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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웃으며 떠날 준비가 돼 있는가

[이코노믹리뷰 2006-11-17 08:06] (강한 남자 삼성그룹의 이학수 부회장이 추천했다고 해서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은 책입니다. 이 부회장은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책을 거론했는 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가 휴머니즘적 가치를 고양하는 이런 류의 서적을 감명깊게 읽었다는 점이 의외였습니다.

김위찬 교수가 저술한 블루오션 전략이나, 짐 콜린스의 굿 투 그레이트, 아니면 톰피터스의 저술을 선호할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이 이코노믹리뷰에 기고한 서평입니다. )

 

삼성그룹 이학수 부회장이 추천한 책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탄줘잉 편저 / 김명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12월 / 213 쪽 / 8,800원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따뜻하고 가치 있게 그리고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49가지 이야기로 들려준다.

필 자가 알고 있는 한 분이 많이 편찮으시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아마 2007년에는 이 세상 분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본인은 그걸 모른다. 필자는 그 분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그 분이 그 사실을 알고 있지 않다는 데 더 가슴이 아프다.

왜 스스로 남은 시간을 가치 있게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걸까? 죽음 그 자체도 두려운 것이지만, 더 두려운 것은 죽음의 순간을 본인도 알게 될 때 엉켜 있는 무엇인가를 풀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자신에 대한 지독한 연민이 아닐까?

한번 세상에 태어난 이상 우리는 누구나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 순간은 사고에 의해 부지불식간에도 오고 예정된 시간을 기다리다 맞기도 한다.

하지만 죽음을 맞은 사람의 상황은 모두가 다르다.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웃으면서 눈을 감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눈을 부릅뜨고 삶의 끈을 모질게 놓지 않으려 애쓰지만 후회와 한을 가슴 가득 안고 가는 사람…. 당신은 어떤가? 웃으면서 떠날 태세가 되었는가?

중국 작가 탄워잉이 쓴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는 웃으면서 떠날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 꼭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면서 시간 핑계, 업무 핑계로 이리저리 미뤄두기만 했던 사람이라면 한번 정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을 따뜻하고 가치 있게 그리고 후회 없이 살아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49가지 이야기로 들려준다.

‘제시 오웬스’와 ‘루즈 롱’의 이야기는 경쟁에 대한 이야기다.

어려움에 처한 경쟁자에게 한번이라도 손을 내민 적이 있는가?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경쟁자와 마주친다. 그럴 때마다 대부분 그 경쟁자와 상생하기보다는 눌러 이겨서 그를 내려 앉히기를 원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 하지만 탄줘잉이 소개하는 두 사람의 아름다운 경쟁을 보자.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다. 올림픽을 통해 아리안 혈통의 우월성을 입증하고자 했던 히틀러는 당시 최고의 선수였던 미국의 제시 오웬스와 견줄 만한 독일 멀리뛰기 선수 루즈 롱을 불러 이렇게 말했다. “반드시 흑인 오웬스를 이겨라”

멀리뛰기 예선이 벌어졌다. 루즈 롱은 뛰어난 실력으로 순조롭게 결승에 진입했다. 그러나 오웬스는 예선전부터 독일인들의 야유에 긴장한 나머지 첫 번째에서는 도약 실수를 두 번째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지막 세 번째를 남겨두고 히틀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루즈 롱이 오웬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루즈 롱은 자신도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수했었다며, 조지 오웬스에게 발판 뒤 몇 센티미터 뒤에 수건을 놓고 그것을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루즈 롱의 도움으로 조지 오웬스는 결승전에 진출했고, 세계 최고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야유하던 관중들도 숨을 죽이고 조용해진 그 순간, 루즈 롱이 오웬스의 손을 잡고 나섰다. 침묵은 함성으로, ‘제시’와 ‘루즈 롱’의 이름이 메아리쳤다. 여러 해가 지난 후, 제시 오웬스는 지난날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세운 세계 기록은 언젠가 분명히 깨질 것이다. 하지만 루즈 롱이 내 손을 치켜들었던 그 광경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다음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은사에 대한 이야기다.

선생님이 차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가신 사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빠끔히 열린 방문을 발견했다. 아무 생각 없이 문틈으로 선생님의 방안을 들여다본 순간, 그는 너무 놀라 숨이 멎는 듯했다. 선생님의 방은 사방 벽면이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제자들의 사진이었다. 그 밑에는 최근 근황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그에 대한 신문기사 스크랩이 붙어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마리아 선생님의 방은, 선생님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선생님과의 대화를 서둘러 마치고 방을 나섰다. 선생님이 학교 밖까지 배웅해주셨지만, 그동안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선생님을 마주볼 용기가 나지 않아 고개를 푹 숙이고 걸었다. 선생님과 헤어진 그는 힘없이 거리를 걸어갔다. 한참 걷다 뒤를 돌아보았더니 마리아 선생님은 아직도 교문 옆에 서 있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는 선생님께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 그 생각마저 부끄러웠다. 오래 전에도 편지를 쓰겠다고 결심했다가 넘어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집 근처에 도착했을 때 우체국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우체국에 들어가 마리아 선생님께 전보를 보냈다. 마리아 선생님이 받은 전보에는 단 한 줄의 글만이 씌어 있었다.

“선생님, 저희를 용서하세요.”

이밖에도 이 책에는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임을 외치며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중년 신사의 생활 철학’ ‘어머니의 굳은 발을 정성스레 닦아드리며 부모님의 은혜를 새삼 깨닫는 한 청년의 이야기’ ‘낯설지만 결코 타인이 아닌 버스 승객들에게 환한 아침 인사를 선물한 버스 기사’ ‘아들의 등록금을 위해 가보로 내려온 파이프를 판 아버지께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 파이프를 다시 찾아드린 아들’ ‘자식이 준 선물을 차마 뜯어보지 못하고 소중히 간직하는 부모의 마음’ ‘가난한 고향 친구가 준 맹물이 든 술병의 술을 어떤 고급술보다도 더 달게 마시는 중년 신사의 우정’ 등 우리가 아니면서 한편으로 우리의 이야기들이 소개되어 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할 일은 분명 49가지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고, 개개인마다 다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 그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미루고 있는 건 공통적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고, 직접 실천으로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진부한 말이지만, 우리가 행동하지 못했던 이유는 이런 진부한 말의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부한 말로 끝맺음을 해야겠다.

“지금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세요.”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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