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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검은 대륙의 리더, 남아공]⑦특별 대담I 이희범 무역협회장-스쿠만 주한 남아공 대사



[이코노믹리뷰 2007-05-02 11:45]


“양국 경제는 상호의존적…
FTA 타당성 검토중이다”

아프리카는 지난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습니다. 반 총장도 여러 차례 아프리카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반 총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남아공과 한국도 경제협력을 통해 호혜와 협력의 동반자 관계로 한걸음 더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프리카 속의 유럽.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일컫는 말이다.‘스테파너스 스쿠만’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는 지난 4월 24일 오후 《이코노믹 리뷰》가 주최한 대담에서 지난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아프리카 대륙의 ‘전폭적인 지지’를 빗대어 두 나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월드컵 개최는 물론 경제 개발 과정에서도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희범 무역협회장도 남아공이 브릭스(BRICs) 국가 못지 않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도로건설, 전력시설뿐만 아니라 인프라 운영 등에서도 양국간의 더욱 활발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종찬 본지 객원기자(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사회로 지난 24일 오후 3시 30부터 1시간 동안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무역센터 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이희범 한국무역협회장(전 산자부 장관)과 스테파너스 스쿠만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가 참석했다. (편집자 주)


남아공 부통령이 5월 대규모 사절단을 이끌고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두 나라 교류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무역협회장님의 감회가 아무래도 남다를 듯합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 : 케이프타운이 있는 나라. 바스코 다가마가 희망봉을 발견한 나라. 아마도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 남아공을 이런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저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남아공 경제협력회의 업무 차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을 방문하면서 이 나라의 굉장한 잠재력을 깨달았습니다.

브릭스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경제 개발에 채찍질을 가하고 있습니다. 남아공 부통령이 대규모 사절단과 함께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는데, 양국교류가 한걸음 나아가는 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 인프라 구축, 기술인력 양성 등에 특히 관심이 높을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논의될까요.

이희범 무역협회장 : 작년 10월 남아공을 방문했습니다. 민간 경제협력회의 참석을 위해서였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길거리 응원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는데, 뜨거운 반응을 얻었습니다. 남아공 분들은 이런 거리 응원을 상상도 못했던 겁니다. 문제는 남아공 거리에 전광판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남아공 부통령이 삼성이든 LG제품이든 무조건 사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서는 많은 인프라, 기술 인력이 필요합니다. 첨단 IT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서는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 사람들도 분명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후발개도국을 상대로 행정 경험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에서도 이 부문에 관심이 높을 듯합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남아공에 지금 가장 필요한 두 가지는 무엇일까요. 품질레 음람보 응쿠카 부통령이 강조하는 요건이 연간 6%를 상회하는 경제성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인력의 양성입니다. 한국에 주목하는 배경은 명확합니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한 빈국이었지만, 지금은 2만달러에 달합니다. 당장 월드컵도 월드컵이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단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뤄낸 한국의 노하우나 지식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한국의 경제개발 모델에 대해 큰 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는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광물자원의 대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다이아몬드 주산지라는 점 외에는 딱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양국 경제가 주고받을 것이 또 무엇이 있을까요.

이희범 무역협회장 : 널리 알려진 대로, 남아프리카는 다이아몬드의 주요 산지입니다. 하지만 금, 백금, 크롬, 철, 망간, 질석 등도 각각 세계 1위의 매장량을 지니고 있습니다. 망간이 세계 전체 매장량의 80%, 백금이 88%를 각각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합니다. 이 점만 보아도, 양국간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남아공은 전략적 광물이 풍부합니다(we have strategic minerals. it is huge reservoir of minerals in south Africa). 스테인리스, 동, 망간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은 이런 광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협회장께서는 작년 10월에 남아공을 둘러보고 오셨는데요. 당시 어떤 인상을 받으셨습니까.

이희범 무역협회장 : 아프리카라기보다는 유럽의 잘 발달된 도시를 방불케 했습니다. 아프리카 고유의 정취에 유럽의 풍요로움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하루가 다르게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케이프타운에 가보면 샌프란시스코나 호주에 왔나 싶을 정도로 잘 정돈된 고급 빌라, 그리고 별장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관광자원도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물개 서식지는 배를 타고 15분만 나가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온 주부관광단처럼 보이던데, 한국관광객들이 이미 많이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남아공 대사 : 아프리카에 대한 아름답지 못한(Ugly) 인상을 많은 사람들이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도, 영국의 BBC에서 본 이미지가 각인돼 있기 때문일 겁니다. (웃음)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남아공을 방문하고 나면 대부분 생각이 달라집니다. 아프리카에 좀 더 가까워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직접 가봐야 합니다.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공항, 그리고 첨단 은행 시스템 등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낫다고 봅니다. 프리토리아에서는 24시간 은행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you can take 24 hours access to this banking system).

남아공 대학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지 않습니까. 프리토리아 대학은 세계 대학 랭킹 50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남아공 대사 :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대학들이 남아공에는 많습니다. 한국은 이제 글로벌 무대의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을 했고, 한국 젊은이들이 영어를 모국어처럼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뛰어난 교육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은 비행기로 불과 16시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나라입니다. 미국 뉴욕까지 가는 데 그 정도가 걸립니다. 한국민들은 미국은 가깝게 여기면서도 남아공은 멀다고 생각합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이 겨울일 때, 남아공은 여름입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는 이날 대담에서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을 서로 다른 계절에 빗대어 비유하는 기지를 발휘했는데, 참석자들도 대부분 동의했다. 남아공은 풍부한 광물자원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은 IT와 건설부문 등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다면 어떨까. 이날 대담에서 남아공이 한국과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는 자유무역협정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털어놓았다.

