Revisited
Hat Rai Lay Beach Revisited by fboosm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고어가 불편한 진실에서 강력한 허리케인이 더욱 자주 미국의 해안을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카트리나급의 태풍은 더 이상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카트리나급의 허리케인이 더 이상 미국 남부 해안을 강타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다시 누그러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무관심은) 정책 당국자들의 대응에도 변화를 불러 올 수도 있겠죠.

▶Q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이 분야에 미칠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는 말씀을 늘 해주셨습니다.

캘 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월츠제네거를 배우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더는 환경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여유가 없습니다. 대처가 늦어질수록 더 높은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지난 2005년 미국의 남부 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몰고 온 폐해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Terminator
Terminator by Dunechaser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피터 슈워츠는 누구◇

소련 붕괴 예측, 미 CIA도 놀라게 해

앨 빈 토플러, 페이스 팝콘, 존 나이스비트, 호머 리. 미래학의 계보를 파악할 때 빼놓기 어려운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다. 특히 호머 리는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탁월한 예측력으로 학자들 사이에서 전설이 된 군사 전략가다. 중국 해방 운동을 주도한 쑨원의 군사(軍師) 역할을 하며 의화단 운동에도 참여한 이색경력을 지닌 그는, 지난 1909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과 2차 세계대전 발발을 정확히 예상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지난 1980년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사실을 무려 70여 년 전에 예견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호머 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다른 미래학자가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셀 런던사무소에서 근무하던 피에르 왁(Pierre Wack)이다. 로열더치셀의 런던지부 기획 부서에서 시나리오 기획자로 근무하던 그는, 지난 1973년 ‘욤-키푸르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오일쇼크를 정확히 예측해 관심을 끌었다.

피터 슈워츠는,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해 고르바초프가 이끄는 구소련 내 개혁세력의 등장과 소련의 붕괴를 정확히 맞춰 그의 예측을 비웃은 미 정보기관 CIA의 코를 납작케 한 인물.

내로라하는 미래학자들이 대개 석유 메이저에서 근무했듯이, 피터 슈워츠도 쉘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미래학자들 중 석유 메이저 출신이 많은 것은 에너지 분야만큼 메이저 업체들의 패권을 위태롭게 만드는 변수들이 도처에 산재한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석 유자원의 보고인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정치 불안, 미·중 패권 전쟁, 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등이 모두 기존 산업지도를 뒤바꿀 수 있는 주요 요인들이라는 것. 이는 미래학이 기업들의 불안감을 자양분으로 번창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반증한다. 지난 2001년 9·11 사태 직후에 열린 피터 슈워츠 주최 미래학 세미나는 몰려드는 명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유가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쌀, 밀 등 곡물가격마저 급등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불투명해지고 있다. GBN소속의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들이 올들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갔는데, 요즘 국내 대기업들의 컨설팅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모니터코리아 측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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