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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삼콜 주한 캄보디아 대사 인터뷰
이코노믹리뷰|기사입력 2007-12-07 05:48 |최종수정2007-12-07 06:00




옆집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이다. 지난달 30일, 이태원에 위치한 캄보디아 대사관저에서 만난 ‘림 삼콜(Lim Samkol)’ 주한 캄보디아 대사는 두 딸의 이야기를 화제에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 생활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보니 큰 딸이 약혼만 하고 결혼식을 아직 올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수더분한 말투에서는, 직설적이지 않지만 할 말은 다하는 외교관 특유의 풍모를 엿볼 수 있었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볼 만한 캄보디아의 유망 투자분야를 묻자 ‘속 안’ 캄보디아 부총리에 얽힌 일화를 털어놓는다. 부총리는 요즘 농장에서 직접 난초를 재배하고 있다고 한다. 농업, 그리고 농공(agro-industrial) 부문 육성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정부 정책을 읽으라는 뜻으로 읽혔다. 림 삼콜 대사는 지난달(11월)부로 한국에서의 임기를 모두 마무리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를 한 번 둘러보세요. 그러면 한류의 위력을 절감하시게 될 겁니다. 거의 모든 인기 케이블 채널에서 하루 종일 한국 드라마를 방영합니다.”

●“한국의 첨단 기술, 그리고 캄보디아의 풍부한 천연 자원이 서로 결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동구의 체코슬로바키아를 거쳐 한국에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부임하신지는 얼마나 됐습니까.

지난 2004년 11월 15일 왔으니, 벌써 한국과 인연을 맺은 지도 3년 정도가 지났네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한국에 온 게 바로 엊그저께 같은데 벌써 떠날 때가 됐으니 말입니다. 이달(11월)로 3년간의 공식 임기가 다 끝났습니다.

▶요즘 한국 날씨가 부담스럽지는 않으신가요. 30도를 훌쩍 웃도는 캄보디아에 비해 매우 쌀쌀한 편인데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하도 단련이 돼서 견딜 만합니다. (웃음) 요즘은 한국 사람들, 문화, 그리고 추운 날씨마저 정겹습니다.

▶3년이면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닌데요. 대사님께서 보는 한국 사람들은 좀 어떤 편이던가요.

두 나라 간에는 공통점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불교가 두 나라 사람들 정서의 공통분모인 듯합니다. 이 덕분에 한국에 근무하면서 고향에 온 듯 아주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선조들로부터 풍부한 문화유산을 물려받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지요.

문화 교류도 활발한 편입니다. 당장 지난 9월에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상북도와 함께 문화 엑스포를 열었습니다. 신라의 천년 고도 경주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주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한류(韓流)가 캄보디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여전히 폭넓은 반향을 얻고 있습니까.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를 한번 둘러보세요. 그러면 한류의 위력을 절감하시게 될 겁니다. 거의 모든 케이블 채널에서 하루 종일 한국 드라마를 방영합니다. 한국의 영화, 그리고 드라마는 여전히 캄보디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보는 영화와 드라마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모두 캄보디아 말로 의사를 전달하지요. (웃음)

▶대사님께서도 한국 드라마를 자주 보시는 편이신가요. 혹시 좋아하는 배우라도 있습니까.

물론 저도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열혈 팬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미래의 경제 강국에 눈을 돌려라.” 미래학자인 패스트 퓨처그룹의 로히트 탈와 박사가 올해 초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강조한 조언이다.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 경제 강국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부상할 잠재력이 있는 국가들을 선점하는 일도 이에 못지않다는 뜻이다.

림 삼콜 캄보디아 대사는 투자처로서 캄보디아의 강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아직까지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점이 매력이라며 한국 기업인들의 더 적극적인 진출을 당부했다.

▶기업인들도 캄보디아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가 지닌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점이 매력이 아닐까요. (웃음) 도로, 공장을 비롯한 인프라 시설을 더 구축해야 하고,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천연가스, 석유를 비롯한 지하자원도 풍부한 편입니다. 최근 (석유나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블록을 발견했습니다.

▶캄보디아가 셰브론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자원 개발의 필요성 때문인가요? 베트남이 인텔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듯이 말입니다.

다국적 기업인 셰브론텍사코와 기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석유 자원의 탐사·발굴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셰브론텍사코 외에도 에너지 관련 다국적 기업들이 캄보디아의 천연자원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에너지 기업들이 있습니다. 두 나라가 이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상생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디 에너지 분야뿐이겠습니까. 한국의 첨단 기술, 그리고 캄보디아의 풍부한 천연자원이 서로 결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캄보디아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캄보디아에 진출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캄보디아는 국가 성장 전략으로 직사각형(rectangular) 개발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서 영감을 얻은 건 아닙니까.

한국도 가난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0년대 이후 국가 주도 개발 전략을 앞세워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놀라운 경제 도약을 이루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의 성장 모델은 항상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입니다. (박스기사 참조)

▶캄보디아 현지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들을 만나 보셨습니까.

KTC의 김명일 대표이사, 그리고 강의구 씨 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으로 캄보디아 정부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의구 씨와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입니다. (김명일 KTC 사장은 프놈펜 시엠립에 골프장을 짓고 있으며, 강의구 씨는 캄보디아 선박등록청의 대표를 맡고 있다.)

▶캄보디아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인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미개척 분야는 혹시 없을까요.

