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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열대성 소나기가 내렸다. 질좋은 ‘차’와 커피의 나라. 인도네시아 현지에 진출한 국내외 가전 회사들을 상대로 반도체, LCD부품등을 판매했다. LS전선의 해외 사업부문장이 그의 공식직함이었다. 공격적이며, 속도를 중시하는 성향은 이때 형성됐다고. 

‘맨땅에 헤딩을 해야 했던 시절’로 당시를 회고하는 그는, 지난 2005년 그룹 측의 ‘러브콜’을 받는다. 이번에는 GS네오텍의 수장이다. 건설사 근무 경험이라고는 전무했다. 뜻밖의 인사로 받아들여지던 배경이다. 그런 그가, 복귀 후 당시만 해도 뜬금없이 들리던 ‘선언’을 한다. 이 회사가 제조가 아닌 ‘서비스’ 기업이라는 것. 

직원들은 술렁거렸다. 종합 건설사로서는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500억원’ 이하의 공사 물량을 주로 파고들던 전문건설업체. 계열사의 물량만 처리해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부채비율 0%.

‘시스템 통합(SI : System Intergration)’분야와 IT부문이, 건설과 ‘삼각 공조’를 이루던 이 회사는 GS그룹의 보수적 기풍에 더해 하청 기업 특유의 폐쇠성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게 최 사장의 회고다. 그는 당시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단체로 등산을 하며 거리감부터 좁혀 나갔다고.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났다. 회사 매출은 취임 당시 1800 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훌쩍 늘어났다. 오는 2010년까지 매출 6000억원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각 부문에 서비스의 색채를 입혀 부가가치를 끌어올린 덕이라고. 

건설부문에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IT서비스 분야와의 시너지 창출에도 주력했다. 이영애 씨가 광고 모델로 등장한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에 ‘홈네트워킹’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실례다. SI분야의 경우 도로정보시스템을 앞세워 ‘U-City’분야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서비스는 변화를 상징하는 키워드였다. 회사 분위기도 많이 바뀌었다. 사업 내역은 물론 사내 문화도 부드러워졌다는 평이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을 더 이상 ‘동지 여러분’으로 부르지 않는다. 사우 여러분이 일상적인 호칭이 됐다. 노조 위원장 취임식에는 운동가요 대신 클래식 음악이 흘렀다. 

취임당시만 해도 정적이고 보수적이던 이 회사는 학습 지향적인 조직으로 바뀌었다. 연간 70시간에 달하는 각종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들 상당수가 전기기사, 기술사, 시스코 자격증을 비롯한 전문기술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최성진 사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미처 주목하지 못한 새로운 고객층,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일이 당면과제이다. 그가 제시하는 맞춤형 처방전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는 구식이 된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파고들겠다는 복안이다. 

국내에서 단가 인상을 요구하며 건설사들과 밀고 당기기가 한창인 레미콘이나, 시멘트 분야는 그가 눈독을 들이는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발상의 전환이다. 그의 비전을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은 대체 에너지, 그리고 물 관련 산업이다. 

홈네트워킹도 블루투스 기술이 가정에 보급될 경우 지금의 ‘비투비(business to business)’에서 ‘비투시(business to consumer)’로 사업 영역이 대폭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하이마트에서 소비자들이 텔레비전을 구입하듯 이 회사의 홈네트워킹 제품을 살 날이 곧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