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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26 00:33


Dragons at Your Door
(Ming Zeng, Peter J. Williamson /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June 2007 / $29.95)

“베이징의 천공(Cheung Kong) 경영대학원 교수인 밍 젠(Ming Zeng) 교수와 싱가포르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피터 J. 윌리엄슨(Peter J. Williamson) 교수가 공동 저술한 이 책은 중국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생활 현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모두 사라진다면? 싸구려, 저질, 모방, 짝퉁 등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 붙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생활에 직·간접적인 큰 불편이 따를 것이다. 시장에서 상당한 수의 상품군이 종적을 감출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산 상품은 우리 삶에 넓게 그리고 깊숙이 포진한지 오래되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

그럼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아직까지 중국산 제품에 위기 의식을 느끼지 않는 측면이 있다. 중국이 만드는 제품과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차별화가 되어있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수 있을까? 중국산은 영구불변 싸구려의 대명사로 남을까?

베이징의 천공(Cheung Kong) 경영대학원 교수인 밍 젠(Ming Zeng) 교수와 싱가포르 인시아드 (INSEAD) 경영대학원 피터 J. 윌리엄슨(Peter J. Williamson) 교수가 공동 저술한 《DRAGONS AT YOUR DOOR(문 앞에 다다른 용)》(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는 이제 중국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태도로 중국을 바라봐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5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 10.1%, 향후 15년 동안 평균 경제성장률 8.1%로 예측되는 중국은 향후 글로벌 기업 환경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최대 핵심변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장률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질(質)의 변화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근본적인 질의 변화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국 기업들이 낮은 가격으로 첨단 기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중 국 서버업체인 다우닝(Dawning) 사는 슈퍼컴퓨터 테크놀러지를 세계 IT 네트워크의 평범한 저가 서버에 도입함으로써, 첨단 기술이 고가의 상품과 세그멘트에 국한된다는 일반 비즈니스 상식을 파괴시켰다. 다우닝 사의 전략은 새로운 첨단 기술을 ‘고가의 세그멘트 영역’에서 ‘대중 시장’으로 천천히 이동시킴으로써 기존 시장 경쟁자들이 제품 생명 주기에 따라 수익을 극대화했던 게임의 룰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둘째, 중국 기업들이 규격화(혹은 표준화)에 따라 대중 시장 세그멘트에나 적합하다고 생각되던 분야에서 상품에 대한 무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중 국기업 굿베이비(Goodbaby) 사는 소매 시장 가격으로 600종 이상의 일반 유모차, 아기 좌석, 포장 유모차, 아기 놀이터 제품을 판매한다. 그나마 이 회사와 가장 경쟁적이라고 판단되는 회사보다 4배가 더 큰 규모다. 고객이 다양성과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을 원하면 그에 합당하는 프리미엄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일반 비즈니스 상식에 중국의 신흥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중국 기업들이 낮은 비용 체계를 전문 제품 영역까지 확대 도입하면서 극단적으로 싼 가격의 전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러한 제품들이 규모의 비즈니스로 변모하고 있다.

중 국 기업 하이얼을 보자. 이 기업은 절반 가격에 와인 전용 냉장고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이 제품을 소수 와인 전문가만 소장하는 개념에서 미국의 샘스 클럽(Sam's Club)을 통해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판도를 바꿔버렸다. 그 결과 이 시장 분야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어제의 틈새시장 선두주자들을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이 새로운 중국발 경쟁자는 전문 제품이 영원히 소규모의 고가(高價)로 남아있을 것이란 개념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질의 변화를 가져온 비밀 무기는 단연 혁명적인 비용 혁신(Cost Innovation)이다. 비용 혁신은 단순히 저렴한 노동력뿐만 아니라 중국 내 이용할 수 있는 경쟁우위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첨단 기술과 규모의 경제가 결합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첨단 기술을 가격경쟁의 대중 시장에 도입하면서도 낮은 비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면서도 무한한 다양성과 보다 정밀해진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제공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러한 중국의 무서운 경쟁력에 기존 글로벌 기업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저자의 주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들의 역량(strengths)을 비용 혁신과 연계하는 것이다. 첨단 기술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중국 내에서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도입하고 저렴한 중국 엔지니어 풀(pool)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중국의 대중 시장으로부터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혜택을 이용한다면 중국의 전략 - 낮은 비용으로 첨단기술 활용·다양성 확보·전문 상품 생산 - 을 모방하는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이것은 생산 기지를 반드시 중국으로 이전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의 확보와 전문 상품 생산은 시장과 세그먼트에 대한 전략 수정으로 중국식 모방이 가능하다. 오늘날의 틈새 시장에 대한 기존 인식, 즉 소규모에 고가라는 인식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비용과 가격을 낮추고 유통을 넓혀 대중 시장에 호소하는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

두 번째 열쇠는 제조, 커스터마이제이션, 서비스뿐만 아니라 R&D, 디자인, 엔지니어링에 있어서 비용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이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변형시키라는 것이다.

중 국 기업이 누리는 경쟁우위가 중국 내부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이미 자신들 쪽으로 기울어진 이러한 우위를 적극 활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가져온 파괴력에 맞서려면, 글로벌 기업과 자국내 1등 기업들은 중국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100% 이용해야 한다.

로지텍 사는 이 방법을 선택했다. 로지텍 사는 2001년 당시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고 고속도로도 없던 중국 쑤저우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여 공장을 설립했다. 중국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한 결과였다. 현재 쑤저우는 중국 경제를 대표하는 지역이 됐고, 로지텍 사는 중국을 단순히 상품을 파는 시장이 아니라 경쟁우위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을 결정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여전히 큰 점유율을 유지하고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 번째는 중국 기업들과 글로벌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존 글로벌 기업이 가진 힘, 즉 기술력, 시스템, 브랜드 파워, 경험, 기존 자회사의 활동 범위와 중국 기업의 장점인 비용 혁신을 합치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는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2003년에 중국의 화웨이(Huawei) 사와 3Com 사는 커뮤니케이션 장비 생산을 위한 합작 벤처 회사를 설립했고, 그들의 경쟁사는 해당 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자랑하는 시스코 사였다. 2006년을 기준으로 이 벤처 회사는 큰 성공을 거두어 시스코 사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고도 성장했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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