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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선두주자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호 "初心으로 돌아가자"
    기사등록 일시 [2011-05-26 18:00:42]    최종수정 일시 [2011-05-27 14: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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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뉴시스】박영환 기자 =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통역을 담당하는 28세 베트남 청년 '람'은 주말이면 오토바이족으로 변신한다. 한국계 기업이 베트남에서 철수하면서 한동안 백수로 지내던 그는 하노이에 있는 또 다른 한국계 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머리에 무스를 발라 바짝 위로 치켜 올렸고, 피부는 해맑았다.

서울 명동에서 흔히 볼 법한 인상의 이 베트남 청년이 받는 월 급여는 700여 달러 수준. 우리돈으로 80만원이 안 되는 이 월급을 아껴 혼다 브랜드의 오토바이를 사고, 헬멧과 푸른색 '우비'도 구입했다. 람에게 오토바이는 '아이패드'나 '아이폰'이다. 한국 청년들이 스마트기기들을 꾸미듯, 오토바이를 장식한다.

지난 7일 오후, 하노이에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호치민. 거리를 질주하는 '혼다' 는 베트남 사람들을 엿보는 '창(窓)'이다. 최흥연 신한비나은행장은 월남의 옛 수도인 호치민을 수놓는 '오토바이 족(族)'에서 베트남 금융시장의 미래를 엿본다. 사회주의의 세례를 받은 베트남 사람들은 '군중 속 일원'이기를 거부한다.

30대로 보이는 한 베트남 남성은 푸른색 '두룩스(Dulux)' 브랜드의 비옷으로 한껏 멋을 냈다. 나이키 마크를 임의로 새겨 넣은 '헬멧'을 쓴 채 도로를 질주한다. 사이공은 빗속에서도 화려하다. 최 행장이 요즘 오토바이족들에 부쩍 주목하는 것은 '전운(戰運)'이 고조되는 베트남 금융 시장의 양상과 무관하지 않다.

비유컨대, 신한비나가 터를 닦아온 참호 밖으로 적들이 대거 몰려오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베트남 카드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한금융지주, 베트남 현지화 모범 사례

신한금융지주가 이 동남아 국가에 진출한 때가 1990년대 중반이다. 고객사와 더불어 미지의 땅에 첫걸음을 내디뎠고, 도약의 기회는 비교적 빨리 찾아왔다. 은행과 고객사가 동반성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상생(相生)'이 입소문을 탔다.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산 신뢰경영도 주효했다. 지난 1997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가 시험대였다. 태국에서 발화한 외환위기의 불길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이웃나라들로 옮겨 붙었고, 외국계 금융사들이 앞 다투어 베트남을 떠날 때도 신한은행은 흔들리지 않았다. 베트남 금융당국, 국민들의 신뢰를 사자 사업은 반석위에 올랐다.

"동남아 사람들은 상상외로 뒤끝이 강한 편이다. 아시아 외환위기의 발화지인 태국을 국내은행들이 탈출한 이후 아직도 현지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러한 점을 알 수 있다" 호치민 현지에서 만난 우리나라 은행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흥은행 인수도 베트남 경략의 호재였다. 호치민 현지의 신한비나, 신한베트남 은행은 베트남 신흥시장 공략의 '좌우익(左右翼)'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양대 거점을 발판으로 동나이(Dong Nai), 빈둥(Bihn Duong)을 파고들었다. "베트남 시장에서 신한처럼 성장하고 싶다"는 것이 현지에 진출한 경쟁사 직원들의 바람이다.

동나이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효성, 포스코를 비롯해 250여개 정도. 신한비나는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도우미이다. 현지 정보에 어두운 기업들을 상대로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과 신한비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69억원, 119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금융 시장 과열기미 "새로운 엔진" 찾아라

최흥연 신한비나은행장은 요즘 고민이 적지 않다. 성장엔진 발굴은 모든 경영자의 숙명이지만, 베트남 기업 금융시장은 과열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가 다음달 호치민에서 은행 개점식과 더불어 지점을 열고 베트남 대전에 뛰어든다. 하나금융지주도 올해 중 사무소의 지점 전환에 은행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후발 주자들이 시장 확보 차원에서 대출 상품의 가격인하 공세를 펼칠 경우,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나빠질 개연성이 충분한 상황이다. 성장 엔진은 언젠가는 동력을 잃고 털털거리기 마련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경영자들의 영원한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늘 부담스러운 것도 인지상정이다.

