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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뱅갈로르를 가다

Special ReportⅠ大변신! 이노베이션 허브 인도 뱅갈로르를 가다

[이코노믹리뷰 2006-12-20 23:24]


“아시아 영토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그 지역에서 해마다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오랜 기간 어둠과 악, 그리고 고통에 잠겨 있는 그곳의 원주민들에게 빛과 진리의 은혜를 퍼뜨리기 위해서가 아닐까”
-찰스 그랜트, <역사서 제국(EMPIRE)> 중에서

대영 제국의 식민지 경영 기구인 동인도 회사에서 근무하던 찰스 그랜트. 그에게 인도는 영 가망이 없어 보이는 야만의 땅에 불과했다. 만약 그가 다시 태어나, 오늘날 이 나라의 눈부신 변화를 본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는 인도 현지의 콜센터는 세계화의 상징이 되었다.

미국의 한 패스트 푸드 업체는, 드라이브인 매장의 업무를 인도 콜센터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운전자가 햄버거를 주문하면, 인도 콜센터의 직원이 이를 접수한다. 그리고 다시 미국에 주문 내역을 빛의 속도로 전송한다. 콜센터도 진화한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인도의 부상을 예리하게 보여준 바 있지만 인도는 또 다른 혁명을 준비중이다. 세계 산업지도를 뒤흔들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경합을 벌이는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12월 3∼8일 한국IBM의 초청으로 인도의 첨단 정보통신 집적지인 뱅갈로르의 IT산업 단지를 돌아보고, 전문가들과 만나 내린 결론이다.

바티에서 셀코인디아, 피노까지
혁신적 비즈니스모델 각축장

인도 전통 복장을 한 아가씨들, 터번을 머리에 둘러쓴 각국의 기자들, 새(鳥)점을 통해 운수를 예고해주는 점술가… 행사장의 흥겨운 분위기 탓이었을까. “영국인들은 인도를 미국의 기업가들이 하듯, 편하게 바라보지는 못하는 면이 있어요. 아무래도 미국과는 상황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빅블루 IBM의 초청으로 인도 뱅갈로르(Bangalore)로 몰려든 25개 나라 기자들의 환영 리셉션 행사장. IBM의 인도·중국 시장 전략 담당자인 ‘마이클 캐논-브룩스(Michael J Cannon-Brookes)’부사장은 영국 출신의 한 기자에게 비교적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애증(愛憎)의 감정이 교차한다고 할까. 인도는, 유럽인 특히 영국인들에게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아시아의 구 식민지, 하지만 지금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떠오르는 신흥강자…. 캐논-브룩스도 영국인이다. 하지만 인도를 방문해 당혹감을 느끼는 게 어디 유럽인뿐일까.

지난 5일 오전, 뱅갈로르의 IBM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로 통하는 혼잡한 도로.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삼륜 자동차인 ‘오토리샤’가 굉음과 더불어 곡예 질주를 하는 가운데 한국 기자 세 명이 타고 있는 차량 뒤로 소 두 마리가 따라 붙는다. 인도인들은 신호를 아랑곳하지 않고 수십명씩 도로를 건넌다.

앰버시 골프링크(Embassy Golf Links) 바로 옆에 위치한 IBM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는, 잘 정돈이 돼 있었으며 웅장했다. 깔끔한 대학 캠퍼스를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 건물을 배경으로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십여 마리의 새떼는 이곳이 인도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

“수네트라 바네르지(인도IBM 홍보담당자), 소 한마리만 끌어다 IBM 건물 앞에 세우면 정말 완벽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유럽에서 온 한 컴퓨터 월간지 기자는 여러 시간대가 공존하는 인도의 본질을 꼭 집어냈다. 아마도 더 정확하게 표현한 이도 없을 듯하다.