의류(textile)나 의복(garment)은 지금도 유망하지만, 앞으로도 각광받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인프라 건설도 비슷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관광산업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캄보디아하면 보통 어디를 떠올리십니까. 대부분 유적지인 앙코르와트가 아니겠습니까.

에너지 산업도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캄보디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농업, 농공(agro-industrial) 분야도 한국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기를기대합니다.

▶의복이나 관광이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분야였습니다. 농업이나 농공 분야 육성의 고삐를 죄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의복(garment)과 관광이 캄보디아 경제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 두 분야가 주로 경제 성장을 이끌다 보니 바로 외부의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캄보디아 정부가 성장의 기반을 좀 더 확대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농업, 그리고 농공 부문 개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배경입니다. 경제 발전의 혜택이 시골 사람들에게도 좀 더 골고루 퍼져나가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이 캄보디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에 더욱 적극 나서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 지역에 더 많은 공장이 건설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We need to set up more factory in agro-industrial sector).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닌가요.

▶하지만 캄보디아에 투자하고 싶어도 관련 정보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한국 기업인들의 불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규모 투자자들은 속 안(Sok An) 부총리를 직접 만날 수 있습니다. 현지 사정이 궁금하면 캄보디아국가개발위원회(CDC)나 대사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하면 됩니다. (이 답변은 경제참사관인 ‘입 속홈(YIV Sokhom)’이 대신했다. )

▶캄보디아에도 급성장하고 있는 현지 토종 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A&Z’가 대표적인 실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로열그룹(Royal Group)이 가장 유명한 편입니다. ‘A&Z’도 이 그룹의 산하에 있습니다. 소키멕스(Sokimex)도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기업의 하나입니다. 기업인으로는 소키멕스의 속콩(Sok kong)회장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항구, 거대 농장을 소유하고 있는 몽로티(mongspritthy)도 유명 기업인입니다.

▶한국의 김씨나 박씨처럼 캄보디아에는 속(Sok)씨들이 많은가 봅니다. 캄보디아 부총리의 이름도 속 안(Sok-An)이지요.

그렇습니다. (웃음) 속안 부총리는 자신이 직접 난초를 키워 해외에 수출도 합니다. 소도 키우고 있습니다. 농부의 삶을 앞장서 실천하는 한편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로열그룹이나 소키멕스가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은 없을까요.

아직까지는 시기 상조가 아닐까요.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캄보디아 기업인은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이태원 근처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캄보디아인이 한 명 있기는 합니다. 호주계 캄보디아인입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고유 음식을 판매하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이태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웃음)

▶한국에는 캄보디아인들이 얼마나 진출해 있습니까. 중소기업에서 활동하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3000명가량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수원, 그리고 대구, 부산 지역 중소기업의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인력들, 그리고 학생 등이 200명가량이 됩니다.

▶지난달로 주한 캄보디아 대사의 공식 임기가 모두 끝나지 않았습니까. 아쉬운 점은 없습니까.

한국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연세대에서 국제관계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첫째 딸이 약혼을 하고도 아직까지 결혼식을 못 올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바쁜지 아시겠지요. (웃음)

▶한국은 언제쯤 떠나실 계획이신가요. 대통령 선거라는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는데요.

한국도 캄보디아도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다음달 12월 있지 않습니까. 캄보디아에서도 내년 7월에 총선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임기는 끝났습니다만 좀 더 남아서 대선을 지켜보게 되지 않을까요. (웃음) 언제 떠나게 될지는 훈센 총리의 의지에 달린 문제입니다.

◇캄보디아 직사각형 성장전략이란◇

캄보디아 주식회사 성장전략 요체

마이클 포터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경영전략 부문에 관한 한 최고의 학자로 꼽힌다. 그는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획기적인 모델을 제시했는데, 바로 다이아몬드 모델이다. 다이아몬드 모델은 애초 국가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모델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산업이나 기업 등 모든 부문에 적용할 수 있어 지금까지 널리 애용되고 있다. 포터 교수는 지난 1990년에 다이아몬드 모델을 소개했다. 캄보디아의 직사각형 국가 성장전략은 포터 모델과 비슷하다.

포터는 다이아몬드의 꼭지점 별로 생산조건, 관련 및 지원분야, 전략적 능력 등 한 국가나 기업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잣대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직사각형 이론은 캄보디아 경제 발전을 위한 선결 과제 네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꼭지점은 뛰어난 지배구조의 구축(Good Governance)이다. 이를 위해 부패와의 전쟁, 사법 체계의 혁신, 군대의 개혁 등 4가지를 선결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군대를 개혁대상에 포함시킨 점이 이채롭다.

두 번째 꼭지점은 직사각형 국가 전략의 실행을위한 여건의 조성이다(Environment for the Implementation of the Rectangular Strategy).

정치·사회 안정, 우호적 거시. 금융 환경의 조성 등이 이를 위한 전술 방안이다.

세 번째 꼭지점은 인력 자원의 개발이다(Human Resource Development).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고 양성 간의 평등을 고취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마지막 꼭지점은 민간 분야의 개발, 그리고 고용의 증대이다(Private Sector Development and Employment Generation).

세부 항목으로 투자증대, 그리고 근로환경의 개선 등을 담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 홈페이지에서 직사각형 전략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http://www.car.gov.kh/hunsen/rectangularstrategy_en.asp)


대담 = 김경한 편집국장(justin-747@ermedia.net),  정리 = 박영환 기자(blade@ermeid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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