인플레이션 잡기에 올인 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의 '돈 줄 죄기'도 심상치 않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현지 지점들의 자본금 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수신 기반이 부족한 현지에서 '실탄'을 확보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블루오션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쟁구도가 다시 끝없는 참호전의 양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소모적 백병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기업금융시장도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베트남 최대국영기업으로 방만 경영 끝에 문을 닫은 '비나씽' 사태에서 엿볼 수 있듯이,안전지대는 없다.

"한국처럼 키보드 한번 두드리면 신용도를 확인할 시스템은 아직 베트남에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정보 통신 관련 시스템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주요 공시가 인터넷을 타고 빛의 속도로 흐르는 우리나라와 비교하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다.


◇ 소매금융시장에서 길을 찾다

'동정일여(動靜一如), 몽중일여(夢中一如), 숙면일여(熟眠一如)’ 깨어 있을 때도, 깊이 잠들었을 때도 한결같이 ‘화두’에 매달려야 한다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최 행장이 요즘 꼭 그렇다.

카드를 비롯한 베트남 소매금융시장은 새로운 성장엔진이다. 베트남 토종 기업으로 기업 금융의 공략 범위를 확대하고, 카드를 비롯한 소매금융시장을 파고들어 수익원을 넓히겠다는 포석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이동하며 '성장'을 꾀한다는 것이 그의 기본전략이다.

물론 이 부문에도 강력한 경쟁사들은 꿋꿋이 버티고 있다. 호주의 안즈(ANZ)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브랜드,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베트남 토종은행들이 '위험한 적'들이다. 시뱅크(Sea Bank), 사콤뱅크(Sacom Bank), 오션뱅크(Ocean Bank),비에콤뱅크(Viecom Bank), 브이피뱅크(Vp Bank) 등 거리에는 토종은행들이 넘쳐난다.

베트남 토종은행들은 수년전부터 공세적으로 점포를 늘리며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맘앤팝 스토어 형태의 출장소 점포도 요주의 대상이다. 최 행장은 "호치민이나 하노이의 목 좋은 요충지에는 토종은행들의 지점이나 출장소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한다. 베트남 토종은행들이 강력한 지점 네트워크를 앞세워 자국의 소비자들을 포획하고 있는 형국이다.

호주의 안즈(ANZ)를 비롯한 글로벌 은행들은 현금인출기(ATM)기 증설 경쟁에 나섰다. 글로벌 은행과 정면승부를 하기에는 브랜드 파워가 부족하고, 토종은행에 비해서는 지점망이 열세다.


◇ 한국시장 진출 첫해 '初心'으로 돌아가자

지난 1982년,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산업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상륙했다. 공무원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팍팍한 은행 문화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온 것이 바로 이 은행이었다. 최 행장은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 첫 단추도 "결국 고객감동서비스' 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한국 진출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제안이다. 최 행장이 넘어야 할 마지막 장벽이 베트남인들의 마음을 공략하는 일이다.

후발 주자인 신한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강자로 도약한 이면에는 고객들을 움직이는 '감동'이 있었다는 것이 그의 분석. 최 행장과 베트남의 인연은 지난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조흥은행 시절, 베트남에 연수를 오며 이 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2015년까지는 리테일 금융시장에서도 리딩 뱅크로 도약하다는 것이 신한금융지주의 청사진이다. "신한금융지주의 베트남 시장 공략의 역사에 작은 밀알이 되었다는 평가를 후대에 받고 싶습니다. " 그가 인터뷰 말미에 밝힌 작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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