저임 인력시장 이노베이션 허브 진화

다른 시간대가 존재하는 곳은, 비단 인도 뱅갈로르의 도로나 IBM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만은 아니다. 기자가 묶었던 이스타(ista)호텔 옆의 신축 건물 공사현장.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인도인들은 인도 경제의 한 단면을 상징한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웃소싱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업체(M사)를 보자.

햄버거와 음료 등을 판매하는 이 회사는 요즘 차를 탄 고객들의 주문을 받는 ‘드라이브인(drive-in)’ 매장 직원들의 업무 일부를 인도의 ‘콜센터’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지금까지는 매장 직원이 주문을 받고, 햄버거나 음료 등을 직접 고객에게 전달해 주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도에 있는 콜센터 직원들이 전화 주문을 받고, 이 주문 내역을 미국에 있는 매장의 단말기에 바로 띄우게 된다. 미 드라이브인 매장의 직원들은 이 정보를 확인하고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업무만 담당하게 된다. 업무를 주문 수령과 배달로 나누고, 첫 번째 일을 인도에 아웃소싱한 것이다.

이 패스트푸드 업체가 누릴 장점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인도 현지 콜센터 직원들의 인건비가 매우 낮다. 노사분규 등에 대한 부담도 떨쳐 버릴 수 있다. 가격 경쟁력과 업무 효율성 등 양수겸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패스트푸드 업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도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인도 시장에 아웃소싱을 하거나, 진출하던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도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장이자, 각축장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남상긍 한국IBM 글로벌 비지니스 서비스 전략기획 팀장은 인도가 글로벌 기업의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업무 프로세스 변화, 그리고 신기술의 아이디어는 이들 기업의 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전파되면서 각 부문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바티(Bharti)나 셀코인디아(Selco India), 피노(Fino), 그리고 정보통신 업체인 인포시스, 위프로 등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선도적인 업체들이다. 낙후돼 보이는 인도 경제의 또 다른 단면이다.

통신회사 바티 “핵심역량 빼고 모두 아웃소싱”

인도의 민영 통신업체‘바티’는 마케팅과 고객관리(customer management)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외주를 주었다. 회사의 업무를 여러 부분으로 쪼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문만 남겨둔 것. 노키아, 에릭슨, IBM 등에 연구개발을 비롯한 대부분의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해 수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가입 고객도 지난 2년 동안 700만명에서 18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바티의 비즈니스 모델은 인도 투자를 원하는 세계 각국의 통신 회사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바티는 무엇보다 아웃소싱의 강점을 보여준다.

뱅갈로르에 위치한 ‘셀코인디아’는 저소득층을 겨냥한 헤드램프(headlamp. 머리에 다는 램프)로 대박을 터뜨렸다. 셀코인디아와 제휴 관계에 있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이 회사의 램프를 구입한 꽃 판매업자들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자, 이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높아진 것.

동이 트기 전 들판에 나가 꽃을 바구니에 담아 시장에 판매하던 업자들은 지금까지는 한손에 양동이를, 나머지 한손에는 랜턴을 들고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머리에 태양열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램프를 쓰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양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돼 더 많은 꽃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

저소득층을 겨냥한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는 비단 셀코인디아뿐만이 아니다.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일찌감치 수만원대의 벌크형 저가 단말기를 앞세워 인도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IBM도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중이다.

지난 6일 IBM인도 딜리버리 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구루두스 버너버(Guruduth Banavar)’ 인도 서비스 혁신 리서치 센터장(SIRC, Services Innovation & Research Center). 그는 인도 어부들이, 잡은 물고기를 가장 유리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경매 서비스’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박스기사 참조)

바티도, 건강관리에서 교육, 그리고 소비부문에 이르기까지 저소득층을 겨냥한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를 비롯한 지구촌의 광범위한 저소득 계층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는 것.

