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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독도는 대한민국 영토' 李대통령이 직접 대내외 과시

기사등록 일시 [2012-08-10 14:14:40] 최종수정 일시 [2012-08-11 16:41:32]
독도에 대한 '조용한 대응'서 탈피 정부차원 단호한 의지 보여
최근 일본 방위백서가 계기된 듯…양국 관계엔 후폭풍 일 듯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독도를 전격 방문한 것은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따른 한·일 양국관계에는 당분간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일본 측은 이 대통령이 독도 방문을 강행할 경우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개 등 맞대응 의사를 즉각 발표하면서 양국간 긴장의 파고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중으로 울릉도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울릉도 방문차 날씨가 허용된다면 독도도 방문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영숙 환경부 장관, 그리고 소설가 이문열·김주영 씨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조용한 대응'을 해온 정부가 대통령 직접 방문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낸 것은 더 이상 일본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은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주장하는 등 정도를 넘어서는 태도를 보여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영토 문제에 관한한 그 누구에게도 추호도 양보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군 통수권자인 이 대통령이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경화 걷는 일본에 강력한 경고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이 독도 등 영토 영유권를 둘러싸고 일본과 외교 마찰이 불거질 때 강력한 구두 경고를 한 적은 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일본 측에 대해 ‘버르장머리 없다’는 막말공세를 퍼붓고, 이 발언내용이 일본에 알려지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독도를 직접 방문한 적은 없었다.

이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하기로 한 것은 일본 노다 내각의 우경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노다 내각은 지난 7월 방위 백서에서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규정하는 등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우리나라와 대립각을 세워왔는데, 이번에 이 대통령이 이러한 기류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 집권 초만 해도 한·일 관계는 순풍에 돛을 단 격이었다. 지난 2009년 9월, 일본 민주당은 고이즈미의 신자유주의 개혁에 지친 일본 국민들의 박탈감을 등에 업고 자민당의 50년 장기 집권을 허물며 화려하게 등장, 한일 양국관계에 상전벽해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신임 총리는 대아시아 중시전략을 천명하며 우리나라와도 밀월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하토야마 내각이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의 후폭풍에 휘말리며 9개월 단명에 그치고, 간 나오토 후임 총리 내각도 장수하지 못하면서 양국 관계에도 상당한 '이상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부상 이후 미국과의 동맹 강화 등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노다 내각의 등장은 결정타였다.

노다 내각은 취임 후 최초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하는 등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대한국 중시 자세를 견지했으나, 중국·러시아 등과 영유권 문제를 겪고 일본사회의 우경화 기류가 급물살을 타며 급속히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한때 1998년 ‘김대중·오부치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는 형태의 신한일공동선언 발표를 검토하던 일본 정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작년 12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종군 위안부 문제가 불거지고, 일본측이 독도 문제 공론화를 시도하면서 양국관계는 급속히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무엇보다, 지난 7월말 방위백서에서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규정하면서 한·일 양국 관계가 돌이키기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MB식 실용외교, 노다식 실용외교 정면충돌

MB식 실용외교, 노다식 실용외교가 마주달리는 기차처럼 정면으로 맞부딛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따라 이 대통령 독도 방문의 역풍도 거셀 전망이다. 당장 정부가 추진해온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체결도 흔들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류 열풍에도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 민주당 정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일본 노다 내각은 소비세 인상 문제 등 내치에 발목이 잡혀 정치적으로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민주당의 손발을 묶어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일본 우익들이 준동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수 야당의 재집권 등 일본 우경화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일본 민주당은 집권 후 자민당 정권의 탈법과 변칙을 비판하며 신일본 건설의 청사진을 대내외에 천명해 왔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센카쿠(조어도) 열도 영유권 분쟁, 러시아와 쿠릴 열도 분쟁 등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실패하며 자국민들로부터 ‘무능한 진보’라는 비판에 직면해 왔다.

여기에다 지난 2010년을 기점으로 전후 42년간 유지해오던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자리를 중국에 넘겨주면서 민주당은 싸늘한 민심에 직면,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노다 내각 집권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일 관계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두나라 물밑 대화채널 붕괴…후폭풍 오래갈것

현정부 임기 말까지 이러한 경색 국면을 풀어내는 것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 방문에서 보듯, 양국간 복잡한 현안을 풀어낼 '물밑 대화 채널'이 사실상 붕괴단계를 맞고 있다는 점을 이번 사태는 방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외교부 책임론이 일각에서 고개를 드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의 동북아시아 고문을 지낸 윤성준씨는 이를 ‘네마와시(막후정치)’의 붕괴로 표현한다. 그는 “일본은 네마와시(막후정치)의 나라”라며 “이번 사태는 이러한 막후정치의 붕괴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한일의원연맹 등이 한동안 이러한 역할을 해왔으나, 일본의 정치 지형이 바뀌면서 유명무실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일본에서는 영토분쟁 등의 여파로, 우익이 준동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번 방문이 일본 민주당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한일 경제교류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쿠나시리 섬을 전격 방문한 이후 러·일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악화일로를 치닫기 시작했다”며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환호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독도 동도 접안시설에서 독도수호 표시석 제막식 행사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울릉도, 독도를 둘러본 뒤 오후 6시께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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