최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습니다만, 남아공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듯 합니다. 협회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희범 무역협회장 : 남아프리카공화국은‘사딕(sadc.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의 맹주격입니다. 나미비아, 보츠와나, 스와질란드를 비롯한 6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는 사쿠(SACU. 남아프리카관세동맹)의 종주국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또 인도와 소위 입사라는 대륙간 자유무역협정을 준비 중입니다. 서아시아, 남미 남아프리카 대륙간 자유무역을 주도하는 원대한 기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나라에 주목해야 하는 배경입니다.

남아프리카는 EU와 FTA를 이미 체결했으며, 미국과는 논의 중입니다. 대사님께서 현황을 좀 알려주시죠.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유럽연합, 그리고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스위스 등으로 구성된 EFTA와도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미국과는 4000여 개 항목을 무관세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아직까지는 불완전한 형태의 자유무역협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역협회장님께서 잠재력을 말씀해주셨는데요. 제가 좀 더 보태자면, 남아공의 인구는 4700만정도입니다. 하지만 사딕 소속 국가들을 모두 합치면 2억명에 달합니다. 거대한 시장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로 통하는 관문입니다 지도를 펼쳐놓고 남아공의 위치를 한번 살펴보세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남아프리카의 중간 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양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무엇보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국 경제는 서로 보완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한국이 겨울일 때, 남아공은 여름입니다(when you have winter, we have summer). 경제부문에서 두 나라는 서로 경합을 벌이는 관계는 아닙니다. 양국이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 : 말씀하신대로 두 나라 경제는 서로 보완적입니다. 저 쪽은 막대한 광물자원을 가지고 있고, 또 IT와 건설기술은 우리가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비교우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서로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두 나라의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사항이 있습니까.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두 나라가 이제 그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자유무역협정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In principle, two countries will start to look at the feasibility, making feasibility study to see whether it is feasible to have FTA).

대사님 말씀을 듣다보니 남아공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경제가 도약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남아공 경제를 비행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활주로에 멈춰 서 있었지만, 이제는 대지를 박차고 올라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습니다(Plane has taken off from the runway). 중천에 치솟을 준비가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비행기를 가동하는 사람들의 노하우가 충분치 않습니다.

한국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특히 한국정부가 남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고등교육기관(highly advanced korean institution)의 문을 더욱 활짝 개방해 주기를 바랍니다. 양국간의 관계가 한 단계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배워서 20위에서 한국 다음의 경제대국이 되기를 기대합니다.(웃음)

자유무역협정도 협정이지만, 당장 이 나라가 개최할 월드컵 특수도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 : 남아공은 2010년 월드컵에 대비해서 신경제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2005년 2월입니다. 앞으로 5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요하네스버그에서 프롤레타리아까지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33억달러 규모의 도심 고속철도도 건설할 예정입니다.

남아공에 주목하고 있는 나라가 비단 한국만은 아닐 겁니다. 남아공정부의 국가 홍보전략이 궁금합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투자하기에 안전한 나라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사유재산을 국유화하는 일 따위는 없으며, 시장경제의 원칙을 중시합니다.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으며,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남아공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는 없을까요? 빈부격차의 증가나 인플레는 고속성장의 산물이기도 한데요.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음람보 응쿠카 부통령의 말을 인용하자면 남아공에는 두 개의 경제가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강조한 대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첫 번째 경제(first economy)가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경제(second economy)도 분명 존재합니다.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시골지역입니다. 이 지역을 남아공 경제는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을 구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당장 경제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전력의 안정적인 수급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도 한국의 한전과 협력할 부분이 많습니다.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합니다. 대사께 끝으로 한국민에게 전하실 메시지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스테파너스 스쿠만 대사 : 지난 2005년 제가 한국으로 가게 됐다고 하자, 가족들이 정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남한은 호전적인 북한에서 불과 수㎞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며, 북한은 남한을 뒤흔들 수 있는 무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걱정의 이유였습니다.(웃음)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가족들에게 누차 강조했습니다. 작년에 아프리카 대륙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바 있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도 여러 차례 아프리카를 방문해 호의를 표시한 바 있습니다. 반 총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국이 경제협력을 통해 호혜와 협력의 동반자 관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무역협회장께도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희범 무역협회장 : 얼마 전 한전 사장이 사절단과 함께 남아공을 다녀왔습니다. 원전을 포함해서 전력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도로건설, 전력시설뿐만 아니라 인프라 운영에서도 더욱 활발한 협력이 일어날 것입니다. 두 나라의 직항로 개설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항로가 개설되면 양국은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남아공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최종찬 객원기자는 참여정부 초대 건교부장관을 지냈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시발점이 된 10.29대책을 진두지휘했다. 1971년 행정고시 10회에 최연소 합격하며 관계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 공정거래총괄과장, 경제정책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진행 = 최종찬 객원기자
정리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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