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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전략 있는 경영자는 아시아 시장에 눈 돌린다”

[이코노믹리뷰 2007-04-18 00:39]영국국적의 미래학자인 로히트 탈와 패스트퓨처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이 양반이 일정이꽉 짜여 있어 결국 출국당일 인천공항에서 가까스로 만나볼수 있었습니다. 국적은 영국이지만 외모에서알수 있듯이, 부모가 모두 인도 사람들입니다.
유럽출신답게 인터뷰 내내 미국중심의 사고를 극복해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내달 7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는다고 합니다. 자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와의 대담 내용을 읽어보시죠 :)
Special Report |“전략 있는 경영자는 아시아 시장에 눈 돌린다”

[이코노믹리뷰 2007-04-18 00:39]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단독 인터뷰
“가난해지는 미국 집착말고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려라”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려라. 파키스탄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 지 혹시 알고 있는가. 아침에 가서 신고를 하고 법인설립 허가를 얻기까지 불과 하루면 충분하다.”

“한국기업인들은 더욱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미국에 다가가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을 주시해야 할 때다. 미국은 가난해지고 있다”

‘반야’. 불가(佛家)에서 널리 쓰이는 말로 깨달음의 절대 경지를 뜻한다. 경영자들의 입장에서는‘통찰력’이라는 용어가 더 와닿지 않을까?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미국의 앨빈 토플러 박사. 그는 정보통신혁명부터 프로슈머의 등장까지, 지금 다시 보아도 탁월한 선견지명을 발휘하며 문명을 떨쳐온 석학이다.

수리공에서 기자, 그리고 컨설턴트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어온 그의 인생역정이 이러한 통찰력의 밑거름이 됐다고 그는 회고한 바 있다.

하지만 강호에 영걸이 토플러 박사 하나뿐일까. ‘로히트 탈와(Rohit Tlawa)’ 패스트퓨처 대표. 유럽권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학자는 특히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분석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그를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한미FTA, 중국 경제의 미래, 글로벌 기업의 이노베이션 등이 주요 화제에 올랐다.

탈와 박사는 이번 방문길에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재희 사장, 그리고 삼성그룹 국제전략부문의 전문가들을 한 수 지도하고 지난달 말 영국으로 돌아갔다.

패스트 퓨처(Fast Future)라는 조직이 다소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패스트퓨처는 영국의 미래전략 두뇌집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위탁을 받아 시장 리서치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미래의 트렌드가 주요 연구대상이다. 기후변화, 중국·인도 경제, 그리고 앞으로 부상하게 될 비즈니스 모델까지, 경영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현상이 관심사이다.

영국에도 당신과 같은 미래학자가 있는지는 몰랐다. 앨빈 토플러나 나이스 비트, 혹은 제임스 캔톤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앨 빈 토플러를 보자. 그는 미국인의 눈으로 세상을 응시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변화가 과연 미국에 좋은 지 아닌지가 그의 주요 관심사이다. 미국인의 잣대로 세상을 재단한다. 하지만 내 시각은 글로벌하다. 무엇보다, 세상사를 가치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한다(I try to understand rather than to judge).

이번 방문길에 중국시장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당신 같으면 이 시장에 계속 투자를 하겠는가.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도 10% 정도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언제쯤 따라잡겠나.
누가 알겠는가(웃음). 미래학자는 족집게 도사가 아니다. 시나리오별로 살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중국이 2030∼2040년쯤 미국을 따라잡는다는 가정에는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무엇보다 내륙 지방, 그리고 서부지역이 빠른 속도로 개발돼야 한다. 이 지역에는 아직도 낙후된 곳들이 많다. 이들 지역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또 내수시장이 좀더 성장한다면 이르면 2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의회가 중국에 대해 지속적인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되지 않겠는가.
위안화가치가 오르면 중국기업들의 수출 가격이 상승한다. 수출 가격이 오르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을 기업 중에는 미국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들이 중국에서 만드는 물건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중국에서 조립해서 미국으로 가져오는 물건이 비싸지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또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 이노베이션 역량 강화와 더불어 빠른 속도로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는 중국 기업을 과연 한국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까.” 중국 경계론의 핵심인데, 국내 일각에서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타결된 한미 FTA로 화제를 돌려 보았다. 이 협정이 옹호론자들이 주창하듯이 중국의 추격에 맞서 한국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냐는 의문에서다.

한미FTA가 한국 경제 도약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이번 방문길에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 기업인들이 한결같이 의기소침(depressed)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내게 일본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중국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고 걱정을 토로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내게 끊임없이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우려를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

한국 기업인들은 지난 수십년 간 놀라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왔다. 한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혁신을 해야 하는지 이미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그는 이번에 이재희 인천공항공사 사장,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 그리고 삼성그룹의 글로벌전략부문(Global Strategy Unit) 관계자들을 만났다.)

미국과 FTA를 굳이 체결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런 뜻인가.
한미FTA는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본다(It is a probably right way to go).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인들은 하지만 더욱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미국에 다가가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을 주시해야 할 때이다. 미국은 가난해지고 있다(America is getting poorer).