이밖에 정보통신 기업인 인포시스나 위프로도 부가가치가 높은 컨설팅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며 글로벌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인도 시장은 분명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세계 산업지도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인도 투자를 늘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韓기업, 인도 시장서 통찰력 배워라

현대자동차는 인도 시장에 진출한 가장 성공적인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13일 인도 뱅갈로르에서 만난 쉔커 아나스와미 (Shanker Annaswamy) IBM인도 사장도 한국 기업들은, 소형차 부문이라는 타깃 시장을 명확히 정하고,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막연한 환상을 지니고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처음부터 인도와 이웃나라의 소형자동차 시장을 타깃으로 정하고, 값싼 저임 노동력과 기술력을 결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이 회사의 ‘맞춤 전략’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강점과 약점은 항상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JD파워의 제임스 파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과 달리,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브랜드라기보다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매우 강한 편이다”고 지적했다.

경쟁업체인 도요타와 달리, 현대차의 해외 진출은 관세·비관세 장벽 우회나, 저렴한 노동력 확보가 주종을 이뤄 왔는데, 삼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이나 디자인 등 핵심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해외의 최적지에서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인도 진출도 비슷한 사례. 저임 근로자나 수출 전진 기지 확보 차원에서 접근했지, 현지의 고급 인력들을 충분히 활용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다. 예컨대, 인도에는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임베디드(내장)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또한 풍부하지만, 국내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연구개발(R&D)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에 설치돼 있는 내장 운용 프로그램. 운전자 졸음을 감지하거나 기후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전조등, 그리고 텔레매틱스를 비롯한 지능형 시스템 등에 내장된 프로그램이 모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다.

충돌을 막아주거나,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가며, 차선이탈을 경고하는 똑똑한 미래형 E카(E-Car)의 주춧돌이다. 인도 엔지니어들은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짜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인도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캐논-브룩스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R&D 활동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며“연구개발 센터를 해외에 세우고, 현지 인력이나 업체의 경험, 통찰력(insight)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NTERVIEW버너버 IBM 서비스 혁신 연구센터 소장

“하루 1000원 버는 어부 주머니 노린다”

소득수준이 낮은 인도의 어부들을 겨냥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부들을 비롯해 불과 1∼2달러를 가지고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디자인하려 하고 있다. 관련 프로젝트를 연구개발센터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서버 컴퓨터를 이용한 경매 시스템을 통해 어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과연 어부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궁금하다.
우선 어부들은 자신이 잡은 어종과 수량, 그리고 희망 가격 등을 문자 메시지로 보낸다. 서비스 사업자가 어부들이 보낸 정보를 수집해 유통 업자들에게 넘겨준다. 유통업자와 어부들이 서로 거래할 수 있는 가상의 경매시장을 통해 최적의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부들은 지금까지는 대개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자신에게 익숙한 시장에서만 거래했다. 더 높은 호가를 부를 수 있는 원거리의 유통업자들을 파악할 수 없어 손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이제 기술의 힘을 빌려 여러 시장에다 내다 팔 수 있는 것이다. 훨씬 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있겠는가. 이들이 불과 하루 1∼2달러 소득으로 생활한다는 점을 잊은 것은 아닌가.
저 소득층을 겨냥한 서비스의 수익성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를 보라. 유세프 교수는 이러한 모델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이미 보여 주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먹혀들 수 있는 이유는 물론 엄청난 규모의 저소득층 인구 덕분이다.

