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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영학계에서 예언자로 불릴 정도로 예측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던 고 프라할라드. 그가 제시한 성장의 방정식은 바로 제품이 아닌 경험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성장 방정식 1. 제품이 아닌 ‘경험’에 주목하라

프라할라드는 신발업체인 핀란드의 ‘포마핀(Pomarfin)’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직영 매장에서 스캐너로 읽어들인 고객들의 신체 정보를 바로 공장으로 보내 맞춤형 신발을 제작한다. 마케팅, 디자인, 제조, 판매 등으로 이어지는 기업 가치사슬의 상당 부분을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고 객의 발 모양을 읽어들일 때 사용하는 ‘스캐너 기술’은 핀란드의 한 소프트웨어사에 외주를 주었다. 신발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디자인그룹인 ‘마즈카토(Mazzucato)’에 맡겼으며, 제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구소련의 공화국인 에스토니아(Estonia)에서 신발을 제작한다.

이석채 사장 내정자가 강조한 ‘타이어회사’들도 프라할라드 교수의 저서에 등장한다. 굿이어, 브리지스톤을 비롯한 유수의 타이어사들은 단품 판매와 더불어 운전 습관, 타이어 압력·교체 시기 등 주요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제공해 성장의 정체를 정면돌파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미 서부 골드러시에서 막대한 돈을 번 리바이스도 맞춤형 청바지인 ‘퍼스널 페어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퍼스널 페어진 매장에서 고객의 치수를 재 공장에 보내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맞춤형 진을 주문자에게 배달하는 방식이다. 자신만의 청바지를 입고 싶은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성장 방정식 2. 아웃소싱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무역+정보통신(코오롱아이넷)’, ‘무역+건설(삼성물산)’. 계열사간 결합으로 시너지를 꾀한 재벌 계열사들의 성장 방정식이다.

SK그룹은 이 공식을 약간 비틀었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을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에 전보 발령한 것. 미 ‘가상사설망(MVNO)’시장을 공략하다 실패한 ‘힐리오’의 전철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SK글로벌 시절부터 닦아놓은 SK네트웍스의 해외 거점을 주요 발판으로 해외시장 공략의 효율성과 더불어 수위를 높여나가기 위한 ‘양수겸장’의 카드다. ‘무역과 정보통신’의 또 다른 결합인 셈이다.

이 석채 사장 내정자가 ‘아웃소싱 네트워크’에 주목하는 배경은 명확하다. 통신 분야는 정부의 ‘3강’ 육성정책에 따라 해외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이 불가능했으며, 국내 통신업체들도 굳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거점 확보에 나서야하는 상황을 맞게 되자 아웃소싱 네트워크에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핵심역량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은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에 아웃소싱을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이팟으로 MP3시장을 석권한 애플의 사례를 들었다.

이 회사는 도시바의 하드드라이브, 삼성의 에스디램(SDRAM), 미 브로드컴(Broadcom)의 비디오 프로세서, 마쓰시다의 디스플레이 모듈을 각각 들여와 대만의 인벤텍사에 아이팟 조립을 맡긴다.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만 담당하고 있다.

음악 콘텐츠는 음악산업에 활동하는 프로덕션이나 독립 뮤지션들로부터 사들인다. 디자인을 제외한 모든 생산활동을 ‘아웃소싱’하면서도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것이 애플의 현주소이다.

SK텔레콤 등 이른바 ‘따로 또 같이 경영’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꾀하는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여건의 이석채 KT 사장 내정자가 전략적인 합종연횡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성장방정식 3.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다시 써라

프 라할라드 교수가 강조하는 세 번째 성장의 공식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재구축’이다. 그는 세계 최대의 할인점인 월마트의 사례를 제시한다. 월마트는 전 세계 공급망을 타고 흐르는 정보를 정밀하게 관리해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성공한 사례이다.

위성으로 재고물량과 공급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이 회사는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주요 사업 부문의 최고경영자(CEO)로 대부분 발탁한다.

월마트에서 최고정보책임자를 지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로 옮기기 전 샘스클럽 회장으로 영전한 경영자 ‘케빈 터너(Kevin Turner)’가 대표적 실례이다.

페덱스는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화물의 위치를 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금이야 중소업체들도 이러한 위치추적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지만, 초창기만 해도 이러한 시스템은 파격적이었다.

이 회사는 고객들의 문의전화를 대거 줄여 콜센터 비용을 감축할 수 있었다.

미 ‘유피에스(UPS)’도 각 지역의 소규모 컴퓨터 수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상이 발생한 도시바 컴퓨터 제품을 신속히 수리할 수 있도록 자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재구축했다.

월마트나 페덱스의 핵심 경쟁력은 물동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있다.

USP 는 미 전역에서 활동하는 컴퓨터 수리 군소사업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역량이 탁월하다. 월마트에서 UPS, 그리고 페덱스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기업 전략과 실행을 하나로 묶는 주춧돌이라는 것이 프라할라드 교수의 진단이다.

성장방정식 4. 실시간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라

‘소비자 조사에서 공급망 관리, 그리고 마케팅 활동까지, 전방위적인 정보 수집을 통해 기업의 가치사슬을 부단히 닦고 조여야 지속적인 비교우위를 창출할 수 있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사내외 정보 흐름을 부드럽게 만드는 실시간 정보통신 시스템 구축이 또 다른 성장의 주춧돌이라고 강조한다.

소비자들의 기호나 니즈(needs)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대응하는 것은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아마존과 애플, 그리고 이베이가 홈페이지 디자인을 석 달 단위로 바꾸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고객과의 소통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 더 많은 불평이나 불만, 혹은 칭찬 등을 홈페이지에 남기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것. 이러한 소비자 반응은 기업전략 재편의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그가 임직원들의 정보 접근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담당자들은 사내의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조직 형태와 이를 떠받칠 정보통신망의 형태에도 주목한다.
 
그는 20개의 국가가 세계경제 활동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 거점을 두고 시장을 파고드는 편이 현지 시장 확대에도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기업의 전략가들을 상대로 신흥시장 맞춤형 조직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글로벌기업의 정보통신망도 지역 거점 별로 운용의 융통성을 꾀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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