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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기사입력 2007-11-18 01:03 |최종수정2007-11-18 01:15


《Microtrends》 /Mark Penn 외/ Twelve /September 2006 /448쪽 / $25.99

◇마이크로트렌드를 찾아라!◇

“이 책은 ‘마이크로트렌드’의 힘, 즉 작은 그룹 혹은 작은 운동이 어떻게 온세상을 바꿔버리는지 그 알고리즘을 보여주고 있다.”

사 커 맘(Soccer Moms)은 미국에서 나온 정치용어다. 1990년대 초반 콜로라도 덴버의 시의회 선거에 나선 한 여성이 자신을 사커 맘이라고 지칭하면서 세상에 나온 이 용어는 전(前)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의 재선 성공에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사 커 맘은 그 뜻 그대로 풀이하면 된다. 축구 엄마, 즉 방과 후나 주말에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다니며 축구를 시키는 극성 엄마들이다. 미국에서 축구는 고급 스포츠에 속한다. 그래서 사커 맘이란 미국에서 흑인 계층보다는 경제적 여유가 있고 대학 교육을 받은 백인 중산층의 젊은 엄마들을 상징한다. 이들은 아들과 딸을 축구장에 데려다주고 그곳에서 다른 사커 맘들과 이야기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한다.

클린턴 선거본부는 사커 맘에 주목했다. 미국에서 축구등록선수가 약 1500만 명 이상이고 이들 백인 중산층 주부들이 가정, 학교,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사커 맘이 누구를 지지해주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방은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사커 맘의 특성인 합리적 진보와 중도 성향을 간파한 클린턴은 그에 맞게 교육 정책을 제시했고, 사커 맘의 지지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실 사커 맘은 미국 유권자들의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이 끼친 영향력은 결국 전세계적인 수준으로 파급됐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은 세계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클 린턴 선거본부에서 ‘사커 맘’을 찾아낸 사람이 누구일까? 그는 마크 펜(Mark Penn)이라는 전략 분석가였다. 《Microtrends 마이크로트렌드》(Twenve)는 바로 마크 펜이 최근 출간한 책으로, 클린턴 선거본부와 사커 맘, 그리고 재선 성공에서 입증한 ‘마이크로트렌드’의 힘, 즉 작은 그룹 혹은 작은 운동이 어떻게 온 세상을 바꿔버리는지 그 알고리즘을 보여주고 있다.

내일의 거대한 변화 뒤에는 오늘의 작은 힘이 있다. 마크 펜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자 한다면 이러한 작은 힘에 관한 데이터에 주목하고 이를 해석해야 한다고 믿는다. 인습적 지식 혹은 지혜는 거의 대부분 항상 오류에다 구닥다리다.

하나 예를 들자면, 국가는 절대 멜팅 팟(Melting Pot: 인종·문화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융합·동화되는 현상)이 아니다. 멜팅 팟은 이제 오류이자 구닥다리다. 현실 세계는 비슷한 개인적 기호와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다양한 커뮤니티(Community)의 총합이다. 따라서 오늘날 어떤 집단(혹은 어떤 마이크로트렌드)이 부상하고 있고 이들의 특성이 무엇인지 인식해야만 개인이든 조직이든 성공할 수 있다. 즉 비즈니스를 완전히 바꾸는 방법,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 그리고 거대한 운동을 격발시키는 방법의 중심에는 마이크로트렌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트렌드는 ‘사회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새롭고 직관에 반하는 트렌드’라는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로 큰 성공을 거둔 기업으로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이 있다. 1960년대에, 독일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커다란 지면에 단 두 단어만 사용한 광고를 시작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계를 뒤흔들었다.

‘작은 것을 생각하라(Think Small)!’

이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아이디어였다. 당시 미국은 성공이란 무조건 큰 것, 즉 차도 커야 하고, 집도 커야한다고 생각하던 시대였기 때문이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슈퍼 파워 국가로 부상하고, 경제적 지배력을 확대시키고, 글로벌 시장으로 박차를 가하던 그 시대에, 폭스바겐은 작은 대안문화, 즉 시대적 분위기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발생한 개인성의 부활이라는 트렌드에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폭스바겐은 미국에서만 1954년 3만 7000대, 1968년에는 56만 대의 판매를 거둬 빅3에 버금가는 큰 성공을 거뒀다.

‘부르주아 와 파산’ ‘비디오게임의 성장’ ‘베트남 사업가들’ ‘중국계 피카소들’ ‘두 번째 주택 구입자들’‘숫기 없는 백만장자들’ ‘흑인 10대 스타’ ‘기독교 시오니스트’ 등 마이크 펜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마이크로트렌드로 15개분야 7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물론 미국적 상황에 주로 맞는 마이크로트렌드다.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우선 ‘사내 연애’가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60%가 사내 연애와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됐다. 그리고 그 수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많 은 사람들이 가까운 곳, 즉 직장 내에서 배우자 혹은 애인을 만들고 있다면 기업 내 인사 정책이나 시행이 어떤지 살필 시점이다. 함께 일하면서 연애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인지 아니면 경쟁적으로 열심히 일만 하게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은 퇴 근무’도 마이크 펜이 말하는 마이크로트렌드의 하나다. 미국인들은 일하기를 좋아하고 점점 더 은퇴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노동자 부족사태가 도래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층은? 이러한 변화와 보조를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젊은 인력을 끌어들이면서도 숙련된 나이 든 직원을 보유하는 정책 말이다.

마이크로트렌드를 찾을 때 중요한 것은 폭스바겐처럼 직관에 반하는 트렌드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이크로트렌드를 간파할 수 없다. 10대를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에만 초점을 맞추면 이전 세대들이 이룩하지 못한 성공을 거뜬하게 이뤄내고 있는 젊은이들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어렵고, 테러리즘의 원인을 빈곤의 시각으로만 본다면, 그 수많은 테러의 배후자인 더 부자이고 더 많은 교육을 배운 테러리스트들을 알아내기 힘들어지는 이치와 같다. 또한 잘 조직화된 거대 종교에만 관심을 가지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더 새롭고 작은 종파를 보기 힘들어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마이크로트렌드를 창출하는 인원은 대중의 1%, 미국인구 3억을 기준으로 약 300만 명이다. 이 300만 명이 미국 인구 3억을 넘어 60억 인구의 전 지구촌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으로 치면 마이크로트렌드를 형성하는 인구는 약 49만 명 정도가 될 것이다.

목 적에 맞는 49만 명으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찾아라! 마이크 펜에 의하면 이 49만 명이 한국 사회의 변동에 대한 예측 혹은 운동의 촉발에 있어 키워드인 셈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에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의 여론 주도가 있었다. 노사모도 한때 한국의 마이크로트렌드였던 셈일까?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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