유통 업자와 어부들을 연결하는 경매 서비스 요금은 어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가. 하루에 1달러 버는 이들한테 50센트를 요구할 수 없다. 그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는 요금 체계를 고려하고 있다. 개개인을 고객으로 보면 작은 수익이지만, 저소득층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충분히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인도 현지 기업 가운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인도의 은행인 피노(Fino)가 IBM과 함께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인도의 시골 지역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액 예금을 받고, 또 소액의 돈을 빌려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IBM과 더불어 개발하고 있다. (아직 이 업체의 성공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은 이미 방글라데시에서 입증이 됐다.
하지만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도 기술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막대한 양의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대용량의 서버, 관리자, 정교한 애플리케이션 등이 필요하다. 현재 그 서버, 서버 호스팅, 애플리케이션 디자인 개발, 데이터 센터 운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토롤라나 노키아가 이미 저가 휴대폰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어떤 점이 다른가.
(내 입장에서는) 모토롤라나 노키아의 성공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은 인도에서만 먹힐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인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저소득층이 20억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공 여부를 떠나 대단히 독특한 발상이다. 당신은 어디에서 이러한 영감을 얻는가.
인도 출신의 경영학자 프라할라다가 통찰력을 던져주었다. 피노(Fino), 어부들의 사례는 모두 프라할라다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물론 비즈니스 모델로 구체화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을 한두 가지 더 소개해 달라.
UIMA의 사례를 제시하고 싶다. (텍스트 사이의 관련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다. 지난 2003년 발표한 이 기술을 응용하면, 운전하는 차나, 앞을 달리는 차의 속도, 교통정체 패턴 등 실시간 데이터를 호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지능형 시스템 구축에 활용할 수 있다.)

끝으로 한국 업체들은 인도의 고급 두뇌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당신은 지식경영을 위한 툴을 설계할 수 있는가.
사실, 지식경영이라는 용어는 무척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지식경영 툴의 용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도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회사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지식경영 툴이 필요하다면 이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전략가들이 한국기업에 던지는 조언
“인도서 이노베이션 역량 키워라”

마이클 캐논-브룩스와 쉔커 아나스와미. 중국과 더불어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들이다. 지난 5∼6일 두 사람을 뱅갈로르에서 각각 만나 인도시장 현황,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 등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두 사람은 각각 IBM 부사장과 IBM인도 사장직을 맡고 있다.(편집자 주)

인도 시장에서 IBM의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 샘 팰미사노(Sam Palmisano) 회장이 요즘 당신에게 가장 강조하는 사안은 무엇인가.

아나스와미 모든 부문에서 2등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것을 요구한다. (IBM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50% 이상 성장했다. )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시장, 어느 쪽이 더 유망하다고 보는가.

아나스와미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두 시장은 매우 다르다(They are very different mareket). 다만 인도는 값싼 노동력을 보고 많이 오는데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Many companies come to realize there is much more in India). 인도인들은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품질이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도는 혁신의 전진기지이다(We can become global delivery of innovation).

캐논-브룩스 인도 시장은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 소매(retail) 부문이 강하다. 반면 중국은 생산, 물류, 자재, 구매를 비롯한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 경험이 풍부하고, 이 부문에서 기술력을 갖춘 인력들이 많다. (남상긍 팀장은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 항공, 선박, 트럭 등을 결합시켜 물품이나 서비스를 유통시키는 노하우가 발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IBM의 세 번째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We are certainly optimistic). (하지만) 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이 필요한데, 베트남은 아직 이러한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초기단계에 있다. 잠재력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베트남은 물론 폴란드, 남미 여러 나라가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의 부상은 한국 기업의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의 전략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캐논-브룩스 한국 대기업들은 (무엇보다 ) 인도나 중국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값싼 인력을 공급하는 나라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부문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부문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현지 인력의 경험과 통찰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Korea is specific. They need to start looking India as a pools of high value of skill).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서 인재 시대로의 이행을 목도하고 있다(We are moving from information age to talent age). IBM이 인도를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여기는 배경을 잘 생각해야 한다.

아나스와미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도에서 어떤 부문을 레버리지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소형차들을 생산해서 다른 지역에 수출을 한다. 소형차 세그먼트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금융을 비롯한 일부 영역은 아직도 지분 제한 등 여러 규제가 있지 않은가.

아나스와미 20년전 전이라면 허가를 받아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현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규제를 대거 폐지했다. 규제를 없애고 투자 유치를 활발히 해서 외국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아직까지 소매(retail)이나 텔레콤 사업 등에는 정부규제가 남아 있다.

바티같은 통신 회사도 지금 주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월마트가 마이너리티 주주로서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세는 개방이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로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도 아직도 매우 열약하다는 평가다.