많은 문제를 이미 노출하고 있다. 아시아나 유럽 기업은 경쟁격화로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 기업인들은 좀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좀더 자신감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매사를 살펴 대비함은 동양 지도자들의 전통적 덕목이다. 조금함을 꼭 부정적인 징표로 볼 필요가 있는가.
비관 주의는 자칫하다 스스로의 잠재력을 해칠 수 있는 독이다. (나는)당신과 같은 언론인들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언론인들은 비즈니스를 배워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매사에 부정적인 경향이 있지만 좀더 겸손해질(humble) 필요가 있다. 2%가 부족하다. 사회에 무엇을 제공할지, 어떻게 대안(positive solution)을 제시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국 기업인들이 좀더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아시아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단적으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의 인구를 떠올려 보라. 이들 국가가 성장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 밖에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여전히 미국에 집착하고 있다(Asia is still obsessed with America).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의 시장성을 논하기에는 좀 성급한 것이 아닌가
파키스탄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혹시 알고 있는가. 아침에 가서 신고를 하고 법인설립 허가를 얻기까지 불과 하루면 충분하다. 한국은 어떤가. 파키스탄은 인구도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들 나라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당장은 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앞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나라는 여전히 정치적으로도 불안한 구석도 있다.
물론 정치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감내해야 한다.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의 신흥시장들이 속속 글로벌 경제에 편입되고 있는 데, 너무 늦기 전에 이들 시장에 깃발을 꼽아야 한다. 한국 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당장 중국 시장에서도 밀려나는 분위기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국 상무성이 최근 펴낸 리포트를 보자. 이 보고서의 요지는 간단하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이른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중국의 성공에 헌신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 부분에 매우 신경을 쓴다.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한국 기업의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 곳이 어디라고 보는가.
폭스바겐이다. 중국인들은 이 회사가 독일회사라는 점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폭스바겐이 중국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여전히 한국 기업으로 파악하는 중국인들이 대부분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다. 중국은 원대한 비전을 지니고 있다. 중국은 기술과 이노베이션 역량을 키우길 원한다. 중국의 대학들과 리서치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전개하라. 그들을 가슴속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아니라 중국기업이 돼야 한다.

IBM글로벌 서비스는 분기별로 글로벌 기업인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략적 고려요소 가운데 최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다양한 답변이 나왔지만 무엇보다, 이노베이션이 1위를 차지했다. 로히트 탈와 박사에게 글로벌 기업들의 이노베이션 동향을 물어보았다.
라플리가 이끄는 P&G는 이른바 C&D전략으로 유명하다.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구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접근방식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를 보자. 이 회사는 아이디어를 많은 곳에서 얻는다. 그리고 시장에 즉각 선을 보인다 (They take ideas from many places. rolling out to big market places). 시티뱅크도 이런 접근에 매우 뛰어나다. 글로벌 마켓의 소비자 동향 파악역량이 탁월하다.

내 고객사인 리드이그지비션도 비슷하다. 그들은 탁월한 식견을 지닌 고객들로 구성된 고객패널(creative customer panel)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의 도움을 구해 트렌드를 이해하고, 또 자신들의 제품에 반영한다.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인 노키아는 독특한 이노베이션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노키아는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시장에 빨리 내놓기로 정평이 나 있다. 사내 투자제도 덕분이다(investment Funding only for the company). 무엇보다, 디자인 역량 덕분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훌륭히 구현하는 점이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가기 힘든 점이다. 디자인 역량은 이 회사의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요소이다.

캐논-브룩스 IBM 부회장은 지난해 기자에게 한국기업이 핵심활동을 여전히 자국에 묶어두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진단에는 동의하는가.
연구개발, 디자인을 비롯한 핵심 활동을 자국에 두는 경향이 있다. 동의한다. 특히 이노베이션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디자인이다.

인도시장을 좀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인도 대학의 연구기관은 일부 일류대학을 제외하곤 연구 시설이나,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물을 확보하면 되지 않겠는가.

정보가 많다고 해서 통찰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당신은 어디에서 통찰력을 얻는지 궁금하다.
여행을 많이 다닌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을 자주 방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런 생각을 지닌 아버지를 둔 덕분에 올해 7세인 내 아들은 쿠바부터 미국, 인도, 캐나다까지 이미 많은 나라를 가 보았다. (웃음) 매년 한두 개의 새로운 나라를 방문하게 하려고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지금부터 대비해 나가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자녀가 있다면 중국어부터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웃음) 내 아이들은 만다린어를 배우고 있다. 그들이 졸업할 때 중국 회사에서 근무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선택의 기회는 넓어질 것이다. 생각하는 법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다. 정보는 모두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다.

빠른 변화 속도를 담아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파키스탄 그라민 은행의 총재인 무하마드 유누스와 같은 인물을 보라.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만트라 고샬에서 프라할라드까지, 인도출신의 학자들은 공동체 주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었는데, 혹시 영국으로 가져가고 싶은 것이 없는가.
아시아나 항공과 인천국제공항이다.(웃음) 수많은 나라의 비즈니스 항공석을 이용해 봤지만, 아시아나처럼 서비스가 탁월한(fantastic) 곳은 일찍이 보지 못했다. 인천공항도 서울까지의 접근성, 수화물 시스템이 뛰어났다. 영국에 돌아간 뒤 기꺼이 그들의 우수함을 알릴 것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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