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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딜레마

NEXT BLUE HOUSE/李대통령 | 2012.05.23 09:29 | Posted by 영환

 

與내분·민영화…3대 악재에 시름 깊은 MB

기사등록 일시 [2012-02-01 04:00:00] 최종수정 일시 [2012-02-01 08:26:40]
유로존 위기, 한나라당 내분, 민영화 3대 악재
KTX민영화 잘못 풀경우 레임덕 가속화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1. 참여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 여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전력의 기업설명회. 이 행사에 참석한 한전의 고위간부는 한 고위 공무원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참여정부가 추진 중인 한전 민영화 논리를 앞장서서 전파하던 산업자원부 소속 관료가 타깃이었다. 한전은 똘똘 뭉쳤다. 노사가 따로 없었다. 민영화 백지화가 당면 목표였다.

노조, 시민사회 단체 등의 지지를 등에 업고 집권에 성공한 참여정부는 부담이 컸다. 한전 노조는 시민사회단체 등과 합종연횡을 펼치며, 민영화 효과를 확신하지 못하던 노대통령을 압박했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인 남동발전 매각이 시험대였다. 하지만 매각은 난항을 거듭하다 물건너가고,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운 참여정부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의지를 사실상 접는다.

#2. 이러한 민영화 논란은 현 정부 들어서도 고스란히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엔 KTX의 일부 노선 운영권 민영화가 그 대상이다.

KTX노선 민영화 추진배경은 경쟁력 제고다. 새주인을 맞은 노선들이 경쟁을 펼치다 보면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일부 구간의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해 업자간 경쟁을 유도하면 서비스도 좋아지고, 잦은 사고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참여정부가 한전 발전 자회사 민영화를 추진하며 앞세운 논리와 대동소이하다. 현 정부 또한 민영화라는 해묵은 '판도라의 상자'를 또 다시 연 것이다.


◇李대통령, 임기 말 민영화 강수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말 민영화 딜레마에 빠졌다. 성공하면 본전이지만, 실패하면 레임덕이 가속화될 위험이 있다. KTX 노선 운영권이 이번 민영화 플랜의 주 대상이다.

돈이 되는 노선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한다는 것이 골자다. KTX열차가 역주행 등 잦은 사고를 빚는 것도 따지고 보면 경쟁부재 때문이라는 논리다.

문제는 민영화 추진의 후폭풍이 거세다는 점이다. 민영화로 고용불안에 시달릴 공기업 임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참여정부 민영화 추진의 데자뷔이다. 물가부담으로 전기 요금인상이 쉽지 않은 한전에 민간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 재투자의 숨통을 터준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복안이었다. 개혁의 명분은 충분했다.

당근책도 준비했다. 공공재 성격이 큰 송전 시설'은 정부가 보유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으나, 한전은 묵묵부답이었다.

발전사 매각도 민영화 효과를 저울질해 가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으나 '소귀에 경읽는 격'이었다.

현 정부의 사정은 더 복잡하다. 유로존 위기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국들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점은 부담거리다.


◇철도 민영화 성공 사례도 드물어

민간의 유전자(DNA)를 이식해 성공한 사례는 적지 않다. 유럽의 '유로스타(Eurostar)'는 세계적 디자이너 ‘필립 스탁’ 과 손을 잡고 기차역을 첨단 디자인이 살아 숨쉬는 쉼터로 탐바꿈시켰다.

유럽에서 철도 공기업이 민간전문가들을 영입해 재미를 톡톡히 본 사례는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민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서비스의 품질을 높인 경우로, 소유구조를 바꿔서 재미를 본 경우는 흔하지 않다.

영국처럼 실패 사례가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민간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노선을 유지하는 일이 가능할지 되묻는 비판론자들의 단골메뉴가 영국의 철도 민영화 실패다.

문제는 이러한 반발을 정면돌파할 추진력이다. 이 대통령은 군대로 치면 '말년 병장'에 가깝다. 내무반원들도 예우는 차리지만 눈치를 크게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

참여정부가 반면교사이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가 그린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큰 그림에 방점을 하나 찍는 일도 실패했다.


◇적전 분열…한나라당에서도 반대 목소리 커

집권 말인 이 대통령은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나라 당내에서도 이반의 조짐이 역력하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영국의 철도 민영화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민영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자중지란의 양상이다.

민영화 칼날을 맞게 된 코레일의 반발도 부담거리다. 곶감 빼먹듯 이윤이 나는 노선 운영권만 매각하면, 벽지 등 적자 노선을 운영할 수 없다는 논리는 낡았지만 여전히 맹위를 떨친다.

일부 노선의 운영권 매각이 철도사업의 공공성을 외면한 조치라는 것이다. 코레일 노조는 이러한 정부 비판의 최전선에 있다.

참여정부 한전 민영화 논란의 복사판이다. 순식간에 다른 분야로 옮겨 붙는 인화성도 유사하다. KTX 운영권 민영화 반대 움직임은 최근 시민단체와 일부 정치권까지 합세하며 서명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 李대통령, 유종의 미 강조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프로젝트는 집권초 속전속결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좌초하기 쉽다는 것은 참여정부 한전 민영화가 남긴 교훈이다.

더욱이 올해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잇달아 실시되는 선거의 해다. 민영화가 복잡하게 얽힌 현안을 풀어 낼 이 대통령의 임기말 지도력을 저울질하는 시험대라는 평가도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민영화 문제가 집도대상인 코레일 등의 반발로 꼬일 경우,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을 가속화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풀어야할 복잡한 현안도 적지 않다. '폐족'으로 스스로를 비하하던 참여정부 인사들이 '세'를 재결집하고 있는 반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측근들은 잇달아 전선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도 부담거리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최측근인 정용욱 정무보좌역의 금품비리 의혹으로 전격 사퇴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청와대 김효재 정무수석의 검찰 소환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이념보다 실리를 중시한 실용 정부는 무너지는 속도도 빨랐다"고 평가했다. 실리를 중심으로 뭉친 이들은 대세의 흐름에 따라 말(馬)을 바꿔타는 속도도 빠르고, 이에따라 복잡한 현안을 풀어낼 정책의 추진력도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마지막 1년 더 속도를 내야하고 더 치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직원 워크숍에서 남긴 발언인데, 요즘들어 부쩍 유종의 미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이 내놓을 '해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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