아나스와미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 기업들이 두드려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얘기도 되지 않겠는가. 최근에 인도 정부는 공항이라든지, 항만 공사 등에 관심이 많다. 해외 업체들이 많은 인도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 부문 말고도 같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

인도 시장 진출을 고려중인 한국 기업들이 IBM이 오랜 세월 이 나라에서 형성한 경험이나,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캐논-브룩스 IBM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티은행 출신으로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와 중국시장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인 그가 이해하는 ‘혁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브룩스 부사장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무엇인가. 모토롤라의 에드 전더 CEO는 부임 후 혁신이라는 한 단어에 집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캐논-브룩스 이노베이션이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는 쓰는 사람마다 정의가 각각 다르다. 대부분 인벤션(invention)을 이노베이션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은 인벤션과 다르다.

인벤션에 통찰력(insight)이 결합된 것이다. 에드전더가 말하는 이노베이션은 인벤션에 가깝다고 본다. 혁신은 중요하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말했듯이, 혁신하지 않으면 상품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 IBM만 혁신의 주체는 아니다. 인포시스나 위프로가 장래에 IBM의 입지를 뒤흔들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이들은 분명 강력한 경쟁자들이다(We certainly have strong competitor). 하지만 우리는 (인프로나 인포시스에 없는)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We can differentiate ourselves).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우리만이 할 수 있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위프로나 인포시스가 특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장 리서치, 컨설팅 전 부문에 걸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를 기업들이 찾는 추세인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중국과 인도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혹시 당신의 은퇴에 대비해 IBM이 어떤 대책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승계플랜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답변하기 어렵다. IBM에는 인재가 넘친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고, 특히 유럽이나 북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IBM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는 분석한 바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한 편이다. )

“컨설팅 펌을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통찰력(insight)을 얻게 됐다”고 브룩스는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IBM이 중국의 광둥은행 지분 인수에 참가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업 진출 가능성을 물어 보았다.

광둥은행 투자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억측이 구구하다. IBM이 은행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캐논-브룩스 아니다(we are not getting into banking industy). 금융비즈니스가 중요하지만, 금융업을 직접 하려는 의사는 없다. 광둥은행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경영이나 이사진에 포진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전체 은행사업의 혁신(innovation)을 돕기 위한 것이다.

차이나 펀드(China Fund)를 만든 배경도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차이나 펀드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의 많은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사업을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난 신생 업체가 투자 대상이다. 금융 및 기술 전문적인 지식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중국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기금이다.

사실, IBM과 중국정부가 협력한 지는 꽤 됐다. 지난 1991년에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었다. 중국정부는 이미 12년 전에 아이티 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으며, 우리는 전략을 함께 디자인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기업의 아웃소싱 비즈니스 유치전략을 중국정부와 함께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 발상 전환의 현장

“빵집 주인에게도 배울 건 배워야…”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상품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지만 과거에 비해 연구 개발의 한계 효용은 떨어지고 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경쟁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상대 기업의 비교우위를 잠식해 들어간다.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며 예상치 못한 기업이 강력한 적수로 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우선 IBM은 잼이라는 불리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나’, ‘이노베이션’등 과제가 주어지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의 이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린다. ‘텍스트 애널라이저’라는 툴을 통해 주요 키워드를 뽑아낸다.

각계의 의견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명확히 해 내는 것이다.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 회사가, 이른바 C&D(Connect and Develop)전략으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C&D’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통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는 연구개발 시스템. 북미시장의 히트상품인 프링글스 프린트는 C&D전략의 산물이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대학교수의 도움으로 동물 문양이 새겨진 감자 칩을 선보일 수 있었다.

BMW는 텔레매틱스 관련 의견을 고객들에게 직접 받고, 우수 의견을 제출한 이들을 본사에 초청해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플루보그(www.fluevog.com)사도 고객들에게 직접 신발 디자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가구업체인 이케아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당선작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뱅갈로르=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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